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은 2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2022시즌 승강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K리그2(2부) FC안양을 2-1로 꺾었다. 이로써 지난 26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끝난 승강 PO 1차전에서 0-0으로 비겼던 수원은 1·2차전 합계 1승 1무로 1부 잔류에 성공했다. 안양은 창단 후 첫 1부 승격 도전을 내년 시즌으로 미뤄야 했다.
수원은 ‘축구 명가’의 자존심을 지켰다. 1995년 수원을 연고로 창단한 수원은 프로축구를 대표하는 인기 팀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으며, K리그 4회 우승, FA(대한축구협회)컵 5회 우승,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2회 우승, 리그컵 6회 우승 등 화려한 발자취를 남긴 명가다. 2부 강등의 벼랑 끝까지 몰렸던 수원은 위기를 극복하고 극적 1부 잔류를 했다.
선제골은 수원에서 나왔다. 전반 17분 수원의 오른쪽 코너킥 상황에서 이기제가 올린 크로스를 문전에 있던 공격수 안병준이 머리로 공의 각도를 틀며 골망을 흔들었다. 낮고 빠르게 전개된 이기제의 패스를 순간 수비수들을 따돌리고 위치를 잡은 안병준이 자세를 낮추고 헤딩 슛으로 성공했다. 수원월드컵경기장은 잔류를 바라는 수원 팬들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공격에 물꼬를 튼 수원이 공세를 이어갔다. 전반 25분 사리치(크로아티아)의 슛이 골문 오른쪽으로 빗나갔다. 전반 29분엔 류승우의 올린 크로스를 명준재가 발리슛을 시도했지만 무위로 돌아갔다. 전반 37분 수원의 역습 과정에서 류승우의 슛을 안양 골키퍼 정민기가 다리로 쳐냈다. 전반 45분에도 명준재의 슛이 정민기의 정면으로 향했다.
분위기가 안양쪽으로 기울였다. 후반 9분 안양의 공격 전개가 매끄러웠다. 후방에서부터 선 굵은 패스로 순식간에 수원의 진영까지 라인을 끌어올렸다. 페널티 박스 오른쪽 부근에서 주현우가 올린 크로스를 아코스티(이탈리아)가 번쩍 뛰어올라 헤딩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23분엔 골키퍼 정민기가 사리치(크로아티아)의 페널티킥을 선방으로 막아내기까지 했다.
승부는 연장전까지 흘러갔다. 승부차기까지 ‘버티기’에 들어간 안양과 다르게 수원은 끊임없이 안양의 골문을 두드렸다. 연장 전반 9분 왼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전진우가 헤딩 슛으로 연결했지만, 골대를 맞고 튕겨 나왔다. 2분 뒤 전진우가 올린 크로스를 안병준이 문전으로 쇄도하며 헤딩 슛을 시도했지만, 골대 바깥으로 흘러나갔다.
경기 종료 직전에 승부가 결정이 났다. 연장 후반 14분 사이토 마나부(일본)가 올린 크로스 상황에서 문전 혼전 상황이 발생했고, 오현규가 상대 수비와 경합을 이겨내고 헤딩 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순간 흥분한 오현규는 유니폼을 벗어 던지고 기쁨을 표했다. 결국 한 점 차를 끝까지 지킨 수원은 종료 휘슬이 울리자 승리의 순간을 만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