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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었다" 프로 미지명·…'얼리'로 단단해진 작은 거인 정준재 [IS 인터뷰]

내야수 정준재(21·SSG 랜더스)가 프로야구 얼리 드래프트 '성공 사례'를 만들어가고 있다.지난달 1일 데뷔 첫 1군에 등록된 정준재는 조금씩 입지를 넓히고 있다. 잠시 2군(5월 15~24일)에 내려가기도 했지만, 열흘 만에 재등록돼 백업 내야수와 대주자로 중용되고 있다. 이숭용 SSG 감독은 "당분간 준재를 쓸 예정이다. 발도 빠르고 수비도 잘한다"고 칭찬했다.정준재는 2024년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5라운드 전체 50순위로 SSG 유니폼을 입었다. 동국대 2학년에 재학 중 역대 5번째 얼리 드래프트 지명으로 프로 꿈을 이뤘다. 그는 "대회를 뛰고 있어서 드래프트를 보지 못했는데 경기 중 관중석에서 아는 형이 '지명됐다'고 소리치더라"며 "야수라서 쉽지 않을 거로 생각해서 엄청나게 걱정했다. 뽑혀서 다행"이라며 웃었다. KBO리그 얼리 드래프트는 2022년(2023년 입단)부터 시행 중이다. 역대 8번의 지명 사례 중 야수는 정준재가 유일하다. 정준재는 강릉고 시절 준수한 내야 자원이었다. 하지만 3학년 때 성적이 급락, 드래프트에서 낙방했다. 슬라이딩하다가 발목을 접질렸는데 빠르게 복귀한 게 화근이었다. 후배들과 드래프트 생중계를 지켜보다가 9라운드까지 호명되지 않자, 자리를 떴다. 당시를 회상한 정준재는 "나보다 성적이 좋은 선수들이 (9라운드까지) 남아 있어서 10라운드 지명은 생각도 안 했다"며 "드래프트가 다 끝났는데 아무런 연락이 오지 않더라. 조금 힘들었다. 정말 '현타(현실 자각 타임)'가 왔다"고 돌아봤다.대학으로 향한 정준재는 일찌감치 얼리 드래프트를 머릿속에 그렸다. 이를 악물어 대학리그 1학년 때 타율 0.304(46타수 14안타)를 기록한 뒤 2학년 때 타율을 0.415(65타수 27안타)까지 끌어올렸다. 키(1m65㎝)가 작은 편이지만 여러 강점으로 어필했다. SSG 구단은 '우수한 운동 능력과 폭발적인 주력이 최대 강점이다. 콤팩트한 스윙 메커니즘으로 강한 라인드라이브성 타구 생산에 특화됐다. 콘택트 능력도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정준재의 퓨처스(2군)리그 타율은 0.325(77타수 25안타)다. 불과 2년 만에 프로 지명과 데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정준재는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계속 슬라이딩하고 유니폼이 더러워지는 허슬 플레이도 하고 싶다"며 "그게 내 스타일"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인천=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6.13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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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새 구속, 자신감 급성장···KIA 파이어볼러가 된 2년 차 "가운데만 던져도···"

KIA 타이거즈 최지민(20)은 1년 만에 구속도, 구위도, 자신감도 급상승했다. 최지민은 지난 10일 광주 홈에서 열린 선두 SSG 랜더스전에서 프로 입단 후 한 경기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3-4로 역전당한 4회 초 1사 2, 3루 김민식 타석 1볼에서 마운드에 올라 2와 3분의 2이닝을 2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14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는 0-3으로 뒤진 6회 말 1사 1, 2루에서 양현종으로부터 마운드를 넘겨받아 상대 기습번트 안타로 승계주자 한 명의 득점을 내줬지만, 정수빈과 양의지 등 주축 타자를 범타 처리하고 이닝을 마감했다. 1년 전과는 크게 다른 모습이다. 강릉고 출신 최지민은 지난해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KIA의 지명을 받아 입단했다. 총 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3.50으로 부진했다. 6이닝 동안 피안타 12개, 4사구 6개를 허용, 프로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포심 패스트볼 최고 시속은 143km, 평균 시속은 141.1km(스포츠투아이 기준)였다. 