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손여은 “김수현 작가님도 결혼했냐고 묻던데요”

지난 주말 포털사이트 검색어에 '미저리'가 떴다. 미저리의 연관검색어는 바로 배우 손여은. 아직 이름이 많이 알려지지 않아 '미저리'혹은 '사이코' 며느리로 불리는게 더 익숙하다. 손여은은 SBS 주말극 '세번 결혼하는 여자'에서 송창의(정태원)의 재혼녀인 채린으로 주연을 능가하는 신스틸러로 급부상했다. 이지아(오은수)와 송창의 사이에 태어난 딸 김지영(슬기)와 매일 싸우더니 급기야 뺨까지 때리며 '2014년형 계모'라는 소리까지 듣는다. 급기야 지난 9일 방송에서는 김용림(시어머니)과 김정난(시누이)에게 "뭐?" "미저리같아" "쇼하지마세요" 등의 막말을 던지며 극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방송 초반 손여은 얼굴이 워낙 낯설어 '저 여잔 누구지?'란 의문이 들 정도로 지명도가 없었다. 지금은 허진(임실댁)과 함께 '세결여'를 이끌며 주연보다 나은 조연 노릇을 하고 있다. 신인처럼 보였지만 벌써 12년차 배우. 실제로 '사이코 아니냐'는 소리까지 들을 정도로 맹랑한 연기가 일품이다. "실제로 채린 같냐는 얘기를 정말 많이 듣는데 정말 그런 사람이 어디 있겠냐"는 그는 "그래도 채린이가 행복해 졌으면 좋겠는데 저지른 일이 너무 많아 걱정이다"며 '미저리 채린'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기사 댓글에도 보는 편인가.

"초반에는 나에 대한 관심이 이렇게 큰 줄 몰라 신기해하며 봤는데 지금은 안 본다. 사실 그런 거 일일이 찾아보는 성격은 아니다. 귀찮다.(웃음) 지금도 얄밉다는 댓글이 많다고 하더라. 채린이 때문에 암 걸릴 것 같다는 글도 봤다. 요즘은 댓글도 한 편의 글처럼 잘 쓰더라."

-역할에 몰입돼 있는데 쉽게 빠져나올 수 있을까.

"그러게 말이다. 한 번 빠지면 깊게 빠지는 스타일이다. 빙의까지는 아닌데 그 사람이 되려고 최대한 노력한다. 평소에도 채린이 말투가 나와 사람들이 깜짝깜짞 놀랄 때도 많다. 어떻게 빠져 나올지 고민이다."

-다음에도 악역이면 이미지가 굳어질텐데.

"악역 이미지가 굳혀질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평생안고 가는 이미지가 어디있나. 수많은 캐릭터를 해오고 그 중 하나가 눈에 띄는 것일 뿐. 지금 채린이도 그 과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지금껏 이렇게 연기해왔고 한 번도 걱정 안 했다."

-이번 작품 끝나고 뭐하나.

"바로 작품을 하게 될 지 모르지만 다양하게 열어놓고 생각 중이다. 쉬기 보다는 작품을 꾸준히 하는게 성격상 맞는 편이다."

-소속사가 없다.

"'세결여' 직전 전 회사에서 나왔는데 지금은 소속사보다는 작품을 잘 마무리하고 싶다. 여기저기 제안이 들어오는데 대본볼 시간도 모자르다. 나중 일이다."

-2005년 데뷔했다. '중고 신인'이라는 타이틀이 붙는데.

"그럴떄마다 '아 벌써 10년이나 됐구나…'싶다. 무명 설움에서 벗어났다는 기사도 많이 나오더라. 나를 돌아본 계기가 됐다. '중고'도 맞고 '신인'도 맞으니 중고신인이라 불리는게 어색한 것도 아니다."

-포털사이트 나이가 안 나온다. 비밀이 많은 것 같은데.

"(웃음)그게 뭐 비밀이라고. 1983년생이다. 결혼했냐고 묻는 분도 종종있는데 아니다. 김수현 작가님도 처음에 결혼했냐고 묻더라. 내가 결혼한 사람처럼 보이나보다."

-쉴 때는 뭐하나.

"영화보고 음악듣는 거 좋아한다. 심심하게 산다. 돌아다니는거 별로 안 좋아한다. 외향적일줄 아는데 전혀 아니다. 돌아다니거나 사람들 많은 자리를 가면 어지럽다. 그냥 조용히 심야영화 보러 혼자 나가고 가끔 친구들 만나 수다 떤다. 사람들한테 상처를 많이 받아 그런지…."

-상처라면 무슨 상처를 말하나.

"어릴 적부터 사소한 상처를 받았다. 대단한건 아니지만 사람들간의 믿음이나 신뢰가 깨지는거 있지 않냐. 보기보다 마음이 여려 민감하게 받아들인다."

-피아노를 전공했다.

"어릴 적부터 꾸준히 해왔다. 딱히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진 않았다. 피아니스트가 돼야 피아노를 칠 수 있는 건 아니니깐. 앞으로 많은 작품에서 피아노 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김진석 기자 [e-mail]
사진=이호형 기자

▶ [인터뷰 ①] 손여은이 바라는 ‘세결여’ 채은이의 결말은
▶ [인터뷰②] 손여은 “김수현 작가님도 결혼했냐고 묻던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