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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마약 수수'로 추가 기소된 오재원 "다시는 손 안댈 것"…檢, 징역 4개월 구형

검찰이 상습 마약 투약 혐의에 이어 필로폰 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전 프로야구 선수 오재원(39)에게 징역 4개월을 구형했다.검찰은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4단독 유동균 판사 심리로 열린 마약류관리법상 향정 혐의 사건 결심 공판에서 오재원에 징역 4개월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오재원 변호인은 "피고인은 프로야구 선수 시절 주전으로서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강박감과 불면증으로 수면제를 복용하게 됐고, 모친의 투병 등으로 정신적으로 피폐해졌다. 자신의 잘못된 행동을 깊이 반성하고 어떠한 처벌도 겸허히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마약 사범을 엄벌에 처하는 게 모든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될 수 있는지, 오히려 재범을 낮추기 위해 치료가 필요한 게 아닌지 참작해달라"고 호소했다.오재원은 최후 진술을 통해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마약에 두 번 다시 손대지 않겠다. 물의를 일으켜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선고일은 오늘 24일로 잡혔다.오재원은 지난해 11월 지인 이모씨로부터 필로폰 약 0.2g을 수수한 혐의로 올해 5월 재판에 넘겨졌다.오재원은 2022년 11월부터 1년 동안 11차례 필로폰을 투약하고 지인으로부터 향정신성 의약품인 스틸녹스정(졸피뎀 성분의 수면유도제) 2천242정을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돼 지난 7월 26일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2심 재판 중이다.안희수 기자 2024.10.10 12:05
메이저리그

김하성 트레이드? SD 단장 "우리가 잘하려면 김하성 다이아몬드 중심에···"

샌디에이고 김하성(샌디에이고)의 거취는 미국에서도 여전히 뜨거운 이슈다. MLB닷컴은 14일(한국시간) "전력 보강을 추진하는 샌디에이고, 김하성도 트레이드 할 수 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주요 FA(자유계약선수) 및 트레이드 루머를 짚었는데 김하성에 관한 내용과 사진이 메인을 장식하는 등 주요 소식으로 다뤘다. A.J. 프렐러 샌디에이고 단장은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스포츠 컴플렉스에서 취재진을 만나 트레이드 시장에서 "매우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인정했다. 샌디에이고에서 트레이드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선수 중 한 명이 바로 김하성이다. 김하성은 입단 2년 차였던 2022년부터 연례행사처럼 트레이드설에 시달리고 있다. 현지 매체는 2022년 특급 내야수가 많은 만큼 김하성을 트레이드해 외야수를 영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김하성은 지난 시즌 152경기에서 타율 0.260(538타수 140안타) 17홈런 60타점 84득점 38도루를 기록했다. 이런 활약을 바탕으로 아시아 내야수로는 최초로 내셔널리그 유틸리티부분 골드글러브까지 수상했다. 내셔널리그 MVP 후보에도 이름을 올리는 등 샌디에이고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김하성은 '트레이드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구단의 재정 악화와 김하성의 계약 상황 때문이다. 샌디에이고는 오프시즌 주축 선수 후안 소토와 트렌트 그리셤을 뉴욕 양키스로 떠나보내면서 올 시즌 총급여를 3000만달러 이상 줄일 만큼 재정 압박을 받고 있다. 김하성은 2021년 샌디에이고와 4+1년 최대 3900만 달러(521억원)에 계약했다. 올 시즌 종료 뒤 상호 합의 속에 계약을 1년 연장할 수 있다. 그러나 몸값 1억 달러 돌파 가능성이 점쳐지는 김하성이 그런 선택을 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샌디에이고는 'FA 김하성'을 잃기 전에, 트레이드 추진으로 더 많은 것을 얻으려고 할 수 있다. MLB닷컴은 "김하성의 트레이드 성사에 대해 강박감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하성과의 계약 연장 가능성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진 않았다"고 전했다. 프렐러 단장은 "김하성과도 지속해서 대화하고 있다. 구단에서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고 평가하는지에 대해서도 설명했다"며 "우리는 전력 보강을 위해 항상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김하성을 팀의 큰 부분으로 생각한다. 우리 팀이 잘하려면 다이아몬드 한가운데(유격수 또는 2루수) 김하성이 있어야 한다"고 믿음을 드러냈다. 트레이드 여부에 관해 원론적인 입장을 밝히면서도 김하성의 실력과 가치만큼은 인정한 것이다. 한편 김하성은 전날(13일) 현지 인터뷰에서 "트레이드는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 구단이 알아서 할 일"이라며 "나는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경기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이형석 기자 2024.02.14 11:43
프로야구

