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신세경(29)이 MBC 수목극 '신입사관 구해령'을 통해 또 한 번의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로 활약했다. 타이틀롤의 무게를 이겨내고 20부작 판타지 사극을 완주했다. 사관으로서의 진지한 면모와 차은우(이림)와의 로맨스가 달달하게 그려지며 작품에 빠져들게 했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했지만 현대 여성에 가까운 가치관을 가진 구해령으로 분해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1990년생인 신세경은 올해 30살이 됐다. 만으로는 아직 20대지만 우리 나이로는 30대에 첫 입성했다. 하지만 여유가 넘쳤다. "29살과 30살의 큰 차이를 모르겠다"면서 지금의 위치에 만족함을 표했다. 삶과 일의 균형을 맞춰갈 수 있는 지금이 좋다면서 앞으로도 이러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미소를 지었다.
-'신입사관 구해령'을 마쳤다. "이렇게 촬영해두고 나서 바로바로 방송되지 않고 한 주 기다렸다고 방송되는 게 처음이었다. 어떻게 나올지 궁금증을 가지고 기다리곤 했다."
-결말에 만족했나. "개인적으로 모두에게 가장 행복한 결말이라고 생각한다. 각종 갈등을 해결하고 각자 인물들이 자신의 행복을 찾아갔다. 사랑은 ing였다. 대군이 결혼하지 않고 살아가는 게 그 당시 배경으로 보면 좀 어려운 일이라 고민이 됐는데 그 시대상에서 가장 합의점을 찾아 결말을 낸 것 같다."
-출연하게 된 계기는. "대본을 받아보고 나서 원하던 작품을 만난 듯한 느낌이었다. 가려운 곳을 긁어준다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꼭 해야겠다,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독님, 작가님을 만나고 나서 확신을 하게 된 것도 있지만 대본을 봤을 때 2회 엔딩(별시를 치러 족두리를 쓰고 달려가는 신)을 보고 확실하게 하고 싶다는 느낌을 받았다."
-작품 볼 때 중요시하는 점은. "작품을 볼 때 캐릭터도 봐야 하지만 합도 봐야 한다.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민하는 편인데 전반적으로 택한 캐릭터가 주체적인 여성이었다.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를 일부러 고르는 것이냐는 질문을 많이 하는데 여러 요소를 종합했을 때 그런 결과물이 나와서 그렇다. 그렇다고 내 취향이 아예 반영이 안 됐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런 작품을 좋아하고 표현할 때 즐거움과 행복을 느낀다."
-여성 캐릭터가 판에 박히지 않아 좋다는 반응이다. "그 부분이 자랑스러웠다. 어찌 보면 혁신이란 생각을 했다. 앞으로도 이런 작품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조선시대는 여성이 자아 표출을 하는 것 자체가 힘든 시기였다. 그 시절을 살았던 여인들의 절규를 대신해준다는 느낌으로 연기했다. 비현실적이지만 혁신이란 생각을 했다. 대본이 가진 섬세함을 믿고 차근차근 연기했다. 두려움을 잊고 내가 표현하고 싶은 것들에 집중했다. 앞으로도 이런 작품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로맨스적인 부분에 치중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다양한 이야기를 품고 있다. 어떤 이야기에 비중이 실리고 말고를 판단하는 건 내 권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런 면모도, 주변 인물까지도 포용하고 진행해온 게 만족스럽고 소중한 면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구해령이 사관으로서의 업적을 이뤄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랑하는 과정에서도 인물의 성장이 충분히 그려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구해령과 실제 모습의 싱크로율은. "닮은 점도 많고 닮고 싶은 점도 많다. 마음속 가지고 있는 불꽃은 비슷하지만 사회화된 인간이기 때문에 구해령처럼 다 질러버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연기하면서 개인적으로 카타르시스를 느낀 신이 많았다. 구해령의 모든 행보가 그 시대로서는 파격적이지 않나. 현대를 살아가는 나로서는 무릎을 탁 칠만한 게 많아서 주옥같다고 생각했다. 오라버니가 궁궐은 정글과도 같아서 퇴궐하고 입궐하는 동생을 걱정하지 않나. 그런데 해령이가 '한평생 오라버니를 부러워했다. 쓸모 있는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걸 바라 왔다'는 대사가 인상 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