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이(30)가 MBC 주말극 '데릴남편 오작두'를 만나 전작의 부진을 이겨냈다. 실제 나이보다 5살이 많은 역할이었지만, 극한의 현실을 사는 30대 중반 커리어우먼으로 분해 시골청년 김강우(오작두, 오혁)와 케미를 뿜어냈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던 두 사람이 하나가 되어가는 과정이 안방극장을 따뜻하게 채웠다. 후반부 대본 작업과 궂은 날씨 탓에 촬영이 쉽지 않았음에도 작품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종영 소감은. "이번 작품은 산도 가고 액션도 하고 대사도 많고 해서 후련함이 큰 것 같다. '이게 정말 끝이야?'라고 할 정도로 아쉬운 부분도 있는데 방송 말미 결혼하지 않았나. 7년 후로 시점이 이동하기도 했다. 잘 마무리된 것 같다."
-종영날까지 촬영했다. "작가님께서 엔딩을 예쁘게 만들고 싶으셨던 것 같다. 엔딩 장면을 찍기 위해 양평에 갔다. '과연 이게 방송이 될까?' 할 정도로 촬영이 빠듯했다. 엔딩을 먼저 찍고 중간 과정을 찍었다. 그런데 백호민 감독님은 다 나오게 했다. 종방연을 종영 다음 날 했는데 너무 수고했다고 했다."
-배우로서 생각하는 '데릴남편 오작두'의 인기 비결은. "(김)강우 오빠의 힘이 제일 컸던 것 같다. 오빠가 툭 던졌을 때 이런 말이 나올 수 있겠다 싶은 걸 작가님이 그대로 적어주셨다. 그러다 울지 말아야 할 신에 울었던 적이 있다. 여기서 나 안 붙잡으면 끝이라고 강우 오빠가 그러는 신이었는데 진짜 마지막이란 생각에 눈물이 나더라. 그 자리에서 호흡을 맞추다 눈물이 나왔다. 너무 오버했나 싶었는데 작가님이 좋았다고 말해주셔서 다행이다 싶었다. 정말로 연기하면서 오빠한테 많은 힘을 얻었다."
-힐링드라마로 사랑받았다. "실제로 오작두 같은 그런 남자는 없지 않나(웃음). 그런 남자를 만날 수 있는 승주가 부럽다고 생각하며 연기했다. 이렇게 고집 세고 독한 여자가 오작두를 만나 순해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오작두란 인물을 통해 힐링 에너지를 많이 받았는데 그 에너지가 고스란히 시청자분들에게도 전해진 것 같다. '힐링 드라마'란 말이 제일 듣기 좋았다."
-김강우와의 호흡은. "촬영하면서 알게 됐는데 Mnet 'MAMA' 시상식에서 함께 시상을 한 적이 있더라. 내가 어색하게 '잘하겠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네니 오빠가 먼저 이 사실을 기억해줬다. 존댓말을 쓰길래 말 편하게 해도 된다고 하니 '전 원래 그렇다'면서 작품 끝날 때까지 편하게 안 한다고 하더라. 낯을 엄청 가린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어느 순간 말을 놨다. 날 아들 다루듯 다뤘다. 덕분에 편하게 촬영했다.(웃음)"
-초반에 공포심을 주는 요소가 있었다. "실제로 집에서 막내다. 언니랑 함께 살았었는데 작년에 결혼하면서 혼자 살고 있다. 바쁘게 일하고 있지만 혼자 생활한다는 게 쉽지 않더라. 한 차례 일을 겪으면서 점점 틀에 갇혀 사람을 못 믿게 됐다. 가족들과도 멀어지게 됐다. 이 작품을 만나기 전 진짜 내가 혼자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초반에 작품에 빠지면 안 되는데 작품에 빠져 있었다. 승주의 감정에 너무나도 공감이 됐다. 승주랑 나랑 다를 게 무엇인가 생각이 들었다. 슛이 끝났는데도 세트에서 혼자 울고 그랬다. 그런 모습을 본 강우 오빠가 안쓰러웠다고 하더라."
-전작이 부진했다. 이번 작품이 부담스럽게 다가오지 않았나. "'맨홀'이라는 작품의 시청률은 나중에 작품이 끝나고 나서 실감을 했던 것 같다. 촬영할 때는 (김)재중이 오빠 팬분들이 매번 와주고 팬분들이 드라마 재밌다고 해주고 커피차가 매일 와 있으니 작품이 잘 되고 있는 줄 알았다. 지상파 3사 합쳐서 최저인 건 나중에 알았다. 정신을 차려보니 그랬다. 내가 너무 태평하게 촬영을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반성하게 됐다."
-그럼에도 '데릴남편 오작두'를 선택했다. "늘 난 1순위가 아니었다. 그런 작품이 많았다. 이게 기회일지 아닐지 갈등할 때 한 선생님이 '당연히 기회가 아니냐'고 하더라. 지금은 1순위가 아니지만, 언젠가 1순위가 될 때도 있을 거고 그런 미래를 위해 지금 '데릴남편 오작두'의 기회가 온 것 같았다. 그래서 놓치지 않았다. 시청률 때문에 선택한 게 아니라 승주란 캐릭터가 좋았고 나와 비슷해서 선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