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 플릭 독일 축구대표팀 감독이 벌금을 감수하고 공식 기자회견에 나 홀로 모습을 드러냈다.
독일 대표팀은 26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메인 미디어 센터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E조 2차전 스페인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플릭(57) 감독만 참석했다.
이는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을 어긴 것이다. 각 대표팀은 경기 공식 기자회견에 감독과 선수 1명이 반드시 참석해야 한다. 이 규정을 지키지 않으면 해당 국가 축구협회는 최소한 벌금 징계를 받는다. 플릭 감독조차 공식 기자회견장에 예정된 시간보다 4분 늦게 도착했다고 한다.
플릭 감독이 밝힌 사유는 선수 보호를 위해서다. 플릭 감독은 "선수단 숙소에서 기자회견 장소까지 (왕복) 2∼3시간 거리"라며 "내일 중요한 경기를 치러야 해 선수를 데리고 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독일 DPA는 "독일축구협회는 이동 문제 때문에 (숙소와 가까운) 카타르 북부 미디어 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자고 건의했다"며 "FIFA가 이를 수용하지 않자 벌금을 감수하고 감독만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독일의 현재 상황을 반영한 것이기도 한다. 독일은 지난 23일 조별리그 1차전에서 일본에 충격적인 1-2 역전패를 당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전차 군단'이 두 대회 연속 16강 진출 실패 위험에 빠졌다. 독일이 속한 E조(스페인, 일본, 코스트라카)는 '죽음의 조'로 손꼽힌다.
독일로선 2차전 승리가 절실하다. 2차전 상대인 스페인은 1차전에서 코스타리카를 7-0으로 대파하고 분위기가 올랐다.
플릭 감독은 "우리가 (일본전에서) 무엇을 잘못했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일본을 상대로 25, 26개의 슛을 날렸지만 1골 밖에 넣지 못했다. 하지만 이미 과거의 일"이라며 "다가올 경기에 대해 준비해야 한다. 스페인전에서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