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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전문가·정치권 입장 청취, 이재용 대법원 상고 데드라인 임박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대법원까지 가지 않고 해소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이 대법원 상고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들을 모아 논의한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상고 포기를 촉구하고 나섰다. 대법원 상고 데드라인 2월 10일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 등의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 혐의 사건에 대한 형사상고심의위원회가 이날 오전 10시께부터 서울고검 청사에서 비공개로 열렸다. 위원회는 1시간 30분가량 논의 끝에 심의 의견을 도출했다. 다만 상고 찬성·반대 등 구체적인 결과는 공개되지 않았다.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1·2심에서 무죄를 받은 이 회장,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미전실) 실장 등 14명의 피고인에 대해 대법원 판단을 한 번 더 받아볼 필요가 있다며 심의를 요청했다. 대검찰청 예규에 따르면 1·2심에서 각각 공소사실 전부에 무죄가 선고된 사건에 대해 상고를 제기하려 하는 경우에는 심의위에 심의를 요청해야 한다.이날 회의에는 변호사, 교수 등으로 구성된 위원 6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 사건 공소 유지를 담당하는 공판 검사 4명도 상고 필요성을 설명하기 위해 직접 출석했다. 검찰은 지난해 8월 일부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처리에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한 서울행정법원 판결 등을 근거로 대법원 판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위원회 의견을 검토해 최종 상고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검사는 위원회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야 하지만 반드시 따라야 할 필요는 없다. 상고 기간은 오는 10일까지다.이 회장 등은 2015년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최소 비용으로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승계하고, 지배력을 강화할 목적으로 사내 미전실이 추진한 부정거래와 시세조종, 회계 부정 등에 관여한 혐의로 2020년 9월 기소됐다. 지난해 2월 1심과 올해 2월 2심에서 검찰이 내세운 19개 혐의는 모두 무죄 선고를 받았다. 그러자 이 회장의 수사와 기소를 주도했던 이복현 금융감독원장(2020년 당시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 부장검사)은 지난 6일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공소 제기를 담당했던 사람으로서 국민께 사과드린다"고 밝히기도 했다.정치권, 대법원 상고 포기 권유 이복현 원장에 이어 정치권에서도 ‘검찰의 무리수’를 지적하며 대법원 상고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5일 이재용 회장이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것과 관련해 "검찰도 반성할 것은 반성하고 이재용 회장을 상고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박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검찰은 1000쪽이 넘는 항고 이유서로 (이 회장을) 꼭 감옥에 보내려 했지만 (저는) 우리 경제를 위해서 신속하고 공정한 사법부 판결을 촉구했다"며 "검찰도 신중한 판단으로 상고를 재고하길 바란다"고 말했다.그러면서 "검찰의 무리수는 검찰 자신들에게 부메랑이 된다"며 "검찰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고 강조했다.그는 "이재용 회장 무죄 선고는 침체한 우리 경제에 이재용, 올트먼, 손정의 'AI 3국 동맹', '스타게이트'의 희망을 안겨준다"며 "이 회장도 딥시크와 같은 혁신에 맹주하는 책임감 있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야 한다"고 덧붙였다.국민의힘도 논평을 내고 이 회장에 대한 2심 무죄 선고에 대해 "지난 10년 동안 세계 최고 글로벌 반도체 기업 삼성을 옭아맸던 사법 리스크의 허무한 결과"라고 평가했다.신동욱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이번 항소심 판결을 계기로 대한민국에서 마녀사냥식 반기업 정서 선동은 결단코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다만 검찰은 지난 2020년 대검찰청의 수사심의위원회의 불기소 권유에도 불구하고 최초로 이 회장을 기소한 바 있다. 한편 검찰은 2020년 8월 이동재 전 채널A 기자를 강요미수 혐의 사건로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으나 1·2심 모두 무죄가 선고됐다. 이에 검찰은 1·2심에서 같은 판결이 나와 대법원 상고를 포기했고, 무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김두용 기자 2025.02.0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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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심 무죄 이재용, '10년 족쇄' 털어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길고 길었던 ‘사법 리스크’가 마침표를 향해 가고 있다. 국정농단 사건을 시작으로 부당합병·승계 의혹, 회계부정, 프로포폴 불법투약까지 모두 법정의 판결로 죗값을 치르거나 무죄를 선고받았다. 