구속도, 구위도, 성적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최지민은 올해 '파이어볼러'가 됐다.4월 30일 LG 트윈스전에서 생애 처음으로 150km를 찍으며 데뷔 첫 홀드도 올렸다. 올 시즌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44.8km로 지난해 대비 약 4km 올랐다. 팀 내 좌완 불펜 중엔 공이 가장 빠르다. 최지민은 "2군에서 준 프로그램을 열심히 하고, 호주 프로야구리그 질롱코리아(17경기 2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1.47)에서 자신감도 얻었다"고 했다. 성적도 크게 향상했다. 올 시즌 14경기에서 1홀드 평균자책점 1.53을 기록하고 있다. 점점 중요한 상황에서 기용되고 있다. 피안타율(0.228)과 이닝당 출루허용률(1.08)에서 보여지듯 안정적이면서 위력적이다. 최지민은 "지난해엔 무조건 코스를 잘 공략해 승부해야 타자들을 상대할 수 있었다. 그런데 구속이 오르면서 올 시즌에 한가운데로 던져도 못 치는 경우가 있다"며 "이닝을 잘 막고 내려올 때 기분이 좋다. 내가 지난해보다 발전한 것을 느낀다"고 뿌듯해했다. 김종국 KIA 감독은 "구위가 좋아 (활용폭이) 왼손 타자에게 국한되지 않는다. (앞으로) 선발도, 마무리도 가능하다"고 칭찬했다. 최지민은 강릉고 1년 선배 김진욱과 함께 자주 언급된다. 김진욱은 2021년 롯데 1라운드 전체 1순위 지명을 받고 입단해 올해 잠재력을 터뜨리고 있다. 둘 다 좌완 투수다. 최지민은 "서로 잘 던지면 '나이스볼'이란 메시지도 주고 받는다. 평소에도 자주 연락한다"고 했다. 올 시즌 최지민과 김진욱은 한 경기에서 세 차례 불펜 투수로 자존심 대결을 펼치기도 했다.최지민은 "같이 등판했을 때 재미있었다. 형보다 더 잘, 길게 던지고 싶기도 했다"면서 "둘 다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한다"고 했다. 최지민은 롯데전 3경기에서 4이닝 무실점, 김진욱은 KIA전에 4차례 등판해 2승 평균자책점 3.18(5와 3분의 2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최지민은 지난 9일 KBO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양현종(KIA, 8이닝 무실점)과 김광현(6이닝 3실점)의 역대 7번째 선발 맞대결을 직접 지켜봤다. 그는 "두 선배가 신인 시절부터 라이벌 관계를 형성했는데 정말 멋있고, (가까이서 보니) 신기했다. 나도 그렇게 성장하고 싶은 마음을 가졌다"고 목표의식을 드러냈다. 이형석 기자 ops5@edaily.co.kr 2023.05.15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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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고 9회 말 끝내기, 강릉고 꺾고 신세계 이마트배 우승

덕수고가 9회 말 끝내기 역전 우승을 달성했다. 정윤진 감독이 이끄는 덕수고는 1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세계 이마트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에서 강릉고를 5-4로 꺾고 우승했다. 야구 명문 덕수고는 2021년 봉황대기 이후 2년 만에 전국대회 우승을 차지했다.이날 경기는 세 차례나 동점을 이룰 만큼 접전이 펼쳐졌다. 덕수고는 1회 1사 후 정민서가 안타로 출루한 뒤 백준서가 볼넷으로 출루했다. 이어 2사 1·2루에서 우정안의 2루타로 선제점을 뽑았다. 강릉고는 2회 초 곧바로 역전했다. 안타와 희생번트, 볼넷으로 만든 1사 1, 2루에서 김도윤의 희생번트 때 투수 송구 실책으로 동점에 성공했다. 이어 대타 정재우의 타석에서 투수 야수 선택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덕수고는 5회 무사 1루에서 배승수의 희생번트 때 이번에는 강릉고 투수 박지훈의 1루 송구 실책으로 찬스를 이어간 뒤 희생플라이로 2-2 균형을 맞췄다. 강릉고는 7회 초 선두 타자 이지후가 유격수 실책으로 출루한 뒤 희생번트와 외야 뜬공으로 3루까지 진루했다. 이어 이율예가 볼넷으로 걸아나간 뒤 2사 1, 3루에서 3루수가 타구를 놓쳐 다시 3-2 리드를 잡았다. 덕수고는 7회 말 2사 후 연속 주루사를 범해 득점 찬스를 놓쳤지만 8회 말 1사 후 정민서의 3루타-박준순의 동점 적시타, 백준서의 3루타에 힘입어 동점에 이어 역전까지 성공했다. 강릉고는 9회 초 2사 후 극적인 동점에 성공했다. 4번타자 조대현이 안타로 출루하자 이율예가 볼넷으로 찬스를 연결했다. 2사 1, 2루에서 이용현의 중전 안타로 동점에 성공했다. 자동고의사구로 만든 2사 만루에선 유격수 앞 땅볼로 역전에는 실패했다. 덕수고는 9회 말 선두타자 문성현의 볼넷, 후속 김재형의 안타로 무사 1·3루 찬스를 잡은 뒤 배승수의 3루수 앞 땅볼 때 3루 주자가 홈을 밟아 결승점을 뽑았다. 인천=이형석 기자 2023.04.11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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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 클래식] "김서현, 윤영철 누가 더 신인상에 다가설까"

