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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부터 씨티은행 '고객 뺏기' 스타트…국민이냐, 토스냐, 우리냐

한국씨티은행의 소비자금융 부문 단계적 폐지에 따라 다음 달부터 소비자들은 본격적인 개인신용대출 대환 수순을 밟게 될 전망이다. 이 규모만 8조원이다. 이에 시중은행은 물론 인터넷전문은행들도 대환 대출 고객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우대금리를 적용해주고 수수료 면제 등 혜택을 전면에 내세워 고객 확보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26일 우리은행은 씨티은행을 이용하고 있는 고객의 원활한 대출 갈아타기(대환)를 위한 특화 상품 ‘우리 씨티 대환 신용대출’을 오는 7월 1일 출시한다고 밝혔다. 씨티은행에서 사용하고 있는 신용대출을 대환하기 위한 전용 신상품으로, 최대 1.5%포인트(p)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이에 따라 최저 연 3% 초반 수준으로 대출 이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특히 우리은행 대출을 미보유한 고객이 대환을 신청할 경우 1%p가 우대된다. 대출한도는 씨티은행 대출을 갈아타기에 무리가 없도록 대환금액 범위 내에서 연 소득의 최대 230%까지 부여한다. 최대 3억원까지다. 올해 말까지는 대출을 받은 고객에게 중도상환해약금과 인지세를 100% 면제하는 혜택도 준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씨티은행을 이용하신 고객이 불편함 없이 주거래은행을 우리은행으로 변경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일찍부터 씨티은행의 대환 대출을 위한 준비를 해왔다. 앞서 13명의 씨티은행 출신 프라이빗뱅커(PB)를 영입하고, 씨티은행의 고액자산가 유치를 위한 전략을 짜 온 것이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씨티은행의 대환 제휴사에 선정되지 못했다. 앞서 씨티은행의 대환 제휴사는 KB국민은행과 토스뱅크가 선정된 바 있다. 지난 23일 씨티은행은 소비자금융 업무의 단계적 폐지에 맞춰 오는 7월 1일부터 개인신용대출 대환 제휴 프로그램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제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대환 제휴사인 국민은행과 토스뱅크를 통해 금리 우대는 물론 중도상환수수료·대환대출 금액에 따른 인지세 면제 등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은 대환 전 대출 금리 대비 최대 0.4%p의 우대금리를 지원하기로 했다. 웰컴 우대금리 0.2%p는 별도 조건 없이 일괄 적용된다. 더불어 국민은행 자체 신용평가 결과 6등급 이내 고객에게는 우대금리 최대 0.2%p가 추가 적용된다. 또 대환 시 발생하는 인지세는 은행이 전액 부담하며, 대출 기간에 상환 시 발생하는 중도상환수수료 역시 면제해 준다. 토스뱅크는 조건 없이 전 고객에게 0.3%p 금리 할인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씨티은행에서 연 3.5% 금리로 대출을 받은 고객이 토스뱅크로 대환 대출을 하면 연 3.2% 금리로 떨어지게 된다. 토스뱅크는 대환 시 5000만원 이상 대출을 받을 경우에만 고객이 부담해야 하는 인지세를 전액 부담하기로 했다. 대출 기간 중 중도 상환 시 발생하는 수수료는 면제해 준다. 아직 씨티은행을 겨냥한 대환 대출 상품을 내놓지 않은 시중은행들도 관련 상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7월 중 우대 금리 등 혜택을 담은 씨티은행 고객 대환 전용상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신한은행은 타 은행과 비슷한 내용에 더해 대여금고를 갈아타면 임차보증금과 수수료를 면제하는 혜택도 담을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씨티은행 출신의 PB를 영입한 SC제일은행 역시 씨티은행의 고액자산가 유치를 준비 중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대환 대출 제휴사는 직접 씨티은행과 소통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빠른 정보 전달이 가능한 면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2.06.27 07:00
경제

