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세이 예스(SAY YES)는 어느덧 데뷔 4년을 맞이했다. 하지만 대중들의 머릿속엔 그림 조차 그려지지 않은 밴드다.
이들의 노래를 한 번만 들어본다면 매력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 1집 '느낌이 좋아'부터 2집 '겟 아웃(Get Out)' 그리고 지난 7일 발표한 새 싱글 '부르고 불러'까지 음악성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명반이다.
벚꽃이 흐드러지는 날 여의도에서 세이 예스와 마주했다. 세이 예스는 2년 만에 컴백했다. 음악에 대한 고민 때문이었다. 더불어 자신들의 음악을 어떻게 대중에 들려드릴지에 대한 답답함도 내비쳤다.
"우리는 우리 음악에 대해 자부심이 넘치고 넘쳐요. 제발 한 번만 들어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아직 성공과 실패를 겪어보지 못했어요. 제대로된 심판대에 올라서 심판에 받은 뒤 정말 이 길이 아니는 생각이 들면 다른 것을 하고 싶어요."
음악 얘기엔 한없이 진지했다. 새 싱글 '부르고 불러'에 대해 "2년 동안 만든 곡"이라며 "밴드와 오케스트라와 접목시켜 좀더 부르더운 면을 강조하고 싶었다"고 대답했다.
진중한 이야기가 오가다가 인터뷰 막판엔 입이 풀렸는지 수다 삼매경에 빠졌다. 평범한 20대 청년들과 다를 바 없었다.
"우리가 뜨려면 어떻게라도 센 이야기를 꺼내서 이슈를 만들자"라며 웃음을 짓는 멤버들이었다. 세이 예스는 '로고송 기부'라는 공약까지 걸면서 밴드 홍보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날의 유쾌했던 인터뷰로 안내해본다. 이하 일문일답.
- 벌써 데뷔 4년이 됐다. 데뷔 초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성규 "알고 지낸 지는 7년 됐다. 남자들끼리 있다보니 더 우정이 생겼다."
수빈 "1집 때는 영(young)한 밴드였다면 지금은 나이가 살짝 올라간 느낌이다. 연륜이 생겨서 자연스러워 졌다."
호경 "내 생각은 다르다. 밴드가 나이 들진 않았다. 대신 데뷔 초 음악과 지금의 음악은 다르다. 합이 더 잘 맞아지니까 성숙된 뭔가가 있다. 음악 만드는데 있어서 노하우가 생겼다."
- 요즘 밴드들이 라이브 할 곳이 많이 없다.호경 "라이브 무대를 항상 갈증한다. 들려드리고 싶은 연주가 아쉽다."
- 요즘 밴드 그룹이 다시 떠오르고 있는 것 같다. 알고 준비했나.수빈 "누가 준비하고 있는 지도 몰랐다. 데뷔 초반 씨엔블루와 비교하는 댓글이 정말 많았다. 씨엔블루 정말 좋아하는데 같이 활동하는 건 처음이다. 얼마전에 인사도 나눴다. 나중엔 밴드 콜라보레이션도 해보고 싶다. 드럼 배틀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
호경 "얼마전 공연을 하는데 씨엔블루 팬들이 호응을 해주더라. 소수의 팬들이 응원해주니까 응원의 박수를 보내준 것 같았다. 같은 밴드라서 좋아해주는 것 같기도 하다."
- 세이 예스 만의 장점은.수빈 "셀프 프로듀싱이다. 외부곡과 외부 작사를 안 받는다. 자작곡 한다는 그룹 보면 작곡자들 끼고 같이 하는데 우린 그런 게 없다. 떳떳하고 당당하다."
- 악기도 두 가지씩 다룬다고.성규 "음악을 하던 친구들이라 악기를 접하기 쉽다. 시온이와 준형이 둘 다 드럼을 친다. 더블 드럼도 공연 때 보여줄 수 있다. 악기를 많이 다루다보니 우리끼리 꾸밀 수 있는게 많아 지는 것 같다."
- 수빈은 만화 주제가를 작곡했다고 들었다.수빈 "세일러문 한국판을 편곡·프로듀싱·디렉팅을 했다. 수정을 많이 해달라고 해서 힘들었다. 원래 있던 멜로디를 다른 가수를 쓰고 다른 음악스타일 장으로 바꿔서 만들었다. 리메이크라고 보면 된다. 사실 많이 안 안려져서 아쉬웠다."
- 최근 벚꽃이 폈다. 이때 들을 만한 세이 예스의 곡이 있다면.호경 "미발표곡 '이프 온리(가제)'가 정말 이 시기에 맞는 노래다. 앗! 이건 스포일러인데. 어쿠스틱한 곡이다. 조만간 발표 예정인데, '시즌 연금' 노리고 싶다. '연애할거야'라는 노래도 좋다. 이 곡은 라이브할 때 편곡이 약간 바뀐다. 살랑살랑한 곡이다."
- 보통 작사작곡 영감은 어디서 얻나.수빈 "경험에서 우러나온 곡도 많다."
호경 "무대에서 다섯명이 표현할 수 있는게 어떤 걸까 이야기를 나눈다. 토론을 통해 자기 경험과 잘 듣는 음악을 버무리는 것 같다. 각자 추천하는 곡도 처음 듣는 곡이지만 여러번 듣고 선택한다. 추천하면 꼭 한 번씩 따라 불러본다."
이미현 기자
lee.mihyun@joins.com사진=양광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