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안재홍(33)은 '멜로가 체질'이다. 칭찬엔 수줍은 미소로 화답했고 질문엔 내숭 없이 솔직한 생각을 풀어놨다. JTBC 드라마 '멜로가 체질' 속 손범수 캐릭터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모습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가을 감성이 묻어나는 옷차림으로 단골집을 찾았다. 이번 취중토크는 실제 안재홍의 단골집에서 진행됐다. 가게 주인과 반갑게 인사를 나눈 그는 "평소 길을 지나갈 때도 사장님과 인사한다"면서 "반반"을 외쳤다. 좋아하는 막걸리 비율이었다. 연기는 하면 할수록 너무 재밌다면서 앞으로도 다양한 역할에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 반전 과거가 공개됐다. 과거 학창 시절 래퍼 동아리에서 활동했던 것. 그 사실이 공개되자 고개를 들지 못했다. "요즘은 랩이 아니라 발라더다"라고 어필하며 새로운 모습을 기대케 했다.
-쉴 땐 어떻게 지내나요. "요즘은 기타를 배우고 있어요. 기타를 배우고 싶었는데, '멜로가 체질' 덕분에 우연히 시작하게 됐어요. 지금은 이문세님의 '옛사랑'을 익히고 있어요. 음악 영화를 유독 좋아해요. '인사이드르윈' '싱스트리트'를 좋아해요. 기타를 배워두면 나중에 연기할 때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그리고 또 음반이 하나 나왔잖아요. 샤워할 때도 제 목소리 버전 노래 틀어놓고 해요. 하하하. 요리학원에 다닌 적도 있어요. 집에서 배운 요리를 해 먹지는 않고요, 학원에서 한 음식을 꼼꼼히 담아와서 먹죠. 거기서 음식을 많이 만들어서 자취인의 생존을 위해 집에 싸 오는 거예요. 자취하는 분들이라면 공감할 겁니다.(웃음)"
-자취 경력 15년 차인데 요리에 관심이 있나 봐요. "간단한 것은 스스로 요리해 먹어요. 장 보는 것도 좋아해요. 마트에 가면 몇 시간씩 있어요. 장 보기 재밌지 않아요?"
-기타와 요리 이외에 취미가 또 있나요. "혼자 영화 보러 자주 가요. 따릉이 타고 극장까지 가요. 맛있는 음식과 술을 좋아하기도 하고요."
-그렇게 혼자 밖을 다니면 많이들 알아볼 텐데요. "그렇죠. 알아봐 주시니까 신기하고 기분 좋아요. 아직은 불편하거나 그렇지 않아요. 독립영화 찍을 때는 '누군가 날 알아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거든요. 그렇다고 저에게 위협을 가하는 분이 있는 것도 아니고요. 사실 많이 알아보지 못하세요. 지하철을 자주 타고 다니는데, 워낙 다들 바쁘시니까 굳이 저까지….(웃음) 혼자 지하철 타고 다니고 따릉이 타고 다녀요."
-뭇 여성들의 이상형인데 왜 혼자 다니는 건가요. "막걸리 드시죠.(웃음)"
-기억에 남는 팬이 있나요. "팬카페 이름이 홍시에요. '안재홍과 함께하는 시간'이라는 뜻이에요. 자주 뵙는 팬분들은 다 얼굴을 알아요. 다들 귀여워요. 팬카페에 자주 들어가서 글도 남겨요. 건대 양꼬치집에서 번개 모임도 한 적 있어요. 스무 분 넘게 갑자기 모여서 양꼬치 먹고 맥주 마셨어요. 재미있었어요. 저 없을 때 같이 만나기도 한대요. 번개 시즌이 됐으니 번개 또 추진해야죠."
-고양이 집사라던데요. "집에서 레이첼이 기다리고 있죠. 레이첼 맥아담스에요. 레이첼 맥아담스의 팬이기도 하고 레이첼이라는 이름이 예쁘잖아요. 암컷이었는데, 지금은 아닙니다.(웃음) 보호소에서 입양했어요. 다들 겁을 내는데 레이첼은 저에게 다가와서 안기더라고요. 보호해 주시는 분이 '묘연이네요'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레이첼을 입양하게 됐어요.
-차기작은 무엇인가요. "영화 두 편으로 찾아뵐 것 같아요. 1월 설 연휴에 '해치지 않아'가 개봉할 예정이고요, 2월에 '사냥의 시간'이 개봉할 것 같아요. 내년 초는 영화 홍보로 바쁠 것 같아요. 따로따로 찍었는데 이렇게 연달아 개봉하게 됐네요."
-설 대목에 '해치지 않아'가 개봉한다는 건 영화에 대한 자신감이 느껴지네요. "정말 신선한 영화가 될 거예요. 기상천외한 이야기를 그려요. 저도 기대가 많이 돼요. 평소에 손재곤 감독님과 같이 작업해보고 싶었는데, 이번에 함께하게 됐어요. 부담도 되죠. 그런데도 이 영화를 꼭 하고 싶었어요. 새롭고 기상천외한 이야기인데, 영화가 담고 있는 메시지가 정말 좋았어요. 그 메시지가 잘 전해졌으면 하고, 잘 전해질 거라 믿어요. 박영규 선생님과의 케미도 기대해주세요."
-극 중 변호사 역할로 등장한다면서요. "'멜로가 체질' 때문에 제가 체중을 감량한 줄 아시는 분들이 많은데, 사실 '해치지 않아' 때문이었어요. 영화 촬영 후 바로 드라마에 들어가니 손범수 캐릭터를 위해 다이어트를 한 줄 아시더라고요. '해치지 않아'에서 열등감도 있고 예민함을 가진 캐릭터를 연기했어요. 감량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아 다이어트를 했어요."
-'사냥의 시간'을 기다리는 팬들도 많아요. "이 영화의 배경이 먼 미래에요. 매 장면 다 리터칭에 들어가야 하잖아요. 그래서 시간이 조금 오래 걸렸어요. 정말 치열하게 찍었어요. 정말!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정말 고됐던 작품이에요."
-JTBC '트래블러' 멤버로 곧 여행을 떠나요. "설렘이 커요. 드라마가 끝나고 여행을 가려고 했었어요. 그때 우연히 '트래블러' 제안을 받았어요. 9박 10일 정도, 예전에 ('꽃보다 청춘') 아프리카 갔을 때보다 오래 갔다 와요. (강)하늘이는 원래 친분이 있었고, 옹성우 씨와는 이제 친분이 생기겠죠."
-어떤 배우로 남고 싶나요. "신뢰감을 주는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저 사람 나오면 재미있겠다'라는 신뢰감이요. 저는 오래 연기하고 싶어요. 이 일을 최대한 오랫동안 할 거예요. 그러면 치열하면서도 여유 있어야 한 것 같아요. 여러 생각이 드는데, 그런 생각들을 컨트롤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굉장히 뜨겁고 때론 굉장히 차가워야 할 것 같아요. 한가지 면모만 가지고선 안될 거란 생각이 들어요."
-혹시 '안재홍의 격정 멜로'도 도전할 생각이 있나요. "어떤 격정일까요.(웃음) 격하게 정을 나누는…? 좋죠.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