[권지예의 금융읽기] 금리 인상에 차주는 '울상'… 은행은 '성과급'에 미소

금리가 또 오른다. 은행은 예·적금 금리부터 올리고 있지만, 대출 금리도 꿈틀대고 있다. 18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12월 기준 코픽스는 전달 대비 0.14%포인트 높은 1.69%로 집계됐다. 지난 11월 코픽스는 1.55%였는데, 이 역시 전달보다 0.26%포인트 오른 것이었다. 야속하게 오르는 '여신금리' 상승폭에 대출을 실행한 차주(대출자)들은 울상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객들은 은행 대출금리 0.0n% 차이로도 대출을 갈아탄다"고 했다. 즉, 금리가 조금만 올라도 차주에게는 부담이 된다는 얘기로도 볼 수 있다. 반면 은행은 지난해 가계대출 급증으로 인한 이자수익이 늘어나면서 '성과급 잔치'를 열고 있어 온도 차가 크다. 계속 오른다…대출 이자에 '곡소리' 17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평균 개인신용대출금리는 연 3.89%~6.00% 수준이다. 2020년 말 신용대출(1등급·1년 만기) 금리는 연 2.65~3.76%였다. 주택담보대출도 오름세다. KB국민은행의 'KB주택담보대출변동(일반자금)' 상품만 봐도 전월 3.59%던 금리가 최저 3.86, 최고 5.06%로 뛰었고 신한은행 '신한주택대출(변동금리)' 상품도 전월 3.64%에서 최저 4.06%, 최고 4.86% 금리를 나타냈다. 이마저도 아직 '덜 오른' 상태다. 한국은행이 지난 14일 추가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연 1%→1.25%) 올리면서, 대출 금리 상승은 더 가팔라 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일반적으로 기준금리가 오르면 은행채와 예·적금 금리가 오르고, 은행들이 대출을 위한 자금을 조달하는 비용이 상승한다. 기준금리가 오름으로 가구당 더 내야 하는 이자는 16만1000원 정도다. 한국은행이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때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이 총 3조2000억원 늘어난다고 했을 때의 계산식이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9월 기준 가계대출 규모(1744조7000억원)에 변동금리 비중(73.6%)으로 추산한 결과라, 앞으로 기준금리가 더 오르는 걸 고려하면 이자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이 서서히 반영될 것"이라며 "예·적금 상품부터 움직이기 시작했지만,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경우에는 코픽스 상승분이 반영돼야 해서 더 늦게 반영된다"고 설명했다. 대출자들은 울상이다.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받았다는 A 씨는 "신한은행에서 마이너스통장을 만들었다"며 "12월 13일 금리 4.99%였고 20일 5.01%였다. 그리고 17일 5.04%로 또 올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이너스통장 한도가 연봉 이내로 제한돼 있어 금액이 크진 않지만, 금리가 계속 올라 몇만 원 이자가 오르는 자체가 너무 부담이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말 '영끌' '빚투'로 투자에 나섰던 대출 차주들은 더욱 머리가 복잡해졌다. 가상자산 투자자 B 씨는 "요즘 코인 판이 정말 좋지 않다"며 "지금이 최저점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을 만큼 손실이 커 이자만 내면서 '존버'해야 하나 고민이다"고 말했다. 서민들 시름 속 은행 '300%+@' 성과급 파티 금리 인상 여파로 오르는 이자에 대출을 이미 받았거나 받을 예정인 서민들의 시름 소리가 커지고 있는 반면, 시중은행은 이렇게 벌어들인 이자 수익으로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다. 18일 은행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은 올해 최소 기본급의 300% 이상의 성과급을 임직원에게 지급했다. KB국민은행은 올해 성과급으로 월 통상임금의 300%를 지급하기로 했다. 신한은행도 지난해 성과급으로 기본급의 약 300%를 받는다. 이미 지난해 말 250%는 선지급됐으며 지난 3일에는 마이신한포인트 100만점이 특별 지급됐다. 나머지 50%는 우리사주로 연내 지급될 예정이다. 하나은행 특별성과급도 기본급의 300% 선으로 정해졌다. 