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타격코치로 출국한 '꽃범호', 감독 돼서 돌아왔다 "막중한 책임감, 선수들 믿고 잘 이끌겠다" [IS 인천]
"막중한 임무 맡았다. 선수들 믿고 잘 이끌겠다."이범호 KIA 타이거즈 신임 감독이 뒤늦은 출사표를 건넸다. 이범호 감독은 지난 13일 KIA 타이거즈의 제11대 감독으로 선임됐다. 스프링캠프 직전 김종국 전 감독이 금품수수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경질된 탓에 사령탑 자리에 공백이 생겼고, 구단이 이범호 1군 타격코치를 정식 감독으로 선임하면서 자리를 메웠다, 캠프 도중 지휘봉을 잡은 이범호 감독은 호주에서 진행된 1차 캠프 일정을 모두 마무리하고 2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범호 감독은 “감회가 새롭다. (감독직은) 굉장히 막중한 임무라고 생각한다”라면서 “주변에서도 우리 전력이 강하다고 평가해줘서 부담감이 없는 건 아니지만, 이렇게 좋은 선수들이 팀에 모여 있을 때 감독을 하게 된 건 내게 굉장히 큰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선수가 한 팀이 돼서 잘 움직일 수 있도록 팀을 잘 이끌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다음은 이범호 감독과 일문일답▶1군 타격코치에서 감독이 됐다. 캠프 계획과 일정이 어떻게 달라졌나훈련 스케줄은 똑같이 이행했다. 코칭 스태프들이 세워 놓은 파트에 맞춰서 진행을 했다. 달라진 거라면 투수들이 던지는 것도 보기 시작했다는 거다. 이제 오키나와 캠프가 중요한데, 투수 로테이션이나 기용 방법들을 투수 코치님들과 잘 상의해야 할 것 같다. ▶가장 고민이 되는 부분은?많은 분이 우리 1루수가 다른 팀에 비해 안 좋다고 말씀해 주셨다. 하지만 우리 팀에도 굉장히 좋은 1루수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취약하다고 생각하는 포지션은 없다. 모든 선수가 자신의 포지션에서 충분히 잘할 수 있는 선수들이라고 생각한다. 약점은 없다고 생각하고,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 등을 통해 (약점 보완보다는) 더 좋은 방향으로 팀을 만드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감독 부임 후 ‘초보 감독이 아닌 타이거즈 감독으로 시즌을 준비하겠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준비된 감독’이라는 평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모든 감독은 모자란 상황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떤 선수를 만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좋은 선수들이 있을 때 감독을 하느냐, 어려운 상황에서 감독을 하느냐는 굉장히 다르다. 나는 좋은 선수들이 많은 상황에서 감독을 해 좀 더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선수들과 발만 잘 맞춰서 간다면 초보(감독)지만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팀에 베테랑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선수들을 믿고 즐겁게 하려고 한다.
▶선수들이 먼저 나서서 ‘감독님을 많이 도와드리고 싶다’라고 말하더라. 팀 분위기도 정말 좋다고 하던데.선수들의 마음이 안 변했으면 좋겠다(웃음). 타격코치할 때부터 스스럼 없이 다가오고 다가가는 관계가 형성이 됐다. 외국인 선수든 고참이든 젊은 선수든 할 것 없이 먼저 다가가려고 했다. 감독이 돼서도 (코치 때와) 마찬가지로 장난도 많이 쳤다.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고, 선수단 분위기를 다운시킬 생각은 없다. 선수들 자체가 가만히 둬도 알아서 운동을 하는 선수들이다. 그런 부분을 잘 알고 있고, 선수들 성격들을 잘 파악해서 시즌 준비를 잘 하겠다.▶막내 코치에서 감독이 됐는데도 코치진 변화를 주지 않았다. 타격코치 할 때부터 같이 호흡을 맞췄던 코치들이라 별 문제 없이 시즌을 치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분들도 저를 잘 도와주실 거라고 생각한다. 코치를 하면서 각 파트에 있는 코칭 스태프들이 얼마나 노력하는지 내 눈으로 다 봤다. 알아서 잘 움직여주실 거라 생각하고, 코치들을 믿고 시즌을 치르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류현진이 한화 이글스로 복귀한다는 소식이 있다.그런 대투수가 한국에 온다는 건 우리로서는 굉장한 영광이다. 그런 투수가 왔을 때 우리 선수들도 많은 걸 느끼는 시즌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좋은 선수가 들어오는 만큼 한국야구도 좀 더 성장할 수 있는 충분한 계기가 될 것이다. (복귀를) 환영한다. 하지만 우리와 경기할 땐 되도록 많이 등판 안 했으면 좋겠다(웃음)▶1차 캠프 때 눈에 띄는 선수가 있었나.우리 팀에 젊은 선수들이 많다. 베스트9에 워낙 좋은 선수들이 포진돼 있어 이들에게 어떻게 기회를 줄지 고민을 하고 있다. 바로 기회를 주는 건 굉장히 어려울 것 같다. 젊은 선수들이 이 비좁은 공간(기회) 안에서 어떻게 성장할지 눈여겨 봐야 할 것 같고, 기회를 잡았을 때 긴장하지 않고 자기 플레이를 확실히 펼칠 수 있게끔 심리적인 부분을 잘 안정시켜 주는 게 내가 해야 할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젊은 선수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기회가 생겼을 때 확실히 자기 야구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인천공항=윤승재 기자
2024.02.21 2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