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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부산] 류현진 마지막 점검...최원호 감독 "구속 충분, 회복 여부만 본다"

"오늘(17일) 투구 내용은 큰 의미가 없다. 경기가 끝난 후 회복이 괜찮을지만 좀 봐야 하겠다. 그래서 개막전 전에 5일을 쉬도록 맞췄다."정규시즌 개막전 등판을 앞둔 류현진(37·한화 이글스)이 마지막 점검에 들어간다. 페이스는 이미 충분하다. 남은 건 회복 속도다.류현진은 1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리는 2024 KBO리그 시범경기 롯데 자이언츠전에 선발 등판한다. 개막전 등판을 예고한 그의 시범경기 마지막 등판이다.류현진은 지난달 메이저리그(MLB) 잔류 대신 KBO리그 복귀를 전격 결정했다. 다소 결정이 늦은 만큼 서둘러 몸을 만들었다. 개막전 등판을 일찌감치 예고한 그는 구단 2차 스프링캠프에 곧바로 합류했고 불펜 피칭, 라이브 피칭 등을 순조롭게 끝냈다. 이어 귀국 후 바로 후배 문동주와 청백전 맞대결을 시작으로 시범경기까지 차근차근 소화 중이다.한화가 처음 계획한대로 그의 투구 수도 차근차근 늘고 있다. 17일 롯데전은 그 마지막 단계다. 100구 안팎이 될 23일 개막전에 앞선 이날 예정 투구 수에 대해 최원호 감독은 "75구에서 80구"로 예고했다.17일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최원호 감독은 "오늘(17일) 투구 내용은 큰 의미가 없다. 오늘 난타를 당한다고 개막전에 안 쓸 것도 아니다. 크게 볼 부분은 없다"며 "경기가 끝난 후 회복이 괜찮을지만 좀 봐야 하겠다. 그래서 개막전 전에 5일을 쉬도록 맞췄다. 몸 만드는 과정은 4일에 맞췄지만, 투구 수가 많아지는중이니 조절했다. 따로 피로감이 있진 않다고 한다"고 설명했다.다른 페이스 역시 한화의 기대 이상이다. 당초 계약 때만 해도 불안 요소가 없진 않았다. 지난해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토미존 서저리) 재활을 막 마치고 돌아온 터라 구속이 낮았고, 경기 당 이닝과 투구 수도 적었다.12일 KIA전에서 보여준 모습은 우려를 씻을 정도로 낙관적이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8㎞/h까지 나왔고, 변화구 제구력도 준수했다. 투구 수도 차근차근 순조롭게 늘렸다.최 감독은 "구속은 저 정도면 충분하다. 평균 140㎞/h대 중반이 나오고, 최고는 140㎞/h대 후반이 나온다. 변화구 퀄리티가 높아 저 정도만 하면 충분하다. 제구가 좋다보니 타자들이 빨리 쳐야 한다. 그러니 타석당 투구 수도 줄어들고 자연스럽게 이닝 소화도 증가한다"고 기뻐했다.구종 구사에 대해서도 감탄을 전했다. 최원호 감독은 "무서울 정도로 구종 비율 배분을 잘 한다. 직구와 변화구를 반반 던지고, 변화구는 3가지를 3분의 1씩 던진다. 수첩에 적어가며 던지는가 싶을 정도"라며 "타자 입장에선 정말 예측하기 어렵다. 확률이 높은 공 하나를 선택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최원호 감독은 직관적인 비유로 류현진의 위력을 확인시켰다. 과거 느린 공으로도 10승 이상을 꾸준히 기록한 유희관, 그리고 윤성환이 그 대상이다. 최 감독은 "유희관이 과거 구속이 느렸는데도 살아남은 게 제구력 덕분이다. 그런 유희관이 145㎞/h를 던진다고 생각하면 치기 어렵다. 윤성환도 그랬다. 그런 투수들이 140㎞/h대 중반을 던지면 칠 수 없다"고 답했다.부산=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3.17 12:50
연예일반

[TVis] 이대호 ‘진짜 야도’ 선언 → 김병헌X홍성흔 “선을 넘는구나” 분노(안다행)