지난 10일 250%가 지급됐으며 나머지는 연내 추가 지급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복지 포인트 80만원도 나온다. 우리은행은 이달 초 임금 단체협상(임단협)에서 기본급 200%의 경영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추가로 직원 사기진작 명목의 기본급 100%와 현금 100만원이 지급된다. 경영 실적에 따른 성과급 300% 수준을 지급한다는 게 4대 은행의 입장이지만, 일부에서는 '경영 성과'로 볼 수 있냐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인다. 해당 성과급은 지난해 역대 최대 수준의 이자수익에 따른 이익 증가에 따른 영향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즉, 코로나19로 경기가 침체하고 생계가 어려운 서민들이 대출을 늘렸고, 낮은 금리가 이어지며 투자로 눈을 돌린 소비자들이 빚내서 투자는 등의 상황이 만들어낸 수익을 성과로 봐야 하냐는 얘기다. 정부가 가파르게 오르는 가계대출로 '규제 정책'을 압박하긴 했지만, 은행권이 대출 금리를 너무 빠르고 과도하게 올려 '이자 잔치'를 벌였다는 비판도 나온다. 지난 11월에는 신규 예금·대출 기준 금리 차이가 2.19%포인트까지 벌어지며 11년 만에 최대를 기록해, ‘폭리를 취한다’는 비판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당국이 4~5%로 가계대출 총량을 제한하면서 적극적인 영업을 펼치지 못했음에도, 기준금리 인상기에 대출금리를 예금금리보다 빠르게 올리면서 막대한 이자이익을 거뒀기 때문이다. 이에 은행 관계자는 "은행이 노사와 다른 은행의 성과급 규모와 비슷한 수준에서 합의점을 찾는 것"이라며 "지난해 대부분 은행이 역대급 실적을 내놓으면서 그에 따른 수준으로 조정해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22.01.19 07:00
경제

[권지예의 금융읽기] 출범 전인데 50만명 열광…토스뱅크 미리보기

본격 출범도 하기 전인 토스뱅크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지난 10일 토스뱅크가 미리 공개한 상품은 하루 만에 13만명이 열광했고, 주말이 지나자 50만명을 돌파했다. 아직 토스뱅크는 2000만 토스 이용자를 뱅크로까지 옮겨와야 한다는 부담스러운 과제를 안고 있긴 하지만, 파격적인 금융 혜택으로 사흘 만에 50만명이 호응했다는 점에서 시작이 좋다. 시간당 7000명 신청…소비자 당기는 토스뱅크 토스뱅크는 출범에 앞서 지난 10일 은행 첫 상품으로 수시입출금 통장과 체크카드를 공개했다. 사전신청은 토스 앱에서 받았다. 이번에 소개된 수시입출금 통장의 금리는 역대 최고였다. 신규 회원, 자동이체 등 복잡한 우대조건도 없이 예치된 모든 금액에 대해 무조건 연 2% 이자를 매달 지급하는 혜택이다. 지난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다른 시중은행에서도 2%대 금리의 정기예금 상품은 출시됐지만, 늘 충족해야 하는 조건이 따라붙었다. 토스뱅크가 공개한 체크카드의 혜택 수준도 파격적이다. 생활밀착형 가맹점 5대 카테고리 커피·패스트푸드·편의점·택시·대중교통에서 카드를 사용하면 결제 즉시(대중교통은 익일) 카테고리별 300원씩 매일 캐시백이 제공된다. 즉, 대중교통을 타고 출근한 뒤 토스뱅크 카드로 롯데리아에서 점심을 먹고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한 잔 마신 뒤 편의점에 들러 맥주 한 캔을 사고 택시를 이용해 퇴근하면 하루에 1500원의 캐시백이 쌓이게 되는 것이다. 전월 실적, 최소 결제금액 등 제한도 없어 매달 최대 4만6500원(31일 기준)을 캐시백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 게다가 다른 인터넷은행들과 동일하게 국내외 현금입출금기(ATM) 수수료도 면제된다. 이는 내년 1월 2일까지 적용되는 첫 번째 시즌 혜택이다. 토스뱅크는 시즌마다 고객의 소비 패턴에 맞는 새로운 혜택을 만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이런 혜택에 토스뱅크 사전신청은 하루가 채 지나지 않아 30만명을 넘어 13일 오전 50만명을 돌파, 오후 12시 45분께 토스뱅크 사전신청자는 52만명을 넘었다. 시간당 약 7000명씩 신청한 셈이다. SNS상에도 사전신청 완료 및 친구 공유 인증 사진이 올라오는 등 주말 간 뜨거운 호응이 계속됐다. 특히 수시 입출금 통장임에도 ‘조건 없는 연 2%’ 금리를 제시한 토스뱅크통장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았다. 