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은 2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시범경기에 6번 타자·3루수로 선발 출전, 4타수 1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4-0으로 앞선 3회 초 2사 1·2루에서 우중간을 가르는 2타점 3루타로 쐐기를 박았다. 이로써 박민은 시범경기 타율 0.414(29타수 12안타)를 마크했다. 팀 동료 김호령(0.440) 윤동희(롯데 자이언츠·0.435) 구본혁(LG 트윈스·0.417)에 이은 리그 4위. 장타율은 무려 0.793이다.
야탑고를 졸업한 박민은 2020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6순위로 지명된 대형 유망주 출신이다. 그해 1차 지명으로 뽑힌 10명을 포함하면 외야수 박주홍(키움 히어로즈·1차 지명) 포수 강현우(KT 위즈·2차 1라운드 전체 2순위)에 이어 야수 가운데 전체 세 번째로 이름이 불렸다. 내야수 중에서는 가장 빠른 순번이었다. 그만큼 높은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입단 후 활약이 미미했다.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프로 첫 시즌이었던 2020년 퓨처스(2군)리그 경기 중 144㎞/h 투심 패스트볼을 얼굴에 맞아 안와골절로 쓰러졌다. 지난해 본지와 인터뷰에서 부상 상황을 돌아본 박민은 "야구가 생각대로 잘 안됐다. 타격 메커니즘이 좋지 않고 정신이 팔려서 집중을 못 하니까 얼굴에 공을 맞았던 거 같다"고 자책했다. 이후 2022년부터 두 시즌 동안 상무야구단(국군체육부대)에서 병역 의무를 이행한 그는,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며 경험을 쌓았다. 약점이던 타격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가 된 계기였다.
박민은 지난 시즌 1군에서 '약방의 감초' 같은 활약을 펼쳤다. 6월까지는 타율 2할 중반대를 유지하며 백업 내야수로 입지를 다졌다. 그러나 이후 타격 슬럼프가 길어지면서 출전 기회가 줄었고, 역할 역시 대주자와 대수비로 제한됐다. 시즌을 아쉽게 마친 그는 겨우내 구슬땀을 흘렸고, 그 노력은 시범경기에서 조금씩 성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주전 유격수 박찬호(두산 베어스)가 오프시즌 자유계약선수(FA)로 이적한 KIA로선 박민의 활약이 더욱 반가울 수밖에 없다.
시범경기 4할대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내야수 박민. KIA 제공
박민은 지난해 "감독님의 머릿속을 편하게 해주는 옵션이 됐으면 좋겠다. '이 타이밍에 누굴 낼까'라는 고민할 때 생각날 수 있는 그런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바람대로 이범호 KIA 감독의 신뢰도 역시 점차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