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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여자' 명감독 픽 김호정, 한국의 위자벨위페르
데뷔 30년 차 관록은 아무나 쌓는게 아니다. 영화 '프랑스 여자(김희정 감독)'로 스크린 컴백을 앞두고 있는 배우 김호정은 1991년 데뷔 이래 연극, 영화, 드라마를 오가며 장르 불문, 캐릭터 불문 깊이 있는 연기력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주의 연출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한국의 이자벨 위페르로 불린다. 연극 무대에서 활동하다 1999년 영화계에 진출한 김호정은 2000년 봉준호 감독의 데뷔작 '플란다스의 개'를 통해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 여우주연상을, 2001년 문승욱 감독의 '나비'로 로카르노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영화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이후 2015년 임권택 감독의 102번째 작품 '화장'에서 오랜 투병으로 죽어가는 아내 역을 맡아 극한의 체중감량과 삭발 투혼으로 혼신의 메소드 연기를 펼치며 백상예술대상 여우조연상을 수상,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또 공연계 스타 연출가 고선웅의 연극 '곰의 아내', 신수원 감독의 '마돈나', 차성덕 감독의 독립영화 '영주', 안판석 감독의 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 김원석 감독의 '아스달 연대기' 등 장르를 막론하고 한국 문화계를 대표하는 작가주의 감독들의 사랑을 받으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김호정이 택한 '프랑스여자'는 20년 전 배우의 꿈을 안고 프랑스 파리로 떠난 ‘미라’가 서울로 돌아와 옛 친구들과 재회한 후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꿈과 현실이 교차하는 특별한 여행을 담은 작품이다. 김호정이 연기한 미라 캐릭터는 20년 전 배우를 꿈꾸며 프랑스로 유학을 떠났다가 프랑스인 남편과 결혼해 통역가로 파리에 정착한 프랑스 국적의 한국여자다. 이혼 후 오랜만에 찾은 서울에서 옛 친구 영은(김지영), 성우(김영민)를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중 한 순간에 1997년 과거가 그녀 앞에 펼쳐진다. '프랑스 여자' 연출을 맡은 김희정 감독은 “미라를 온전히 이해하고 소화할 수 있는 배우는 김호정 밖에 없다”는 극찬을 전하기도 했다. 김호정은 그 어느 곳에도 속하지 못하고 낯선 감정을 느끼는 경계인의 고독과 쓸쓸함은 물론, 서울과 파리, 과거와 현재, 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미라의 불안정한 심리 변화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또 한번 깊이 있는 내면 연기로 관객들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당초 21일 개봉 예정이었던 '프랑스여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여파로 6월 4일 개봉을 재확정했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0.05.14 1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