한 투자 커뮤니티에는 "지난 1년 동안 대출금리는 2.0%까지 올랐는데 예금금리는 0.5% 남짓 올랐다"며 "토스뱅크 오픈하면 단기 예금은 모두 옮길 생각이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빠른 사전신청 속도를 보면서 새로운 뱅킹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파격 '대출' 나올까, 기대감 토스뱅크는 단 한 번의 조회로 어렵고 복잡한 과정 없는 대출도 준비하고 있다. 대출 서비스는 사전신청 접수가 끝나면 10월 이후 사전신청자에게 먼저 공개될 예정이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토스뱅크가 올해 6월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사업 추진 현황 및 계획’에는 중·저신용자나 금융 이력 부족자 등 ‘금융 소외 계층’을 포용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중·저신용자에게는 고도화된 신용평가모형을 기반으로 합리적인 금리·한도의 대출을 제공하고 금융 이력 부족자에게는 금융·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해 적정 수준의 대출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또 까다로운 가입 조건과 서비스 부족으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던 외국인 고객에게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가장 먼저 토스뱅크는 개인신용대출과 사잇돌 대출, 마이너스통장과 비상금 대출부터 서비스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본격 출범 이후에는 소상공인대출과 햇살론, 전세자금대출로 여신 사업을 확대해 나간다. 신용대출은 연 최저 2.72%로, 최대한도 2억7000만원이다. 마이너스통장과 비상금대출의 최저금리와 최대한도는 각각 연 3.22%, 1억5000만원과 연 3.47%, 300만원이다. 또 사잇돌대출은 최저금리가 연 4.45%, 최대한도 2000만원까지 가능하다. 금융당국의 규제로 5000만원 수준으로 제한된 다른 은행의 신용대출 상품 대비 대출 가능한 금액이 많다. 이에 토스뱅크는 올 연말까지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잔액 기준)을 전체 가계 신용대출의 34.9%로 맞추겠다는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이 가장 많은 케이뱅크(15.5%)의 연말 목표 21.5%보다도 10%포인트 이상 높은 수준이다. 카카오뱅크의 목표는 6월 말 기준 10.6%를 기록, 연말까지 20.8%다. 은행 관계자는 "후발주자인 만큼 기존 인터넷은행 수준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더욱 공격적으로 영업할 것으로 보인다"며 "수신 상품에서 파격 조건을 내건 만큼 대출 상품은 어떻게 개발했을지 지켜볼 만하다"고 말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21.09.15 07:00
경제

줄줄이 사라진다… 좁아지는 '대출 구멍'

‘빚투(빚내서 투자)’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등의 영향으로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이 하루 1조원 넘게 불어나는 등 ‘패닉 대출’ 사태가 불거졌다. 그러다가 최근 시중은행들이 신용대출 관리에 나서면서 하루 새 2400억원 넘게 줄어들며 주춤하는 모습이다. 금융권에서는 한도를 축소하기 전에 미리 신용대출을 받으려는 이른바 ‘막차’ 수요가 한풀 꺾였다는 분위기다. 하지만 신규 마이너스통장 대출 수요까지 고려하면 안정세로 전환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당국이 주요 은행에 ‘신용대출 관리 계획서’를 오는 25일까지 제출하라고 하면서 대출길이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급증한 신용대출…'우대금리' 낮춰 조절 시작 22일 은행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은행에서 신규 취급된 개인신용대출 금액은 27조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9조원)보다 38.5% 늘어났다. 1년 전 증가율은 9.9%에 불과했다. 또 9월 들어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2조원 넘게 증가했다. 신용대출은 특히 20대와 30대에서 많이 늘었다. 이 기간 20대(3조원)와 30대(10조원)의 신규 신용대출 금액은 1년 전보다 각각 39.3%, 46.3% 늘어 전체 증가율을 넘어섰다. 