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는 한국영화 '공조'와 '더 킹'을 제외하곤 외화가 박스오피스를 점령했다. 방송가 최고 히트작은 김은숙 작가가 집필한 tvN '쓸쓸하고 찬란하신 도깨비'였다. 예능은 나영석으로 시작해 나영석으로 끝났다. 가요계는 원더걸스와 씨스타의 해체가 큰 아쉬움을 남겼다. 마약·음주운전·사망 등 씁쓸한 소식은 유난히 많았다.
한국영화, 부진 또 부진
천만영화는 없었다. 최다 관객을 동원한 흥행작은 현빈과 유해진 주연의 영화 '공조'다. 지난 1월 개봉해 누적관객수 781만 7459명을 동원했다. 2위는 정우성·조인성·배성우·류준열 등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한 '더 킹(531만 6015명)이다. 한국 영화는 '프리즌(293만 1897명, 8위), '보안관(258만 7624명, 10위) 등 총 네 편이 박스오피스 순위 톱10에 랭크됐다.
3월부터 6월까진 외화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3월 개봉한 '미녀와 야수(531만 8195명, 3위)'가 시작이었다. 4월 '분노의 질주 : 더 익스트림(365만 3238명, 4위)', 5월 '캐리비안의 해적 : 죽은 자는 말이 없다(303만 5248명, 7위)'·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273만 5523명,9위), 6월 '미이라(349만 8262명, 6위)' 등 박스오피스 상위권은 외화에서 또 다른 외화로 교체가 됐다.
예상 보다 좋은 성적을 낸 영화는 '겟 아웃'과 '노무현입니다' 등 두 편을 꼽을 수 있다. '겟 아웃'은 스토리, 메시지, 배우들의 열연 등에서 호평을 이끌어냈고, 입소문으로 누적관객수 212만 6413명을 동원했다. 200만 관객 돌파는 공포 외화 최고 흥행작인 '컨저링'(최종 관객 수 220만)보다 하루 빠른 속도를 기록했다. '노무현입니다'는 다큐멘터리 영화 사상 최단기간 100만 관객 돌파라는 기록을 세웠다. 높은 예매율과 N차 관람 열풍 덕에 약 400개의 스크린수에서 시작해 700 여개까지 스크린 수가 늘어나기도 했다. 신작들이 쏟아져도 약 한 달간 상위 5위권 안을 유지했다. 누적관객수 180만 4365명을 동원하는 성과를 거뒀다.
뜨거운 이슈는 지난해에 이어 올 상반기도 홍상수와 김민희였다. 두 사람은 함께한 영화 세 편이 모두 해외 유수 영화제에 초청됐다. 김민희는 홍상수의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제67회 베를린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그 후'와 '클레어의 카메라'는 제70회 칸국제영화제에 각각 경쟁부문과 특별상영부문에 초청됐다. 공식 불륜 커플인 두 사람은 사생활로는 비난을 받았지만, 작품으로는 호평을 이끌어내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옥자' 이슈도 빼놓을 수 없다. 봉준호 감독이 넷플릭스와 손을 잡고 만든 '옥자'는 영화계에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 29일 극장과 온라인스트리밍서비스로 동시에 개봉하는 '옥자'는 새로운 플랫폼의 시도로 인해 보수적인 영화인들의 반발을 샀다. 칸영화제에 경쟁부문에 초청되면서 더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3주간의 홀드백 기간을 지키지 않는다는 이유로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등 국내 빅3 멀티플렉스에서 상영을 거부해 상영관 확보에 진땀을 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