[IS 피플] 방망이 부활한 최주환 "KS? 150경기 시즌 치른다고 생각할래요"

올해 최주환(34·SSG 랜더스)은 최악의 부진을 겪었다. 전반기 타율이 0.161에 불과했다. 4년 최대 42억원의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맺고 SSG로 온 지 두 번째 시즌만이었다. 그러나 8월 들어 타율 0.314를 기록하는 등 점차 살아났다. 9월에는 장타까지 폭발했다. 올 시즌 때린 9개 홈런 중 7개가 9월 이후에 나왔다. SSG는 최주환의 부진을 극복했다. 그가 부진했음에도 개막전부터 시작 막판까지 충분한 출전 기회를 부여했다. 한국시리즈(KS)에서 그의 힘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최주환은 SSG에서 KS 경험이 가장 많은 선수 중 한 명이다. 지난 2015년부터 2020년까지 6년 연속 KS를 치렀다. 1위로 KS에 직행한 경험은 물론 2위와 3위부터 올라간 본 적도 있는 가을 베테랑이다. 최주환은 "작년을 제외하면 최근 8년 중 7번을 나가게 됐다. 이런 복이 있긴 있나 보다"라며 "2018년 두산 베어스에서 뛸 때 정규시즌 1위를 했고, 마침 상대 팀이 SK였다. 그때처럼 정규시즌 우승팀이 돼 기다리게 됐다. 당시에도 정규시즌 우승은 좋았지만, 한편으로는 '이제 시작이고 더 잘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올해도 정규시즌 우승 축하 행사 때만 잠깐 기뻐했고 머릿속에서 지웠다"고 말했다. 그는 또 "휴일이 길어지면 경기 감각에 문제 있을 수 있지만, 2018년엔 (KS에 선착한 게) 큰 도움이 됐다. 앓고 있던 스포츠 탈장과 치골결합염을 쉬면서 관리했던 게 KS 때 도움이 됐다"고 돌아봤다. 당시 최주환은 타율 0.478(23타수 11안타) 1홈런 7타점을 기록할 만큼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전반기 내내 최주환을 괴롭혔던 타격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되찾았다. 후반기 장타를 터뜨린 덕에 중심 타선 출전도 잦아졌다. 최주환은 “중심 타선은 어릴 때부터 맡아왔던 자리다. 강박감을 느끼기보다 클러치 상황이 오히려 반갑다. 벤치의 믿음을 받으면 부담감을 느끼는 게 아니라 그에 부응할 자신이 있다”고 했다. 최주환은 이어 “타구를 가운데 방향으로 치는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당겨치는 건 특별히 신경 쓰지 않아도 경기 때 잘 맞으면 넘길 수 있으니 가운데로 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진영 타격 코치님도 좋은 말씀을 해주셨고, 나도 받아들이면서 방향성을 잡고 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진영 코치는 “(최주환이) 심리적인 어려움도 겪었다. 타격 타이밍이 늦어지자 마음이 급해졌던 게 컸다. 주환이는 당겨치는 타자였지만, 타격 방향성을 조금 수정하면서 본래의 장점을 더 살릴 수 있게 됐다. (부진한 동안) 본인이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기존 자신의 스타일을 조금 버리고 코치와 소통하면서 내가 생각한 부분, 주환이가 생각한 부분이 합쳐졌다”고 설명했다. 최주환은 “우승을 ‘당연히’ 노린다는 표현은 하고 싶지 않다. 물론 무조건 우승이 목표다. 그래도 더 진중하게, 차분하게 임하겠다"라며 "평정심이 가장 중요하더라. KS 1차전이 아니라 145번째 경기라고 생각하고 뛰겠다. 정규시즌 144경기 후에 6~7경기를 하면 150경기 정도 되지 않나. 항상 한국시리즈를 맞아 정규시즌을 좀 더 길게 이어서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해왔고, 올해도 그렇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10.24 06:50
영화

'버즈 라이트이어' 크리스 에반스 "책임감에 따른 강박감 닮았다"

