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담할 수 없다. 이러한 논란이 더 이상 안 생기길 간절히 바라지만 답이 없다. 답답하다."
10년째 지겹도록 이어진 독과점 논란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를 해결할 만한 뚜렷한 방책이나 묘수는 없다. 영화인들은 물론 관객들은 '이렇게 하면 되지 않겠냐'는 여러 가설을 세운다. 하지만 모두가 100% 만족할 만한 최고의 해답을 찾는 일은 불가능하다. 최고가 아닌 최선의 기준점을 세워야 할 때다.
이와 관련 배급사·제작사·극장 등 영화계 전반에 걸쳐 '독과점 해결 방안' 가설에 대한 관계자들의 입장을 들어봤다. 이 쪽에서 '괜찮다' 해도 저 쪽에서 반박하는 수순이 무한 반복됐다. 이제는 관객들의 희망사항을 들어봐야 할 차례다.
사기업 철퇴, 극장을 나라에서 운영한다면? "나라에서 인수해 공무원처럼 배정하지 않는 이상 해결은 안 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나라에서 배정을 해도 '인구별로, 지역별로 어떻게 배분할 것이냐'에 대한 문제가 뒤따른다. 이 쪽 관에는 3명이 앉아 있는데 저 쪽 관에는 300명이 앉아 있을 수 있다. 극장은 시간별로 돈을 벌어야 하고 결국 기회비용인데 텅 빈 영화관은 시간과 비용을 모두 날리는 꼴 밖에는 되지 않는다."
'한 영화당 1500개 관 이상 못 건다' 법 제정은? "이것도 역시 배분의 문제다. CGV·롯데·메가박스를 비롯한 기타 극장들까지 극장별로 어떻게 배분을 할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생길 것이다. 예를 들면 CGV가 극장 가장 많다고 700개, 롯데는 좀 적으니까 400개, 메가박스는 300개 이렇게 나눌 수는 없지 않나. 여의도는 관이 8개니까 1개, 코엑스는 20개니까 두 개를 배당할 수도 없다. 단순하지 않다."
관 나눠먹기, 비슷한 대작 동시개봉은? "모든 배급사가 합의해 8월 셋째 주에 개봉하자'라고 하는 것은 할 수야 있겠지만 결국 담합이고 그 안에서 꼼수가 또 나올 것이다. 사기업 입장에서는 말이 안 되는 경우의 수이기도 하다. 국내 영화 뿐만 아니라 해외 영화도 걸려있다. 마블에서 마블 시리즈 영하가 개봉한다 하면 어떤 작품이 동시기 개봉을 선호할까. 동시기 개봉을 해도 쏠림 현상은 나타난다. 극장은 관객들이 찾는 영화에 문을 열어줄 것이다."
극장 수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는 것도 눈여겨 봐야 할 대목이다. '군함도'가 2000개 관을 싹쓸이 하면서 두드려 맞았지만 제2의 군함도, 제3의 군함도가 나오지 말란 법은 없다. 한 상업영화 제작사 관계자는 "멀티플렉스가 아니더라도 극장과 스크린 수 자체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극장 수 많아진다고 다른 영화에 상영 기회가 가는 것은 아니다. 일하는 사람이 많아진다고 내 일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지 않나. 이 매체의 기사량이 많으니까 포털 사이트에 많이 걸고, 저긴 적으니까 무조건 적게 걸라고 할 수 없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작은 영화 큰 영화의 문제도 아니다. 작은 영화에 1000개 준다고 하면 싫어할까? 아니다. 자정 노력은 필요하겠지만 결국 눈치보며 잘 피해가는 수 밖에 없다. 누군가 답이 있으면 속 시원하게 알려줬으면 좋겠다. 답을 알면 뭐라도 해 보겠는데 문제는 있지만 답도, 해결해 줄 수 있는 사람도 없다. 누군가는 이기주의라 할 수도 있지만 수익과 이윤 시장을 외면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