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서지혜(35)가 '소지혜'란 수식어를 얻었다. tvN 드라마의 시청률 역사를 쓴 '사랑의 불시착' 서단에 이어 MBC 드라마 '저녁 같이 드실래요?'까지 완주했다. 특히 '저녁 같이 드실래요?'를 통해 '미니시리즈 1번 여자 주인공' 자리를 꿰찼다. 데뷔 18년 차에 빛나는 탄탄한 연기력을 자랑했고,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는 계기를 마련하며 앞으로의 행보에 더욱 주목하게 만들었다.
6개월 넘게 한 작품에 매달리다 보면 쉬고 싶기 마련. 그러나 서지혜는 '사랑의 불시착' 내유외강 서단 역할도, '저녁 같이 드실래요?' 속 통통 튀는 비타민 도희 역할도 놓칠 수 없었다. 극과 극의 매력을 지닌 캐릭터였기 때문. 서지혜는 "끝나서 시원하다. '사랑의 불시착' 끝나고 곧바로 촬영을 시작해서 내겐 긴 시간이었다. 1년 동안 두 작품을 연달아하니 체력적으로 힘들었다. 하지만 굉장히 알차게 보낸 느낌"이라고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사랑의 불시착' 이후 해외 팬이 많이 늘지 않았나.
"시국이 이렇다 보니 온라인상으로 느끼고 있다. 개인 SNS나 쪽지, 댓글에 영어나 다른 나라의 언어가 쓰여 있다. 그걸 보면서 '사랑의 불시착'의 인기가 높다는 걸 실감한다. 게시물 역시 재밌는 게 많다. 여성분들이 스타일링할 때 서단과 똑같이 하고 찍은 사진을 올리더라. 재밌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한데 기분이 좋다."
-'저녁 같이 드실래요?'의 출연 계기는.
"'사랑의 불시착' 끝무렵에 출연 제안을 받았다. 정신없이 대본을 읽었다. 지금까지 했던 연기톤과 달라 고민을 많이 했다. '잘 해낼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설렘 반, 걱정 반으로 시작했다. 그간 시크한 캐릭터를 주로 연기했다. 그런데 도희는 하늘 끝까지 텐션이 올라가는 아이라 처음엔 굉장히 어색했다. 하면서도 감독님께 '맞아요? 괜찮아요?'를 계속 물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적응이 됐다. 오히려 내가 더하게 되더라. 재밌게 한 것 같다."
-이질감이 안 느껴졌다.
"실제로 내면엔 도희의 모습이 좀 더 있지만 서단도 내가 가지고 있는 모습 중 하나다. 지인들은 도희 캐릭터를 한다고 했더니 '이젠 손발이 안 오그라드는 연기를 볼 수 있겠다'고 좋아하더라. 내 안에 있는 은근한 똘기를 이제야 보여준다고 했다. 서단도 좋고 도희도 좋은데 하이텐션의 모습을 극대화시켜서 연기를 하다 보니 좀 더 밝아진 것 같다."
-미니시리즈 주인공 자리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나.
"극을 끌어가야 한다는 것만으로도 부담감이 있는데 그간 보여준 모습이 아닌 새로운 모습이다 보니 해낼 수 있을까에 대한 부담이 컸다. 하지만 작품은 내가 혼자 이끌어가는 건 아니지 않나. 다 같이 모여서 합심해서 만드는 것이니 부담감을 내려놨다. 다만 내가 풀어내야 할 숙제들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헤어스타일에 변화를 줬다.
"활동하면서 대부분 앞머리가 없었다. 아무래도 좀 다른 느낌을 보여주고 싶기도 하고 좀 더 편안하게 보일 수 있는 스타일링을 해보고 싶어 과감하게 잘랐다. 처음엔 어색했다. 앞머리가 거슬렸다.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렸지만 만족한다. 마음 같아선 다음에 쇼트커트도 해보고 싶다. 머리를 짧게 자르는 것에 대한 부담은 없다."
-송승헌과의 호흡은 어땠나.
"처음 만났을 땐 점잖고 예의 바르고 조용할 줄 알았다. 그런데 장난기도 많고 아재 개그도 잘하더라. 밝은 기운을 가지고 있다. 상대방을 편안하게 해주는 매력이 있는 사람이다."
-눈 크기를 두고 '김태희보다 서지혜'란 표현도 하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송승헌 씨가) 연기했던 분들 중 눈이 제일 큰 게 김태희 씨였던 것 같은데 그분보다 내 눈이 컸나 보다.(웃음) 김태희 씨를 실물로 본 적이 없어서 아직 비교해본 적은 없다. 집안 자체가 눈이 크다. 동생은 더 크다."
-팀 자체의 분위기가 좋았다고 들었다.
"친화력이 좋았다. (손)나은 씨가 낯을 많이 가린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중간중간 문자와 사진도 먼저 보내주고 그랬다. 이지훈 씨는 굉장히 다정다감한 스타일이더라. 금방 친해져서 어색하거나 불편한 게 없었다."
-평소 이미지 변신에 대한 고민이 있었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동안 작품 활동하면서 비슷한 느낌들의 작품이 많았다. 그러던 중 다른 느낌의 캐릭터 제안이 들어와서 신선하게 느껴졌다. 좀 다른 모습으로 연기했으면 좋겠다 싶을 때쯤 이 작품이 들어와서 선택한 것이다. 매번 작품을 선택할 때 어떻게 하면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중점을 두는 편이다."
-연기하면서 오글거리나 어색했던 점은 없었나.
"액션캠을 들고 '오빠 안녕?' 그러면서 브이로그를 촬영하는 게 너무 어색했다. 이런 걸 해본 적이 없고 셀프 카메라에 대한 어색함이 있어서 쉽지 않았다. 평소 애교가 없어서 그런가 약간 오그라들더라.(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