크리스 에반스가 버즈 캐릭터와 닮은 점을 꼽았다.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영화 '버즈 라이트이어(앤거스 맥클레인 감독)' 화상 기자 간담회에서 크리스 에반스는 "버즈는 책임감이 강하고, 시간을 거스르는 영웅이라는 점에서 캡틴 아메리카와 겹치는 감정선이 있다고 생각한다. 스스로에게는 버즈 캐릭터가 어떻게 다가왔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크리스 에반스 "두 캐릭터는 확실히 닮아있다. 본인의 시간에서 벗어나 여행을 떠난다는 점, 어마어마한 책임감을 가진 인물이라는 점에서 비슷하다. 특히 버즈는 자신만만한 출발선에서 자신감이 뚝 떨어지는 여정을 펼친다. 캡틴 아메리카는 그것과는 좀 다르지만 여러 고난 끝에 영웅으로 거듭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와 공감하는 부분은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책임감이 아닐까 싶다. 주변의 친구, 가족들에게 내가 해줄 것들이 있다. '그들이 행복해야 한다' 강박감의 무게에 짓눌리는 것 같다. 버즈 역시 주변 사람들의 문제까지 본인이 다 떠안는 인물이다.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게 들어오게 하고 돕게 한다면 괜찮을텐데 그러지 않는다. 나 또한 그런 면이 없지 않아 있다. 그런 결점을 공유하고 있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버즈 라이트이어'는 미지의 행성에 고립된 인류를 탈출 시키기 위한 버즈와 그의 정예 부대 요원들의 운명을 건 미션 수행을 그린 작품이다. 특히 '어벤져스' 시리즈를 비롯해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에 출연한 바 있는 크리스 에반스와 '토르: 라그나로크'에 이어 오는 7월 개봉하는 '토르: 러브 앤 썬더'의 연출자 타이카 와이티티가 목소리 연기에 참여해 흥미로움을 높인다. 또한 '도리를 찾아서'의 공동 연출을 맡고 5년 6개월의 대장정 끝에 '버즈 라이트이어'를 전 세계에 소개하게 된 앤거스 맥클레인 감독과 게린 서스맨 프로듀서의 협업도 기대를 모은다. '버즈 라이트이어'는 NASA 연구를 통한 프로덕션의 디테일을 더하고, 디즈니·픽사 만의 3D 애니메이션 IMAX 카메라로 촬영해 깊이감 있는 스페이스 액션 어드벤처를 구현, 관객들에게 신선함을 선사할 예정이다. 오는 15일 개봉한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oongang.co.kr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2022.06.07 09:28
연예일반

‘나의 해방일지’ 이기우 “입혀진 강박에서 벗어나는 것이 목표” [일문일답]