이대호가 ‘진짜 야도’선언으로 김병헌과 홍성흔을 도발했다. 11일 방송된 MBC 예능 ‘안싸우면 다행이야’ (이하 ‘안다행’)에서는 ‘진짜 야도’ 이장이 된 이대호와 그를 따르는 이대은, 유희관, 정근우, 이대형 그리고 니퍼트의 ‘니손내잡’(내 손으로 내가 잡는다) 편이 그려졌다.이날 이대호의 팻말에 ‘진짜 야도’라고 적혀있자 이를 지켜보던 김형변과 홍성흔은 분노했다. 이대호는 “제가 봤을 때 두 사람은 ‘야도’로서 부족하지 않았나?”라고 선전포고를 날렸고, 홍성흔은 “대호가 선을 넘는구나 이제”라고 이를 갈았다.붐은 “저래도 되는 거냐”며 ‘안다행’ 공식 촌장 안정환에게 질문했고, 안정환은 “배신으로 돌아오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앞서 김병현과 홍성흔이 자신을 배신한 일을 꼬집으면서 “두 친구가 (먼저) 배신했다. 먹여줘 재워줘 다 했더니 만들었다”고 지난날을 회상했다. 이대호 이장이 자리매김을 하면 야도 두 임원은 더 이상 섬에 나갈 수 없는 상황. 붐은 “촌장님 계약할 때 모든 섬 이장은 한 명”이라며 김병현과 홍성흔을 오히려 자극했다. 과연 진짜 야도의 이장은 누가 될 것인지 이목이 모인다. 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3.09.11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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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40년 The moment] 추락한 강정호·이태양...사상 첫 800만 돌파

한국 프로야구가 올해로 출범 40주년을 맞이했다. 1969년 창간한 일간스포츠는 1982년 프로야구 태동을 현장에서 지켜본 국내 유일의 스포츠 전문지다. 강산이 네 번 바뀌는 동안 한해도 빠짐없이 프로야구의 성장과 변화 과정을 기록했다. 이 기간 여러 구단의 희비가 엇갈렸고 수많은 별이 뜨고 졌다. 일간스포츠는 프로야구 원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KBO리그 역사를 사진으로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한다. ①돔구장 시대 개막 4월 1일 넥센(현 키움)과 롯데의 정규시즌 개막전이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렸다. '돔구장 시대'가 개막한 것이다. 계절과 악천후에 관계없이 경기를 치를 수 있는 야구장으로 이사한 새 주인 넥센은 유난히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던 여름(6~8월) 홈 승률 0.641(25승 14패)을 기록하며 상위권을 지켰고, 정규시즌 3위에 오르며 포스트시즌(PS)에 진출했다. 반면 다른 9개 구단 야수들은 돔구장에서의 수비 적응에 애를 먹었다. ②다시 고개 든 승부조작 2012년에 이어 다시 한번 프로야구에 승부조작 파문이 일었다. 전 NC 투수 이태양이 고의로 볼넷을 내주는 방식 등으로 조작에 가담했고, 경찰 조사 과정에서 이 혐의를 인정했다. 투수 유창식은 관련 사실을 자진 신고를 하기도 했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는 8월 8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팬을 향한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③이승엽, 한일 통산 600홈런 이승엽은 9월 1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한화전 2회 말 타석에서 상대 투수 이재우를 상대로 우월 솔로 홈런을 쳤다. 그가 KBO리그에서 날린 441번째 대포였다. 일본 리그에서 8시즌 동안 기록한 159개를 더해 한·일 무대 통산 600호 홈런을 달성했다. 이승엽은 앞선 8월 24일 SK전에서 김광현을 상대로 타점을 추가, KBO리그 통산 1390번째 타점을 기록했다. 양준혁이 6시즌 동안 지키고 있던 개인 통산 최다 타점(1389개)을 경신했다. ④대기록 잔치 개인 통산 2000안타를 돌파한 타자가 4명이나 나왔다. LG 박용택이 8월 11일 NC전에서 안타 2개를 추가하며 역대 6번째로 2000안타 고지를 밟았다. 17일 뒤 LG 팀 동료 정성훈, 9월 7일엔 이승엽이 최고령(만 40세 20일)·최소 시즌(14시즌) 신기록을 세우며 2000안타를 기록했다. 이튿날 삼성 박한이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두산 외국인 투수 보우덴은 6월 30일 NC전에서 9이닝 3볼넷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역대 13번째 노히트노런을 기록했다. 한화 김태균은 310번 출루하며 역대 단일시즌 최다 출루 신기록을 세웠다. SK는 6월 14일 삼성전부터 7월 9일 KT전까지 21경기 연속 홈런을 치며 '연속 경기 최다 팀 홈런' 기록을 경신했다. ⑤삼성 왕조의 몰락 2011년부터 5년 연속 정규시즌 1위에 올랐던 삼성은 65승 1무 78패를 기록하며 9위로 추락했다. 2015년 10월 불거진 해외 원정 도박 파문으로 마무리 투수 임창용이 떠났고, FA 자격을 얻은 내야수 박석민은 NC로 이적한 여파였다. 2015년 48홈런을 쳤던 외국인 타자 나바로는 일본 리그 지바 롯데로 이적했다. 시즌 중반엔 또다시 불법 도박 혐의가 불거진 안지만과 계약 해지했다. 새 외국인 선수들은 모두 부진했다. 삼성은 시즌 종료 뒤 류중일 감독과도 결별했다. ⑥두산, 21년 만에 통합 우승 두산이 1995년 이후 21년 만에 통합 우승을 해냈다. 정규시즌 역대 단일시즌 팀 최다승(93승)을 거두며 1위에 올랐고, NC 다이노스와 치른 한국시리즈(KS)에서도 4승 무패로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두산은 간판타자 김현수가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하며 타선의 무게감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4번 타자로 올라선 김재환이 홈런 37개를 치며 공백을 메웠다. 더스틴 니퍼트·마이클 보우덴·유희관·장원준은 모두 10승 이상 거두며 '선발 야구'를 이끌었다. 야구 팬은 이들을 '판타스틱4'라고 불렀다. ⑦니퍼트, MVP 수상 두산 외국인 투수 니퍼트는 정규시즌 등판한 28경기에서 22승 3패, 평균자책점 2.95를 기록했다. 투수 부문 3관왕(다승·평균자책점·승률)에 오르며 타격 3관왕을 차지한 최형우를 제치고 2016년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니퍼트는 최소 경기(25경기) 최고령(35세 4개월 7일) 20승 신기록도 세웠다. 신인왕은 입단 5년 만에 1군 무대에 올라 15승 7패, 평균자책점 3.90을 기록한 넥센 '중고 신인' 신재영이 차지했다. ⑧800만 관중 돌파 프로야구는 전년(2015년) 대비 97만 9047명 증가한 833만 9577명을 동원했다. 출범 뒤 처음으로 800만 관중을 넘어섰다. 김현수·박병호 등 리그 대표 스타 플레이어들이 메이저리그(MLB)로 진출했고, 2016 리우 하계올림픽이 열린 탓에 흥행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삼성(대구-삼성 라이온즈파크)과 넥센(고척 스카이돔 )이 신축 구장을 홈으로 쓰며 관중 동원력이 향상했다. 한화도 단일시즌 최다 관중(66만 472명)을 끌어모았다. ⑨몸값 100억원 시대 개막 프로야구에 '몸값 100억원' 시대가 도래했다. 삼성의 4번 타자였던 최형우가 2016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고, KIA와 기간 4년 총액 100억원(계약금 40억원·총 연봉 60억원)에 계약했다. 정규시즌 타율(0.376) 안타(195개) 타점(144개) 3관왕에 오르며 주가를 높인 최형우는 2015년 11월 내야수 박석민이 NC로 이적하며 받은 종전 FA 최고 몸값(4년 총액 96억원)을 기록을 다시 썼다. ⑩강정호, 음주운전 적발 MLB에서 뛰고 있었던 강정호는 사생활 문제로 추락했다. 12월 2일 오전, 음주 상태로 자신의 승용차를 몰았고, 삼성역사거리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달아났다.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입건돼 조사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2009·2011년에도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전력이 있었다는 사실까지 확인됐다. 안희수 기자 사진=IS 포토·KIA 타이거즈 2022.12.3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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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한번 더 기회 준 이승엽 감독 “129승 레전드, 예우해주고파”

