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 진출까지 한 계단 남았다. 리오넬 스칼로니 감독이 이끄는 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과 즐라트코 달리치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크로아티아 축구대표팀이 14일 오전 4시(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4강전을 치른다. FIFA 랭킹 3위 아르헨티나는 대회 4승 1패, 크로아티아(12위)는 4승 1무를 기록하고 있다.
‘축구의 신’끼리 맞대결이다. 아르헨티나 대표팀 주장이자 공격수인 리오넬 메시(35·파리 생제르맹)는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다. 화려한 개인기에 골 결정력까지 갖췄다. 크로아티아 대표팀 주장이자 미드필더인 루카 모드리치(37·레알 마드리드)는 찰랑거리는 금발 단발머리가 트레이드 마크다. 외모가 예수를 연상해 ‘모예수’라고 불린다.
메시와 모드리치 모두 카타르 대회가 마지막 월드컵이다. 메시는 2006 독일 대회부터 이전 네 번의 월드컵 모두 조별 예선을 통과했으나, 우승과 거리가 있었다. 모드리치는 네 번째 월드컵 출전이다. 앞서 포르투갈이 8강에서 모로코에 패하면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월드컵 도전이 끝이 났다. 메시와 모드리치의 맞대결이 더 주목받는 이유다.
메시는 카타르 대회에서 녹슬지 않은 기량을 펼치고 있다. 이번 대회 5경기에 출전해 4골을 터뜨리고 있다. 개인 득점 부문에서 소속팀 동료인 킬리안 음바페(5골·프랑스)에 이어 2위다. 모드리치는 이번 대회에서 공격 포인트가 없다. 득점력이 있는 메시가 준결승에서 더 돋보이는 활약을 할 것이라는 평가가 더 많은 이유다. ESPN은 “아르헨티나 스쿼드가 압도적”이라고 예상했다.
메시의 목표는 자신의 우상인 디에고 마라도나(은퇴)의 업적을 따라가는 것이다. 이번 대회에서 월드컵 10호 골을 넣은 메시는 마라도나(8골)의 월드컵 득점 기록을 넘었다. 가브리엘 바티스투타(은퇴)와 타이다. 메시가 원하는 건 월드컵 우승 트로피다. 아르헨티나의 마지막 월드컵 우승은 마라도나가 팀의 핵심 선수로 맹활약했던 1986 멕시코 대회다.
모드리치는 ‘메날두(메시+호날두) 시대’를 종결한 주인공이다. 2018년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에게 수여하는 발롱도르를 받았다. 2008년부터 이어져 온 메시와 호날두의 발롱도르 수상을 10년 만에 끝냈다. 2018 러시아 대회에서는 크로아티아를 준우승까지 이끄는 파란을 일으켰다. 그는 월드컵 최우수선수 격인 골든볼을 수상했다. 이번 카타르 대회에도 5경기 모두 선발 출전해 팀 공격을 이끈다.
메시와 호날두에게 관심이 쏠린 이번 대회에서 모드리치는 상대적으로 적은 주목을 받고 있지만, 크로아티아의 첫 우승을 이끌고 스포트라이트를 받겠다는 목표다. 그는 준결승을 앞두고 “크로아티아 대표팀은 레알 마드리드와 같은 DNA를 갖고 있다. 최종 승자가 될 때까지 포기하지 않는다”라며 “메시는 최고이지만, 우리는 준비돼 있다. 인생 최고의 경기를 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