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종영한 tvN 드라마 '치즈인더트랩'으로 일부에게 본의 아니게 미움을 샀다. 중반으로 갈수록 남자주인공인 박해진(유정)의 분량은 줄었고 상대적으로 서강준(백인호)의 모습은 눈에 띄었다. 이는 서강준의 잘못이 아니지만 괜한 오해를 사 듣지 않아도 될 비난에 시달려야만 했다. 누구나 거쳐가는 성장통쯤으로 여기기엔 상당히 억울한 부분이다. 다른 배우들도 똑같이 하는 인터뷰도 마치 서강준만 나서서 하는 듯 일방적인 시선도 있었다. 그럼에도 서강준은 밝다. 논란에 대해 개의치 않는 건 아니다. "원작을 사랑한 팬들이라면 당연히 마음이 상하겠죠. 어떤 마음인지 이해돼요. 저 같아도 드라마를 바라보는 마음이 안타깝고 억울하고 혹은 분할 수도 있을테니깐요"라고 애써 미소 짓는다.
뽀얀 피부에 또렷한 이목구비, 빠져들만큼 진하고 깊은 갈색 눈동자. 한때 남자 배우들 앞에 많이 붙던 수식어 '꽃미남'이 사라지고, '훈남' '개성파' 등의 수식어가 그 자리를 채웠지만, 서강준이 최근 다시 '꽃미남' 타이틀을 끄집어냈다. 카메라가 실물을 다 담아내지 못 하는게 아쉬울만큼 입체적인 생김새를 자랑한다.
서강준은 유승호·박보검 등과 함께 '93라인'으로 불린다. 최근 세 사람의 활약이 두드러졌고 20대 남자 배우들의 희망으로 자리잡았다. "경쟁의식을 느끼기엔 저보다 선배들이죠. 저야 뭐 그런 수식어와 함께 한다는게 영광이에요.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그들과 한 작품에서 만났으면 좋겠어요."
데뷔 이래 가장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서강준이 취중토크 자리에 앉았다. 이날 그는 보기와 다른 먹성을 자랑했다. '살이 잘 찌지 않는 체질'이라는 서강준은 혈기왕성한 나이답게 음식 위 젓가락을 바쁘게 움직였다. 외모부터 체질까지 그야말로 '연예인'의 피가 흐르고 있었다. 지난 5개월의 일들을 술잔을 기울이며 다시 한 번 떠올렸다.
-'정글의 법칙'에 출연했어요. 어땠나요. "힘들긴 했는데 정말 재미있었어요. 사실 살면서 흔히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보니 신기했고 그런 오지에서 살아간다는 게 재미있더라고요."
-또 가라면 갈 수 있나요. "한 번은 좋은데 또 가라면 못 갈 거 같아요. 극한 상황이잖아요. 그 곳에서는 인간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을 최소화해요. 그게 맞는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는데 전 한 번이 좋은 거 같아요.(웃음) 두 번은 싫어요."
-뭐가 힘들었나요. "일단 기본적인 의식주 해결이 안 되는게 너무 힘들더라고요. 그중 배고픈건 괜찮은데 씻을 수 없는게 너무 찝찝했어요. 바닷물에 들어갔다 나와서 끈적끈적한 몸으로 생활하니 몸이 축축 쳐지더라고요."
-병만족과 호흡은 잘 맞았나요. "정말 좋았어요. 김병만 선배님부터 다 좋았죠. 마침 인피니트 성종·매드타운 조타와 동갑이라서 많이 친해졌어요."
-전작 MBC 드라마 '화정'에서는 연기력 논란이 있었어요. "진짜 열심히 했어요. 그 어떤 작품 이상 열심히 했는데 제 능력 밖이었나봐요. 확실히 정통 사극에 대한 경험이 없으니 어려웠어요. 종영 전까지 잘하기보다 발전된 모습이라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왜 논란이 됐을까요. "마음가짐은 똑같았어요. '연기력을 만회해야겠다' 이런 생각보다는 얼마나 잘 어울려 어떻게 캐릭터를 소화하냐가 우선이었죠."
-사극은 당분간 하기 싫겠어요. "가리는건 아니지만 선호하진 않아요. 너무 좋은 역할이 있으면 나쁘지 않겠지만 지금 제 나이에 할 수 있는 청춘물을 하고 싶어요. 사극은 연륜이 더 쌓이면 해보고 싶어요. 10년 뒤 정도요."
-멤버들은 반응은 어떤가요. "정말 좋아해주죠. 자기 일인냥 엄청 기뻐하고요."
-제일 인지도가 있으니 밥을 많이 사겠어요. "엄청 많이 사요. 80% 이상은 제가 내는데 요즘은 많이 못 봐요. 다같이 먹을 때는 제가 내요."
-멤버들의 시샘은 없나요. "시샘 보다는 부러움이겠죠. 시샘 한다고 해도 건강한 증거라고 생각해요. 욕심이 있다는 뜻이잖아요. 그건 인간이면 어쩔 수 없는 자연스러움이에요. 멤버들 모두 너무 착해요."
-여자연예인들이 많이 좋아할 거 같아요. 대시 받은 적 없나요. "거짓말 아니고 한 번도 없어요. 제 인맥이 되게 좁아요. 아는 사람이 몇 명 없어서 딱 그 사람들과 어울리죠."
-회사에서 연애를 금지하나요. "아니요. 연애를 막진 않아요. 솔직히 연애해도 상관없는데 전 작품을 더 하고 싶어요. 작품 욕심이 연애보다 더 커요. 하나도 아직 안 됐는데 두 가지를 함께 하긴 힘들어요."
-원래 꿈은 뭐였나요. "꿈이 없었어요. 하고 싶은 것도 없었어요. 커서 뭐 될까 고민했어요. 그래서 시작한게 고등학교 1학년때 모델이었어요."
-그러다가 왜 연기를 시작했나요. "고등학교 때 영화를 매일 봤어요. 많이 보다보니까 연기에 대한 호기심으로 '한 번 배워볼까'하고 연기 학원을 갔어요. 그때 푹 빠졌죠. 사실 오히려 적성에는 안 맞는다고 생각했어요. 생각 보다 훨씬 어렵고 배워야 할 것도 많더라고요. 단역 생활을 하면서 힘들기도 했는데 카메라 앞에 선 배우들을 보면서 꿈이 점점 커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