2023 KBO리그 스프링캠프가 닻을 올렸다. 지난달 29일부터 1일까지 프로야구 10개 구단이 각자 전지훈련 장소에서 담금질을 시작했다. 코로나19 중단된 지 3년 만에 개최되는 해외 스프링캠프다. 사령탑도 선수들도 표정에서 기대감이 엿보인다. 각 구단 스프링캠프에 참가한 신인 선수는 총 21명이다. 물론 뚜껑을 열어본 뒤 새로운 선수가 등장할 수 있겠지만, 현재로선 한화 이글스 김서현과 KIA 타이거즈 윤영철이 가장 관심을 끈다. KBO가 1차 지명을 없애고 전면 드래프트를 실시한 이번 드래프트에서 김서현은 전체 1라운드 1순위, 윤영철이 1라운드 2순위에 각각 뽑혔다. 지난달 미국 메이저리그(MLB)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계약한 심준석까지 셋은 고교 빅3로 통했다. 아마추어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김서현과 윤영철에 대한 평가가 다른 선수들에 비해 확실히 앞섰다. 필자 역시 두 선수가 올해 어떤 활약을 펼칠지 너무 궁금하다. 현재까지 평가와 기량만 놓고 보면 1군에서 첫선을 보일 수 있을 것 같다. 김서현과 윤영철은 지난해 제30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대표팀 마운드를 책임졌다.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최재호 강릉고 감독은 '구속은 김서현이 훨씬 빠르다. 다만 윤영철은 김서현에 비해 구속이 느려도 제구력과 좌우 코너워크, 경기 운영이 더 낫다'고 평가하더라.스리쿼터형 투수인 김서현은 벌써 직구 최고 시속 155.7㎞를 찍었다. 직구 평균 구속도 꾸준히 시속 150㎞를 웃돌고 있다. 투심 패스트볼과 커브, 체인지업, 슬라이더 등 다양한 구종을 구사한다. 체격 조건(신장 1m88㎝)도 좋아, 메이저리그(MLB) 스카우트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서울고 재학 시절 전국대회 18경기에 등판해 3승 3패 평균자책점 1.31을 기록했다. 55와 3분의 1이닝을 책임지는 동안 탈삼진 72개를 뽑았다. 충암고 출신 윤영철은 유형과 스타일이 조금 다르다. 좌완 투수인 그의 직구 스피드는 시속 140㎞대 중반으로 그리 빠르지 않다. 하지만 제구력과 디셉션(공을 숨기는 동작)이 좋다. 2022년 전국대회 15경기에서 13승 2패 평균자책점 1.66으로 활약했다. 65와 3분의 1이닝 동안 볼넷은 5개로 적었다. 올 시즌 누가 신인상을 탈 것인지 벌써 궁금하다. 아무래도 둘 중에 한 명이 받지 않을까 점쳐본다. 그만큼 고교 무대에서 '김서현이 더 낫다' '윤영철이 더 낫다'는 의견이 반반으로 갈리더라. 신인 선수가 첫 시즌부터 성공하려면 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선수 기량이 뛰어난 것도 중요하지만, 팀 공격력과 수비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또한 어떤 보직을 맡느냐도 중요하다. 프로 입단 후 코칭을 통해 얼마만큼 기량을 발전시키느냐도 변수다. 고교 시절보다 번트 수비나 주자 견제도 가다듬어야 한다. 팀의 지원과, 선배의 도움에 따라 성장 속도가 다를 수 있다. 그래서 이번 스프링캠프가 더욱 중요하고 의미 있다. 2006년 류현진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필자는 초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지휘봉을 잡아 전지훈련 기간 자리를 비웠다. 하지만 류현진 동산고 시절 투구 모습을 봤던 터라 WBC 대회를 마치고 팀에 돌아왔을 때 달라진 류현진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더 자신감 있게 공을 던지고, 스피드도 증가했다. 좌우 코너워크도 향상됐다. 코치진으로부터 "괜찮다"는 평가가 계속 올라왔다. 류현진은 2006년 신인상은 물론 트리플 크라운(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을 차지했다. 아직 시즌 개막까지 두 달여 남아있다. 과연 올 시즌 누가 신인상을 받을지 눈여겨보는 것도 흥미롭다. 전 국가대표 감독정리=이형석 기자 2023.02.07 06:00
야구일반

'김범석 결승타·김민석 2안타' 한국, 일본 8-0 완파

