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매치는 K리그를 대표하는 더비전이다. 축구 팬들 머리 속에도 K리그 최고의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축구 팬들의 폭발적인 관심 만큼 잡음도 끊이지 않았다. 그중 판정 논란은 해마다 빠지지 않는 단골 손님이다. 이뿐 아니다. 선수단은 물론이고 구단 직원들끼리 몸싸움을 벌인 전력도 있다.
가장 뜨거운 건 심판 판정에 대한 논란이다. 특히 요즘 슈퍼매치는 해마다 경기 자체보다는 판정이 화제가 되는 경우가 잦아졌다.
가장 최근인 지난 4월 3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슈퍼매치 K리그 클래식 8라운드에서도 어김없이 반복됐다. 경기는 1-1 무승부로 끝났다. 하지만 두 팀은 판정을 놓고 '연장전'에 돌입했다.
팬들을 흥분시킨 장면은 후반 36분 나왔다. 서울 공격수 아드리아노(29)가 미드필더 이석현(26)이 찔러준 날카로운 침투 패스를 받기 위해 문전으로 쇄도했다. 그러자 수원 수비수 곽희주(35)가 아드리아노의 발목을 붙잡아 넘어뜨렸다. 골키퍼와 1대 1 찬스였던 만큼 규정대로라면 명백한 '퇴장'이었다. 하지만 당시 김상우 심판이 꺼낸 카드는 '경고'였다. 곽희주와 김상우 심판은 연맹 측의 사후 징계를 피하지 못했다.
지난 2015시즌 4월 18일 K리그 클래식 7라운드(수원 5-1 승)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있었다. 당시 수원 수비수 조성진(26·안산)이 서울 미드필더 고명진(28·알 라이안)의 팔을 잡아채 넘어뜨렸다. 심판은 조성진에게 옐로우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러나 이 역시 명백한 퇴장감이었다. 조성진의 반칙이 없었더라면 완벽한 슈팅 찬스를 맞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슈퍼매치는 '0-0 무승부'도 논란의 대상이 된다. 2015년 6월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 장탄식만 가득했던 이유다. 당시 두 팀은 빈공 끝에 득점 없이 경기를 마쳤다. 유효 슈팅도 각각 3차례에 불과했다. 당시 최용수 서울 감독은 경기 뒤 "많은 관중이 찾아주신 만큼 더 좋은 경기를 했어야 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서정원 수원 감독도 "많은 팬들이 찾아주셨는데 0-0으로 마쳤다"며 "부끄럽다"고 말했다.
두 팀이 나란히 기억 속에서 지워버리고 싶은 하루도 있다. 2012년 6월 20일이 '그날'이다. 당시 양팀은 FA컵 16강전(수원 2-0 승)에서 맞딱드렸다. 결승에서 만나야 할 팀들이 너무 일찍 만난 탓일까. 수원과 서울은 말 그대로 '혈투'를 벌였다. 기록이 이를 증명한다. 두 팀이 범한 파울만 무려 42개였으며 그중 경고만 총 8번이었다. 수원 스트라이커 라돈치치(33·오이타)는 김진규(31·파타야)의 태클을 피하지 못해 전반 4분 만에 실려나갔다. 라돈치치는 4 개월 동안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그라운드 밖에서도 사고가 발생했다. 양팀 직원들이 말다툼 끝에 몸싸움을 벌여 한동안 언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또 서울 팬들은 당시 최 감독에게 수원전 5연패를 항의하며 구단 버스를 가로막았다. 최 감독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날을 떠올리며 "감독 생활 중 가장 잊을 수 없는 경기"라고 말했다.
78번째 슈퍼매치에선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어쨌든 팬들이 원하는 건 판정 논란, 무득점, 부상 없는 글자 그대로 '슈퍼(Super)' 매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