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키스 준이라는 활동명보다 이준영이라는 본명이 더 익숙하다. 연기 데뷔작 '부암동 복수자들'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뒤 안방극장 러브콜이 더 많아졌다. 지난해에는 '이별이 떠났다'로 MBC 연기대상 신인상을 거머쥐며 무서운 신예임을 증명했고 올해는 OCN '미스터 기간제'로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 게다가 11월 방송될 SBS 수목극 '굿캐스팅', 내년 방송될 KBS 2TV '나래, 박차오르다'까지 차기작이 줄줄이 예정되어 있다. 이준영이 매 작품 다른 매력으로, 더 성장한 연기력을 보여줬기에 가능한 일이다.
-연기력이 점차 성장한다는 평가다. "뮤지컬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뮤지컬은 두시간 내내 무대에 서서 연기하기 때문에 대사가 없어도 리액션을 하거나 디테일을 챙기는 게 필요하다. 그런 게 연습 초반에서 공연 후반으로 갈수록 달라지는 걸 느꼈다. 마지막 공연에서 내가 그리고 싶었던 캐릭터성을 확실히 찾은 느낌이었다. 거기서 배운 걸 '미스터 기간제'에서도 써먹어 봤더니 좋았다. 전에는 캐릭터 분석하는 게 1차원적이었는데 지금은 그래도 조금 시야가 넓어졌다는 생각이 든다."
-어려운 질문일 수도 있는데, 뮤지컬과 드라마 중 선호하는 건. "뮤지컬이 더 재밌다. 춤추고 노래하고 연기하는 걸 다 할 수 있으니까. 앞으로도 뮤지컬을 계속하고 싶다. 한국에서는 첫 뮤지컬이었는데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좋아해 주셔서 감사했다."
-많은 유명한 뮤지컬이 있는데 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 "'킹키부츠'다. 몸도 많이 키우고 살도 좀 찌워서 롤라를 해보고 싶다. 그 역할이 아니더라도 '킹키부츠'는 꼭 하고 싶은 뮤지컬 중 하나다. 앙상블도 좋다."
-활발하게 활동 중이지만 아이돌 활동은 못 하고 있다. "아쉽다. 그렇지만 옛날이었으면 자책하고 스스로 채찍질했을 텐데 그게 나를 혹사하는 거라는 걸 깨닫고 난 이후엔 욕심을 많이 덜어냈다. 아이돌이 내 길이 아니었나 보다. 좋은 쪽으로 생각하려고 한다. 그렇다고 음악을 아예 안 하는 건 아니고 따로 곡 작업도 하고 있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활동을 준비 중인 거니까 크게 속상하진 않다."
-솔로 가수는 어떨까. "굳이 춤추고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게 아니어도 아티스트처럼 살고 싶다. 디지털 싱글 같은 걸 낼 수도 있고. 예술가, 아티스트가 되는 게 목표다." -욕심을 덜어냈다는 건. "현실적으로 생각하게 됐다. 예전엔 욕심이 너무 많았고, 그게 나에게 마이너스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어 욕심을 부렸는데 그게 안 이뤄지고 성과를 못 얻으면 속상하고, '왜 안 될까' 생각하고, 나를 채찍질하게 된다. 그것보다 욕심을 좀 덜어내면 지금 하는 일을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이게 '어차피 난 안 될 거다'는 생각은 아니다. 할 수 있는 것 이상의 욕심을 내거나 결과를 바라지 않는 것이다."
-쉴 땐 뭘 하면서 지내는지. "그림 그리고, 작업실 가고, 친구들 만나서 커피 마시고, 운동한다. 남들이 봤을 땐 재미 없다고, 나가서 놀라고 하는데 혼자 글 쓰고 책 읽고 그림 그리고 하는 게 더 소중하다. 그러면서 말하는 것도 많이 늘었다.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계속 활동하느라 쉴 시간이 부족할 것 같은데. "아직은 괜찮다. 하지만 '굿 캐스팅'이 끝나면 개인적으로 정비할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이번까지는 재밌게 마무리하고, 내년 1월까지 열심히 하고, 새로운 해를 맞이할 땐 정비할 것도 하고 쉬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청춘인데, 연애할 시간도 없겠다. "회사에서는 연애하라고 한다. 감정 연기 등에 도움이 될 거라고. 그런데 나는 할 일이 너무 많다. 연애하기엔 너무 바쁘다. 일만 하는 게 아니라 곡도 쓰고 내년 전시회도 준비하고 있다. 내년 하반기엔 개인전을 하려고 한다. 할 일이 너무 많다."
-2년간 많은 작품에 출연했다. "감사한 마음을 지키려고 한다. 같은 능력을 갖춘 두 사람이라면 성격이 좋은 사람을 선택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건방지다는 말, 오만하다는 말 안 들으려고 노력한다. 나의 신념이고 지킬 자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