이승엽(46) 두산 베어스 감독이 은퇴 기로에 놓여있던 '전설' 장원준(37)에게 재도전의 기회를 선물했다. 이승엽 감독 체제가 출범한 두산은 선수단 정리 작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장원준과 면담을 진행했다. 장원준은 '두산 왕조'를 상징했던 투수다. 2004년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했던 장원준은 리그에서 가장 꾸준한 선발 투수 중 한 명이었다. 2006년부터 2014년까지 군 복무 기간을 제외한 7년 동안 매년 규정 이닝을 소화했고, 5시즌 연속 10승 이상을 기록했다. 지난 2015년 두산과 4년 84억원 계약을 맺은 후에는 에이스로 진화했다. 첫 3년 동안 무려 41승을 거뒀다. 두산이 2015년 3위로 출발해 포스트시즌에서 역전 우승을 일굴 때도, 2016년 더스틴 니퍼트-마이클 보우덴-유희관 등과 함께 최강의 선발진을 구축할 때도, 2017년 1위 KIA 타이거즈를 맹추격할 때도 마운드의 중심에 장원준이 있었다. 그는 이 기간 포스트시즌 통산 기록이 4승 평균자책점 2.44에 달하는 '빅게임 피처'였다. 장원준의 질주는 계약 마지막 해인 2018년 멈췄다. 그해 3승 7패 평균자책점 9.92로 추락했고 이후 지난 4년 동안 43과 3분의 1이닝만 소화하면서 단 1승도 추가하지 못했다. 140승도 너끈히 바라볼 것 같았던 그의 통산 승수는 그렇게 129승에서 멈췄다. 은퇴설, 방출설까지 흘러나왔다. 그러나 이승엽 감독은 장원준의 마지막을 장원준 스스로 결정하길 원했다. 24일 이천 마무리 훈련에서 취재진과 만난 이 감독은 "면담해보니 장원준 본인도 1년 더 해보고 싶다고 했고, 우리 팀도 아직 왼손 투수가 조금 부족하다. 장원준 선수가 팀에서 역할을 해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는 '레전드'를 예우하려는 이승엽 감독의 의지이기도 하다. 장원준이 기록 중인 129승은 KIA 타이거즈 양현종(159승), SSG 랜더스 김광현(149승)에 이은 현역 다승 3위이자 역대 11위 기록이다. 팀의 최전성기를 이끌었고, KBO리그 역사에 족적을 남긴 투수인 만큼 마지막 역시 초라하지 않길 바란 마음이다. KBO리그 통산 467홈런(1위)을 터뜨린 '레전드'로 꼽히는 이승엽 감독은 마지막 시즌인 2017년 24홈런을 치고 은퇴 투어를 거치며 누구보다 화려하게 그라운드를 떠난 바 있다. 이승엽 감독은 “장원준이 지금까지 129승을 했다. 그런 선수가 은퇴할 생각이 없는데, 팀이 그만두라고 하면 다른 팀을 알아봐야 한다. 그렇게 찾아다녀도 계약이 성사되지 않으면 불명예스럽게 은퇴해야 한다"며 "장원준이 그런 일을 겪지 않도록 레전드에 대한 예우를 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그에게 '후회 없이 한 번 뛰어보자'고 이야기했다. 그가 내년에 잘한다면 더 뛸 수도 있지만, 내년이 진짜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후배들과 경쟁해주면 좋겠다. 물론 편애는 없다. 다른 선수들과 똑같이 결과가 좋으면 잠실야구장(1군)에서 볼 수 있다. 장원준 자신도 기량이 떨어지는데 레전드라고 1군 자리를 지키는 걸 바라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10.25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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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마지막 KS MVP 한유섬 “수상 한 번 해봤잖아요, 나눠서 해야죠”

