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포털사이트 검색어에 '미저리'가 떴다. 미저리의 연관검색어는 바로 배우 손여은. 아직 이름이 많이 알려지지 않아 '미저리'혹은 '사이코' 며느리로 불리는게 더 익숙하다. 손여은은 SBS 주말극 '세번 결혼하는 여자'에서 송창의(정태원)의 재혼녀인 채린으로 주연을 능가하는 신스틸러로 급부상했다. 이지아(오은수)와 송창의 사이에 태어난 딸 김지영(슬기)와 매일 싸우더니 급기야 뺨까지 때리며 '2014년형 계모'라는 소리까지 듣는다. 급기야 지난 9일 방송에서는 김용림(시어머니)과 김정난(시누이)에게 "뭐?" "미저리같아" "쇼하지마세요" 등의 막말을 던지며 극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방송 초반 손여은 얼굴이 워낙 낯설어 '저 여잔 누구지?'란 의문이 들 정도로 지명도가 없었다. 지금은 허진(임실댁)과 함께 '세결여'를 이끌며 주연보다 나은 조연 노릇을 하고 있다. 신인처럼 보였지만 벌써 12년차 배우. 실제로 '사이코 아니냐'는 소리까지 들을 정도로 맹랑한 연기가 일품이다. "실제로 채린 같냐는 얘기를 정말 많이 듣는데 정말 그런 사람이 어디 있겠냐"는 그는 "그래도 채린이가 행복해 졌으면 좋겠는데 저지른 일이 너무 많아 걱정이다"며 '미저리 채린'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지난주 방송이 나가고 난리가 났다. 시어머니 김용림에게 '쇼하지마라' '미저리같다' 고 말했는데.
"촬영 할 때는 그렇게 파장이 클 줄 몰랐다. 현장에선 별 반응이 없었고, 촬영도 순조로웠다. 그런데 방송 후 '미저리'가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더라. 내 이름의 연관 검색어로도 '미저리'가 뜬다. 이렇게 화제가 돼 신기하다. "
-김지영(슬기)을 때릴 때는 어땠나.
"다행히 NG없이 한 번에 촬영을 마쳤다. 때리면서도 지영이가 다치면 어떡하나 많이 걱정했다. 연기하면서 한 번도 누굴 때려보지 않아 더 힘들었다. 어떻게 잘 때려야할 지 생각을 너무 많이 하니깐 머릿속이 복잡해지더라. 촬영이 끝나고 나서도 정말 미안했고 마음 아팠다."
-시월드와 싸움할 때 촬영 분위기는.
"김용림-김정난 선배님과 촬영할 때도 굉장히 화목하고 즐겁고 재미있다. 극중 까칠하지만 실제 분위기는 화기애애해 웃긴 경우도 많다. 전반적으로 굉장히 좋다."
-어떻게 캐스팅됐나.
"'구암 허준' 촬영 중 연락을 받았다. 김수현 작가님이 '구암 허준'을 보시다가 날 한 번 보고 싶다고 얘기했다더라. 이후 곧바로 대본 리딩에 참석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오디션이었다. 그렇게 합류하게 됐다."
-김수현 작가의 특별한 주문은.
"연기 방향을 지시한 적은 없다. 극 초반 차분하다가 중간에 캐릭터가 바뀔 때도 아무런 말씀이 없어 불안했다. 촬영하면서 한 번도 뵌 적이 없는데 최근 연락이 왔다. '잘하고 있으니 너 하고 싶은 대로 계속해라'고 말씀하셨다. 모든 걸 얻은 기분이었다."
-대본 받으면 무슨 생각이 드나.
"전혀 예측하지 못한 장면이 중간중간 많아 매번 새롭고 놀랍다. 다음회에는 또 어떤 장면이 나올 지 힘들다. 그런데 신기하게 억지스러운 장면은 없다. 극의 흐름상 다 중요한 장면이라 재미있다."
-분량이 많이 늘었다.
"초반에는 별로 없었는데 중반을 지나면서 서서히 늘어났다. 송창의와 결혼한 뒤 채린이 해야할 일이 많아졌다. 아이도 괴롭혀야하고 시월드랑도 싸워야한다.(웃음)"
-채린이가 이해되나.
"지금도 다 이해하긴 힘들다. 처음에는 정말 이해가 안 돼 너무 힘들었다. 지금은 좀 안쓰럽다는 생각은 한다. '왜 채린이가 그렇게까지 살아야 할까'를 생각하면 안타깝다. 불쌍하긴 하지만 지금껏 저지른 잘못이 너무 많아 용서 받을 순 없어 보인다.(웃음)"
-실제 성격은 어떤가.
"실제로도 채린이랑 비슷하냐는 질문들을 많이하는데 정말 그렇게 못 되 보이는지 궁금하다. 실제로 채린이 처럼 이상한 사람이 있을까.(웃음) 난 좀 심심하게 사는 스타일이다. 밖에 나가는 것도 싫어하고 쇼핑이나 여행도 안 좋아한다. 그저 영화보고 책읽고…. "
-과거 걸그룹 멤버가 될 뻔 했다고.
"고등학교 때 흔히 말하는 길거리 캐스팅을 당했다. 걸그룹 해보고 싶지 않냐고 하더라. 알고보니 그 팀이 주얼리였다. 노래도 못 하고 춤도 못 춰 가수 생각은 없었다."
-요즘 인기를 실감하나.
"솔직히 아직 잘 모르겠다. 인터넷을 켜면 나와 관련된 기사가 쏟아지고 댓글도 많이 달리니 신기하기만 하다."
-지나다니며면 욕을 많이 먹을텐데.
"처음에는 '슬기 새엄마다' '못된 며느리다'라고 손가락질을 많이 하시더라. 지금은 불쌍하게 여기는지 식당에 가면 시키지도 않은 반찬을 내다준다. 재미있고 연기 잘한다는 칭찬도 많다."
-바라는 결말이 있나.
"결말은 아무도 알 수 없지만 채린이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대본이 37회까지 나왔다. 이혼당할것 같기도 한데…. 어떻게 될 지 모르겠다. 채린이가 가족의 사랑을 받게 되는게 베스트 엔딩이겠지만, 그러기엔 저지른 악행이 너무 많다."
-데뷔 10년이 넘었다. 그동안 조바심도 많이 났을텐데.
"좀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왠지 모를 확신이 있었다. 꾸준히 연기를 해나가면 누군가 알아봐 줄 것이라는. 10년만에, 그것도 김수현 작가님과 만나 이렇게 시너지를 내다니. 꿈만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