총수의 ‘사법 리스크’로 잃어버린 10년의 시간을 보냈던 삼성그룹은 이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2심의 변수 ‘회계부정’도 무죄 서울고법 형사13부는 3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시세조정,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지난해 2월 5일 1심 무죄 선고에 이어 2심도 같은 판결을 받으면서 이 회장은 긴 시간 사투를 벌였던 ‘사법 리스크’에서 완전히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검찰에서 대법원에 상고를 하더라도 1·2심 모두 무죄가 나왔기 때문에 기각할 가능성이 크다. 함께 기소된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미전실) 실장,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 등 나머지 피고인 13명에게도 무죄가 선고됐다. ‘사법 리스크’의 출발은 지난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5월 이사회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결의하면서 부당한 경영권 승계 논란이 일었다. 이어 12월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회계처리를 변경되면서 ‘회계부정’ 이슈가 발생했다. 검찰은 경영권 승계와 그룹 지배력 강화를 목적으로 미전실 주도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부당하게 추진·계획했다고 판단했다. 여기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4조5000억원대 분식회계에 개입한 혐의를 추가하면서 지난 2020년 9월 이 회장 등을 기소했다. 2심 판결의 쟁점은 ‘회계부정’ 판단 여부였다. 지난해 8월 서울행정법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지배력 상실 회계처리를 한 것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행정법원은 “삼성바이오는 자본잠식 등의 문제를 회피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별다른 합리적 이유가 없는 상태에서 단독지배에서 공동지배로 변경됐다고 주장하면서 시점을 2015년 12월 31일로 보아 에피스에 대한 지배력 상실 처리를 했다”며 “이는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해 에피스 투자주식을 부당하게 평가함으로써 관련 자산 및 자기자본을 과대계상한 것”이라고 적시했다.이는 이 회장의 형사재판 1심 재판부가 분식회계 혐의에 대해 “회계사들과 올바른 회계처리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무죄 판단한 것과 배치되는 결과였다. 하지만 이날 재판부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비율과 합병 시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지배력 여부 등 쟁점 사항에 대해 차례로 판단한 뒤 검찰의 주장을 모두 기각했다.특히 재판부는 허위공시·부정회계 의혹에 대해서는 “바이오젠의 콜옵션이 행사되면 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지배력을 잃는다는 사실이 주요 위험이라고 공시했어야 된다고 본다”면서도 “하지만 은폐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판단했다.법조계 관계자는 “1, 2심에서 모두 무죄를 받으면 대법원에 가더라도 판결이 뒤집힐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말했다.국제상설중재재판소 판결은 ‘유죄’이와 달리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 관련해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는 사실상 유죄를 선언한 상황이다. 삼성물산은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이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반대 소송을 하면서 이에 대해 합의하면서 724억원을 배상한 바 있다. 또 엘리엇은 정부를 상대로 같은 건으로 소송을 진행했고,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는 정부가 690억원을 배상하라고 판단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정부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 회장은 개인적 ‘사법 리스크’는 모두 털어냈다. 2016년 국정농단 사건으로 기소된 이후 부당합병 승계 의혹에 이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회계부정 관련 재판이 합쳐지면서 주기적으로 법정에 출석해야 했다. 지난 2016년 11월 국정농단 사건의 참고인 신분으로 첫 검찰 소환 조사를 받은 이후 파기환송심을 거쳐 가석방되기까지 4년 9개월 동안 시달려야 했다. 2017년 국정농단 사건 1심에서 5년을 선고받고 구속돼 삼성그룹은 비상이 걸렸다. 이듬해 2심에서 징역 2년6개월, 집행유예 4년으로 석방돼 다시 기업 경영에 복귀하는가 했지만 2019년 대법원이 2심 판결을 파기환송하면서 ‘사법 리스크 장기화’가 불가피해졌다. 2021년 1월 서울고법의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을 받으면서 다시 구속되는 아픔을 겪었다. 이 회장은 그해 ‘광복절 특사’로 가석방되면서 수감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여기에 이 회장은 2020년에는 프로포폴 불법투약 의혹 사실이 보도되면서 곤욕을 겪었다. 그는 2015년 1월부터 2020년 5월까지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41차례 향정신성의약품인 프로포폴을 의료 외 목적으로 상습 투약한 혐의를 받았다. 이듬해 검찰이 약식기소했고, 법원이 정식 재판에 회부하면서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국정농단 사건의 재판으로도 버거웠던 이 회장은 프로포폴 투약 사실을 빠르게 인정했다. 