한유섬(33·SSG 랜더스)이 4년 만에 한국시리즈(KS) 무대에 다시 오른다. 한유섬은 지난 2018년 당시 SK 와이번스(SSG의 전신) KS 우승의 주인공이었다. 그는 우승을 결정한 6차전 연장 13회 초 유희관을 상대로 결승 솔로포를 터뜨려 팀의 5-4 승리와 한국시리즈 4승(2패)을 이끌었다. 4년이 흘렀다. 당시 한동민이었던 그는 2020년 부상을 겪은 후 한유섬으로 이름을 바꿨다. 지난해 31홈런 95타점을 치며 부활한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5년 60억원의 다년 계약을 맺고 팀 주장도 맡았다. 팀을 이끌면서 정규시즌 우승에 힘을 보탰고, 타석에서도 21홈런 100타점(5일 기준)을 기록해 중심 타자 임무를 완수했다. SSG가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한 건 지난 4일이었다. SSG 경기가 없는 날이었고, LG 트윈스가 패하면서 우승을 확정했다. 서울 원정 숙소에 머무르고 있던 선수단은 '집관'으로 우승을 즐겼다. 한유섬은 “그 순간 잠시 좋았다. 시즌 초부터 힘든 여정을 거쳐온 게 주마등처럼 스쳐 갔다. '와이어 투 와이어를 했구나'라고 잠시 기뻐했던 것 같다”고 떠올렸다. 우승 자체에 감동한 건 아니지만, 개막전부터 시즌 마지막까지 1위를 지킨 자부심은 확실했다. 그는 “와이어 투 와이어를 이뤘다는 자부심은 나뿐 아니라 선수들, 코치진도 가지고 계실 것이다. 최초 기록은 정말 값진 것”이라고 말했다. '우승 주장'이자 4번 타자였던 한유섬은 자신의 역할은 크지 않았다고 했다. 한유섬은 “난 그냥 (특별한 공헌 없이) 올해 주장을 맡았을 뿐이다. 선수들이 너무 잘해줘서 나를 올려준 게 아닌가 싶다"며 "내가 잘했다기보다는 팀 밸런스가 좋았다. 누군가 안 될 때는 다른 누군가가 해줬다"고 떠올렸다. 투·타 역할 분담도 마찬가지다. 후반기엔 마운드가 흔들렸지만, 그만큼 타자들이 잘했다. 그는 "시즌 초중반 투수가 너무 잘 던져줬다. 투수들이 지치는 건 당연했고, 타자들이 득점 지원해서 (후반에도) 이길 수 있었던 것 같다"며 "개인이 다 잘하면 항상 이길 것이다. 하지만 야구는 그게 정말 힘든 스포츠 중 하나다. 올해 SSG는 밸런스가 잘 맞았던 팀 같다"고 설명했다. 주장 역할에 관해 묻자 한유섬은 “말수(조언)를 많이 줄이자고 생각했다. 후배들이 알아서 하도록 놔두다가 정말 이야기를 해줘야 할 때 한마디씩 했다"며 "잔소리로 들렸을 수 있지만, 편하게 (플레이)하고 부담은 선배들 몫이라고 (후배들을) 감싸줬던 것 같다”고 전했다. SSG에 남은 건 KS 우승이다. KS MVP(최우수선수)에 재도전할 것이냐고 묻자 한유섬은 “나는 한 번 해봤다. (동료들과) 나눠서 해야 한다. 시리즈에서 미쳐야 한다. 난 MVP를 받을 때 조금 부끄러웠다. 수상 욕심 없이 우승까지 잘 마무리하고 싶다"고 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10.07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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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인터뷰]후반기 에이스 곽빈 “나에게 가졌던 의심, 믿음으로 변했다”

