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신하균(46)이 JTBC 금토극 '괴물' 전체를 쥐락펴락하고 있다. 그의 호연 자체가 첫 방송부터 작품의 성공을 예감하게 하는 강력한 힘을 발휘 중이다.
지난 2월 18일 첫 시작을 알린 '괴물'은 신하균과 여진구의 만남으로 초반 기대감을 높인 작품이다. 일명 '연기 괴물'로 불리는 두 사람이 어떠한 시너지를 보여줄까 이것이 관전 포인트로 꼽힐 만큼 연기 자체에 대한 주목도가 높았던 것이 사실. 뚜껑을 열었더니 '역시나'였다. 소름 끼치는 연기가 1, 2회부터 시선을 압도했다. 영화 '살인의 추억'을 연상케 하는 레트로 한 감성이 깔려 있는 만양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을 다뤘다. 20년 전 발생한 미제 살인사건과 현재 일어나고 있는 살인사건의 연결고리, 그 중심에 서 있는 사람은 바로 신하균(이동식)이었다.
4회까지 방영됐지만 신하균의 정체는 여전히 '물음표' 가득이다. 이웃에게 따뜻한 정이 넘치는 만양파출소 경찰관이었다가도 여진구(한주원)의 의심에 눈빛이 돌변하거나 자신의 진짜 감정을 숨기고 반전의 미소를 지을 때면 소름 끼치는 전율을 선사하기 때문. 시시각각 변하는 모습에 그의 진짜 얼굴이 무엇인지 도통 알 수가 없다. 관찰자 시점에서 해당 사건을 바라보는 여진구의 혼란만큼이나 시청자도 혼란스럽다. 사소한 대사 하나, 표정 하나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쫄깃한 심리전을 채우고 있기에 그저 말을 줄이고 작품에 푹 빠져들어 시청할 수밖에 없다.
신하균은 "대본이 재밌었고 이동식이란 인물에 대한 호기심이 점점 커졌다. 겉으로는 강해 보이지만 진정 강한 사람은 아니다. 누군가에 의해 인생의 방향이 정해진 사람이라 개인적으로 안타깝다. 내면의 고통과 아픔, 슬픔을 차별화해서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현재도 촬영이 진행 중인데 끝날 때까지 어려울 것 같다"라고 토로한 바 있다. 데뷔 24년 차 베테랑 배우임에도 연기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이 호연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괴물'은 치열한 각축전이 일어나는 금토극임에도 수도권 자체 최고 시청률 5.2%(닐슨 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를 유지, 탄탄한 고정 시청층을 확보했다.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은 "시작은 소소했는데 배우들의 호연이 작품을 완성도 있게 만들어냈다. 특히 신하균이 소화하고 있는 역할이 굉장히 매력적인 역할이더라. 진짜 범인인지 아닌지 (신하균이 자신의) 연기 틀 안에서 애매모호하게 전달해준다. 이에 자꾸 의심하게 만들며 일반적인 스릴러에 심리극을 더한 '심리 스릴러'의 묘미를 살리고 있다"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