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을 16강으로 이끈 공격수 황희찬(26·울버햄프턴)이 대표팀 동료들의 배웅을 받으며 출국했다. 그는 소속팀에서 주전 경쟁을 펼치는 것에 대해 “자신감 갖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큰 것 같다”고 강조했다.
황희찬은 1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공항에 많은 팬께서 응원해주시기 위해 오셨다. 대한민국 축구선수라는 자부심을 갖고 국민분들을 자랑스럽게 해드리도록 노력하겠다. 좋은 모습 보이고 싶다”고 했다. 황희찬은 튀르키예 이스탄불을 경유한 후 스페인 마드리드로 간다. 이후 스페인 남부 마르베야에서 소속팀 캠프에 합류한다.
공항은 황희찬을 보기 위해 찾아온 팬들로 북적였다. 100여 명의 팬이 공항을 찾았다. 카타르 현지에서 울버햄프턴 유니폼에 황희찬의 사인을 받았다는 김응수(24)씨는 ”오래전부터 황희찬의 팬이었다. 오늘도 사인받기 위해 나왔다“고 했다. 팬들의 사인 요청에 황희찬은 한동안 발길을 옮기지 못할 정도였다.
황희찬은 카타르 대회에서 ‘국민 영웅’이 됐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2차전에 출전하지 못한 황희찬은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최종전에 후반 교체 투입, 1-1로 맞선 후반 추가시간에 손흥민(토트넘)의 패스를 받아 결승 골을 기록했다. 2-1로 승리한 한국은 조 2위로 2010 남아공 대회 이후 12년 만이자 사상 두 번째 원정 월드컵 16강 기적을 썼다.
황희찬은 “(현재 부상에서) 완벽하게 상태를 회복한 건 아니다. 소속팀에 가서 치료와 재활을 병행하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준비를 잘해야 한다. 일단 지금 운동은 할 수 있는 상태다. 다시 소속팀에 가서 검사받고 다른 부분들을 확인을 해봐야 한다. (상태 회복 후) 다시는 안 다치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데 집중하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크다”고 했다.
황희찬은 월드컵을 마친 후 귀국 후 바쁜 일정을 보냈다. 청와대 영빈관에서 윤석열 대통령 내외와 축하 만찬을 가졌고, 방송 인터뷰에도 참석했다. 청록색으로 머리 염색을 하기도 했다. 그는 “팬분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또한 새로운 마음으로 나가서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머리 스타일에) 변화를 줬다”고 설명했다.
황희찬은 남다른 공항 패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지난 7월 3주간 기초군사훈련을 마친 후 출국할 땐 노란색 상·하의 트레이닝복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번에는 최신 유행하는 유광 패딩을 입고 출국길에 올랐다. 그는 “멋있는 스타일로 한번 와봤다. 멋있을지 모르겠지만, 한번 평가를 해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주변에 있는 팬들이 “멋있어요”라고 하자 황희찬은 웃으며 “감사하다”고 했다.
대표팀 동료인 김민재(나폴리)와 백승호(전북 현대)가 황희찬의 출국길을 배웅했다. 출국장 앞에 있는 이들을 보자 황희찬은 잰걸음으로 다가와 악수하며 포옹했다. 황희찬은 “월드컵 기간 너무 많은 응원과 사랑을 보내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앞으로 국가대표에서, 또 소속팀에서 계속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