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29일 계약을 발표한 다니엘 팔카(29)에 대해 국내의 한 스카우트는 이렇게 말했다.
팔카의 장점은 장타력이다. 메이저리그(MLB) 데뷔 시즌인 2018년 27홈런을 때려냈다. 그해 시카고 화이트삭스 타자 중 홈런 1위였다. 국내 A구단 외국인 스카우트는 "현시점에서 영입할 수 있는 타자 중 괜찮은 선택"이라고 했다. 타일러 살라디노가 허리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지자, 삼성은 장타 한 방을 때릴 수 있는 외국인 타자를 구했다.
팔카는 지난해 겨울 KBO리그 구단과 계약할 기회가 있었다. 그가 외국인 선수 시장에 풀리자 국내 복수의 구단이 영입을 검토했다. 삼성도 이 중 하나였다. 소속팀 화이트삭스도 적극적으로 '팔카 세일즈'를 펼쳤지만, 계약에 이르지 못했다. 당시 국내 B구단의 외국인 스카우트는 "모든 팀이 장타를 터트릴 수 있는 타자를 원한다. 그러나 그런 선수들은 정확성이 떨어진다"라고 말했다.
팔카는 홈런만큼 삼진이 많다. 마이너리그 더블A와 트리플A에서 뛴 2016년 홈런 34개를 터트렸다. 삼진은 185개. 팀 홈런 1위에 오른 2018년 화이트삭스에서도 삼진이 팀 내 3위(153개)였다. 그해 8월 6일 탬파베이전은 팔카의 장단점이 뚜렷하게 드러난 경기였다. 9회 마지막 타석에서 투런 홈런을 때려냈지만, 앞선 네 타석에선 모두 삼진으로 물러났다. 5타수 1안타(1홈런) 2타점 4삼진.
세부 지표에서도 그의 성향이 잘 드러난다. 2018년 SwStr%(전체 투구 대비 헛스윙 비율)가 16.9%로 꽤 높았다. 빅리그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중 이 수치가 가장 나쁜 조이 갈로(텍사스·18.5%)와 큰 차이가 없었다.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온 공을 얼마나 맞혔는지 확인할 수 있는 Z-Contact%는 78.5%로 낮았다. MLB 최저 10위 권이었다. 대부분의 수준급 타자가 20%대 초반을 기록하는 O-Swing%(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난 공에 스윙한 비율)는 36.4%로 높았다. 홈런과 헛스윙이 많고, 정확도는 떨어지는 '공갈포'에 가까웠다.
팔카에게는 단점을 만회할 비책이 하나 있다. 바로 배트 스피드다. 삼성이 유심히 체크한 부분이다. 구단 미국 현지 코디네이터인 애런 타사노는 "팔카는 장타력이 매우 뛰어난 파워히터다. 배트 스피드가 빠르기 때문에 KBO 리그에서 홈런타자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국내 C구단 외국인 스카우트도 "지난해 확실히 배트 스피드가 좋았다. 스윙 폭을 줄여 콘택트 위주로 가더라도, 팔카는 (정확히 공을 맞히면) 담장을 넘길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리그에 맞게 (스윙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2011년 넥센(현 키움)에서 뛴 코리 알드리지는 거포였다. 마이너리그에서 한 시즌 30홈런을 때려낸 이력 덕분에 큰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KBO 리그에선 실패했다. 홈런 20개를 기록했지만 삼진이 리그 1위인 139개였다. 장타를 의식해 큰 스윙만 하다 정확성이 무너졌다. 타율이 0.237에 그쳤다. 팔카가 경계해야 할 사례다. 큰 스윙보다 콤팩트한 타격이 KBO리그에 적합할 수 있다. 팔카의 힘과 배트 스피드라면 스윙 폭을 줄여도 장타를 기대할 수 있다.
시즌 중 외국인 타자를 교체한 건 상당히 큰 결단이다. 삼성은 팔카를 영입하기 위해 10만 달러의 이적료를 포함해 총액 27만 달러(3억2000만원)를 투자했다. 최종 후보군을 3명으로 좁힌 뒤 7월 초부터 일사천리로 계약을 진행했다.
타선 업그레이드를 바라는 삼성은 뜻을 이룰 수 있을까. 팔카의 스윙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