두산 베어스 곽빈(23)은 어느덧 '에이스'라는 호칭이 어색하지 않은 투수로 성장했다. 곽빈은 9월 넷째 주 등판한 2경기에서 12와 3분의 1이닝을 던지며 2승 평균자책점 2.92를 기록했다. 이 기간 다승 1위. 일시적인 호투가 아니다. 그는 후반기 9경기에서 5승 1패, 평균자책점 2.38을 올릴 정도로 안정감 있는 투구를 이어가고 있다. 일간스포츠와 조아제약은 잠재력이 만개한 곽빈을 9월 넷째 주 최우수선수(MVP)로 선정했다. 곽빈은 “이런 상을 처음 받아봐서 아주 놀랐다. 정말 감사하다”며 “화요일(20일 NC 다이노스전) 투구 수가 많았는데 결과가 좋았다. 그게 일요일(25일 한화 이글스전) 편하게 던질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고 돌아봤다. 최고 시속 155㎞ 강속구를 구사하는 곽빈은 선발 첫 시즌인 지난해 심각한 제구 난조에 시달렸다. 9이닝당 볼넷이 7.21개에 달했다. 반면 올 시즌, 특히 후반기에 제구력이 좋아졌다. 직구는 물론 변화구로 스트라이크를 잡는 장면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곽빈은 “내 피칭 밸런스를 찾으면서 여유가 생겼다. 그래서 직구만 마구 던지지 말고 더 똑똑하게 던지려고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시속 140㎞가 넘는 슬라이더에 커브도 능숙하게 구사한다. 여기에 지난해 던져본 포크볼 대신 원래 구사하던 체인지업을 세 번째 변화구로 선택했다. 체인지업에 집중한 이유를 묻자 곽빈은 “원래 고교 때부터 던졌던 구종이다. 난 투구하는 팔 각도가 낮은 편인데, 그러면 포크볼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어려워 체인지업을 선택했다. 제구가 잘 돼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구를 찾아준 건 기술보단 멘털이다. 곽빈은 “올해 초만 해도 나에 대한 의심이 많았다. 이제 의심이 확신으로 변하면서 멘털도 단단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두산 포수 박세혁도 곽빈의 든든한 지원군이자 멘토다. 곽빈은 “세혁이 형은 아쉬웠던 경기가 있으면 다음 날 바로 이야기를 해준다. 경기 중 내 표정이 좋지 않으면 마운드로 올라와서 장난도 치며 웃게 해준다. 한 번은 마운드로 찾아와 영어로 내 이름을 부르면서 장난치신 적이 있다”고 떠올렸다. 안우진(키움 히어로즈)과 초등학교 때부터 가까웠던 곽빈은 친구에게도 조언을 구한다. 곽빈은 “친구 사이여서 서로 칭찬은 잘 하지 않는다”고 웃으면서도 “우진이가 요새는 ‘네 공을 찾은 것 같다’고 하더라”고 했다. 나름의 칭찬인 셈이다. 곽빈은 여전히 더 좋은 투수가 되길 원한다. 시즌 전 인터뷰에서 “볼넷이 많은 이미지로 굳어진 게 아쉽다. (타자를) 피하지 않고 던지겠다”고 했던 그는 “목표를 다 이룬 건 아니다. 이닝당 투구 수(평균 17.7개)가 좀 많다. 한 타석을 4구 안에 끝내는 투수가 되고 싶다"며 "투구 템포도 좀 느리다. 외국인 투수로 온 브랜든 와델의 템포가 빨라서 지켜보게 되더라. (내가 던질 때) 수비하는 형들을 편하게 해주고 싶다”고 했다. 올겨울 목표를 묻자 그는 “(2022년은) 프로 입단 후 가장 많이 던진 해다. 회복에 집중하겠다. 내년에는 잔 부상 없이 좋은 폼을 풀 시즌 동안 유지하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두산은 세대교체가 한창이다. 많은 주축 선수들이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어 이적했고 올해 초에는 유희관, 지난 28일에는 베테랑 오재원이 은퇴를 선언했다. '왕조 막내'였던 곽빈도 주축이 될 때다. 곽빈은 “이제는 팀에 어린 투수들이 많다. 나와 정철원, 박신지 등 1999년생들도 마냥 어린애가 아니라 중간 역할을 할 때가 됐다"며 "투구할 때도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 우리 세대가 뭔가 보여줘야 후배들도 따라올 것”이라고 다짐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09.30 06:00
프로야구