한국 청소년 야구대표팀이 슈퍼라운드 첫 경기에서 일본을 완파했다. 최재호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16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브레이든턴 레콤 파크에서 열린 제30회 U-18(18세 이하) 야구월드컵(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슈퍼라운드 첫 경기 일본과의 경기에서 8-0으로 이겼다. A조 예선을 2위로 통과해 1승 1패를 안고 슈퍼라운드에 진출한 한국은 일본을 제압해 2승 1패로 미국과 공동 2위가 됐다. 한국은 1회 말 1사 1, 2루에서 김범석(경남고)이 1타점 적시타를 뽑아 선취점을 올렸다. 이어진 1사 만루에서 김정민(경남고)의 우전 적시타로 1점을 보탰다. 이후 김영후(강릉고)의 뜬공을 일본 3루수 와타베 가이가 놓쳐 주자 2명이 홈을 밟았다. 한국은 2회 2점, 3회 1점을 뽑아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마운드는 김정운(대구고·3이닝), 윤영철(충암고·3이닝), 김서현(서울고·1이닝)이 이어 던져 일본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15일 열린 2023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롯데 자이언츠에 지명된 김민석(휘문고)이 2타수 2안타 1볼넷 1타점을 기록했다. LG 1라운드 7순위에 뽑힌 김범석은 4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결승타 포함 4타수 1안타를 올렸다. 테이블세터 정준영(장충고)과 문현빈(북일고)이 3안타를 합작했다. 한국은 17일 대만, 18일 멕시코와 남은 슈퍼라운드 경기를 치러 결승 진출을 노린다. 이형석 기자 2022.09.16 09:32
야구일반

[IS 목동]'조영우 4이닝 무실점' 유신고, 경기고 꺾고 청룡기 4강 진출

수원 유신고가 조영우(18)의 호투를 앞세워 서울 경기고를 꺾고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4강전에 진출했다. 유신고는 21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8강전에서 경기고를 6-3으로 꺾고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4강전에 진출한 유신고는 곧바로 이어지는 배재고와 강릉고 경기의 승자와 4강전에서 결승 진출을 놓고 다투게 된다. 이날 유신고는 1회부터 치고 나갔다. 1회 초를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유신고는 1회 말 조장현의 득점으로 선취점을 가져갔다. 곧바로 경기고가 2회 초 김태현의 2타점 적시타로 역전에 성공했지만, 유신고 역시 2회 말 조장현이 2타점 3루타를 재역전을 가져갔다. 6회 초까지 리드를 지킨 유신고는 6회 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정영진의 볼넷, 김준상의 우전 안타로 1·3루 기회를 만든 후 박태완의 내야 땅볼로 한 점을 달아났다. 7회 쐐기를 박았다. 변헌성과 김영일, 김승주까지 3연속 안타를 기록해 만든 1사 만루 기회에서 황준성이 2타점 중전 적시타로 승리를 굳혔다. 타선이 폭발하는 동안 마운드를 지켜낸 건 조영우였다. 조영우는 이날 류건우(1과 3분의 1이닝 2실점)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등판, 4이닝을 4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리드를 찾은 후에도 경기 중반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이날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조영우는 "오늘 투구하면서 수비와 함께 한다는 마음으로 마운드에 올랐다. 야수들이 수비를 너무 잘해줬다. 안타를 맞았을 때는 마음이 좀 불편했는데, 그 후 잘 막고 실점하지 않아 다행이었다"고 전했다. 조영우는 "오늘 등판 초반에는 투구할 때 힘이 너무 들어갔다. 이닝이 지날수록 힘이 빠지니 좀 더 안정적으로 던질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3학년인 조영우는 올 시즌 졸업을 앞두고 있다. 이날 경기 전까지 고교 통산 평균자책점이 1.09에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가 0.91 안정적인 투구가 장점이다. 조영우에게 비결을 물으니 "자신감"이라며 "내 최고 구속은 시속 141㎞다. 구속이 그렇게 빠르진 않지만, 타자들이 못 친다는 생각으로 던지고 있다"며 "내 장점도 제구다. 그 장점을 더 많이 보여주고 싶다. 구속이야 빠른 선수들이 워낙 많지 않나"라고 했다. 멘털의 비결은 롤 모델이다. 첫 번째 롤 모델이 독특하게도 야구 선수가 아니다. 