실장님. 유학파, 재벌 3세 캐릭터가 아니다. 배우 이기우가 지난 29일 종영한 JTBC ‘나의 해방일지’에서 싱글대디 조태훈 역으로 시청자들을 만났다. 극 중 조태훈은 이혼 후 딸 조유림을 홀로 키우는 아빠이자 염미정(김지원 분)의 직장동료. 그런 조태훈이 염기정(이엘 분)을 만나 로맨스를 그리며 변화를 맞는다. 이기우는 대사량도, 감정 표출도 적은 조태훈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시청자들의 몰입을 높였다. 특히 어른의 성숙하고 현실적인 연애를 보여주며 존재감을 드러낸 이기우에 대한 시청자들의 호평 끊이지 않고 있다. ‘나의 해방일지’로 많은 것을 배우고 시청자로서도 함께 울고 웃었다는 이기우. 그는 20~30대를 함께하던 영화 ‘클래식’을 뒤로한 채 ‘나의 해방일지’를 인생 드라마로 꼽으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작품을 마무리한 이기우를 일간스포츠가 만났다. -종영 소감은. “작품에 참여했던 배우라서가 아니라 시청자로서도 푹 빠져서 보던 드라마다. 끝나니 시청자 입장에서 너무 아쉽다. 이번 작품만큼 연락이 뜸했던 친구들에게 연락 온 것이 처음이다. 그만큼 그 친구들이 드라마에 공감했구나 생각했다. 이렇게 많은 공감을 자아내는 드라마인데 마지막이 다가왔다니 아쉽다.” -‘나의 해방일지’ 출연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나. “내 인생 드라마가 ‘나의 아저씨’다. 결심이라고 할 것도 없이 바로 수락했다. 박해영 작가님의 글이었고 김석윤 감독님이 연출한다는 것 만으로도 어떤 역할이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인사하러 갔을 때도 나는 무조건 하겠다고 했다. 대본을 읽고 캐릭터가 마음에 드는 것은 다음 문제였다.” -조태훈 역을 연기할 때 신경 쓴 부분이 있나.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부터 태훈이 할 수 있는 부분이 없었다. 그렇다고 태훈이 너무 욕심내 버리면 작가님이 설정해놓은 캐릭터에 부합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서 스스로 무언가를 했다기 보다 누나인 경선이나 딸 유림이, 혹은 기정이 등 주변 사람들이 태훈이를 만들어 준 것이 크다고 생각한다. 100%중 10%는 태훈이가 하고, 나머지 90%는 기정이 만들어준 캐릭터가 아닐까 싶다. 나는 태훈의 색을 정해놓았을 뿐이다.” -직장인 생활을 해본 적이 없는데 역할에 몰입하기 위해 노력한 점이 있다면. “다행히 (역할이) 업무 팀장이었다. 말단 직원이었으면 어린 친구들에게 자문했어야 했는데 실제로 내 친구들 중 그 정도 직급에 있는 친구들이 있더라. 특히 싱글대디에 직장인에 이혼남인 친구가 있다. 태훈의 모습을 그 친구에게서 가져온 것도 있다. 옛날에 비해 표정이나 에너지가 없는 부분들, 체념하고 책임감으로 살아가는 부분들을 항상 태훈을 연기하러 갈 때 상기하면서 갔다.” -염기정의 고백을 거절한 부분이나 이후에 고백을 받아들이는 장면이 인상 깊었다. “사실 그 부분을 감독님과 많이 이야기했다. 기정에게 고백을 받았을 때도 태훈의 표정이 좋지 않은데, 실제로 사람이 생각지 못한 이야기를 듣고 미안함이 생겼을 때 그런 표정이 나온다고 생각했다. 그 온도를 맞추기 위해 현장에서 감독님과 많이 상의했다. 또 감정을 표현하거나 주위의 자극에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묵묵히 참는 게 습관화됐던 태훈이 기정의 청혼을 받았을 때 ‘그럽시다’라 답한다. 이 네 글자가 담백해 보이지만 태훈의 입장에서는 많은 감정이 들어간 표현이다. 주어진 대사가 짧다 보니 표정으로 살을 붙여야 해서 연기 공부를 많이 했다.” -이엘과의 호흡은 어땠나. “호흡은 좋았다. 이엘이 실제로 기정스러운 부분이 있다. 털털하고 시원시원하다. 그러다 보니 현장에서 작품에 관한 이야기보다 수다를 많이 떨었던 것 같다.” -기정에게 매력을 느꼈던 부분이 있나. 실제 이상형과 비슷한가. “이모티콘과 문제를 보내는 기정의 말투가 귀엽고, 매력적이라고 느껴졌다. 나의 경우에는 솔직한 여자를 좋아한다. 매너상 표현을 덜 할 수 있지만 불편함을 참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못마땅한 게 있으면 바로 이야기해줬으면 한다. 사소한 거라도 담아두지 않았으면 좋겠다.” -해방되고 싶은 부분이 있나. “연기자라는 직업을 20년 동안 하며 본의 아니게 화려하게 보이는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서 가질 수밖에 없는 강박감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런 것들이 불편하고 불합리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사실 ‘나의 해방일지’를 촬영하고 드라마를 보기 몇 년 전부터 탈피하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집도 계속 나고 자란 서울에서 벗어났고 한적한 데로 이사를 했다. 나에게 입혀져 있는 강박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런 것들로부터 해방되는 것이 요즘 목표다.” -변화하려고 노력한 부분은? “돈만 좇고 달리려고 하지 않으려 한다. 사실 ‘나의 해방일지’처럼 의미 있는 드라마를 하고 나니 아무 작품이나 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도 안 써주면 최선의 선택을 해야겠지만, ‘인간 이기우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작품을 한다면 더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즐기고 누릴 수 있을 때 행할 수 있는 것이 작은 천국일 것 같다.” -20년 연기 활동의 원동력이 있다면 무엇인가. “가족의 힘이 제일 컸다. 나는 연극영화과를 다니는 학생도 아니었고 원래 공무원이 꿈이었다. 갑자기 배우를 한다고 해서 (부모님이) 당황할 법도 한데 내가 즐겁게 일하는 것을 좋아한다. 내 이름이 박힌 영화 ‘클래식’ 간판을 보고 기뻐하는 모습은 10년 치 뿌듯함이었다. 가족뿐만 아니라 배우 생활을 하며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회의적인 느낌을 받았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나의 해방일지’가 어떤 작품으로 남게 될까. “나는 나를 항상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나를 객관적으로 돌아봤을 때 20년 동안 작품 수십 편을 했지만 ‘이기우의 인생 작품은 데뷔작인 ‘클래식’’이라는 말에 공감한다. 그리고 그것이 나를 다그치는 부분이기도 하다. 20~30대를 ‘클래식’의 태수로 버텨왔다면 40대 처음에 만난 태훈은 앞으로 내가 어떤 색깔의 연기를 해야 하는지 제시해주는 것 같아서 배우 이기우에게 크고 친절한 이정표가 될 것 같다. 그래서 너무 고맙다. 인생 드라마는 이제 ‘나의 해방일지’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세빈 인턴기자 2022.05.31 08:00
스타