그 결과 20·30세대를 합친 대출 증가율은 지난해(9.1%)의 5배 수준인 44.7%에 달했다. 여기에는 부동산·주식 투자 자금을 위한 것뿐만 아니라 코로나19로 어려워진 살림살이에 생활자금을 신용대출로 메우는 가계도 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나중에 필요할 때 못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신용대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또 인터넷은행에서는 비대면으로 5분 만에 신용대출 받는 게 가능해졌고, 정부도 금융권 비대면 영업을 적극적으로 장려하는 것도 한몫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금융당국 측은 이렇게 받은 신용대출 자금이 부동산 투자용으로 사용될 가능성도 크다고 판단하고 급증하는 신용대출을 규제하기 위한 움직임에 나섰다. 일단 금융당국은 10일과 14일 주요 은행 여신 담당자와 회의를 열고 과도한 신용대출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으며, 신용대출 수요 조절 방안을 오는 25일까지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은행들은 관행적으로 연봉의 두 배까지 한도로 설정했던 신용대출에 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 낮은 금리로 수억 원씩 자금을 빌리는 고신용·고소득 전문직의 신용대출부터 줄이라는 당국의 메시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권의 신용대출은 보통 연 소득의 100∼150% 범위에서 이뤄지고, 특수직 등은 현재 은행에서 많게는 연 소득의 200%까지 빌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게 은행 측의 설명이다. 실제로 시중은행들은 서울시와 경찰청 등 일부 기관 소속 직원들에게 최대 2억원 이상 한도로 1%대 중반대 금리의 신용대출을 제공하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신용대출 관리 방안으로서 먼저 우대금리 하향 조정을 검토 중이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다만 저소득·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까지 막을 경우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한 생활자금 수요까지 차단할 수 있어 전면 규제책은 내놓지 않기로 했다. 제도권으로 들어가는 P2P 업체… 대출 서비스 변화도 금융당국의 구두 개입으로 시중은행에서 돈을 빌리지 못한 주택자금이나 주식 투자자금을 P2P(온라인투자연계금융)에서 충당하려는 움직임도 있지만, 역시 앞으로는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온투법) 시행으로 P2P 금융업체들은 법령상 요건을 갖춰 금융당국의 심사를 거쳐 등록해야 하며, 그렇지 못한 업체들은 영업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P2P 업체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차주(돈을 빌리는 사람)와 투자자(돈을 빌려주는 사람)를 연결해주고 수수료를 받는다. 한국P2P금융협회 공시를 보면, 협회 회원사 중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취급하는 27개사의 개인 주담대 잔액은 지난달 말 현재 4583억원으로 집계됐다. 잔액 규모는 은행권과 비교해 미미한 수준이지만, 증가 폭이 상당하다. 최근 3개월의 전월 대비 증가율을 보면 6월 6.9%, 7월 6.5%, 8월 7.4%다. 8월은 올해 들어 최대 증가율이다. P2P 금융의주담대는 보통 매달 이자만 갚다가 한 번에 원금을 상환하는 만기 일시상환으로 부담이 적다. 만기는 1년이지만 연장도 가능하다. 은행 신용대출과 돈 갚는 방식이 유사한 방식이다. P2P 금융 통계회사 미드레이트에 따르면 9월 초 기준으로 P2P 업체 135개사의 대출 잔액은 2조2953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최근 온투법으로 당국이 P2P 업체 중 옥석 가리기에 나섰고, 대출의 부실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례로 창고에 온라인쇼핑 판매업자의 재고를 보관하고, 그 가치를 평가해 운전자금을 대출해주는 ‘동산담보 대출’을 주로 취급해 온 ‘팝펀딩’은 지난 6월 폐업 절차를 밟게 됐다. 