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IS] ‘표절 논란’ 유희열의 입장문이 아쉬운 이유
일간스포츠

입력 2022.06.21 08:51

정진영 기자
사진=김진경 기자 kim.jinkyung@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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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테나뮤직이 결국 소속 뮤지션이자 대표인 뮤지션 유희열의 표절 논란에 대해 입장을 냈다. 유희열이 일본 영화음악의 거장 류이치 사카모토의 음악과 자신의 연주곡 사이의 유사성을 인정한 지 6일 만이다.

 
안테나뮤직은 20일 늦은 오후 입장문을 발표하고 류이치 사카모토로부터 “음악적인 분석 과정에서 볼 때 멜로디와 코드 진행이 표절이라는 범주에 부합되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했다”는 메시지를 받았다고 공개했다.
 
또 안테나뮤직 측은 “류이치 사카모토는 현재 지속되고 있는 이 이슈가 더 이상확산되기를 원치 않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안테나뮤직에 앞서 류이치 사카모토 측이 공개한 입장문에서 사카모토는 “나에게 본 사안을 제보해주신 팬 여러분과 이 건에 대해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려는 유희열의 솔직한 의도에 감사드린다”면서 “두 곡의 유사성은 있지만 내 작품 ‘아쿠아’를 보호하기 위한 어떠한 법적 조치가 필요한 수준이라고 볼 수는 없다. 나의 작곡에 대한 그의 큰 존경심을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모든 창작물은 기존의 예술에 영향을 받는다”며 “(책임의 범위 안에서) 거기에 자신의 독창성을 5~10% 정도를 가미한다면 그것은 훌륭하고 감사할 일이다. 그것이 나의 오랜 생각이다. 나는 여전히 내가 만드는 모든 음악에서 독창성의 비율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그것이 또한 예술을 아름답게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아쿠아’와 유희열의 ‘아주 사적인 밤’의 유사성에 대한 너른 태도를 보였다.
 
안테나뮤직의 입장문이 안타까운 이유는 바로 ‘유사성은 확인되지만, 법적조치를 취하진 않을 것이며 모든 창작물은 기존의 예술에 영향을 받는다고 이해한다’는 취지의 류이치 사카모토의 글을 방패 삼아 유희열의 작업물이 대중의 귀엔 유사하게 들릴지라도 음악적인 분석을 해보면 표절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데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안테나뮤직 측은 표절 논란의 당사자인 사카모토 측이 더 이상 이 문제가 확산되길 원치 않고 있다면서 더는 관련 언급을 자제해 줄 것을 대중에게 넌지시 말하는 듯한 인상까지 줬다. 이쯤 되면 앞서 유사성이 충분히 확인된다며 사과를 했던 유희열의 입장이 오히려 궁색해 보이기까지 한다.
사진=박찬우 기자 park.chanwoo@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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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아주 사적인 밤’ 이외에도 그가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 출연했을 당시 발표한 ‘플리즈 돈트고 마이 걸’(Please Don't Go My Girl)과 토이의 대표곡인 ‘좋은 사람’, 그가 성시경에게 준 노래인 ‘해피 버스데이 투 유’ 등이 연이어 표절 논란에 휩싸인 상태라는 점이다. 법적으로 표절의 기준에 부합하는지까지는 정확한 분석이 필요하지만, ‘플리즈 돈트고 마이 걸’의 경우 유사하다고 지적된 그룹 퍼블릭 어나운스먼트의 ‘보디 범핀’(Body Bumpin)의 안무와 비슷한 춤을 유희열이 ‘무한도전’에서 췄다는 점, 성시경의 ‘해피 버스 데이 투 유’는 1998년 발표된 타마키 코지의 노래와 제목도 같고 가사도 같은 부분이 있다는 점에서 유희열이 최소한 이 곡들을 레퍼런스로 사용한 건 맞는 것 같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앞서 유희열은 ‘아주 사적인 밤’과 류이치 사카모토의 ‘아쿠아’의 유사성을 인정하며 “긴 시간 가장 영향받고 존경하는 뮤지션이기에 무의식중에 내 기억 속에 남아있던 유사한 진행 방식으로 곡을 쓰게 됐다. 발표 당시 순수 창작물로 생각했지만 두 곡의 유사성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유사하게 지적된 노래와 제목이 동일하다거나, 레퍼런스로 사용된 것 같은 곡의 안무를 예능에서 웃음거리로 소비했다는 점이 충분히 해명되지 않는다면 “무의식중에 내 기억 속에 남아있던 유사한 진행 방식으로 곡을 쓰게 됐다”는 말의 진정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류이치 사카모토는 “두 곡의 유사성은 있지만 내 작품 ‘아쿠아’를 보호하기 위한 어떠한 법적 조치가 필요한 수준이라고 볼 수는 없다. 나의 악곡에 대한 그의 큰 존경심을 알 수 있다”며 “유희열과 팬분들의 아낌없는 성원에 감사드린다. 유희열의 새 앨범에 행운이 기하길 바라며 그에게 최고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후배 뮤지션의 앞날을 생각한 거장의 너른 입장 표명이라 할 수 있겠다. 유희열과 안테나뮤직이 사카모토가 열어준 구원의 길을 떳떳하게 걸어나가기 위해서는 이 같은 입장문 뒤에 숨기보단 대중이 납득할 만한 깔끔한 해명을 내놔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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