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와 FA 계약한 투수 김진성. LG 트윈스 제공 1년 전 방출 선수였던 김진성(37)이 생애 첫 FA(자유계약선수) 계약으로 "LG 트윈스에서 오래 뛰고 싶다"는 꿈을 이뤘다.
LG는 "김진성과 계약 기간 2년, 총액 7억원(계약금 3억원, 연봉 총액 4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라고 8일 밝혔다.
2004년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 입단한 김진성은 19년 만에 처음으로 FA 자격을 얻어 계약까지 성공했다.
방출의 아픔을 세 차례나 겪었기에 이번 계약이 더욱 남다르다. 김진성은 2006년 SK, 2010년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에서 1군에 데뷔하지 못한 채 짐을 쌌다. 입단 테스트를 거쳐 입단한 NC 다이노스 소속으로 470경기에 나와 32승 31패 67홀드 34세이브 평균자책점 4.57을 올렸지만, 2021년(2승 4패 1세이브 9홀드 평균자책점 7.17) 부진 속에 시즌 종료 후 방출됐다.
30대 후반 나이에 실직한 김진성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9개 구단 단장이나 감독, 코치, 스카우트에게 직접 연락해 새 팀 찾기에 나섰다.
김진성은 올해 LG에 새롭게 둥지를 틀고 총 67경기에서 6승 3패 12홀드 평균자책점 3.10을 기록했다. 정우영과 함께 팀 내 등판 1위. 추격조로 시작해 필승조까지 올라섰다.
김진성은 고심 끝에 FA 권리 행사를 결정했다. 그는 "내가 힘들 때 받아준 구단이다. 무턱대고 FA를 신청할 수 없어 차명석 단장님께 면담을 신청했다"며 "이 자리에서 감사 인사도 드렸다"고 밝혔다. 차명석 단장이 김진성에게 FA 신청을 독려하며 "꼭 붙잡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김진성 역시 LG 잔류가 최우선이었다. 그는 "LG에 와서 내 야구 인생이 새로 시작됐다. KBO리그 최고 인기 구단에서 뛰며 팬들의 넘치는 사랑을 받았다"며 "LG에 남는 것이 최우선이다. 단장님께도 'LG에 남아 오래 뛰고 싶다"라고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다만 마음 한구석에 불안함이 있었다. 그는 "다른 인기 많은 FA 선수들과 내 입장은 다르다. 조금 불안하다"라며 "내가 대단한 선수는 아니지만, FA 계약에 성공하면 나보다 힘든 선수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했다.
FA 시장이 열리고 유강남(롯데 자이언츠)·채은성(한화 이글스)과 FA 협상에 집중한 LG는 이후 김진성과 몇 차례 만남을 가졌고, 계약서에 서로 도장을 찍었다. 샐러리캡 부담을 안고 있는 LG는 김진성에게 최대한 대우했다. 김진성은 이번 계약으로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우리나이로 마흔까지 LG 유니폼을 계속 입게 됐다.
김진성은 "대형 계약은 아니지만, 야구 선수의 꿈이라고 할 수 있는 FA를 할 수 있어 기쁘고, 꿈을 이룰 수 있게 해주신 구단에 감사드린다. 또한 우리 팀 선수들, 팬들과 계속 함께 할 수 있어 정말 좋다. 선수 생활 마지막에 큰 선물을 받은 것 같아 기쁘다"라고 했다. 이어 "FA 신분이라 구장에 나가 훈련할 수 없어 후배들이랑 장난도 못 치고 답답했다"라며 "LG가 욕먹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