금감원이 ‘팝펀딩’의 대출 취급 실태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불법 혐의가 드러나 검찰의 수사를 받게 되면서 대규모 손실이 났기 때문이다. 이처럼 P2P 업체의 부실이 계속되며 6월에만 4곳이 문을 닫았고, 7월 3곳, 8월 7곳 등 폐업이 잇따르고 있다. 이외에도 온투법의 규제로 대출이 막히는 경우도 발생했다. 최근 ‘1금융권 제휴 은행 대출’로 인기를 끌었던 ‘피플펀드’는 은행 연계형 신용대출 서비스를 종료했다. 온투법으로 인해 대출 계약 등 핵심 업무를 제3자에게 위탁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피플펀드는 다른 P2P 업체들과 달리 전북은행을 낀 신용대출을 제공한다는 점을 내세워 대부업 대출 등에 거부감을 갖는 이용자들을 공략해 왔지만, 해당 서비스 모델을 종료하게 됐다. 피플펀드의 대출 잔액은 지난달 기준 2852억9000만원으로 업계 1위 수준이었고, 누적 대출액은 9857억1700만원이었다. 이에 피플펀드는 온투법 취지와 내용에 따라 10월 중 온투업 라이센스 기반의 신용대출 ‘피플펀드론 2.0’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P2P 업계 관계자는 “당국이 전수조사했던 전체 237개 가운데 제도권에 진입할 업체들로 대출 루트가 좁아지겠지만, 부실은 확실히 줄어들 것”이라며 “온투법에 맞춰 P2P 업체는 새롭게 대출 등 서비스를 업데이트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20.09.23 07:01
경제

‘역대 최대 실적 달성’한 저축은행 CEO들

저축은행들이 지난해 사상 최대 당기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분기까지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순이익은 8513억원이다.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전년보다 이미 3.6% 증가했다. 저축은행중앙회 회원사 79곳은 2017년에 총 1조43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제2의 황금기’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높은 예금보험료·영업 권역 제한 등 낡은 규제 속에서도 눈에 띄는 성장을 일궈 냈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는 각 사를 이끌어 가고 있는 최고경영자(CEO)들이 있다.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 사태 직후 실적 부진에 허덕이던 대형사들이 2014년 영업 실적이 흑자로 돌아선 뒤 실적 개선세가 가팔라지고 있다"며 "지난해 최대 실적을 달성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상 최고 이익’ SBI저축은행 뒤에 정진문·임진구 최근 SBI저축은행의 정진문 각자 대표이사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국내 저축은행 중 자산 1위인 SBI저축은행은 임진구·정진문 각자대표 체제로 움직이고 있다.정 대표는 리테일 부문을 총괄하며 SBI의 개인 부문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왔다. 정 대표는 삼성물산·삼성카드·현대카드 등 줄곧 대기업 계열 금융회사에 근무해 온 리테일 금융통이다.2014년 3월 정 대표가 합류할 당시만 해도 SBI저축은행은 우량한 곳이 아니었다. 2011년 저축은행 사태의 여파가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이에 정 대표는 차별화 전략으로 오토론(자동차대출) TFT·온라인 주택담보대출 TFT를 조직해 관련 상품들을 출시했고, 2015년 말에는 M프로젝트 TFT를 통해 모바일 중금리대출 ‘사이다’를 선보이며 흥행을 이끌었다. 특히 업계 최초의 중금리 상품인 사이다는 출시 1년 반 만에 대출 금액이 4000억원을 돌파하며 높은 인기를 얻었다. 경쟁사들의 중금리대출 규모가 3000억원대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수치다. SBI저축은행의 가계대출 비중은 2014년 33.2%에서 2년 이후인 2016년 46.4%로 대폭 증가, 가계대출 분야가 안정세를 찾으면서 SBI저축은행의 실적은 매년 사상 최고 이익을 경신하고 있다. SBI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014년 회계연도 기준 232억원에서 지난해 1400억원가량을 기록했으며, 이 중 수익의 절반은 리테일 분야에서 나왔다.임 대표는 LG상사 벤처투자팀·퍼시픽그룹 사모펀드 대표 등을 거쳐 현대스위스저축은행(현 SBI저축은행) IB그룹장을 맡으면서 저축은행 업계에 뛰어들었으며, 2015년부터 기업금융 부문을 책임지면서 정 대표와 합을 맞춰 왔다.