가석방 이후인 2021년 10월 진행된 프로포폴 공판의 최후진술에서 “이번 일은 모두 제가 부족해서 일어난 일”이라며 “치료에서 비롯된 일이지만 깊이 반성하고 있고, 이번 일을 계기로 의혹을 사는 일이 없도록 확실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사법 족쇄를 푼 이 회장은 위기를 맞고 있는 그룹 경영을 위해 중대한 결단을 내릴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2심에서도 무죄가 나왔기 때문에 경영적인 움직임이 나올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위기를 맞고 있는 삼성은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무엇보다 수장으로서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지금은 초격차가 아닌 다시 본원적인 경쟁력 회복에 신경 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날 무죄 선고와 관련해 이재용 회장 측은 재판 후 취재진과 만나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신 재판부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이번 판결을 계기로 이제는 피고인들이 본연의 업무에 전념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에 ‘반도체 1위’ 자리를 내주는 등 고대역폭 메모리(HBM) 경쟁에서 고전하며 위기를 맞고 있다. 2024년 실적에서 SK하이닉스는 반도체 부문에서 역대 최대인 23조467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영업이익 15조1000억원에 머물렀다. 김두용 기자 2025.02.0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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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심 무죄 받은 이재용 "본연의 업무에 전념 희망"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 항소심에서도 1심에 이어 무죄를 선고받았다.서울고법 형사13부는 3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 회장은 2024년 2월 5일 1심에서도 19개 혐의 모두 무죄를 선고받은 바 있다. 함께 기소된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미전실) 실장, 김종중 전 미전실 전략팀장,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 등 나머지 피고인 13명에게도 원심과 같이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재판부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비율과 합병 시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지배력 여부 등 쟁점 사항에 대해 차례로 판단한 뒤 검사의 주장을 모두 기각했다.재판부는 이번 사건의 가장 큰 쟁점이었던 바이오로직스의 허위공시·부정회계 의혹에 대해서는 "바이오젠의 콜옵션이 행사되면 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지배력을 잃는다는 사실이 주요 위험이라고 공시했어야 된다고 본다"면서도 "하지만 은폐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판단했다.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보고서가 이 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조작됐다는 검찰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이날 무죄 선고와 관련해 이재용 회장 측은 재판 후 취재진과 만나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신 재판부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이번 판결을 계기로 이제는 피고인들이 본연의 업무에 전념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이 회장 등은 2015년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최소 비용으로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승계하고, 지배력을 강화할 목적으로 사내 미래전략실이 추진한 각종 부정거래와 시세조종, 회계 부정 등에 관여한 혐의로 2020년 9월 기소됐다.1심 재판부는 3년 5개월에 이르는 심리 끝에 지난해 2월 이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검찰이 대법원에 상고하더라도 1심과 2심이 같은 판결을 내렸기 때문에 기각될 가능성이 크다. 법조계 관계자는 “1, 2심에서 모두 무죄를 받으면 대법원에 가더라도 판결이 뒤집힐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2025.02.03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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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재용 부당합병·회계부정 2심의 쟁점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 항소심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재판의 쟁점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13부는 오는 3일 오후 2시 이 회장의 2심 선고기일을 연다. 지난해 2월 5일 1심 선고 이후 1년 만이다.2심 판결의 쟁점은 ‘회계 부정’ 판단 여부로 꼽힌다. 지난해 8월 증권선물위원회의 삼성바이오로직스 제재 처분에 대한 서울행정법원 판결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행정법원은 증권선물위가 제재를 취소해야 한다고 판결하면서도 삼성바이오가 2015년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지배력 상실 회계처리를 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행정법원은 "삼성바이오는 자본잠식 등의 문제를 회피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별다른 합리적 이유가 없는 상태에서 단독지배에서 공동지배로 변경됐다고 주장하면서 시점을 2015년 12월 31일로 보아 에피스에 대한 지배력 상실 처리를 했다"며 "이는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해 에피스 투자주식을 부당하게 평가함으로써 관련 자산 및 자기자본을 과대계상한 것"이라고 했다.이는 이 회장의 형사재판 1심 재판부가 분식회계 혐의에 대해 "회계사들과 올바른 회계처리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무죄 판단한 것과 배치되는 결과다.