조영우는 "롤 모델이 격투기 선수인 코너 맥그리거"라며 "맥그리거는 '할 수 있을까, 이길 수 있을까를 생각하지 않는다'고 하더라. 나도 항상 그런 마음으로 던진다"고 전했다. 물론 야구 선수 롤 모델도 있다. 조영우는 "정우람 선배님이 롤 모델이다. 구속은 빠르지 않지만, 제구가 워낙 좋은 분이고 세이브도 많이 하셨다. 워낙 잘 던지시는 투수이기에 롤 모델로 삼고 있다"고 했다. 4강에서는 '라이벌' 강릉고와 맞대결을 고대하고 있다. 조영우는 "강릉고를 만나고 싶다. 지난해 세 번 만났는데 두 번을 이기고 한 번을 졌다. 올해는 확실하게 이기고 싶다"며 "투수 김백산과 맞대결해보고 싶다"고 웃었다. 강릉고 3학년인 김백산은 올 시즌 3승 무패 평균자책점 1.95로 호투하고 있다. 조영우는 "김백산 투수도 자신감이 좋은 것 같다. 자신감 있게 뿌리는 투수끼리 한 번 붙어보고 싶다"고 밝혔다. 목동=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07.21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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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감 사라진 슈퍼루키들, 대세는 중고 신인

지난 시즌 신인왕 레이스는 초반부터 예상 밖으로 전개됐다. 개막 전 가장 주목받은 선수는 계약금만 9억원을 받은 장재영(키움 히어로즈), 강릉고의 전국대회 우승을 이끈 왼손 투수 김진욱(롯데 자이언츠)이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상대적으로 가려져 있던 KIA 타이거즈 왼손 투수 이의리가 두각을 드러냈다. 그는 선발진에 안착하며 19경기에 등판했다. 도쿄 하계올림픽 국가대표팀에도 승선했다. 결국 1985년 이순철 이후 36년 만에 신인왕을 수상한 타이거즈 소속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올 시즌도 '슈퍼루키'로 불리며 기대받던 선수들이 고전했다. 지난해 1차 신인 드래프트에서 KIA 타이거즈 입성을 두고 경쟁한 내야수 김도영(KIA)과 투수 문동주(한화 이글스) 얘기다. KIA의 선택을 받은 김도영은 시범경기에서 타율 1위에 오르며 돌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본 무대에 오르지 얼어붙었다. 4월 출전한 22경기에서 타율 0.179에 그쳤다. 김도영을 주전 3루수로 키우려고 했던 김종국 감독은 결국 11년 차 내야수 류지혁에게 그 자리를 맡겼다. 김도영은 현재 백업 요원이다. 문동주는 시속 150㎞대 중반 강속구를 뿌리는 투수로 주목받았다. 1차 지명 경쟁에선 김도영에게 밀렸지만, 한화의 선택을 받았다. 2020시즌 10위였던 한화는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약상 1차 지명 1주일 이내 연고지와 관계없이 1차 지명이 가능했고, 미래 에이스감인 문동주를 선택했다. 문동주는 스프링캠프부터 1군 전력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개막을 한 달 앞두고 내복사근 손상으로 이탈했고, 5월에야 프로 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구원 등판으로 나선 9경기에서 승패 없이 2홀드 평균자책점 6.94를 기록했고, 선발도 나선 지난 9일 두산 베어스전에선 2이닝 1피안타 4사사구를 기록하며 조기강판됐다. 사흘 뒤 오른쪽 어깨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삼성 내야수 이재현, 키움 '거포 유망주' 박찬혁도 개막 첫 달에는 주목받았지만, 돌풍을 이어 가지 못했다. KBO리그는 최근 5년(2017~2021) 연속 고졸 순수 신인이 시 데뷔 첫 시즌 활약하며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그러나 올해 신인왕 경쟁은 잠재력을 드러낸 '중고 신인'이 강세다. 한화 내야수 김인환이 꼽힌다. 5월부터 거의 매 경기 1루수나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하고 있다. 지난주까지 145타석에 나서 타율 0.281 7홈런을 기록했다. 타격 기복 없이 꾸준한 점이 강점이다. NC 다이노스와의 지난 주말 3연전에선 모두 4번 타자를 맡았다. 2016년 육성 선수로 입단, 지난 시즌까지 52타석밖에 나서지 못했던 그가 반전을 안겼다. SSG 랜더스 내야수 전의산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 8일 1군 무대 데뷔전을 치른 그는 11경기에서 장타율 0.733(2루타 8개·3루타 1개·홈런 2개)를 기록했다. 외국인 타자 케빈 크론이 이탈한 상황에서 그 공백을 지우는 맹활약을 펼쳤다. 2020년 2차 신인 드래프트 1라운더인 그가 비로소 잠재력을 드러낼 기회를 만들었다. 