'타이거즈 최다승' 양현종, 다음 목표는 '10년 연속 10승'

KIA 타이거즈 양현종(34)이 커리어에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25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승리 투수(6이닝 2실점)가 되며 개인 통산 151승을 거뒀다. 이강철 KT 위즈 감독이 선수 시절 세웠던 타이거즈 소속 투수 최다승(150승)을 넘어섰다. 양현종은 "이제 한 경기, 한 경기가 새 역사인 것 같아 뿌듯하다. 그동안 열심히 운동한 나 자신을 칭찬해주고 싶다"는 소감을 전했다. 2007년 9월 29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KBO리그 첫 승을 거둔 양현종은 2019년 풀타임 선발을 맡아 처음으로 두 자릿수 승리(12승)를 기록했다. 이듬해 16승을 거두며 선발진 한 축으로 확실히 자리 잡았다. 2014년부터는 7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두기도 했다. 특히 2017년엔 20승을 올려 1999년 정민태 이후 18년 만에 이 기록을 해낸 국내 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양현종은 2021년 메이저리그(MLB) 도전에 나섰다가 1년 만에 국내 무대로 복귀했다. 잠시 멈췄던 대기록 행진도 이어졌다. 양현종은 지난달 14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는 역대 최연소(만 34세 1개월 13일)이자 7번째로 통산 2000이닝을 돌파한 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1일 삼성전에서는 삼진 4개를 추가하며, 이강철 감독이 갖고 있던 종전 타이거즈 소속 투수 최다 탈삼진(1702개)을 갈아치웠다. 18일 롯데전에서는 역대 4번째이자 최연소(34세 2개월 18일)로 150승 고지를 밟았다. 양현종이 가장 욕심내는 기록은 10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 달성이다. 이 기록도 이강철 감독(1989~1998년)이 갖고 있다. 양현종은 "앞으로 또 나오기 힘든 기록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욕심난다. (기록을 보유한) 이강철 감독님도 '네가 그 기록을 경신하라'고 응원해주신다"고 말했다. 양현종은 25일 삼성전 승리로 올 시즌 4승째를 거뒀다. 4월에는 9이닝당 득점 지원을 1.60점밖에 받지 못해 1승에 그쳤다. 그러나 KIA 타자들의 컨디션이 좋아진 5월에는 9이닝당 4.60점을 지원받으며 3승을 더 올렸다. 양현종은 올 시즌 등판한 1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21, 피안타율 0.212, 이닝당 출루허용률 0.95를 기록했다. 30대 중반을 넘어섰지만, 여전히 리그 정상급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타선의 지원만 뒷받침된다면 충분히 시즌 10승을 채우며 8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달성할 전망이다. 그동안 이강철 감독의 '10년 연속' 기록에 도전한 투수는 정민철·장원준·유희관(이상 8년 연속 달성) 3명이다. 이들 모두 부상과 기량 저하로 9년 연속 10승 달성엔 실패했다. 양현종도 내년에 우리 나이로 서른여섯 살이다. 에이징 커브(나이에 따른 신체 능력 저하)라는 말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닐 것이다. KIA도 지난해 12월 양현종과의 자유계약선수(FA) 계약에서 보장액(계약금 30억원·연봉 25억원)과 옵션(48억원)을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하는 '안전장치'를 두기도 했다. 양현종이 이강철 감독의 기록에 욕심을 내는 건 계약 기간(2022~2025년) 동안 몸값에 걸맞은 성적을 내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이 기간 모두 10승 이상 거두며 11연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달성한다면 진정한 레전드로 인정받을 수 있다. 안희수 기자 2022.05.27 06:59
연예일반

