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트 엘(25)이 배우 김명수로 한뼘 더 성장했다. 흑화되는 천민 이선과 함께 첫 사극 도전을 성공적으로 해냈다. 어려웠지만 그만큼 성장의 발판이 될 수 있어 MBC 수목극 '군주'와 함께한 시간이 행복했다는 김명수는 "가수일 땐 인피니트 엘로, 배우일 땐 김명수로 불렸으면 좋겠다. 아직 김명수란 이름이 많은 분께 굉장히 낯설 것 같은데 더욱 노력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열혈 청년 김명수의 눈빛에선 식지 않는 열정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유승호와의 연기 비교 신경 쓰이지 않았나. "그 친구는 아역 출신이다. 난 가수 출신이다. 같이 하고 있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따로 만나 작품의 방향성에 대해 대화를 많이 나눴다. 작품이 잘 되고 안 되고도 중요했기 때문에 주연 배우들이 같이 대화를 많이 했다. 특히 셋 다 반려동물을 키워서 고양이나 개에 대한 얘기를 많이 나눴다. 가벼운 대화와 작품 이야기를 오가 금방 친해졌다.
-천민 이선의 천재성 부분이 잘 보이지 않아 아쉽다는 의견도 있다. "천재성 관련 부분은 아쉬운 부분이 있긴 하지만 아역에서 성인으로 넘어갈 때 5년의 텀이 있는데 주변의 아무런 도움 없이 꼭두각시 왕이 된 이선의 모습이 그려진다. '과연 대목과 대비 사이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나'란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 그 자체가 이선의 천재성이라고 생각했다."
-호흡을 맞춰본 김소현은 어떤 배우였나. "솔직히 작품을 함께하기 이전엔 어리니까 귀엽다는 관점으로 봤었는데 아역 출신이다 보니 자신의 확고한 연기 노하우가 있었다. 작품에 대한 이해도도 높았다. 멜로 아닌 멜로신들로 인해 후반부엔 붙는 부분이 많았는데 장면마다 얘기를 많이 했다. 커뮤니케이션을 서로 많아 했다."
-처음엔 연기에 대한 우려가 컸었는데 호평으로의 변화를 이끌어냈다. "나의 연기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었고 기존의 아이돌에 대한 선입견도 있었다. 초반엔 기대보다 우려가 컸던 게 사실이다. 그래서 준비를 더 많이 했다.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 높이고, 감독님과 대화도 많이 했다. 예습 같은 걸 해볼 수 있는 시간이 많아서 호평으로 변화시킬 수 있었던 것 같다. 초반엔 위축된 왕의 모습을 많이 보여줘야 할 것 같아 거북목 같은 자세가 됐다. 연관검색어에도 거북목이라고 뜨는데 실제론 거북목이 아니다.(웃음)"
-기억에 남는 댓글이 있다면. "'엘, 김명수가 아닌 본연의 천민 이선이 보였다'는 말이 있었다. 또 흑화하고 난 후 욕이 많더라. 욕을 먹는 악역은 악역으로서 좋은 거라는 얘기를 들어서 '잘하고 있구나!' 생각했다. 캐릭터 본연의 모습으로 봐준다는 생각이 들어 기뻤다. 다음 작품에서도 캐릭터 본연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기억에 남는 신을 꼽아달라. "첫 번째로는 물고문신이다. 두 개의 물고문신이 있는데 내가 당하는 것과 김영웅 선배님에게 물고문을 하는 신이 있다. 이선의 살아온 과정이 그대로 담겨져 있어 기억에 남는다. 텐션이 강했다. 찍으면서 속이 진짜 아프더라. 응급실 가니 위경련이라고 해서 치료받고 곧장 또 촬영장에 갔다. 진꽃탄 먹고 괴로워하는 텐션도 많았는데 눈에 실핏줄이 터질 정도로 연기하면서 진짜 아팠다. 기억에 남는 두 번째 신은 죽음을 맞을 때다. 세자나 가은이에게 본연의 마음을 전달하지 못하다가 본인의 감정 표현을 다 하는 게 기억에 남는다. 세 번째는 왕이 되었을 때 엄마와 꼬물이를 보러 잠행했던 장면이다. 진짜 애절했다."
-박철민이나 허준호와의 호흡은. "박철민 선배님과 허준호 선배님은 되게 유쾌하시다. 현장에서도 유쾌하셨다. 우선 박철민 선배님은 유하게 이끌어나가시는 매력이 있다. 허준호 선배님은 '명수 안녕?'이라고 인사해주시면서 조언도 많이 해주셨다. 신 들어가기 전에 배우들과 커뮤니케이션을 많이 하라고 해주셨다. 그 부분에 참고해서 연기했다."
-다음에 또 사극에 도전해볼 생각이 있나. "보통 사극을 찍고 나면 다음에 사극을 안 한다고 하는데 난 오히려 새로웠다. 지방에 촬영가는 과정이 재밌었다. 그리고 또 언제 사극 세트에서 연기를 해보겠나. 그 시대에 들어간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 자체가 신선해 여러모로 재밌었다. 또 해보고 싶다."
>>인터뷰③에 이어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oins.com 사진·영상=양광삼 기자 영상편집=민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