투수 중에는 NC 핵심 전력으로 떠오른 김시훈이 눈길을 끈다. 2018년 1차 지명 유망주로, 올 시즌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22경기에 등판, 2승 2패 3홀드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했다. 다른 팀 사령탑이 그의 커브를 극찬할 만큼 주 무기가 확실한 투수다. NC 오른손 불펜 투수 김진호, 두산 불펜 투수 정철원도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키움 내야수 김수환도 5월 말부터 꾸준히 선발로 나서며 빼어난 장타력을 보여주고 있다. KBO는 당해 연도 제외하고 5년 이내 커리어, 30이닝(투수) 또는 60타석(타자) 이내만 소화한 선수에게 신인왕 자격을 부여한다. 아직 시즌은 반환점도 돌지 않았고, 이 레이스에서 독주하는 선수도 나오지 않았다. 새 얼굴은 더 많이 나타날 전망이다. 흥미로운 신인왕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안희수 기자 2022.06.21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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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KKKKKKKKK…롯데 김진욱의 커리어 나이트

롯데 자이언츠 왼손 투수 김진욱(20)이 프로 데뷔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다. 김진욱은 5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2피안타(1피홈런) 7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2-1로 앞선 7회 교체됐고 롯데가 5-1로 승리해 시즌 첫 승을 따냈다. 지난해 프로 데뷔한 김진욱이 한 경기 7이닝을 소화한 건 개인 최다(종전 5이닝 2회). 한 경기 탈삼진 10개도 커리어 하이(종전 6개)다. 시작부터 거침없었다. 1회 말 1사 후 박준영과 박건우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결정구는 모두 직구. 2회 말에는 선두타자 마티니와 윤형준을 상대로 또 한 번 연속 삼진을 잡아냈다. 이번에도 결정구는 직구였다. 김진욱은 1-0으로 앞선 4회 말 선두타자 박준영에게 홈런을 맞았다. 이날 경기 첫 번째 안타가 장타였다. 하지만 곧바로 페이스를 찾았다. 후속 타자 박건우를 커브로 헛스윙 삼진을 뽑아냈다. 2사 후 윤형준 타석에서도 절묘한 커브로 삼진을 추가했다. 5회 말 위기도 탈삼진으로 탈출했다. 2사 후 박대온에게 2루타, 후속 도태운을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베테랑 손아섭을 상대로 헛스윙 삼진을 만들어냈다. 이번엔 결정구가 슬라이더였다. 6회를 삼자범퇴 처리한 김진욱은 7회 말 선두타자 윤형준과 후속 오영수를 연속 삼진으로 솎아냈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선 서호철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 실점하지 않았다. 서튼 감독은 2-1로 앞선 8회부터 불펜을 가동해 승리를 굳혔다. 강릉고를 졸업한 김진욱은 지난해 프로야구 최고의 신인이었다. 2021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1순위에 뽑힐 정도로 기대가 컸다. 첫 시즌 성적은 4승 6패 8홀드 평균자책점 6.31. 신인왕을 차지한 ‘왼손 라이벌’ 이의리(KIA 타이거즈·4승 5패 평균자책점 3.61)와 비교하면 아쉬움이 컸다. 프로 두 번째 시즌을 앞두고 지난 2월 스프링캠프에서 절치부심했고 개막 3선발 중책을 맡았다. 그리고 래리 서튼 감독의 기대대로 가능성을 제대로 보여줬다. 시속 149㎞까지 찍힌 직구(45개)에 슬라이더(24개) 커브(18개)를 자유자재로 섞어 NC 타선을 '농락'했다. 창원=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2.04.05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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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된 신고식' 박영현·최지민, 값진 경험은 자양분

