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혜선(29)은 '운이 좋았다'고 말한다. 하지만 누가 봐도 노력의 결과다. 지금은 어딜 가나 '섭외 1순위' 배우 반열에 오른 것으로 증명됐다. 2013년 '학교 2013'으로 데뷔한 뒤 쉼 없이 활동해 왔고 52부작 '황금빛 내 인생'에 출연 뒤 드라마 제목은 현실로 다가왔다.
다른 배우들은 한 작품으로 '벼락 스타'가 되기도 하지만 신혜선은 스텝 바이 스텝이었다. 단역 이전에 직접 프로필을 들고 돌아다니며 발품을 팔았고 철저한 외면을 견뎌 왔다. 그리고 단역과 조연을 거쳐 지금의 주인공 자리까지 꿰찼다.
"'황금빛 내 인생' 대본도 받기 전 소현경 작가님이 새 작품을 한다는 얘기를 듣고 무조건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소속사를 엄청 괴롭혔죠. 어릴 때부터 팬이었고 꼭 참여하고 싶었거든요." 꿈은 그렇게 이뤄졌다. 정작 촬영 당시에는 너무 정신없어 인기를 실감하지 못했다. 작품이 끝나자 세 차례 해외를 드나들었고, 바로 차기작이다.
'사의 찬미'로 돌아온 신혜선과 이종석은 인연이 있다. '학교 2013' 출신이면서 실제 같은 고등학교를 잠시 다녔다. 또 지금은 한 소속사 식구다. "고등학교에 다닐 때 (이)종석이가 전학을 갔어요. 그리고 '학교 2013'에서 만났는데 특별한 게 없었죠. 안 친해진 게 아니라 못 친해졌던 건데 이번에 작품을 하며 한 식구가 돼 정말 신기해요."
망상일 수도 있지만 신혜선은 늘 꿈꿔 오던 그림이 있었다. 시상식에서 상을 받는 장면과 함께하고 싶은 사람과 작업 등. "지난해 KBS 연기대상서 상을 받던 모습은 늘 꿈꿔 오던 장면이었어요. 또 소현경 작가님과 작업도요. 그렇게 바라던 꿈은 딱 여기까지예요. 지금부터는 또 새로운 꿈을 꿔야죠."
- 취중토크 공식 질문이에요. 주량이 어떻게 되나요. "소주는 1병 정도요. 맥주는 분위기와 컨디션에 따라 다른데, 분위기 맞출 정도는 마셔요."
- '소주 40병'이라는 오해가 있었어요. "그게 소주가 아니라 '청하'예요. 스무 살 때였을 거예요. 친구들과 1박 2일 놀러 갔는데 '청하' 한 짝을 사 갔어요. 모두가 처음 술을 마셔 보는 거나 다름없어 의욕이 넘쳤어요. 한 통에다가 '청하'를 마구 부어서 따라 마셨어요. 인생에서 가장 많이 마신 날이었어요. 정말 죽을 뻔했어요. 다시는 그러지 말자고 친구들과 다짐했어요."
- 괜히 '허언증'이란 말만 들었네요. "지금은 괜찮은데 이전엔 커뮤니티에서 '허언증'이라고 하더라고요. 상대방이 '너 술 좋아하잖아' 하며 술을 따라 주면 변명도 못 하고 그냥 '네 좋아해요. 주세요' 하고 말았는데 지금은 오해가 풀려 다행이에요."
- 요즘 어떻게 지내나요. "'황금빛 내 인생' 끝나고 단체 포상 휴가를 다녀왔고 화보 촬영으로 하와이를 다녀왔어요. 또 예전부터 생각해 온 아프리카 카메룬으로 봉사 활동 다녀오고, 지금은 '사의 찬미' 촬영 중이고요."
-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소처럼 쉼 없이 일하고 있어요. "흔히 하는 말로 물이 들어왔으니 열심히 노를 저어야죠. 적어도 1~2년은 소처럼 일하려고요. 내 몸이 어디까지 버틸지 보고 싶기도 해요. 또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 '황금빛 내 인생'의 후유증은 끝났나요. "너무 긴 호흡을 해 왔으니 아직 남아 있긴 하죠. 벗어나지 못하면 감정적으로 힘들 수 있으니 털어 내야죠. 좋은 감정만 기억하려고요. 끝나고 힘들 거란 예상은 했는데 너무 갇혀 있지 말아야죠."
- '황금빛 내 인생' 첫 기억을 떠올려 보면요. "대본을 보자마자 이건 무조건 해야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소속사를 엄청 괴롭혔어요. 원래 소현경 작가님 팬이기도 했고요. 대본이 너무 재미있었어요."
- 결말이 아쉽다는 시청자도 있었어요. "시청자의 입장보다는 캐릭터 위주로 생각하다 보니 아쉬운 점 없이 만족했는데, 시청자는 아쉬움을 느낄 수도 있다고 봐요."
- '상상 암'이라는 소재에 대한 아쉬움은 없나요. "아쉽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어요. 대본을 보면 수긍됐어요. '상상 암이 말이 돼'가 아니라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랬을까' 하는 마음이 더 컸죠."
- 요즘 인기를 실감하나요. "드라마가 잘될 거란 확신은 있었고 시청률이 높은 거도 알았는데, 정작 촬영 때문에 내 인기는 실감을 못 했어요. 촬영하는 걸 구경하는 사람들이 내용을 다 아는 게 신기했고 '힘내'라는 말을 엄청 들었어요."
- 시청자들이 측은하게 바라보지 않나요. "나만 지나가면 '아이고 어떡하니'라는 말을 많이 했어요. 집중하고 몰입해서 봐 주셨으니 고마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