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K리그 클래식(1부 리그)을 두고 하는 말이다. 지난 3~4시즌 동안 K리그 클래식의 헤딩골 비율이 점차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특히 올 시즌엔 헤딩골 비율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현재까지 18경기를 치른 K리그 클래식에서 헤딩으로 연결된 골은 전체 득점 286골의 15%(43골)에 불과하다. 지난 시즌 대비 약 5% 감소한 기록이다. 역대 K리그 평균인 19%에도 크게 못 미친다. 2014년 20.3%였던 K리그 클래식 헤딩골은 2015년 19.9%가 됐다.
전문가들은 전술의 변화가 영향을 미쳤다고 입을 모았다.
김태륭 KBS해설위원은 "최근 FC 서울이 스리백(수비수를 세 명 두는 전술)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다보니 트렌드가 된 것 같다"면서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팀 중에선 스리백 전술을 구사하는 팀들이 늘어났다"며 헤딩골 비율이 감소한 원인을 분석했다. 스리백은 상황에 따라 수비수가 한 명 더 많은 포백보다 더 수비적인 전술이다. 역습 상황에서 스리백은 양 측면의 미드필더까지도 수비에 가담하기 때문이다.
김 위원은 "스리백 전술은 사실상 5백을 이룬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며 "측면에서 공간이 부족하니 공격 팀이 크로스를 시도할 기회가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이천수 JTBC3 FOX Sports 해설위원은 리그 내에서 가장 강한 공격력을 지닌 서울의 공격 전술도 한몫했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황선홍 감독이 부임하기 전의 서울은 스리백과 측면 공격보다 신체조건과 볼키핑이 좋은 골잡이 데얀을 겨냥해 중앙 공격을 선호했고, 측면에서도 얼리 크로스를 자주 시도했다"며 "데얀은 아드리아노, 윤주태 등 주변 동료들에게 볼을 다시 내줄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얼리 크로스의 경우 볼이 후방에서 멀리 날아가는 만큼 상대 수비수가 대비할 시간이 충분하다. 데얀이 공중볼을 따낸다고 해도 직접 헤딩으로 연결하기 어렵다.
이 위원은 "올 시즌 측면에서 뛰는 선수들의 크로스가 정확하지 못한 것도 문제"라며 "연습을 통해 고칠 수밖에 없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리그에서 골이 가장 많은 팀의 헤딩 시도가 많지 않은 것이 전체 헤딩골 수에 영향을 미쳤다는 뜻이다.
헤딩골 비율은 세계 축구의 중심인 유럽 빅리그에서도 점차적으로 줄고 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경우 2014~2015시즌 20.7%(헤딩 209골·총1009골)였던 헤딩골의 비율이 2015~2016시즌 15.1%(헤딩 158골·총1043골)로 급락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도 마찬가지다. 프리미어리그의 헤딩골 비율은 2014~2015시즌 18.5%(헤딩 181골·총 975골)이었지만 2015~2016시즌엔 17.9%(헤딩 184골·총1026골)을 기록했다.
이러한 흐름은 세계적으로 공격 전술의 변화와 연결돼 있다. 한준희 KBS해설위원은 "2000년대 중반부터 공격수들의 성향이 변하고 있다.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리는 유형의 선수보다는 반대 발을 사용하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리오넬 메시, 아르연 로번 등이 각광을 받고 있다"며 "이들은 측면에서 크로스를 연결해 공격수의 헤딩을 돕기보다는 중앙으로 파고들어 직접 골을 노린다. 골이 늘어도 헤딩골은 줄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한 위원은 "과거 헤딩을 전문으로 했던 공격수들이 희귀한 것도 헤딩골이 줄어드는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스페인에서 특급 공격수로 불리는 루이스 수아레스나 국내의 이동국, 양동현, 황의조 같은 선수도 사실 머리보다는 발을 더 즐겨쓰는 선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