'최강야구' 이승엽, 최강 몬스터즈 감독 선임

‘전설의 타자’ 이승엽이 ‘최강 몬스터즈’의 사령탑을 맡는다. 26일(오늘) JTBC 새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 측은 이승엽 감독 선임 영상을 공개해 팀 ‘최강 몬스터즈’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최강야구’는 프로야구팀에 대적할만한 11번째 구단을 결성한다는 포부를 갖고 전국의 야구 강팀과 대결을 펼치는 야구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이승엽을 비롯해 박용택, 송승준, 심수창, 장원삼, 유희관, 정성훈, 이택근, 정근우, 서동욱, 정의윤, 이홍구, 한경빈, 윤준호, 류현인까지 최고의 멤버들이 ‘최강 몬스터즈’라는 이름으로 활약을 예고해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공개된 영상에서 장시원 PD는 이승엽에게 ‘최강 몬스터즈’의 감독을 맡아달라고 제안했다. 이에 이승엽은 “이거는 무조건 가야지. 그래 이거지”라며 만족의 미소를 지었다. 감독 경험이 없는 것과 관련해서는 “처음부터 했던 사람이 있습니까? 깜짝 놀라실 겁니다”라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특히 이승엽은 “어떤 팀과 경기할지는 모르겠지만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하고, 전력이 안 된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일단 프로는 경기에서 이겨야 합니다. 이길 수 있는 경기를 해야죠”라고 각오를 다졌다. 하지만 곧이어 ‘최강 몬스터즈’ 선수 명단을 확인한 이승엽은 연신 고개를 흔들며 걱정을 드러냈다. 그는 “지금 멤버로는 딱 중학교 실력”이라며 선수들을 냉철하게 분석했지만, ‘젊은 피’ 이홍구, 정의윤, 한경빈에게는 기대감을 표했다. 과연 그의 냉철한 평가가 감독이 된 후를 생각한 큰 그림(?)일지 ‘최강 몬스터즈’의 첫 경기가 더욱 기다려진다. 끝으로 이승엽은 “안 좋으면 좋게 만들어야죠. 되게 만들어야죠”라며 “승리입니다. 승리!”라는 각오와 함께 감독 계약을 완료했다. 감독으로서 첫발을 내디딘 ‘전설의 타자’ 이승엽과 현역 시절의 기량을 끌어 올리고 있는 한국 프로야구 레전드 선수들, 그리고 현재 그라운드에서 활발하게 뛰고 있는 젊은 선수들의 만남이 야구계에 어떤 폭풍을 몰고 올지, ‘최강야구’를 향한 야구 팬들의 설렘이 점점 거세지는 중이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야구 레전드들의 자존심을 건 한 판 승부는 오는 6월 6일 오후 10시 30분에 첫 방송 되는 ‘최강야구’에서 만날 수 있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oongang.co.kr 2022.05.26 15:42
야구