검찰은 서울행정법원 판결을 반영해 2심에서 이 회장의 분식회계 혐의와 관련해 예비적 공소사실을 추가하는 공소장 변경을 허가받았고, 검찰과 변호인단은 항소심 초반부터 이 내용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아울러 1심이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은 증거들에 대한 2심 재판부의 판단도 선고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심은 검찰이 삼성바이오 서버 등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전자정보를 선별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위법수집증거로 봤다.검찰은 2심에서 2300여건의 증거를 추가로 제출하는 동시에 증거능력 입증에 주력했다.앞서 서울중앙지법 1심은 이 회장의 19개 혐의 전부를 무죄로 판단한 바 있다. 이에 이 회장을 비롯해 재판에 넘겨진 삼성 임원진은 무죄 선고를 받았다. 이 회장 등은 2015년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최소 비용으로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승계하고, 지배력을 강화할 목적으로 사내 미래전략실이 추진한 각종 부정거래와 시세조종, 회계 부정 등에 관여한 혐의로 2020년 9월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3년 5개월에 이르는 심리 끝에 지난해 2월 이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재판부는 “두 회사 합병이 이 회장의 승계나 지배력 강화만을 목적으로 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합병 비율이 불공정해 주주들에게 손해를 끼쳤다고 인정할 만한 근거가 없다고 봤다.김두용 기자 2025.02.02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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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시간' 길었던 이재용, 2심 선고 후 적극적으로 나설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침묵의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내달 3일 부당 합병·회계 부정 혐의 사건 2심 선고를 앞두고 숨죽이고 있다는 평가다. 2심 선고 이후에는 위기를 맞은 삼성그룹의 쇄신을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2심 앞두고 현장 경영 자제 ‘자숙의 시간’ 이재용 회장은 긴 설 연휴에 조용히 가족과 시간을 보내며 사업 현안을 점검하고 올해 경영 구상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통상 설·추석 연휴 기간 해외 사업장을 방문해 현지 사업을 점검하고 임직원을 격려해 왔다. 그러나 올해 설 연휴에는 2월 3일 2심 선고를 앞두고 있어 자택에 머물렀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해 추석 연휴 기간에는 유럽을 찾아 국제기능올림픽대회 폐회식에 참석하고, 폴란드 현지 매장과 생산공장을 찾는 등 명절 현장 경영 행보를 이어갔다.재계 관계자는 “2심 선고가 코앞이기 때문에 해외 행보를 이어가기에는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을 것이다. 자숙의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외부적으로 중요한 시기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회장은 삼성그룹이 사실상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하면서 침묵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삼성전자가 ‘실적 쇼크’로 전영현 부회장이 주주들에게 공개 사과를 한 이후 경영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올해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건 지난 3일 대한상의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25년 경제계 신년인사회’가 마지막이다. 경제인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이 회장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과 인사를 하는 정도였다. 이 회장의 국내외 현장 경영 행보는 지난해 10월 초 삼성전기 필리핀 사업장이 마지막이다. 당시 그는 필리핀 칼람바에 위치한 현지 생산법인을 방문해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등 경영진과 미래 사업 전략을 논의한 뒤 MLCC 공장을 직접 둘러봤다. 이 자리에서 인공지능(AI)과 로봇,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른 기회를 선점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2심 무죄 선고되면 적극적인 경영 행동 펼칠까 검찰은 지난해 11월 항소심 마지막 공판에서 1심과 같은 징역 5년과 벌금 5억원을 구형했다. 1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았던 이 회장은 2심에서도 무죄가 나오면 길고 길었던 ‘사법 리스크’를 벗어날 가능성이 크다. 법조계 관계자는 “1, 2심에서 모두 무죄를 받으면 대법원에 가더라도 판결이 뒤집힐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말했다. 2심에서 무죄 선고가 나온다면 이 회장이 위기를 맞고 있는 그룹 경영을 위해 중대한 결단을 내릴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2심에서 무죄가 나온다면 경영적인 움직임이 나올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위기를 맞고 있는 삼성은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수장으로서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지금은 초격차가 아닌 다시 본원적인 경쟁력 회복에 신경 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에 ‘반도체 1위’ 자리를 내주는 등 고대역폭 메모리(HBM) 경쟁에서 고전하며 위기를 맞고 있다. 2024년 실적 부문에서도 SK하이닉스에 뒤졌다. SK하이닉스는 역대 최대인 23조467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는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이에 한참 못 미쳤다. 