22일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패러게임 탁구 남자복식(스포츠등급 MD22)에서 금메달을 확정지은 김보겸과 김기태. 사진=공동취재단
형은 동생의 서브가 부러웠고, 동생은 형의 백드라이브를 배우고 싶었다. 서로의 장점을 인정하고 뭉친 두 선수가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대한민국 장애인탁구 국가대표 김기태(28·서울특별시청)와 김보겸(26·경남장애인체육회)이 그 주인공이다.
김기태-김보겸 조는 22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시 스카이홀 도요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패러게임(APG) 탁구 남자복식(스포츠등급 MD22) 풀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모하맛 하즐린 압둘라-제나툴 파미 아맛 제나(말레이시아) 조를 게임 스코어 3-0(11-4, 11-4, 11-8)으로 완파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처음 복식 호흡을 맞춘 두 선수다. 하지만 오랜 시간 함께 뛰었던 파트너처럼 좋은 호흡을 선보이며 아시아 정상에 섰다.
경기 후 만난 두 선수는 우승의 공을 서로에게 돌렸다. 김기태는 "시합 전에는 승패를 알 수 없는 긴장감이 있었는데, 파트너와 합이 잘 맞아서 손쉽게 이길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보겸 역시 "파트너 기태 형 덕분에 1등을 하게 돼 영광"이라며 웃었다.
22일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패러게임 탁구 남자복식(스포츠등급 MD22)에서 김기태가 공격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번 금메달로 김기태는 대회 2관왕에 올랐다. 지난 20일 남자 단식(클래스 11)에서 금메달을 수확한 데 이어 복식까지 제패한 것이다. 단식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던 김보겸에게는 생애 첫 APG 금메달이었다.
사실 두 선수는 여러모로 다른 점이 많다. 먼저 성격부터 상반된다. 김기태는 동생 김보겸을 "활발한 동생"이라고 소개했고, 김보겸은 김기태를 "내성적인 형"이라고 표현했다.
경력에서도 차이가 크다. 김기태는 2024 파리 패럴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한국 장애인탁구의 간판이다. 2014 인천 대회부터 이번 대회까지 APG 4개 대회 연속 금메달을 수확했다. 이번 금메달은 개인 통산 일곱 번째 APG 금메달이기도 하다.
반면 김보겸은 2020년 선수로 등록한 뒤 이번 대회에서 처음 APG 무대를 밟았다. 국제무대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과 첫 아시아 종합대회에 나선 후배가 한 조로 뭉친 셈이다.
22일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패러게임 탁구 남자복식(스포츠등급 MD22)에서 김보겸이 공격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하지만 두 선수에겐 서로가 부러워하는 특별한 기술이 있었다. 김보겸은 "(김)기태 형은 백드라이브를 잘 건다"라며 형의 주무기를 치켜세웠다. 이에 김기태는 "(김)보겸이는 서비스가 좋아서 비장애인 선수들도 쉽게 받지 못한다"라고 화답했다.
서로 다른 성격과 경력에도 각자의 장점을 살려 금메달을 합작한 두 선수. 이제 시선은 다음 목표로 향한다.
첫 APG 금메달의 기쁨을 누린 김보겸은 다음 달 13일부터 19일까지 태국 파타야에서 열리는 세계장애인탁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 그는 "세계선수권에 가서 성적을 좀 더 올려보려고 노력하겠다"라고 다짐했다.
김기태의 도전도 끝나지 않았다. 단식과 남자복식 금메달을 목에 건 그는 이날 오후 서양희(40·울산장애인체육회)와 혼합복식(XD22)에 나서 대회 3관왕에 도전한다. 김기태는 "파트너와 잘 맞춰서 꼭 승리하고 싶다"라며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