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故 김주혁과 작별한 지 벌써 1년이다. 1년 동안 김주혁이 남긴 작품들이 남은 이들을 위로했다.
30일 김주혁이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지 1년이 됐다. 지난해 데뷔 20주년을 맞이한 고인은 어느 때보다 뜨거운 연기 열정을 발산했다.
당시 4년 만의 드라마 '아르곤'을 마친 뒤 인터뷰에서 "연기하는 게 재밌다.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이해의 폭이 더 넓어졌다. 글을 봐도 더 깊이 보인다"고 말했다. 또 사망 사흘 전 제1회 더 서울어워즈에서 영화 '공조'로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북한 고위층 간부 차기성 역으로 생애 첫 악역을 완벽하게 연기하며 호평을 받았다. "연기 생활한 지 20년이 됐는데 영화 부문에서는 상을 처음 타본다. 그동안 로맨틱 코미디를 많이 해서 악역에 갈증이 있었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김주혁은 '흥부' '독전' '창궐'을 남기고 떠났다. '흥부'에서는 백성들의 존경 받는 정신적인 지도자 조혁으로 그의 따뜻한 품성을 역할에 녹였다. '독전'에서는 중국의 마약상이자 마약중독자 진하림을 맡아 강렬한 인상으로 관객의 시선을 압도했다. 이 작품은 고인에게 제55회 대종상영화제 남우조연상을 안겼다. '창궐'은 세자로 특별출연하기로 하고 촬영을 일부 진행했지만 끝내 마치지 못했다. '창궐'은 김주혁과 김태우의 이름을 엔딩 크레디트에 나란히 올렸다.
1993년 연극으로 배우 활동을 시작한 김주혁은 1997년 영화 '도시비화'를 통해 스크린에 진출했다. 1998년 SBS 8기 공채 탤런트에 합격하며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었다. 영화 '싱글즈' '아내가 결혼했다' '방자전' '비밀은 없다'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 드라마 '구암 허준' '무신' '프라하의 연인' 등 로맨틱 코미디부터 멜로, 사극,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2013년 12월부터 2년간 KBS 2TV '1박 2일'에 출연하면서 꾸밈없는 인간미를 보여줬다. '토사구팽'을 '토사구탱'이라고 잘못 말하는 바람에 '구탱이 형'이라는 별명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