삼성전자의 4분기 전사 영업이익이 6조5000억원이었는데 SK하이닉스 반도체 부문의 8조828억원에도 미치지 못한 우울한 성적표를 받았다. 삼성전자의 분기 전체 영업이익이 SK하이닉스보다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로 인해 이 회장은 위기 돌파를 위해 그룹 컨트롤타워를 부활하거나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려 책임 경영을 강화하는 등 광폭 행보를 펼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검찰은 2심을 앞두고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훼손한 것은 우리 경제의 정의와 자본시장의 근간을 이루는 헌법적 가치”라며 “면죄부가 주어진다면 지배주주들은 아무런 거리낌 없이 위법과 편법을 동원해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합병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 검찰은 항소심에서 약 2300건의 증거 목록을 새롭게 제출하고,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혐의와 관련해 서울행정법원 판결을 반영해 공소장을 변경하는 등 1심 결과를 뒤집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이 회장도 2심 공판 최후진술에서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음에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며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국민의 사랑을 받는 삼성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소명에 집중할 기회를 달라”고 말했다.이어 그는 “합병 추진을 보고받고 두 회사의 미래에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제 개인적인 이익을 취하기 위해 주주들에게 피해를 입힌다거나 투자자들을 속인다거나 하는 의도는 결단코 없었다”고 호소했다.김두용 기자 2025.01.29 07:00
영화

[단독] 유아인x이병헌 ‘승부’, 3월 극장 개봉…‘소방관’ 배급사와 손잡는다

유아인 주연의 ‘승부’가 드디어 극장에 걸린다.20일 영화계에 따르면 영화 ‘승부’는 올봄 극장 개봉을 확정하고 본격적인 준비에 돌입했다. 현재로서는 3월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승부’는 실화 베이스 영화로, 스승과 제자이자 라이벌이었던 한국 바둑의 전설 조훈현, 이창호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병헌이 조훈현, 유아인이 이창호로 캐스팅되며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 각본과 연출은 ‘보안관’ 김형주 감독이 맡았으며, 영화사 월광에서 제작했다. 배급권은 바이포엠스튜디오가 갖게 됐다. ‘승부’는 당초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가 투자배급한 작품으로 지난 2020년 크랭크인, 이듬해 촬영을 마쳤다. 하지만 후반 작업 등 개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넷플릭스가 관심을 보이며 극장 개봉에서 OTT 공개로 변경됐다. 실제 넷플릭스는 2022년 12월 보도자료를 배포, ‘승부’의 공개를 공식화했다.하지만 주연배우 리스크라는 변수가 발생했다. 2023년 2월 유아인이 마약 투약 혐의를 받으면서 넷플릭스는 작품 공개를 잠정 보류했다. 그해 12월 업계에서는 ‘승부’가 다시 극장으로 향한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실제 넷플릭스와 에이스메이커스무비웍스 측은 유아인의 마약 이슈로 영화가 사장돼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빛을 보지 못하게 하는 건 아니지 않냐면서 물밑에서 여러 논의를 해왔다. 논의 끝에 ‘승부’의 배급은 바이포엠스튜디오에서 맡기로 했다. 바이럴 마케팅회사로 출발한 바이포엠스튜디오는 2022년부터 영화 투자배급업에 발을 들였다. 최근에는 음주 운전으로 논란을 샀던 곽도원 주연의 ‘소방관’을 투자배급, 흥행에 성공했으며 설 연휴 ‘히트맨2’ 개봉을 앞두고 있다. 만약 ‘승부’가 3월 극장에 걸리게 된다면 유아인이 주연을 맡은 영화 중 마약 논란 이후 처음 공개하는 작품이 된다. 유아인이 주연으로 나선 또 다른 영화 ‘하이파이브’는 여전히 개봉일을 잡지 못한 상태로, 배급사 NEW가 공개한 올해 라인업에도 이름이 빠졌다. 지난해 4월 공개된 ‘종말의 바보’의 경우엔 넷플릭스 시리즈로, 유아인 분량이 대거 축소돼 공개됐다.한편 유아인은 앞선 2020년부터 2022년까지 프로포폴을 181회 투약한 혐의로 2023년 10월 재판에 넘겨졌다. 타인의 명의를 도용해 수면제를 불법 처방받은 혐의, 지인과 미국에서 대마를 흡연한 혐의 등도 받았다. 지난해 9월 1심 재판부는 유아인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의료용 마약류 상습 투약과 타인 명의 상습 수면제 매수 등은 유죄로, 대마 흡연 교사 및 증거인멸 교사는 증거 부족에 따른 무죄로 판단했다. 항소심 변론 절차는 앞선 지난달 24일 종결됐으며, 재판부는 오는 2월 18일 선고하기로 했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1.20 11:08
뮤직

강다니엘, ‘탈덕수용소’ 배상 판결에 항소 “턱없이 가벼운 처분” [공식]

가수 강다니엘 측이 가짜뉴스 유포 등 혐의로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은 사이버렉카 ‘탈덕수용소’에 항소 의사를 밝혔다. 11일 강다니엘 소속사 에이라는 “소속 아티스트와 법무법인 리우는 유튜브 채널 ‘탈덕수용소’와 관련한 민사소송에서 항소를 결심했다”고 밝혔다.앞서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29단독은 지난달 27일 ‘탈덕수용소’ 운영자 A씨가 허위 내용으로 선정적인 동영상을 게시하고, 치명적으로 아티스트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며 3000만원 배상을 선고했다.이와 관련 에이라 측은 “범법 행위의 죄질, 범행수법,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노출로 인한 아티스트의 정신적 고통을 감안하면 턱없이 가벼운 처분”이라며 “너무나 쉽게 허위사실을 유포하지만, 그 거짓을 바로 잡는데에는 수만배의 고통과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 그래서 형사재판의 양형부당과 같은 마음으로 고심 끝에 항소를 제기한다”고 입장을 밝혔다.