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KBO리그를 가장 뜨겁게 달군 사나이는 단연 삼성의 구자욱(23)이다. 훤칠한 외모와 모델 같은 몸매로 개막전부터 관심을 받았다. 개막 후엔 외모를 뛰어넘는 실력으로 리그에 새 바람을 일으켰다.
2011~14년 4년 연속 통합 우승을 차지했던 삼성은 올해 제일기획으로 이관되는 등 팀 안팎으로 변화의 시기를 맞이했다. 팀에서 이탈자가 많아 지난해보다 전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챔피언의 자리에서 내려와 이제 도전자로 정상에 도전한다. 2015시즌 신인상을 수상한 구자욱은 2016시즌, 삼성의 중심 선수로 성장해야 한다. 지난해 보여준 활약보다 2016년은 물론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구자욱을 만났다.
◇"외모로 평가받는 건 싫다"
-만약 야구 선수를 안 했다면. "대학생? 아르바이트 하고 있을 것 같다."
-데뷔 전부터 외모로 주목받았다. "기분은 좋았다. 한 번씩 기사 댓글을 읽어본다. 그때 '1군 오면 통하겠나', '1군이 호락호락 할 것 같나'는 댓글을 보고선 '실력으로 정말 보여줘야겠다'고 강하게 마음 먹었다."
-외모로 주목받는 게 부담스럽진 않나? "당연히 부담된다. 나는 야구 선수인만큼 외모로 평가받는 건 싫다. 주변에선 외모 때문에 좀 놀 것 같고, 연습 안 할 것 같고, 꾀 부릴 것 같고. 뺀질할 것 같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남들보다 더 열심히 해야할 것 같다."
-시즌 도중 열애설이 터졌는데. "반짝하고 끝나는 선수가 될까봐 더 열심히 했다. 다 잊었다. 타석에 들어가면 마음가짐부터 달랐다."
-신체 부위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곳은? "주변에선 눈이 초롱초롱하다고 얘기해준다. 눈썹도 진한다고 말하더라. 머리가 작은 건 싫다."
◇2016 "아직 확실한 포지션 없다"
-올해 부담감이 무겂지 않나. "'신인왕의 무게를 견뎌라', '2년차 징크스'에 대한 압박을 느낀다. 또 팀내 외야수가 많다. 아직 확실한 내 자리가 없기에 더 보여줘야 한다. 전지훈련에서 얼마나 보여주느냐에 따라 올 시즌 출장 여부가 결정될 것 같다."
-아직은 주전에 대한 확신이 없나. "그렇다. 내 포지션도 아직 확실하게 없다. 지난해는 (채)태인 선배 부상으로 많이 나갔지만, 지금은 몸 상태가 완벽하니까."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했다. "계속 내야수를 봐서 완전히 버리긴 힘들다. 그래도 외야수가 좀 더 편하고 좋은 것 같다."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타격 유형 혹은 스타일은. "내가 홈런타자라고 생각은 안 한다. 물론 홈런타자가 되고 싶다. 홈런왕이 목표는 아니지만 꾸준히 20~30개 치는 선수들이 많지 않은가. 올 시즌 두 자릿 수 홈런도 프로·아마를 통틀어 처음이다. 개인적인 욕심이지만 20~30개는 꾸준히 때려내야 내 성에 찰 것 같다."
-구자욱에게 '포스트 이승엽'을 기대하는 팬이 많다. "이승엽 선배는 최고의 홈런왕인데, 나는 홈런타자가 아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다. 그런 얘기를 들으면 물론 욕심도 생기는데 자신감이 줄어든다고 해야 하나. '내가 감히 이승엽 선배님과 비교가 될까'라는 생각. 아직은 아닌 것 같다. 진짜 쉬운 게 아니다."
-홈런 타자가 되려면 보완점은. "현재 체중은 80㎏ 전후로 왔다갔다 한다. 개인적으로 90㎏까지 체중을 불리고 싶다. 진짜 많이 먹는데 살이 안 찐다. 체질이 있는가보다. 잘 안 되니까 엄청 스트레스다(어머니 최은숙 씨도 "잘 챙겨 먹는데 체질상 안 찌는 것 같다"고 했다.)
힘도 체력도 더 길러야 할 것 같다. 이승엽 선배처럼 되려면 정신력도 좀 더 좋아야한다. 옆에서 보면 최고인 것 같다. 가장 먼저 그라운드에 나와 운동하는 등 굉장히 모범적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모습이다. 나이가 들면 실력이 줄어들기 마련인데 선배님은 이를 극복하려는 모습이 멋있어 보인다. 딱 포스가 느껴진다."
-지난해 신인상을 받았는데 더 큰 목표는. "타격 부문에 타율, 타점, 최다안타 많지 않나. 다 받아보고 싶다. MVP도 받아보고 싶다."
-2016년 목표는. "지난해 목표가 최대한 많은 경기 출장이었다. 2015년에 부상으로 116경기(28경기 결장)에 그쳤기에 올 시즌은 풀타임이 목표다. 그러면 성적도 더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 3할5푼 정도 치고 싶은데 딱 정하고 싶진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