'슈퍼 루키' 박영현(19·KT 위즈)과 최지민(19·KIA 타이거즈)이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지난달 31일 발표된 2022시즌 개막 엔트리에 포함된 신인 선수는 총 11명이다. 최근 6년(2017~2022년) 중 가장 많았다. 2017년부터 5년 연속 순수 고졸 신인이 신인상을 받았다.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을 향한 관심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투수 중에서는 박영현과 최지민이 유독 주목받았다. 유신고 출신 오른손 투수 박영현은 '제2의 오승환'으로 성장할 재목으로 평가받았다. 이강철 KT 감독은 "구위, 정신력, 슬라이드 스텝, 수비, 견제 능력 등 투수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모두 갖춘 투수"라고 기대했다. 최지민은 지난해 강릉고의 황금사자기 대회 우승을 이끌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왼손 투수다. KIA 입단 후 치른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도 좋은 투구를 보여줬다. 디셉션(투구 시 공을 숨기는 동작)이 좋고 팔 스윙이 짧은 편이라 타자와의 타이밍 싸움이 유리할 것으로 보였다. 두 투수 모두 소속팀 불펜 전력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데뷔전에서 프로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최지민은 지난 2일 LG 트윈스와의 개막전에서 팀이 0-4로 지고 있던 9회 초, 패전 투수로 나섰다. 1이닝 동안 3피안타 2볼넷 1사구 5실점을 기록했다. 첫 타자 채은성에게 좌월 솔로 홈런을 맞았고, 2사 만루에서 박해민에게 밀어내기 사구, 김민성에게 싹쓸이 좌전 2루타를 맞았다. 최지민이 지난해 등판한 15경기(57과 3분의 1이닝)에서 기록한 실점이 딱 5점이다. 고교 시절 1년 치 실점이 프로에서는 단 1이닝 만에 나온 것이다. 박영현은 3일 삼성 라이온즈전 9회 초 3-3 동점에서 주자를 1·2루에 두고 등판했다. 첫 타자 김재혁에게 우전 안타, 후속 타자 김태군에게 3타점 좌중간 2루타를 허용했다. 승기가 삼성으로 넘어간 순간이다. KT는 5-6으로 패했고, 박영현은 데뷔전에서 결승타를 내줬다. 이강철 감독과 김종국 KIA 감독 모두 장타를 허용한 신인 투수를 교체하지 않고, 남은 이닝을 맡겼다. 흔들린 멘털을 다잡고, 제 공을 던질 수 있도록 유도했다. 최지민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타자 김현수를 범타로 처리했다. 박영현도 직구와 변화구를 섞어 남은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았다. 더 좋은 투구가 기대된다. 최지민은 1군에서 잔뼈가 굵은 유강남과 오지환을 주 무기 슬라이더로 삼진 처리했다. 박영현도 묵직한 포심 패스트볼(직구) 구위를 보여줬다. 피안타 3개 중 2개는 빗맞은 타구였다. 두 투수 모두 데뷔전에서 무너졌으나 값진 경험을 했다. 미래 성장을 위한 자양분이 될 전망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2.04.05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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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온고 돌풍 이끈 강봉수 감독 "선수단에 고개 숙여 감사"

제55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일간스포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주최)는 정상에 오른 충암고만큼이나 패자로 최종 무대를 빛낸 라온고가 큰 박수를 받았다. 라온고는 결승전에서는 4-10으로 완패했지만, 우승 후보 강릉고와 서울고를 차례로 격파하며 4강전에 올랐다. 16강전에서 김해고에 10-8로 승리, 고교야구 4대 메이저대회(청룡기·황금사자기·대통령배·봉황대기) 8강에 진출했고, 결승전까지 오르며 거듭 새 역사를 썼다. 라온고와의 경기를 앞둔 팀의 사령탑들은 "공격이 강하다"며 경계심을 감추지 않았다. 눈길을 끄는 선수가 많았다. 지명타자 박찬양은 이번 대회 5경기 모두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타율 0.647(17타수 11안타)를 기록하며 타격상과 최다안타상을 거머쥐었다. 리드오프 차호찬은 홈런 2개를 때려냈다. 모두 클러치 홈런이었다. 강릉고와의 8강전에서는 2-1, 1점 앞선 3회 타석에서 솔로 아치를 그렸다. 충암고와의 결승전에서도 라온고가 0-3으로 지고 있던 3회 말 2사 뒤 이번 대회 우수투수상을 수상하게 되는 윤영철을 상대로 좌월 홈런을 때려냈다. 4번 타자 권동혁은 강릉고 격침 주역이다. 4-3으로 앞선 8회 공격에서 주자 3명을 모두 불러들이는 좌중간 2루타를 쳤다. 주전 포수이자 주장 신동형은 끈질긴 승부로 상대 배터리의 혼을 빼놓았다. 안방에서도 투수들의 호투를 이끌었다. 