이어 “누군가의 고통을 양분 삼아 경제적 이득을 취하고 죄책감 없이 우리 사회에 기생하는 이들에게는 더욱 강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피해자들에겐 소송 준비 단계부터 심한 압박에 휩싸이고 어렵고 긴 싸움이기에 더 그렇다. 항소심에선 그 죗값에 대한 합당하고 엄중한 대가가 따르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또 “소속 아티스트에 대한 무조건적인 비난과 인격모독, 허위사실을 무분별하게 유포하는 행위자에 대해서는 강력한 법적 대응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탈덕수용소’ 운영자 A씨는 지난 2022년 자신의 채널에 강다니엘을 비방할 목적으로 ‘국민 남친 배우 아이돌의 문란한 사생활’이라는 제목의 허위 영상을 올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강다니엘 외에도 아이브 장원영을 비롯한 여러 연예인을 비방하는 영상을 게시해 별도의 재판을 받는 상황이다. 이하 강다니엘 측 입장 전문.안녕하세요. 에이라(ARA)입니다.소속 아티스트와 법무법인 리우는 유튜브 채널 ‘탈덕수용소’와 관련한 민사소송에서 항소를 결심했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29단독은 지난 11월 27일 피고인 ‘탈덕수용소’ 운영자 A씨에게 3000만원 배상을 선고했습니다. 허위 내용으로 선정적인 동영상을 게시하고, 치명적으로 아티스트의 명예를 훼손한 점을 모두 유죄로 인정했습니다.하지만 범법 행위의 죄질, 범행수법,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노출로 인한 아티스트의 정신적 고통을 감안하면 턱없이 가벼운 처분입니다. 너무나 쉽게 허위사실을 유포하지만, 그 거짓을 바로 잡는데에는 수만배의 고통과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깁니다. 그래서 형사재판의 양형부당과 같은 마음으로 고심 끝에 항소를 제기합니다.누군가의 고통을 양분 삼아 경제적 이득을 취하고 죄책감 없이 우리 사회에 기생하는 이들에게는 더욱 강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피해자들에겐 소송 준비 단계부터 심한 압박에 휩싸이고 어렵고 긴 싸움이기에 더 그렇습니다. 항소심에서는 그 죗값에 대한 합당하고 엄중한 댓가가 따르길 희망합니다.더불어, 현재 에이라(ARA)에서는 팬 여러분께서 제보해주시는 자료와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각종 위법 행위에 대한 자료를 지속적으로 수집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당사 소속 아티스트에 대한 무조건적인 비난과 인격모독, 허위사실을 무분별하게 유포하는 행위자에 대해서는 강력한 법적 대응을 진행할 예정임을 안내 드립니다.앞으로도 당사는 아티스트와 팬 여러분의 권리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12.11 18:51
국가대표

'사생활 폭로'한 황의조 형수, 2심서도 징역 3년 선고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황의조의 형수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26일 서울고법 형사14-1부는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반포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이는 1심의 결과와 같다.같은 날 연합뉴스에 따르면 재판부는 "인스타그램 특성상 동영상이 무분별하게 유포될 것임을 쉽게 알 수 있으면서도 협박에서 나아가 실제로 영상을 게시해 국내외로 광범위하게 유포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피해자들이 지속적이고 회복 불가능한 피해를 볼 것이라는 점을 알면서도 피고인은 확정적 고의로 범행했고 용서받지 못했다"라고 했다.이어 "수사 단계부터 범행을 부인하다가 1심에서 반성문을 통해 돌연 자백했으나 이를 언론에 공개해 2차 가해가 이뤄졌으며 사건 내용도 일부 축소 기재하는 등 범행을 진지하게 반성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심에서 피해자에게 2천만원을 형사공탁했지만 그 과정을 보면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반영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한 것으로 알려졌다.황의조의 형수로 알려진 A씨는 지난해 6월 자신이 그의 전 연인이라고 주장하면서 사생활이 담긴 사진·동영상을 인스타그램에 공유한 데 이어, 황의조가 다수 여성과 관계를 맺고 피해를 줬다고 주장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외 황의조를 협박한 혐의도 포함됐다.A씨는 해킹을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하다가, 1심 재판 중이던 지난 2월 자필 반성문을 재판부에 내며 범행을 자백했다. 지난달 2심 결심 공판에서도 "잘못된 행동으로 피해자분들께 큰 고통을 준 점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뿐"이라고 고개를 숙였다.한편 지난 20일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1부(김지혜 부장검사)는 황의조를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황의조는 지난해 성관계 상대방을 불법 촬영한 뒤, 형수 사건으로 이 사실이 알려지자 '합의된 영상이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황의조는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신상 정보를 공개한 혐의를 받고 있다.김우중 기자 2024.06.26 14:34
산업