[화보IS] 유이 "몸매·얼굴 강박감 내려놨다"

유이의 매력이 담긴 화보가 공개됐다. 이번 화보에서 유이는 와인과 골프가 더해진 콘셉트를 소화하며 찬사를 이끌어냈다. 유이는 지난 2월 종영한 tvN ‘고스트 닥터’에서 해외파 신경외과 전문의 장세진 역을 맡아 ‘겉차속따’ 매력을 보여줬다. 메디컬 드라마에 처음 도전한 유이는 “의학 용어가 많다 보니 걱정이 많았지만, 주변에서 ‘찰떡’이었다는 의외의 반응을 보내줘서 자신감을 얻었다”고 전했다. ‘고스트 닥터’에서 정지훈, 김범 등 배우들과 특급 케미를 과시한 유이. 특히 그는 손나은과의 호흡에 대해 “걸그룹 활동의 공통점도 있다 보니 자주 안 봐도 더 빨리 친해졌다. 촬영 끝나고 오히려 더 연락을 자주 한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팔방미인 유이. 그는 앞서 다이어트에 대한 강박으로부터 자유로워졌음을 고백해 화제를 모았다. 몸매와 얼굴에 대한 강박을 내려놨다고 밝힌 유이는 “나를 안 좋게 보는 몇몇 시선에 스스로를 강박하는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나 자신을 더 사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유이는 지난해 한 예능을 통해 다이어트 후 8kg이 증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그는 “보디 프로필을 찍고 8kg이 도로 쪄서 원래 체중으로 돌아온 것뿐이다. 몸무게는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건강한 몸매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이의 화보와 인터뷰는 앳스타일 매거진 2022년 6월호에서 만나볼 수 있다. 김선우 기자 kim.sunwoo1@joongang.co.kr 2022.05.25 08:07
연예

'쇼미10' 언오피셜보이→미래소년 동표, '딩동댕 보건실' 출격

최근 구독자 13만 명을 돌파하고, 각종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짤'을 생성한 EBS 어른이용 디지털 교양‧예능 '딩동댕 대학교'. 축의금, 면접, 소개팅 등 삶에 유용한 정보를 전하며 어른이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성장을 책임져온 '딩동댕 대학교'에서 힐링과 위로에 더욱 초점을 맞춘 스핀오프 콘텐츠 '딩동댕 보건실'을 선보인다. '마음이 고장 나면 딩동댕 보건실로 오세요!' 딩동댕 대학교의 지하에 비밀스럽게 자리하고 있는 딩동댕 보건실은 감기만 걸려도 병원에 가면서 마음이 아플 땐 참기만 하는 어른이들을 위한 곳이다. 특이한 점은 보건 교사가 사람이 아닌 선인장이라는 것. '고쳐주는 선인장'이라고 해서 '고장'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선생님은 허술해 보이지만 실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서 날카롭고 예리하게 마음의 문제를 진단해준다. 누구보다 따뜻하게 찾아온 딩대생(게스트)의 고민에 귀 기울이고, 456살의 연륜을 뽐내며 현명한 조언과 처방을 제시한다. 유명 정신과 의사 유튜버와 목소리와 말투가 똑같다는 평이 있지만, 당사자는 아니라고 극구 부인하고 있다. '딩동댕 대학교'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대학원생 조교 붱철이가 근로장학생으로 함께 한다. 특유의 입담과 재치로 보건실의 분위기를 한층 띄우고, 고장 선생님과 의외의 케미스트리를 자랑하며 재미를 더한다. '딩동댕 보건실'에는 꼭 심각하거나 무거운 고민이 아니어도 진료가 가능하다. '논문 쓰기 싫어요', '한 가지에 집중을 못해요', '솔직한 화법에 상대가 상처 받을까 두려워요' 등 누구나 공감할 만한 마음의 문제를 깊이 있게 다룬다. 22일 토요일 오전 11시 EBS1TV에서 선보이는 첫 화에는 '고등래퍼' 출신이자 최근 '쇼미더머니10'에서도 화제가 된 언오피셜보이가 첫 딩대생으로 등장한다. 쉬지 못하는 강박감에 대한 이야기와 자신감 넘치는 뮤지션의 모습 뒤에 감춰진 속마음을 털어놓는다. 이후 회차에는 미래소년 동표, 유튜버 일주어터, 빠더너스 등 인기 셀럽들이 딩동댕 보건실을 방문할 예정이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oongang.co.kr 2022.01.20 07:42
연예

