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작 본인은 달라진게 아니라 원래 이랬단다. 클럽으로 가 분위기에 흠뻑 취한 모습은 우리가 알던 박수홍이 아니다. 한옥 카페서 국화차나 마실 줄 알았던 박수홍 아니었나.
"진짜 궁금해서 그러는데 클럽 가는게 뭐 어때서요. 음악과 분위기를 좋아하면 가서 놀 수 있잖아요. 물론 알아요. 제가 나이가 나이인지라 혹여 나쁜 꾐에 넘어가 사고라도 칠까봐 걱정해주는 걸. 그런데 괜찮아요. 25년 연예계에 있었어요. 큰 사건사고없이 버텨왔어요. 사고 안 칠테니 너무 나쁜 시선으로만 보지 말아주세요." 이제 박수홍과 클럽은 떼려야 뗄 수 없다. 1년 만에 박수홍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클럽이 돼 버렸다. 오죽하면 광고 제안도 클럽 컨셉트다.
좋은 일도 꾸준하다. 2001년부터 경기도 동두천 한 보육원을 지원해 오고 있었다. 연예인의 기부 소식이 하루이틀은 아니지만 15년째 선행을 하고 있다는 건 놀랍다. 그는 "요즘 잘 못 돌보고 있었는데 기부 사실이 알려져 부끄럽네요.(웃음) 세상엔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요. 그런데 기부도 잘 해야돼요. 10만원을 낸다고 몽땅 그 사람에게 가는 건 아니거든요. 그래서 저도 직접 찾아가게 된 거고요."
날은 쌀쌀해지고 주변에선 하루이틀 멀다하고 결혼 소식이 들려온다. 아무리 클럽이 있다고 하지만 박수홍의 옆구리가 시릴만하다. "결혼을 안 하겠다는 건 아니에요. 언젠간 하겠지만 등 떠밀려 하고 싶진 않아요. 조금 걱정되는 부분도 있어요. 지금 저희 집안은 화목해요. 어머님부터 형님·형수님 모두요. 그런데 제가 누군가를 데려오면 집안의 평화가 깨질 거 같아요. 잔잔한 호수에 돌을 던지게 될 그림이 나올까봐요. 그게 싫어서 결혼을 안 한다는건 핑계지만 한편으론 그런 마음도 있어요."
두 달만 지나면 한국 나이로 48세. 배 나오고 늙어가는게 너무 당연한 시기지만 자기 관리가 훌륭하다. 지난 달 '복면가왕'에 가면 쓰고 나왔을 때도 여느 아이돌 못지 않는 수트핏을 자랑했다. 어디에도 세월의 흔적은 쉽게 보이지 않았다. "안 늙는다고요. 그거 다 철 없어서 그런 거에요"라고 웃는다.
-취중토크 공식질문이에요. 주량이 어떻게 되나요. "제가 낼 때는 덜 먹고 남이 내면 많이 마셔요.(웃음) 소주는 잘 못 마시고 청하는 한 병 마셔요. 소맥으로는 기분 좋아 많이 마실 때는 10잔까지요."
-못 마시는게 아니네요. "그때 그때 컨디션에 따라 달라요. 기분 좋음 많이 마시는 거죠 뭐."
-특별한 주사가 있나요. "계산해요. 술 마신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 영수증을 보면 힘들어요. 많이 낼 때는 팀 회식비 전체까지 내봤어요. 그러면 100만원 단위 훌쩍 넘어가죠. 그렇게 살면 안 되는데."
-술을 자주 마시나요. "주중에는 라디오 생방송도 있으니 힘들죠. 주로 주말에 마셔요. 이제 마셔봤자 얼마나 마실까 싶어서 즐기려는 편이에요."
-펌 헤어스타일이 아니에요. "오늘 인터뷰한다고 숍에 다녀왔어요. 펌한 모습이 뚝딱이 아빠 같다고 하더라고요. 이제 좀 괜찮나 모르겠네요."
-요즘 인기를 실감하나요. "물 들어온다고 하잖아요. 한 번에 훅 들어왔어요. '제2의 전성기' 이런 수식어도 다 좋아요."
-광고 제안도 있겠어요. "심심치 않게 들어오는데 클럽 컨셉트도 있어요. 클럽서 노는 컨셉트인데 살다살다 이런 일이 다 있네요."
-활동을 쉬었던 건 아니었어요. "맞아요. 1991년 데뷔해서 25년이 지났는데 한 번도 쉰 적이 없어요. 꾸준히 두세개 프로그램은 해왔거든요. 웬만하면 섭외 들어오는 건 다 해요. 10개 제안오면 그 중 9개는 하는 편인데 지상파가 아닌 다른 채널서 활동해 시청자들이 잘 몰랐나봐요."
-'미운우리새끼' 출연 후 반전 생활이 화제에요. "반전으로 받아들일지 몰랐어요. 원래 그런 면이 있기도 했는데 드러내지 않아서 그런가봐요. 예전에는 방송을 자유롭게 못 했어요. 할 소리 다하면 건방지다고 했잖아요. 반대로 요즘은 몸 사리면 가식이라고 하니깐요."
