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23일 오후 8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와 평가전에서 2-2로 비겼다. 황희찬의 득점으로 리드를 쥔 벤투호지만, 헤위손 베네테에게 2실점 한 뒤 손흥민의 프리킥으로 간신히 무승부를 거뒀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손흥민은 “우리가 경기를 잘했다고 생각한다. 경기력이 아쉽다고 할 수도 있지만, 경기를 잘하고 있었음에도 내가 1-1 상황에서 실수하는 바람에 경기를 어렵게 끌고 갔다. 내 책임이 가장 크다. 우리가 찬스를 훨씬 많이 만들었다. 개인적인 실수를 줄여야 한다. (팀의) 경기력은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손흥민은 2번째 실점의 빌미가 됐다. 중앙선 부근에서 터치 미스로 상대에게 공 소유권을 내줬고, 이는 실점으로 이어졌다. 손흥민은 “동료들에게 너무 미안하다고 했다. 내가 다운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내가 다운되면 팀도 다운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실수가 나와선 안 된다. 최대한 피해를 안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실책한 손흥민은 직접 동점을 만들었다. 후반 40분 환상적인 프리킥 골을 기록했다. 그는 “특별히 비결은 없다. 소속팀에서도 마찬가지로 운동 끝나고 시간 날 때마다 (연습)했다. 운이 좋게 원하는 곳으로 들어갔다. 결국엔 비결이라고 하면 훈련이 답”이라고 설명했다.
득점으로 짐을 던 것은 아니다. 손흥민은 “득점한다고 해서 (실수가)회복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골을 넣어서 이겼으면 회복됐겠지만, 내가 경기를 더 어렵게 끌고 간 게 사실”이라고 자책했다.
본인을 향한 상대의 집중 견제에 관해서는 “(팀에) 좋은 능력을 갖춘 선수들이 많아서 집중 견제가 온다고 생각 안 한다. 그렇게 된다면, 다른 좋은 선수들에게 공간과 기회가 날 것”이라며 생각을 밝혔다.
손흥민은 벤투호를 긍정적으로 봤다. 그는 “우리 팀이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건 사실인 것 같다. 그동안 최종 예선에서 어려운 상황이 이어졌는데, 무난히 좋은 방향으로 간 건 처음이다. 그래도 완벽한 팀은 없다고 생각한다. 분석,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 개선해서 완벽에 가까운 팀이 돼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벤투 감독은 전반 35분 동안 한국의 경기력이 좋았다고 평가했다. 손흥민은 “전반에 다이내믹했고, 찬스도 많이 만들었다. 90분 내내 경기를 지배하는 경우는 드물다. 70%는 지배하지만, 30%는 지배당한다. 어려운 순간이 있었지만, 잘 넘겼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벤투호는 오는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카메룬과 평가전을 치른다. 손흥민은 “좋은 기분으로 월드컵에 가는 게 중요하다. 월드컵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다고 하지만, 결국 이제 마지막”이라며 “부담감보다 잘하고 싶은 마음만 가득하다. 물론 그게 공짜로 주어지진 않는다. 잘 준비해야 하고, 승리까지 해서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