엑스포 개최지 선정 코앞인데…'사법리스크'에 시름하는 재계 총수들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활동에 ‘막판 스퍼트’를 하고 있는 재계 총수들이 ‘사법리스크’에 시름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3년 넘게 이어진 부당합병·회계부정 관련 재판이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소송은 경영권 분쟁의 불씨가 될 있다는 점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재용, 부당합병 재판 검찰 구형 징역 5년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2020년 9월 기소 이후 3년 넘게 이어진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재판이 종착역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내년 1월 26일 1심 선고가 내려질 전망이다. 이로 인해 연말과 연초까지도 사법리스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이달 28일(현지시간) ‘2030 엑스포’ 개최지 선정을 앞두고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시점에 사법리스크로 전념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 17일 검찰은 1심 결심 공판에서 “그룹 총수 승계를 위해 자본시장의 근간을 훼손한 사건”이라며 이재용 회장에게 징역 5년과 벌금 5억원을 구형했다. 내년 1심 선고에 따라 ‘경영 족쇄’가 다시 채워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미 이 회장은 2016년 국정농단 사건으로 두 차례 옥고를 치렀고, 이미 햇수로 8년째 사법리스크에 발목이 잡히고 있다. 이 회장은 이날 최후진술에서 “제 모든 역량을 온전히 앞으로 나이가는 데만 집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시기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이어 글로벌 기업다운 준법정신을 다짐하기도 했다. 그는 “대한민국 1등 기업, 글로벌 기업에 걸맞게 더 높고 엄격한 기준에 임했어야 하는데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며 “저와 삼성에 대한 국민의 기대 수준은 훨씬 높고 엄격한데 미처 거기까지 이르지 못했다는 것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사법리스크’로 인해 ‘뉴삼성’의 비전도 주춤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 회장은 이건희 선대회장 별세 이후 새로운 시대를 열었지만 이렇다 할 만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삼성전자가 반도체 불황으로 인해 주춤하면서 ‘신경영 선언’ 등의 이건희 선대회장에 대한 ‘향수’만이 부각되고 있는 형국이다. 이 회장은 ‘승어부(아버지를 능가하는 것이 진정한 효도)’를 언급하며 당찬 발걸음을 내딛고 있지만 아직 강력한 한방을 보여주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2017년 9조원을 들여 미국 자동차 전장업체 하만을 인수한 이후 6년간 대형 인수합병(M&A)을 추진하지도 못하고 있다. 최태원·구광모 이혼, 상속소송 경영권 분쟁과 직결 SK그룹과 LG그룹은 경영권 분쟁의 불씨가 될 수 있는 소송이 진행 중이다. 최태원 회장은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관장과의 항소심에서 물러설 수 없는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엑스포 개최지 선정을 앞두고 주로 해외에 머물고 있는 최 회장에게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소송전이다. 노소영 관장이 지난 9일 항소심 첫 변론기일에 출석하면서 “30여년 간의 결혼생활이 이렇게 막을 내려 참담하다. 가정을 깬 사람은 벌을 받아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최 회장도 12일 소송 대리인을 통해 입장문을 내고 노 관장의 발언을 저격했다. 그는 “재산분활 재판에서 유리한 결론을 얻기 위해 일방적인 입장을 언론에 이야기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어 당황스럽다”며 “노 관장과의 혼인 관계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 이전에 이미 완전히 파탄이 나 있었다”고 주장했다. 노 관장은 최 회장 보유 SK 주식 지분(17.37%) 중 50%를 인정해달라고 재판부에 요구하며 항소한 상황이다. 1심 선고에서는 주식 지분과 관련해서는 재산 분할을 전혀 인정하지 않았다. 구광모 회장도 어머니 김영식 여사 등 세 모녀와 상속 소송을 벌이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세 모녀의 ‘경영권 참여’ 의사가 뚜렷하게 드러나면서 지분 방어를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16일 공개된 녹취록에서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는 “아빠(구본무 선대회장)의 유지와 상관없이 분할 합의는 리셋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영식 여사도 “경영권 참여를 위해 지분을 받고 싶다”고 맞장구를 쳤다. 녹취록은 지난해 세 모녀가 상속회복 이의를 제기하는 과정에서 LG가 가족 간 나눴던 대화였다. 당초 세 모녀는 소송을 제기하면서 “경영권 분쟁권을 위한 것은 아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세 모녀 측의 주장대로 상속 재산을 법정 비율로 다시 분할한다고 가정한다면 구 회장의 지분율은 15.95%에서 9.7%까지 떨어진다. 그렇게 되면 세 모녀의 지분율 합(14.09%)보다 낮아져 경영권이 흔들릴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11.20 07:00
산업

이재용 10년 만에 회장 승진 "세상에 없는 기술 투자"

공식적인 ‘이재용 시대’가 열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012년 부회장으로 승진한 지 10년 만에 회장직에 올랐다. '삼성 회장' 타이틀을 단 이재용 회장은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과 위기 속에 스스로 구심점이 되겠다고 약속하며 정면 돌파를 예고했다. 세상에 없는 기술 투자, 위기 정면 돌파 선언 삼성전자는 27일 이사회를 열어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은 이사회 동의를 받지 않아도 되지만 평소 이사회 중심의 경영을 중시해 온 만큼 이사회 동의 절차를 거쳤다. 승진 안건은 사외이사인 김한조 이사회 의장이 발의했고, 이사회 논의를 거쳐 의결했다. 삼성전자 이사회는 글로벌 대외 여건이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책임경영 강화, 경영 안정성 제고, 신속하고 과감한 의사결정이 절실하다고 판단해 이 회장의 선임을 의결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회장 타이틀에 집착하지 않는 면모를 보여왔다. 