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③]안준영 "시즌3, 내가 아니라도 누군가 꼭 하길"

2017년 상반기가 끝나가는 이 시점, 올해 대중문화계 핫 키워드는 단연 '프로듀스 101' 시즌2다.

지난해 아이오아이 데뷔 성공에 힘 입어 남자로 구성을 바꾼 Mnet '프로듀스 101' 시즌2는 모두가 안 될 것이라는 말을 비웃듯 성공했다. 시청률도 원년 시즌에 비해 두 배 이상 뛰었고 화제성은 더 대단했다. 우여곡절 끝에 11명의 연습생이 워너원(WANNA ONE)으로 데뷔조를 꾸렸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많은 논란이 있었다. 합숙 기간 제작진의 고압적인 태도와 PD의 개인적 성향으로 인한 편집, 마지막회 피말리는 시간끌기까지. 옳은 것보다 그른 게 더 많았던 프로그램이었다. 개연성 없는 '막장드라마'를 보듯 욕하면서 보는 프로그램이 돼 버렸다.

6개월여간 '프로듀스 101' 시즌2를 이끈 안준영 PD는 '욕받이'였다. 온갖 잡음과 논란, 팬들의 등쌀에 시달려야했고 그가 침묵할수록 소문은 더 무성해졌다. 지난 26일 서울 상암동 문화창조융합센터에서 만난 안준영 PD는 그동안 논란에 대해 속시원히 밝혔다.

2편에 이어...

-그래서 시즌3는 나오나.
"내가 할 수도 있고 누군가 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럼에도 이 프로그램은 계속 갔으면 좋겠다. 연습생들에게 꽃길을 열어주는 발판이 됐으면 좋겠다. 최종 11명을 탄생하는게 프로그램의 취지가 아니다. 조명 받지 못 했던 연습생 혹은 회사에게도 해뜰날이 오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 또 연습생들간 정보 공유로 회사의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잡힐 기회기도 하다."
 
-시즌3의 혼성 가능성도 있나.
"혼성은… 괜히 사고날 거 같다. 아직 결정된 게 없으니 뭐라고 말도 못 하겠다."
 
-지상파에서 유사 프로그램이 론칭된다.
"이런 프로그램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과거 '슈퍼스타K'가 성공하며 지상파서 너도나도 오디션 프로그램을 만들었듯 이번에도 유사 포맷의 제작이 많아져 데뷔 기회가 많아지길 바란다."
 
-마지막회 시간 끌기는 최악이었다.
"지난해보다 VCR 분량을 두 배로 늘였다. 보통 40여분을 보여줬는데 이번엔 70분이었다. 시청률이 목표였다면 임팩트있게 줄였을텐데 마지막까지 연습생들에게 포커스를 맞추다보니 길어졌다. 또한 생방송 전화 투표를 사전 투표와 합하는 작업이 만만치 않다. 그러다보니 시간을 끌었다. 이해해달라."
 
-보아는 국민 프로듀서 캐스팅 1순위였나.
"당연히 안 해줄 거라고 생각했다. 보아가 이 프로그램을 해야할 이유가 뭐 있겠어 싶어 시도도 하지 않았는데 우연치 않게 보아가 나온 드라마를 보는데 상대역 이름이 안준영이더라. 그래서 우스갯소리로 '보아에게 섭외 한 번 해볼까'에서 시작했다. 사실 연습생이란 단어 자체가 보아 때문에 만들어졌다고 봐도 무방하지 않나."
 
-연습생들도 보아를 좋아했나.
"그들에게 보아는 멘토이자 신적이 존재 아닌가. 무대에선 카리스마 있지만 실제로는 정이 많은 사람이다. 방송에 나가지 않았지만 연습생들과 정말 많은 얘기를 나눴다. 그런데 보아가 '아이들이 많이 나와야하니 이런 장면은 내보내지 말아달라'고 해 편집했다."
 
-합숙 당시 연습생들의 싸움은 없었나.
"불필요한 신체적 접촉이나 싸움은 경고 없이 퇴소라고 재차 강조했다. 안 보이는 곳에서 싸울 수도 있어 경호원을 항시 대기 시켰다. 룰은 정확하게 지켜졌다."
 
-의지 없는 연습생도 있나.
"남자 아이들은 시동이 늦게 걸린다. 여자들은 바로 인지하고 적응하는데 비해 남자들은 이틀이 걸린다. 또 오히려 남자가 눈치 보며 나서는걸 꺼리다보니 처음엔 어려웠지만 나중엔 모두들 의지 넘쳤다."
 
-워너원의 앞날은 어떻게 예상하나.
"100일 전 처음 만났을 때를 생각하면 모두 잘 될 것이다. 11명이 아니더라도 모두들 각자의 곳에 돌아가 열심히 연습한다면 언젠간 꽃길을 걸으리라 본다."
 
-프로그램이 수천억의 수익구조라는 평가를 받는다.
"전혀 실감하지 못 하고 있다. 당장 제작비 정산을 해야하는데 그런 금액은 본 적도 없다.(웃음)"
 
-팬들의 항의가 상당하지 않나.
"하나의 문화라고 생각한다. 나보다 지인들이 걱정을 많이 한다. '너 괜찮냐' '안 힘드냐'고 하는데 나 하나 욕하는건 상관없다. 친구들이 잘되면 욕받이도 될 수 있다. 책임은 내가 진다. 오히려 아이들이 'PD님 괜찮냐'고 묻는다. 시즌3를 한다면 소통해가며 팬들에게도 좋은 인식으로 남는 프로그램이 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
 
김진석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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