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말모이(엄유나 감독)' 개봉을 앞두고 있는 윤계상은 19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윤계상과 류정환 사이에 닮은 부분이 많은 것 같다"는 말에 "말모이를 놓지 못하는 류정환이 마음은 내가 연기를 잡고있는 끈과 비슷하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윤계상은 "계속 하긴 하는데 잘 모르겠고, 어렵고, 그렇ㄷ고 평가에 의해 포기하고 싶지는 않고. 그런 마음으로 끝까지 가 보려 하는 것 같다. '뭐가 됐든. 이뤄지겠지' 그 지점이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솔직히 예전에는 자신만의 롤을 갖고 있는 배우 분들이 부럽기도 했다. 화려한 연기나 배우의 삶을 나도 꿈 꿔 본 적이 있었다. 근데 내가 나를 봤을 때 '넌 뭘 할 때가 제일 좋아?' 묻는다면 결국 진정성이었다. 어제 봤던 '말모이' 류정환 같은? '범죄도시' 장첸도 마찬가지다. 똑같은 맥락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어떤 감독님들은 '그럼 안 된다'면서 깔끔하게 상업적 연기를 해야 한다고 하시기도 하는데, 이상하게 그건 타협이 안 되더라. 내가 연기를 하는 목적, 내가 느껴지는 행복한 부분을 놓지 못하겠다. 지금은 어떤 배우가 되고 싶다기 보다 그런 윤계상으로 살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고 거듭 진심을 표했다.
윤계상은 "악역을 연기해도 마음이 움직이는 것 같은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솔직히 난 장첸을 봐도 '아, 쟤는 뭔가 고민 많구나. 안쓰럽다' 그런 마음이 든다. 연기할 때 늘 그런 마음이 표현 됐으면 좋겠고, 악역이라고 해서 싹 빼버리고 싶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윤계상은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건 결국 영화인 것 같다. 말 그대로. 내가 잘 됐으면 하는 욕심을 내 봤던 적도 있고, 그게 어떤 목표가 될 때도 있었는데, 지금은 절대 그렇지 않다. 영화가 잘 됐으면 좋겠다. 작품이 잘 되는 것이 좋지 내가 어떻게 보이는 건 중요하지 않다. 언제나 잘 해야 하고, 그런 역할만 찾아야 하고. 그렇게 살면 너무 힘들 것 같다. 생각은 진짜 많은데 말로 표현이 안 된다. 이해해 달라"고 덧붙였다.
'범죄도시' 장첸으로 배우 인생 최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윤계상은 차기작으로 택한 '말모이'에서 일제강점기 지식인이자 조선어학회 대표 정학으로 돌아왔다. 정학은 고지식할 정도로 사전 만들기에 모든 것을 건 인물로, 식민 치하에서 우리말 사전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표와 강한 책임감으로 인해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하는 인물이다.
'말모이'는 우리말 사용이 금지된 1940년대, 까막눈 판수(유해진)가 조선어학회 대표 정환(윤계상)을 만나 사전을 만들기 위해 비밀리에 전국의 우리말과 마음까지 모으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1월 9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