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중 박서준과 강하늘이 첫 눈에 반하는 그녀이자, 사건의 시발점인 그녀이며, 두 주인공과 함께 엔딩신을 장식하는 그녀다. 등장 신은 많지 않아도 중요한 인물이지만, 영화가 뚜껑을 열기 전까진 그의 존재가 비밀에 부쳐져 있었다. 존재 자체가 스포일러가 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청년경찰'이 장기 흥행에 성공하며 565만 명의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모으자 이호정을 향한 관심도 높아졌다. 알고 보면 그는 16세 어린 나이부터 런웨이에 서온 톱 모델. 2016년작인 MBC '불야성'으로 배우로 깜짝 데뷔하더니 불과 2년 만에 여러 편의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쌓아가는 중이다.
이호정은 지금도 톱 모델과 신인 배우 사이를 오가며 다방면으로 활약 중이다. 패션 위크 때에는 파리와 밀라노를 누비면서 많은 포토그래퍼들의 피사체가 되고, 드라마와 영화 촬영장에서는 귀엽고 털털한 막내로 변신한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이호정을 직접 만났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그는 많지 않은 인터뷰 경험에도 수줍지만 능숙하게 답변을 이어가는 프로였다.
-추석 연휴 계획이 있나요. "가족들과 함께 지낼 예정이에요. 촬영 스케줄이 있을 수도 있지만 쉬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요. 작년 추석에는 뉴욕에 있었어요. 당시 패션 위크랑 날짜가 겹쳤었거든요. 연휴를 하루 이틀 남기고 한국에 귀국해서 가족들과 시간을 별로 보내지 못했던 아쉬움이 남았어요."
-가족들과는 주로 어떤 이야기를 나누나요. "오빠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아요. 가족들이 다들 각자 바쁜 편이라 근황 이야기도 나누죠. 오빠와는 게임 이야기도 해요. 최근에 오버워치에 푹 빠졌거든요."
-추석에 가장 듣고 싶은 말이 있나요. "할아버지께 '건강하게 행복하게 잘 살라'는 정도요.(웃음) 할아버지께서 어렸을 때부터 용돈을 주시면서 좋은 글귀를 써 주셨어요. 봉투에 붓글씨를 직접 쓰셔서요. 그걸 모아두기도 했죠."
-영화를 보고 나오기 전까진 호정씨의 역할이 베일에 싸여있었죠. "감독님이 개봉 전엔 정체를 밝히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무대 인사도 개봉 후에 다녔어요. 개봉 전엔 제가 나온다는 걸 관객들이 알면 안 됐어요. 스포일러가 되니까요."
-연기 도전은 해봤지만 영화 도전은 처음이죠. "VIP 시사회 때 영화를 처음 봤어요. 현장에서 모니터링하며 보긴 했지만, 완성된 영화는 처음이었어요. 제가 초대한 분들과 함께 보는데다 양 옆에 배우들이 앉아있으니 정말 조마조마하더라고요. 영화를 시작하기 전까진 어쩔 줄 몰라하다가 막상 영화가 시작되니 생각보다 담담해졌어요."
-박서준과 강하늘, 두 남자가 한눈에 반하는 역할로 나와요. "너무 부담스러웠어요.(웃음) 어떻게 해야 두 사람이 반할까에 대해 고민했어요. 영화상 두 사람이 클럽에서 퇴짜를 당하고 나와잖아요. 저한테 반하게 된 타당성을 거기서 찾았어요. 두 사람은 화려하고 예쁘고 섹시한 여자들에게 차이다가 수수한 옷차림의 평범한 학생 같은 저를 발견한 거죠. 처음엔 아마 '쟤라면 꼬실 수 있지 않을까'나 '쟤는 다르겠지'라는 생각을 했을 거라고 여겼어요. 그래서 저를 따라오게 되는 이야기에 타당성이 생기지 않았을까해요. 그리고 윤정이 걸어가면서 전화통화를 하는데 '언니도 사랑해'라는 말을 하죠. 그런 데서 윤정의 따뜻함이 나오지 않았나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