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예지원(46)이 변함없는 내·외면의 아름다움으로 채널A 금토극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을 빛냈다. 보면 볼수록 빠져들 수밖에 없는 마성의 매력녀 최수아 역을 소화했다. 딸 둘이 있는 엄마지만 진정한 사랑의 감정을 느껴본 적 없어 사랑에 갈증을 느낀 인물이었다. 이에 평일 오후 세시만 되면 다른 남자들을 만나 위험한 육체적 사랑을 나눴던 터. 조동혁(도하윤)을 만나 진정한 사랑의 가치와 이유를 깨닫고 살아갔다. 그 모습이 진한 여운을 남겼다. 예지원은 "이 작품을 통해 결혼관이 바뀌었다. 성장통을 겪은 기분"이라고 털어놨다.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은 채널A 드라마 역사를 새롭게 썼다. 시청률 2%를 처음으로 돌파하며 금, 토요일 심야 다크호스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일본 드라마가 원작이지만 원작을 씹어먹었다고 표현할 정도로 한국화가 잘 된 작품이었다. 예지원은 "아쉬움보다 감사한 마음이 큰 작품"이라면서 많은 관심과 응원에 감사함을 내비쳤다.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제작발표회 때 울컥했다. "그때도 진짜 눈물이 날 뻔했다. 겨우 참았다. 드라마가 끝나면 보통 집에 없다. 친구들을 만나거나 무언가를 배우면서 시간을 보내는데 이번처럼 작품 끝나고 집에 가만히 앉아 있기는 처음이다. 체력이 떨어진 건 아니다. 우울 모드가 큰 것 같다. 하선 씨도 나와 비슷한 것 같다. 그래서 작가님이 걱정하더라."
-가장 어려웠던 점을 꼽는다면. "아무래도 내가 역할을 소화하다 보면 무용이나 그런 요소가 극 중 더 많이 들어가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드라마와 같이 가야 하고 뽐내는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그 수위를 지키려고 노력한다. 나의 최대치를 다 뽑은 것 같다. 영화 끝나고 바로 들어가서 준비할 시간이 별로 없었다. 그냥 화려한 여자였으면 좀 더 편했을 텐데 생활 속 우아함이 묻어나는 여자였다. 그게 너무 어려웠다. 아이를 기르는데 날 포기하지 않는 여자라니 쉽지 않았다."
-가족들 반응은 어땠나. "어머니가 좋아했다. 초반에 이상하게 나오면 어떻게 하나 걱정하면서 불안하게 봤는데, 몇 회 지나니 엄마가 지인들과 통화하면서 드라마를 설명해주고 있더라. 처음엔 내 얘기, 나중엔 드라마 얘기였다. 효도한 것 같다."
-결혼에 대한 관심은 없나. "결혼 생각은 늘 있다. '내년쯤엔 어떻게든 되겠지' 이러다 시간이 이렇게 됐다. 무용할 때는 인기가 진짜 많았다. 전화통에 불이 났다.(웃음) 지금은 나이가 들고 선배의 위치가 되다 보니 많이들 어려워하는 것 같다. 그래서 일부러 더 수다를 하는데 그러면 더 여자로 안 보이는 것 같다. 후배들에게 빨리들 연애하고 결혼하라고 한다. 요즘 연애를 할 기회가 없다. 연애를 하고 싶다. 지금이 딱 심적으로 편한 시기다. 그 타이밍이 된 것 같다."
-박하선은 어떤 배우였나. "여자끼리의 멜로, 워맨스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지은과의 케미스트리 때문에 대본도 100번 넘게 본 것 같다. 다행히 하선 씨가 되게 잘 맞춰줬다. 하선 씨 집에 찾아가는 신은 진짜 수아처럼 설렘을 느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아무한테도 할 수 없었던 이야기를 너무나 자신감 있게 자랑하면서 얘기하지 않나. 우리의 워맨스는 하선 씨 덕분에 잘 살았다."
-이번 작품은 '이상엽의 재발견'이라 불리고 있다. "내가 알던 상엽이가 아니더라. '와, 이런 모습이 배우구나!' 싶었다. 상엽이를 다 안다고 생각했는데 정우로서 그간 몰랐던 모습들이 나오더라. 발음도 좋았다. 첫 방송 볼 때 하선 씨와 상엽 씨한테 문자를 했다. 둘이 잘해야 우리가 산다고 했는데 그들 덕분에 전혀 드라마가 지루하지 않았다."
-차기작 계획은. "다음엔 밝은 걸 하고 싶다. 예능은 많이 들어오는데 시기적으로 맞지 않아서 못하고 있다. 더욱 에너지 넘치는 모습으로 돌아오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