[인터뷰①] ‘지옥’ 김현주 “세계 1위 결과 떠나 하길 정말 잘했죠”

넷플릭스 전 세계 TV쇼 부문 1위 ‘지옥’의 스토리를 오롯이 끌고 간 이는 김현주다. 이 시리즈에서 김현주는 극 중 지옥행 고지를 받은 이들을 무차별적으로 죄인 취급하는 종교단체(사실 이단이나 다름없는) 새진리회에 총구를 겨눈 변호사 민혜진을 맡았다. 김현주는 주요 출연진 중 유일하게 전 회차에 얼굴을 내밀면서 1~3회, 4~6회로 갈라지는 이야기를 씨실과 날실 엮이듯 짜 맞췄다. 김현주의 연기력을 높이 산 연상호 감독은 차기작인 넷플릭스 영화 ‘정이’의 주인공으로도 캐스팅해 연달아 호흡을 맞추고 있다. 〈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 -원작 웹툰을 참고했는지 궁금하다. “원작이 있어 벗어나지 않아야 했다. 워낙 팬덤이 있는 웹툰 원작이라 배우들과의 싱크로율에도 관심이 많은 듯 했다. 원작에 기반을 둬 노력을 많이 했지만 우려했던 점도 많았다. 생소하고 어색하게 보이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이 있었는데 다행히 시청자들이 좋게 봐준 것 같다.” -유일하게 6회까지 나오는데 1~3회, 4~6회의 민혜진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다. 결을 유지하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맞다. 조금의 변화가 아니라 완전히, 반전 정도의 변화여서 스스로도 다른 인물처럼 보이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3회 때 후반부 바뀔 수 있는 부분을 생각하고 캐릭터에 여지를 둬야겠다고 생각했다. 초반부 엄마에게 하는 대사들이 지옥 고지를 믿고 안 믿고의 문제가 아니라 민혜진이 흔들릴 수 있는 여지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지옥’ 촬영은 어땠나. “촬영 환경도 그렇고 배우도 접점이 없는 사이로 만났다. 작품 안에서 보이는 긴장감, 어색함이 현장에서도 있었다. 연상호 감독이 위트로 많이 풀었다. 감독님의 희생정신, 자기를 희화화하며 편한 장을 마련해준 노력에 감사할 따름이다.” -캐스팅 섭외를 받았을 때 어땠는지. “많이 설렜고 흥분과 걱정이 많았다. 민혜진이 몸으로 부딪히는, 강인한 액션을 보여줘야 하는데 ‘날 왜 택했지?’ 싶었다. 촬영을 다 끝내고 보니 액션은 하나의 도구였을 뿐이었다. 액션을 보고 캐스팅한 게 아니구나 이해가 됐다. 1위를 떠나 결과적으로 하길 잘했다.” -연상호 감독의 차기작도 참여하고 있는데 연달아 작품을 하는 이유는. “‘지옥’을 찍으면서 ‘정이’ 출연 계획이 이미 있었다. ‘정이’ 캐릭터는 또 다른 시도인데 ‘지옥’을 찍으면서 감독님이 배우에게 보여준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재미있게 촬영하고 있다.” -넷플릭스에서 반응이 뜨겁다. 예상은 했나. “좋은 결과를 기대하는 것은 늘 있는 일이다. ‘지옥’의 성공은 넷플릭스에서 어느 정도 크기인지 짐작이 어렵다. 세계 1위가 체감이 안 된다. 기대 이상이다.” -민혜진 캐릭터를 어떻게 연구했는지. “그동안 여러 작품에서 변호사 역할을 많이 했다. 민혜진은 캐릭터 적으로 많이 달랐다. 마치 신분을 위장한 언더커버 변호사로 달리 표현할 수 있었다. 다르게 보여야 하는 강박감이 있어 캐릭터 고민도 했었다.” -액션 연기를 준비하는 과정은 어땠나. “4년이 흐른 뒤 4회가 시작되는데 너무 액션 배우처럼 나타나는 것도 현실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액션 스타일은 액션 팀에서 고민을 많이 했다. 액션 연습은 작품 시작 전에 기초부터 구르기, 걷기, 뛰기 등 하나하나 걸음마 하듯 차근차근 배웠다.” -대본 리딩이 아닌 브리핑 시스템은 어땠는지. “처음엔 생소했다. 사실 대본 리딩을 정말 안 좋아한다. 전날 밤잠을 못 잘 정도의 불편함이 있다. 이번에는 감독님이 혼자 다 얘기해서 새로웠다. 어떻게 이 신을 표현할지, 중요한 점이 뭔지 브리핑을 해주는데 의도나 성향, 색깔이 다 파악됐다. 작품 구상에 전반적인 도움이 됐다. 앞으로도 이런 식이면 좋을 것 같다.” -만약 지옥행 고지를 받는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시연까지 남은 시간 동안 정리할 것 같다. 인간관계를 정리하고 깨끗하게 살다간 사람으로 남고 싶다. 누군가를 떠나 보냈을 때 미련이 남지 않나. 그런 게 남지 않도록 시간을 보내고 싶다.” 이현아 기자 lee.hyunah1@joongang.co.kr 2021.12.01 08:30
야구

