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호(신승훈 편)·U.K(윤민수 편)·전철민(김범수 편)·임성현(조성모 편)은 '더 히든'이라는 그룹을 결성하고 지난달 19일 디지털 싱글 '우리'를 발표했다. 네 사람이 함께 불렀지만 '우리'에는 목소리를 섞는 화음이 없다. 균등하게 파트를 나눠 모창이 아닌 자신들의 목소리를 들려주고 있다. 모창으로 주목받았지만 '내 원래 목소리는 이것입니다'라고 말하고 싶었던 그들의 의지였다. 인터뷰 중 네 사람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부분에서는 줄곧 직접 노래를 불러 설명했다. '말'보다 '노래'가 편한 네 사람의 음악 세계에 대해 들어봤다.
더 히든 인터뷰 ②에 이어
- '히든싱어' 무대에서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성현)"한 가지 확실하게 느낀것은 과거에는 방송을 보면서 어떤 가수가 생방송으로 노래할 때, 조금 '별로'일 경우에 '에이 왜 저렇게 못해’라고 쉽게 생각했었다. 그런데 '히든싱어' 생방을 해보니,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훨씬 떨리더라. 이제는 '아 그때 그 가수도 자기 실력 내기 정말 어려웠겠구나'라고 생각하게 됐다.
(지노)"가수생활을 오래 하신분 들도 긴장 때문에 실력발휘가 안되는 건 마찬가지더라. 다만 그 '정도'가 덜 한것이 '연륜'인 것 같다. 얼마전에 '히든싱어 인순이편'에 패널로 참여했는데, 가수 생활 30년 되신 분이 엄청 긴장하시더라. 그런데 생방에서는 우리조차 느끼지 못할 정도로 '마이너스'가 적었다. 아주 놀랐다.
- 노래를 잘한다는 이유만으로도 주변 사람들로부터 '불러봐'라는 요청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모창실력까지 있으면 그런 부탁을 수도 없이 받을 것 같은데.
(철민)"사실 너무 쉽게 '불러봐', '한번 불러줘' 라고 하는 것은 실례라고 생각한다. 재밌고 신기하니까 원하시는 그 마음은 알지만, 우리에겐 '일'로 느껴질 수 밖에 없다.
(지노)"부연설명을 하자면, '근무 시간'이 아닌데 일을 하는 느낌이 들어 버린다. 보통 야근하기 싫어하지 않나. 비슷한 마음이다. 무대를 마치고 편하게 쉴 수 있는 사석에 와서도 일을 하고 싶은 사람은 없을 거다.
- 본인들의 목소리로 부른 앨범이 나왔음에도 방송이나 행사에서 여전히 '모창'을 원한다면 어떻게 대처하고 싶나.
(지노)"그 경우라면 기분이 나쁘진 않을 것 같다. 엄연히 ‘일’이기 때문이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는 그런 마인드가 아닐까. 하기 싫다고 안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닌것 같다. 사실 '모창가수'라는 이미지를 버리고 싶은게 사실이지만 쉽게 버릴 수 없다는 것도 네 사람 모두 잘 알고 있다.
(성현)"전설적인 밴드 라디오헤드의 콘서트에서도 메가 히트곡인 '크립'만 듣고 자리를 뜨는 관객도 있다고 하더라. 생각해보면 기분 나쁜일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크립'이라는 명곡을 가지고 있는 게 얼마나 좋은 일인가. 우리도 방송이나 행사에서 모창만 시킨다면 기분이 좋진 않겠지만, 그런 컨텐츠라도 가지고 있는 게 다행인거라고 생각한다. 물론 10년 뒤에도 '아시나요'를 부르고 있다면 끔찍한 일이다. (웃음)
- 더 히든의 꿈을 말해본다면.
(지노)"네 사람 모두 같은 생각일 것이다. '더 히든이 콘서트를 연다'는 말만 들으면 사람들이 주저없이 표를 사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믿고 들을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다. '5분만에 전석 매진' 같은 말을 들으면 얼마나 기분이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