이 회장은 지난 2017년 국정농단 재판에서 “앞으로 삼성그룹에 회장 타이틀은 없을 것이다. 이건희 회장이 삼성그룹의 마지막 회장이 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자신의 발언을 번복하고 회장으로 승진할 만큼 상황이 절박하고 절실한 의지를 담은 행보로 보인다. 이 신임 회장은 2018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삼성그룹의 동일인(총수)으로 지정된 데 이어 4년여 만에 공식 회장 직함을 달게 됐다. 부친인 고 이건희 회장이 2020년 10월 별세한 지 2년 만이자 1991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지 31년 만이다. 앞서 1987년 12월 45세에 회장직에 오른 이건희 회장보다는 9년 정도 늦은 나이다. 이병철 창업자는 28세에 대구 서문시장에서 삼성상회를 설립하며 삼성그룹의 발판을 다진 바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발표한 지난 3분기 실적에서 '어닝쇼크'(실적 충격)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10조85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39%나 줄었다. 이로 인해 재계 안팎에서는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속에 초격차 경쟁력을 유지하고 선제적으로 위기에 대응하려면 회장 취임과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잇따랐다. 그는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부당합병·회계부정' 재판 출석에 앞서 취재진에게 “어깨가 많이 무거워졌다. 국민에게 조금이라도 더 신뢰받고, 더 사랑받는 기업 만들어보겠다”며 많은 응원을 당부했다. 또 고 이건희 회장 2주기 때 그룹의 사장단에 전했던 각오를 사내 게시판에 올렸다. 그는 “돌이켜 보면 위기가 아닌 적이 없다.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기회가 될 수 있다.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앞서 준비하고 실력을 키워나가야 한다”며 “지금은 더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야 할 때다. 창업 이래 가장 중시한 가치가 인재와 기술이다. 성별과 국적을 불문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인재를 모셔오고, 양성해야 한다. 세상에 없는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별도의 취임 행사 없이 예정대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부당합병·회계부정'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했다. 각오와 소회로 취임사를 대신한 이 회장은 조만간 메시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마누라와 자식 빼고 모두 다 바꿔라"로 압축되는 부친 이건희 회장의 1993년 '프랑크푸르트 신경영 선언'의 뒤를 이을 이 회장이 꿈꾸는 '뉴삼성'에 시선이 쏠리게 됐다. 회장 타이틀을 달고 경영 전면에 나서는 만큼 바이오, 인공지능(AI), 차세대통신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서 적극적인 인수합병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의 컨트롤타워 복귀도 관심사다. 삼성은 2017년 2월 말 그룹의 컨트롤타워였던 미래전략실(미전실)을 폐지하고, 사업지원(삼성전자)·금융경쟁력제고(삼성생명)·EPC(설계·조달·시공)·경쟁력 강화(삼성물산) 등 사업 부문별로 쪼개진 3개의 태스크포스(TF)를 운영 중이다. 등기이사 복귀 않아 책임경영 외면 이 회장은 이사회 절차를 거친 ‘셀프 승진’을 했지만 법적 책임이 있는 등기이사가 된 건 아니다. 내년 3월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등기 임원에 다시 복귀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회장은 2014년 5월 부친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이후 경영 전면에 나선 바 있다. 이어 2016년 10월에는 삼성전자 등기이사가 됐다. 이건희 회장이 2008년 4월 비자금 특검 수사로 쇄신안을 내놓고 전격 퇴진한 이후 8년 6개월 만에 삼성 오너 일가 중 처음이자 입사 이후 25년 만에 등기이사직을 맡았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되며 같은 해 11월 참고인 신분으로 첫 검찰 소환 조사를 받았다. 이어 2017년 2월 징역 5년을 선고받고 구속되며 삼성그룹 총수로는 처음으로 영어의 몸이 됐다. 이후 2018년 2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며 풀려난 뒤 부친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정신을 계승한 '뉴삼성' 비전을 밝히고 '이재용 체제'를 시작하려 했으나 작년 1월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재수감됐다. 두 번이나 옥고를 치른 이 신임 회장은 2019년 10월 임기만료로 등기이사에서 물러난 상태다. 이에 따라 책임경영 차원에서 내년에 다시 등기임원이 될지 궁금증을 낳고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이날 책임경영을 외면한 이 회장의 승진에 대해 강력히 비판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삼성 지배권 승계 의혹에 대한 재판이 진행되는 상황임에도 가석방 특혜를 받아 풀려났고, 약 1년 후 대통령 특별복권 특혜까지 받았다”며 “회사와 주주들에게 조금이라도 책임감을 느낀다면 지금 회장 승진을 감행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적 리스크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시점이라 등기이사 복귀에 회의적인 시각이 없지 않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아직 진행되고 있는 재판도 있기 때문에 법적인 문제에서도 완전히 자유롭지 못해 등기이사 회장직은 시기상조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10.28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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