이에 임 대표가 부임했던 2015년 말 2조2573억원이었던 기업 여신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3조1222억원으로 약 38%(8649억원) 증가, 전체 여신 가운데 기업 여신 비중은 55.8%로, 보통 10~20% 수준인 타 대형 저축은행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 줬다.두 대표의 임기는 올해 3월까지나, 정 대표의 사장 승진과 함께 연임할 것으로 보인다.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정 대표는 중금리대출 시장을 선도하고 금융 당국이 추진 중인 생산적·포용적 금융을 실천하는 등 개인 금융 부문에서 성과를 바탕으로 각자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하게 됐다”면서 “두 대표의 임기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SBI저축은행의 자산은 7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꾸준한 2위 ‘OK저축은행’ 이끄는 정길호 출범 당시 총자산 5392억원(업계 21위)으로 시작한 OK저축은행은 2015년 1조8056억원으로 급성장하면서 1년 만에 단숨에 3위에 오른 뒤 현재 꾸준히 2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OK저축은행의 총자산은 4조8269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조292억원 증가했다.OK저축은행 성장세 뒤에는 정길호 OK저축은행 대표(아프로서비스그룹 부사장 겸임)가 있다. 그는 (구)한미은행 출신으로 왓슨 와야트 컨설턴트, 휴먼컨설팅그룹(HCG) 부사장을 거치며 전문경영인의 이력을 밟은 뒤 2010년 아프로서비스그룹에 합류했다. 2014년 OK저축은행이 예주저축은행과 예나래저축은행을 인수하며 출범한 뒤 정 대표는 경영지원본부장과 소비자금융본부장을 거친 뒤 2016년 7월 최윤 회장이 그룹 회장으로 물러나자 OK저축은행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정 대표는 개인신용대출 등 소매 금융 강자였던 OK저축은행의 포트폴리오를 중기대출까지 넓히며, 2016년 말 대출 잔액 가운데 26.1%였던 기업대출 비중을 2017년 말 36%로 단숨에 확대했다.이는 이자 수익 증가로 이어져 수익성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됐다. OK저축은행의 2017년도 결산 영업이익은 1016억원을 기록, 2014년 7월 출범 이래 처음으로 1000억원대를 넘어섰다. 이는 전년(117억원)과 비교해 7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정 대표는 최근 연임에도 성공, 2020년 7월까지 임기를 이어 갈 예정이다. 낮은 금리의 힘 ‘JT친애저축은행’의 윤병묵 7년째 JT친애저축은행을 이끌고 있는 윤병묵 대표는 2012년 미래저축은행 인수 이후 지난 5년간 JT친애저축은행을 상위권 저축은행으로 도약시킨 주인공이다.한국은행 은행감독원·도쿄사무소를 거쳐 신용회복위원회 심의관리팀장, LG카드 상무이사 등 다양한 금융 경험을 갖춘 윤 대표는 적자였던 당기순이익을 지난해 3분기 143억원으로 전환시켰다. 윤 대표의 전략은 ‘낮은 금리’였다. 실제로 JT친애저축은행의 평균 대출금리는 15%대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법정 최고 금리(24%)보다 낮은 수준이다. 타 사들보다 3~5%포인트가량 낮은 대출금리를 받고 있고, 당국 정책에 부합하는 상품을 내놓으면서 중금리신용대출 상품 ‘원더풀 와우론’은 이미 3200억원을 돌파했다. 이에 JT친애저축은행은 지난 4분기 전체 개인신용대출 현황을 분석한 결과, 개인신용대출 취급액 가운데 중금리대출 비중이 약 99%로 나타났다. JT친애저축은행의 개인신용대출 상품을 이용하는 고객 100명 중 99명이 중금리대출 상품을 이용 중인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전체 개인신용대출 취급 현황을 살펴보면, 중금리대출 규모는 약 1200억원 규모로 전체 개인신용대출 취급액 가운데 99%가 중금리 상품을 이용했다. JT친애저축은행이 중·저신용자의 금리 단층을 해소하고자 중금리대출을 적극 추진해 온 성과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tbc.co.kr 2019.03.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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