강봉수 라온고 감독의 총력전도 통했다. 강릉고를 꺾기 위해 팀 주축 투수 윤성보와 박명근에게 4이닝씩 맡겼다. 두 투수는 나란히 80구 이상 기록했고, 투구 수 제한과 의무 휴식일 관련 규정으로 인해 다음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됐다. 하지만 4강 진출이라는 값진 경험을 위해 내일이 없는 경기를 펼쳤고, 승리를 따냈다. 열세가 예상됐던 서울고와의 4강전에서는 선발로 나선 우완 투수 조우석이 '인생투'를 선보였다. 한계 투구 수(105개)를 기록하며 8과 3분의 2이닝을 소화했다. 고교 무대에서 선발 투수가 9회 마운드에 오른 것만으로도 놀라운 일이다. 조우석은 서울고 강타선을 3피안타 1실점으로 막아냈다. 강봉수 감독은 제구력과 경기 운영 능력이 좋은 조우석의 성향이 공격적인 서울고 타자들을 제압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고, 무한 신뢰를 보냈다. 선수가 부응했다. '언더독'의 반란 외에도 매력 포인트가 많은 야구단이다. 일단 활력이 넘친다. 라온은 '즐거운'이라는 뜻을 가진 순우리말인데, 학교 이름과 딱 맞는 팀 분위기를 보여줬다. 모든 팀이 기세 싸움을 위해 추임새를 넣지만, 라온고의 그것은 유독 창의적이고 재기가 넘쳤다. 단합력도 으뜸이다. 라온고의 질주는 주축 선수 부재 속에 이뤄낸 쾌거이기에 더 주목받는다. '제2의 김지찬'으로 기대받던 주축 외야수 성현호가 16강전에서 부상을 당했고, 투수 유상용(이상 3학년)도 부상 탓에 이번 대회에 나서지 못했다. 선수들은 모자에 두 선수의 등 번호인 7번과 21번을 새기고 그라운드에 나섰다. KBO리그에서도 종종 보이는 풍경이다. 결승 진출을 이끈 조우석은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선수들과) 함께 뛰는 느낌이 든다"라며 웃었다. 냉정한 승부의 세계. 고교야구도 다르지 않다. 특히 메이저대회는 취업과 진학의 기로에 선 선수들이 매 타석, 공 1개가 쇼케이스인 셈이다. 라온고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일반적인 수준보다 조금 더 유연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강봉수 감독의 지도 방침이 팀에 잘 녹아든 덕분이다. 강 감독은 자신의 야구관과 지도 방향성을 주입하는 방식을 지양한다. 진지한 태도로 운동하도록 유도하면서도, 충분히 자율을 보장한다. 선수들을 향해 "보는 이에게 감동을 줄 수 있도록 운동을 할 때만큼은 최선을 다하자"고 외치는 지도자다. 스포츠맨십만큼은 철저하게 강조한다. 선수들이 팀 안팎으로 부정적인 기운을 드러내지 않도록 지도한다. 강 감독은 "배팅볼을 던져주는 1학년이 있기에 4번 타자가 나온다. 공을 받아주는 1학년 포수가 있기에 에이스가 만들어진다. 모두가 역할이 있다. 그래서 어떤 상황에서도 서로(동료) 탓하지 말자고 말한다. 그게 한 팀이다"라고 전했다. 상대를 향해 불필요한 자극도 하지 않는다. 종종 더그아웃에서 의도적으로 트래쉬 토크나 과한 제스추어를 하는 팀도 있다. 프로 무대보다는 많은 편이다. 하지만 강 감독은 "나는 절대 다른 팀 선수들을 비방하는 말이 우리 더그아웃에서 나오지 않도록 한다"라고 했다. 사상 처음으로 결승전 진출을 확정한 서울고전 승리 뒤에도 한껏 기쁨을 만끽하다가, 스스로 제동을 거는 선수가 많았다. 다크호스를 넘어 강팀, 우승 후보로 올라선 라온고. 아직 갈 길은 멀다. 충암고와의 결승전에서도 실책으로 이어진 실책 2개에 발목 잡혔다. 몇 명 선수들은 이전보다 경직된 플레이가 보여줬다. 하지만 자양분이 될 것이다. 강 감독도 "결승전 뒤에도 일부 선수가 의기소침한 모습을 보이더라. '실책을 안 하면 프로나 메이저리그에서 뛰어야 한다. 잊고 앞으로 나가야 한다'라고 말해줬다"라며 웃었다. 라온고의 여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오는 28일부터 재개되는 청룡기 16강전에 진출한 상태다. 다시 한번 고교야구를 달굴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강 감독은 "대통령배는 선수들에게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결승전이 끝난 뒤 선수단을 향해 "좋은 감독을 만들어줘서 고개 숙여 감사를 전한다"라고 해줬다. 이사장님, 교장 선생님 등 도움을 주신 모든 분께도 감사를 전한다. 결승 무대에 또 언제 오를지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당장 이번 청룡기가 될 수도 있다. 선수단을 향해 '다시 한번 해보자'고 전하고 싶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8.23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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