“생각 줄이니 직구 부활” 롯데 수호신 살아났다

롯데 자이언츠 마무리 투수 김원중(28)이 ‘힘차게’ 돌아왔다. 김원중에게 직구는 자존심이다. 지난해 평균 시속 146.7㎞, 최고 150㎞에 육박하는 직구를 앞세워 타자와 싸웠다. 그는 “마무리 투수에겐 직구가 1번이다. 타자의 집중력이 가장 높은 9회에는 나도 강하게 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팀 사기도 생각해 강한 공으로 상대를 압박하고 싶어한다. 후반기 시작과 함께 김원중은 파워 피칭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주 4차례 등판해 세이브 4개를 올렸다. 4이닝을 던지는 동안 4사구 없이 피안타 2개, 탈삼진 4개를 기록했다. 1점 차 상황에서 두 차례 마운드에 올라 리드를 끝까지 지켰고, 13~14일 LG 트윈스전에선 김현수-서건창-저스틴 보어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을 꽁꽁 막았다. 김원중은 “일주일에 4세이브를 올린 건 처음이다. 하늘이 주신 기회인 것 같다”며 웃었다. 김원중은 전반기 3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4.64에 그쳤다. 블론세이브를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5차례나 기록했다. 시즌 초 잘 나가다가 5월 중순부터 흔들렸다. 그는 “직구 구위가 떨어지면서 맞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변화구 구사율이 높아졌다. 결국 마운드에서 자신감이 떨어진 것”이라고 돌아봤다. 도쿄올림픽 휴식기는 그에게 반전을 만들었다. 머릿속을 재정비하고 체력을 보강했다. 전반기 시속 146.5㎞(스포츠투아이 제공)였던 직구 평균 구속이 후반기에는 148.1㎞로 상승했다. 덩달아 자신감도 올랐다. 직구 구사율은 전반기 44.4%에서 후반기 64.4%가 됐다. 김원중은 “휴식 덕분에 후반기 시작과 함께 직구에 힘이 생겼다. 그래서 과감하게 직구로 승부했다. 덕분에 상대 타자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그의 직구 피안타율은 여전히 3할 이상이다. 그래도 자신감 있게 직구를 뿌린다. 전체 구종의 절반을 차지하는 직구 위력이 있어야 포크볼·커브·슬라이더 등 변화구도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그는 “직구를 던져 성적이 안 좋다고 말하는 건 결과론”이라며 “마무리 투수는 직구에 대한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 생각이 너무 많아지면 독이 된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김원중은 풀타임 마무리 2년차다. 지난해 5승 4패 25세이브 평균자책점 3.94를, 올해 3승 3패 16세이브 평균자책점 4.14(16일 기준)를 기록 중이다. 그는 “‘점수를 주면 안 된다’는 강박감이 컸다. 2~3점 차 상황에서 한 점은 줄 수 있다고 생각하고, 리드를 끝까지 지키는 임무에 충실하겠다. 좀 더 단순하게 생각하고, 확실하게 경기를 매조지겠다”고 다짐했다. 롯데 이대호(39)는 “김원중과 구승민은 맞아도 고개를 들었으면 한다. 우리 팀에서 가장 열심히 던지는 선수”라고 격려한 바 있다. 김원중은 “우리 팀 최고의 선수가 인정해줘 영광이다. 책임감도 더 생긴다”라고 말했다. 김원중이 뒷문을 든든하게 지킨 가운데 롯데는 지난주 4승 2패로 후반기를 산뜻하게 출발했다. 6월 말 탈꼴찌에 성공한 롯데는 포스트시즌 진출 희망을 품고 있다. 김원중은 “늘 1위를 목표로 한다. 가장 늦게(한국시리즈)까지 야구를 하게끔 최선을 다하겠다. 젊은 선수들이 성장하고 있어 좋아질 것 같다. 경기가 아직 많이 남아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형석 기자 lee.hyeongseok@joongang.co.kr 2021.08.18 08:06
축구

