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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IS] '대상' 김영철·천호진, 5시간 기다림 끝 안방 울린 부성애
아버지가 해냈다. 안방을 눈물로 적신 '아버지' 김영철과 천호진이 영예의 대상을 차지했다. 공동 수상이라는 이례적인 발표였다. 그러나 무려 5시간 가까이 기다린 시청자들이 납득할만한 공동수상이었다.3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2017 KBS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김영철은 2000년 '태조 왕건'으로 KBS 연기대상을 받은 이후 17년 만에 두 번째, 천호진은 생애 첫 대상을 품에 안았다.2017년 KBS는 '드라마 풍년'이라고 불릴만큼 시청률과 화제성을 동반한 드라마가 많았다. '김과장' '아버지가 이상해'부터 수목극 시청률 10%를 돌파한 '마녀의 법정', 금토극의 부활을 알린 '고백부부', 최근 시청률 40%를 넘은 '황금빛 내 인생'까지 다양했다. 쟁쟁한 후보들이 경합을 벌였고, 대상의 주인공이 그 어느때보다 관심도가 높았다.김영철과 천호진은 각각 가족극인 '아버지가 이상해'와 '황금빛 내 인생'에서 절절한 부성애를 그려냈다. 일찌감치 대상 후보로 언급됐던 두 배우였다. 김영철은 '아버지가 이상해'에서 가족밖에 모르는 변한수 역을 맡아 온 국민을 울렸다. 신분을 속였다는 비밀을 간직했지만, 언제나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그는 대상을 수상한 뒤 17년 전을 회상했다. 당시 '태조 왕건'에서 궁예로 주인공 왕건을 압도하는 카리스마로 극을 지배했다. 대중의 뇌리에 깊게 박혀있는 인생 캐릭터였다. 이랬던 그가 따뜻한 아버지로 돌아와 대상을 수상했다.김영철은 대상 트로피를 품에 안고 "17년 전 궁예로 큰 사랑을 받았던 게 생생한데 이렇게 또 큰 영광을 받았다. '아버지가 이상해'와 같은 좋은 작품을 만난 덕이다. 6개월 동안 '아버지가 이상해'가 큰 사랑을 받았다"고 입을 뗐다. 이어 '아버지가 이상해'에 함께 출연한 배우들을 일일이 언급하며 "이 트로피를 쪼개서 가져가라"고 말하며 함박웃음을 지었다.천호진의 부성애도 남달랐다. 현재 '황금빛 내 인생'에서 자신 때문에 신분이 뒤바뀐 두 딸을 위해 희생하는 아버지 서태수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황금빛 내 인생'은 2년 만에 시청률 40%를 돌파하며 국민적 사랑을 받고 있다. 최근엔 피를 토하는 모습도 그려지며 앞으로의 전개에 대해 궁금증을 낳은 바 있다.천호진은 수상소감으로 "이 세상의 모든 부모에게 이 상을 돌리고 싶다"며 부성애를 드러냈다. 또한 "아직 드라마가 끝나지 않았다. 제가 감히 이 상을 받게 되면 집중력이 흐트러질 것 같다"며 겸손한 모습도 보였다.수상 소감 말미 "진심으로 이 상을 전해드리고 싶은 사람이 있다"며 "연애할 때 지키겠다는 약속을 34년 만에 지켰다. 다시 태어난다고 해도 또 만나서 사랑하고 싶다"며 자신의 아내에게 사랑꾼 면모도 보였다.이미현 기자 lee.mihyun@joins.com
2018.01.01 06: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