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배심원들(홍승완 감독)' 개봉을 앞두고 있는 박형식은 8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남우는 초반 우유부단한 성격으로 그려진다"는 말에 "우유부단하다면 그렇다고 할 수 있는데, 그 표현 보다는 '선택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있는 아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박형식은 "남우는 법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이 전혀 없는 친구다. 모르는 분야인데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한다"며 "기본적으로 모르는 것이 있으면 끝까지 물고 늘어지고 또 파고드는 성격이다. 그래서 결정을 못하는 것이기 때문에 책임감이 남다른 친구로 봤다"고 설명했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는데 관련 내용에 대해 공부도 했냐"고 묻자 "하려고 했는데 감독님이 하지 말라고 하셨다"며 장난스레 투덜거린 박형식은 "남우는 법에 대해서도, 배심원 제도에 대해서도 전혀 몰라야 했다. 그런 의미에서 감독님은 리얼하게 가기 원하셨다. 그래서 난 정말 공부를 안 했고, 진짜 아무 생각없이 현장에 갔고, 첫 촬영에 27 테이크를 가고 말았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이와 함께 박형식은 법정물이었던 드라마 '슈츠'를 언급하며 "'슈츠'에서 천재 변호사를 연기했었다. 법전을 다 외우고 있어야 하는 인물이었다. 전문적으로 공부를 한 것이 아닌데도 이번 촬영을 하면서 판사와 검사, 변호사들이 법률 용어를 쓰는데 그게 막 들리더라. 근데 내가 배심원석에서 고개를 끄덕거리고 있으면 안 되지 않나. '모르는 척 하는 것도 힘들구나. 그래서 공부하지 말라고 하셨구나'라는 걸 느꼈다"고 회상했다.
"남우와 닮은 부분이 있어 끌렸다고 했는데 스스로 어떤 점이 가장 많이 닮았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일단 궁금한 것을 잘 못 참는다. 조금은 눈치없어 보일 수도 있는데 '모르는 것은 어떻게든 알아야한다'는 성걱이 비슷하다"고 말했다.
이어 "모르는 것이 창피하지는 않다. 몰라서 '모르겠다' 말하고, '그게 뭐냐'고 물어보는 건 전혀 창피하지 않다"며 "그래서 난 남우라는 캐릭터가 너무 좋았다. 눈치보지 않고 물어본다. 알려줬는데 또 모르면 답답하고 바보 같아 보일 수 있지만 차근 차근 알아간다는 것 자체가 가능성 있고 나아진다는 것이니까"라고 흡족함을 표했다.
'배심원들'로 상업영화 데뷔 신고식을 치르는 박형식은 극중 재판이 진행되는 당일 급하게 8번 배심원으로 선정돼 재판에 참여하게 된 청년 창업가 권남우 역을 맡아 열연했다. 어리바리하지만 포기를 모르는 집념의 캐릭터를 박형식은 자신만의 스타일대로 표현, 몰입도를 높인다.
지난 2010년 보이그룹 제국의아이들로 데뷔한 박형식은 드라마, 예능 등 브라운관을 통해 활발히 활동하며 제 존재감을 알렸다. 데뷔 9년만에 선보이게 된 첫 영화 '배심원들'은 박형식의 입대 전 마지막 작품이라 그 의미가 더욱 크다. 수방사 헌병대에 합격한 박형식은 오는 6월 10일 국방의 의무를 지기 위해 잠시 떠난다.
2008년 우리나라에 처음 도입된 국민참여재판의 실제 사건을 재구성한 '배심원들'은 첫 국민참여재판에 어쩌다 배심원이 된 보통의 사람들이 그들만의 방식으로 조금씩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15일 개봉한다. >>[인터뷰 ③] 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