[단독인터뷰]2005년 우승 MVP 선배가 울산 후배들에게 고하다

2021 시즌 K리그1(1부리그) '슈퍼 빅매치'가 찾아왔다. 21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의 11라운드가 열린다. 올 시즌 우승 향방을 가를 수 있는 중요한 한판. 분위기는 전북쪽으로 기운 상태다. 10경기 연속 무패 행진(8승2무)을 달리는 전북과 10라운드 수원 삼성전에서 0-3 참패를 당한 울산. 여기에 지난 시즌 3전 전패 수모를 당하는 등 전북에 약한 울산의 악몽까지 더해졌다. 모두가 전북의 우세를 예상하는 이때 울산 선수들을 향해 진심을 담아 고언을 전한 선배가 있다. 2005년 울산의 마지막 K리그 우승의 주역이자 MVP. 이천수(40) 대한축구협회 사회공헌위원장의 목소리. 편지 형식으로 이천수 위원장이 전해왔다. 내가 다른 팀에 있었어도 울산은 가장 가족 같은 팀이야. 울산이 경기에서 지면 항상 기분이 좋지 않아. 지난 수원전이 그랬지. 내가 느끼는 울산은 끈끈하고 멋있는 팀이었어. 울산이라는 도시도 정말 멋져. K리그를 선도하는 클럽이지. 모든 걸 갖춘 팀이야. 나는 지금까지도 울산에 대한 자긍심을 가지고 있어. 후배들도 느낄 수 있을 거야.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있구나. 전북이랑 붙으면 약한 모습을 보였어. 리그 1위를 하다가도 져서 우승 트로피를 놓치는, 2위 이미지가 생겼지. 이제 이런 이미지를 바꿔야 할 때가 온 것 같아. 전북과 비교해 멤버도, 조합도 울산이 뒤진다고 생각하지 않아. 아직까지 외국인 선수 적응에서 전북이 조금 우세할 뿐. 울산에는 레전드 감독님과 많은 국가대표 선수들이 있잖아. 마음을 조금 내려놓았으면 좋겠다.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강박감이 경기를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것 같아. 전북과 만나면 플레이 자체가 움츠려든다고 느꼈거든. 솔직히 나도 그랬어. 2005년 우승할 당시에도 정말 화려했던 우승후보 성남을 만나면 움츠려들 수 밖에 없었어. 그렇지만 보란듯이 플레이오프에서 성남을 잡았어. 그것도 원정에서. 모두가 성남을 이기지 못할 거라고 했지. 무조건 잡겠다는 의욕만 앞세우면 자기 플레이가 나오지 않을 수 있어. 과거에 졌던 건 잊고, 편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어. 라커룸에서 선수들과 편안하게 하자고 대화를 나눈 기억이 나. 그랬더니 경기를 온전히 즐길 수 있었어. 즐기니까 승리도 따라왔어. 너희들은 능력이 있는 선수들이야. 마음 놓고 운동장에 자신을 풀어놨으면 좋겠어. 준우승에 적응을 해도 안되지만 만년 준우승이라는 말을 민감하게 받아들일 필요도 없어. 내가 울산에 처음 온 2002년 준우승을 했어. 유럽으로 떠나기 전 2003년에도 울산은 준우승에 그쳤어. 유럽 돌아온 후 세 번째 도전 만에 우승을 할 수 있었어. 유럽에서 실패하고 돌아왔다고 엄청 욕을 먹을 때야. 솔직히 우승 트로피를 꿈꾸지 못했어. 나를 받아준 울산에 감사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있었고, 울산 팬들에게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싶다는 작은 소망으로 경기에 임했어. 이런 마음가짐이 좋은 경기력으로, 좋은 분위기로 이어진 것 같아. 스스로를 내려놨기에 가능한 일이었어. 만약 우승에 집착했다면 우승하지 못했을 거야. 이번 전북전에는 부담감을 가지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실력을 보여줘 인정을 받았으면 좋겠어. 이번에 승점을 내주면 굉장히 힘들 수 있어. K리그 전체를 위해서라도 전북의 독주보다는 경쟁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해. 마음 속으로 이길 수 있다고 응원하고 있어. 울산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명가의 명맥을 이어줬으면 좋겠어. 수원전과 같은 모습으로 전북 만나면 큰일난다. 1골 차 싸움 이런 거 신경 쓰지 말고, 운동장에서 마음껏 즐기고 놀아.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ongang.co.kr 2021.04.21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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