-어머니랑 함께 하는 프로그램이라 선뜻 나서기 힘들지 않았나요. "그게 제일 걱정이었죠. 그런데 어머니가 '너한테 도움이 되면 구정물인들 못 뒤집어쓰겠니'라며 출연하겠다고 하더라고요. 감사하면서도 죄송했죠."
-그런데 어머니가 너무 놀라시던데 괜찮나요. "제가 멀쩡하게 안 나오잖아요. '아이고 왜 저러니'라는 말을 달고 사세요. 전 유행어가 하나 없는데 어머니가 유행어를 만들겠어요."
-어머님이 지금이라도 안 하려고 하진 않나요. "분명 불편한 부분도 있을텐데 좋아하시니 다행이에요. 방송을 해보니까 제작 과정을 알게 되잖아요. 저더러 '진짜 힘들게 살았구나'라고 하던데요."
-어머니 보라고 일부러 센 모습을 많이 보여주는거 아니냐는 소리도 있어요. "그런 면도 있긴 하죠.(웃음) 그래야 좀 포기할까해서요. 농담이고 그냥 여과 없이 보여드리고 싶지 특별한 뜻이 있는 건 아니에요."
-사생활 공개라 출연을 꺼리진 않았나요. "좋은 것만 있진 않아요. 지금의 내가 반듯하다고 해서 사람들이 관심을 주거나 좋은 삶이라고 얘기하진 않아요. 어떤 사람들은 지금도 매너있게 행동하면 '사람들이 그러는 거 불편해해'라고도 하는데 그게 옳은 거라 생각했고 앞으로도 그렇게 행동할 거에요"
-더 놀랄 건 없겠죠. "마약은 안 하니깐요.(웃음) 더 놀랄 게 없는데 결혼한다고 하면 놀라겠죠."
-'미우새' 멤버들은 원래 알던 사람들인가요. "허지웅 씨는 몰랐고 건모 형은 뭐 잘 알죠. 형이 술을 너무 좋아해서 큰일이에요. 저번에 보니깐 손 떨던데요."
-출연자가 아닌 시청자로서 '미우새' 출연진 어떤가요. "토니안도 적은 나이가 아니잖아요. 결혼에 대해 진지하고 구체적인 생각이 있어 보여요. 건모 형은 진짜 착하고 좋은 사람이에요. 결혼에 구애받을 나이는 지났죠. 진짜 동반자라는 생각이 아니면 쉽게 선택하지 않을 나이죠. 그럼에도 결혼은 허지웅 씨가 제일 먼저 하지 않을까요."
-주변에 '미우새' 추천할 사람있나요. "손헌수나 양세형이요. 재미있는 그림 많이 나올 거 같아요. 그런데 요즘 (양)세형이가 너무 잘 나가서 섭외되려나 모르겠네요."
-클럽 얘기를 안 할 수 없어요. 대체 왜 가나요. "모두들 스트레스 해소법이 있잖아요. 전 클럽 가서 음악들으며 분위기에 젖어드는게 해소법이에요. 거기서 사고를 치는게 아니잖아요. 젊음이 좋아요. 정말 그 뿐이에요. 사고칠까봐 걱정해주는건 아는데 연예계 25년 있으면서 큰 사건사고 없었어요. 이상한 짓 절대 안 하니 안심하세요."
-자주 가나요. "그런 것도 아니에요. 한두 달에 한 번 정도요. 너무 클럽이 부각되니 자주가는 줄 아는데 전혀요. 올해는 클럽도 클럽이지만 페스티벌을 찾아다녔어요. 국내서 개최한 페스티벌 한두개 빼곤 다 갔어요. 예전에는 저런 곳을 왜 가나 싶었는데 너무 좋아요. 이젠 지하(클럽)로 들어가는게 싫어요.(웃음)"
-클럽 가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이 많아요. "방송에도 나오지만 클럽에 함께 가는 동생들도 다 열심히 사는 친구들이에요. '그 나이에 클럽을 왜 가냐'는 반응 많은 거 알아요. 내가 재미있고 행복하면 된 거 아닌가요. 행복한 사람들끼리 남에게 피해 안 끼치고 노는데 왜요."
-연령 제한이 있는데 연예인이라 출입하는거 아니냐고도 해요. "저보다 나이 많은 사람들도 많이 와요. 솔직히 돈 있으면 다 들어갈 수 있어요. 젊은 사람들이 많이 갈 뿐이지 나이 많은 사람이 없는 게 아니에요. 연예인이라고 들여보내주는게 어디있어요. 요즘 그러면 말 많이 나와요."
-클럽 친구들과 실버타운서 살고 싶다고요. "정말 결혼을 못 한다면 나중에 실버타운 스타일의 셰어하우스를 마련해서 함께 지내고 싶어요. 누가 들어올진 모르겠지만(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