2연속 10승 최원준, 'SUN표 슬라이더' 달고 3년 연속 노린다

최원준(28·두산 베어스)은 지난해 KBO리그를 대표하는 국내 투수 중 한 명이었다. 29경기에서 158과 3분의 1이닝을 던지는 동안 12승 4패 평균자책점 3.30을 기록했다. 2020년에 이어 2년 연속 10승도 달성하면서 두산 선발진의 든든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 연봉 계약에서는 투수 재계약 대상자 최고 연봉인 3억4000만원(인상률 112.5%)에 사인했다. 그는 8년 연속 10승을 달성했던 베테랑 장원준과 유희관이 모두 떠난 두산 선발진의 명실상부한 리더가 됐다. 달라진 입지에도 최원준은 겸손했다. 2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만난 그는 "선발이 보장된 게 아니다. 박신지나 다른 후배들의 투구가 너무 좋다. 감독님도 좋은 투수에게 기회를 주는 스타일이다. 안 좋으면 언제든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선발 세 명(최원준-이영하-곽빈)이 긴장하고 잘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최원준은 "난 아직 장원준 형처럼 증명한 게 아니다. 더 잘해야 할 것 같다"고 자신을 낮췄다. 그는 "(유)희관이 형이 현역 시절 내가 힘들 때나 체력적인 부분에서 막혔을 때 많이 조언해줬다. 형이 정말 대단한 선수였다는 걸 실감한다. 8년 동안 (10승을) 했다는 게 정말 대단한 것 같다"며 "그런 기록은 내가 이루기엔 너무 멀리 있다. 선발로 뛴다면 규정 이닝을 계속 채우고 싶은 욕심 정도만 있다"고 전했다. 3년 연속 10승에 도전하는 올해는 새 스트라이크존이라는 호재가 있다. 상하로 넓어진 스트라이크존은 높은 직구 승부를 즐기는 최원준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그는 "확실히 넓어진 것 같다. 난 높은 공을 의도적으로 많이 던지는 투수인 만큼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예상했다. 주 무기 슬라이더도 발전을 꾀하고 있다. 최원준은 1일 불펜 피칭 과정에서 캠프를 방문한 선동열 전 국가대표팀 감독의 슬라이더 그립을 전수 받았다. 선 전 감독은 KBO리그 역대 최고의 슬라이더를 구사했던 '달인'이다. 최원준은 "선동열 감독님께 슬라이더 그립을 배우고 싶은 마음이 늘 있었다. 감독님께서 던지는 요령을 알려주시면서 어느 손가락에 힘을 많이 줘야 하는지까지 들었다"고 말했다. 슬라이더는 10승 투수 최원준을 만든 주 무기다. 정재훈 투수 코치는 최원준의 슬라이더에 대해 "지난해에 이미 원숙해졌다. 공을 존에서 넣었다 빼는 건 물론 높낮이도 원하는 대로 조절한다. 스윙 유도까지 잘 되는 '자기 구종'으로 만들었다"고 칭찬했다. 그런데도 가르침을 구한 건 더 완벽한 제구를 꿈꾸기 때문이다. 최원준은 "빠지는 공(슬라이더)이 많았는데 새로 배운 대로 던지니 투구 각이 좋아졌다. 빠지는 공도 없어질 거라 하셨다. 새 그립으로 연습해보려 한다"고 기대했다. 어느덧 투수조 중고참이 된 최원준은 후배들을 이끄는 위치가 되고 있다. 최원준의 '1픽' 후배는 최승용이다. 그는 "승용이가 던지는 걸 보면서 김태형 감독님이 정말 좋다고 하시더라. 내가 봐도 정말 좋은 거 같다"며 "직구는 물론 변화구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후배를 치켜세웠다. 이어 "요새는 승용이한테 공이 좋다고 칭찬하면서 '곽빈이 너 때문에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못 나가겠다'고 농담하기도 한다"며 "둘 다 잘해서 대표팀에 같이 승선하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울산=차승윤 기자 2022.03.02 17:03
야구

꿈꾸는 KIA, 왼손이 든든해

‘왼손 파이어볼러(강속구 투수)는 지옥에서라도 데려온다’. 야구계에 전해져 내려오는 유명한 속설이다. 그만큼 강속구를 던지는 왼손 투수가 긴요하다는 뜻이다. 지난해 하위권(9위)에 머물렀던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가 왼손 투수 트로이카를 앞세워 도약을 노리고 있다. 2017년 최우수선수(MVP) 양현종(34), 지난해 신인왕 이의리(20)와 외국인 투수 션 놀린(33·미국)이 그 주인공이다.KIA는 해태 시절부터 왼손 투수가 많지 않은 편이었다. 선동열, 조계현, 이강철, 이대진, 윤석민 등 간판 투수 대부분이 우완이었다. 창단 이후 39년 동안 두 자릿수 승리를 한 번이라도 기록한 왼손 투수는 딱 3명이다. 신동수가 두 번(1991, 92년), 김정수가 한 번(93년) 10승을 넘겼다. 나머지 한 명이 양현종이다. 2007년 데뷔한 양현종은 무려 9차례나 10승 이상을 따냈다. 2014년부터는 7시즌 연속 10승 이상을 거두면서 기록을 이어갔다.양현종은 지난해 미국으로 떠났다. 메이저리그(MLB)에서 뛰겠다는 일념으로 스플릿 계약을 맺었다. 연봉 손해까지 감수했지만, 그의 도전은 아쉽게도 실패로 돌아갔다. 12경기에 나와 3패에 그치면서 평균자책점 5.60을 기록했다. 어렵게 선발 기회를 잡았지만,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1년 만에 돌아온 양현종은 일찌감치 KIA 복귀를 결정했다. 계약조건을 놓고 줄다리기를 했지만, 결국 4년 총액 103억원(계약금 30억원, 연봉 25억원, 옵션 48억원)에 사인했다.양현종은 미국 진출 직전인 2020시즌엔 11승 10패, 평균자책점 4.70에 그쳤다. 평균자책점 1위(2.29)에 오른 2019년과는 대조적이었다. 볼넷이 급격하게 증가(9이닝당 1.61개→3.34개)한 것이 문제였다. 하지만 양현종의 구위나 구속은 여전하다. 지난 시즌 미국에서 뛸 때도 평균 구속은 90마일(약 145㎞)이었다. 신임 김종국 KIA 감독은 “양현종이 합류하면서 국내 투수진이 안정됐다”고 밝혔다.양현종이 없는 사이 KIA는 새로운 역사를 썼다. 1985년 이순철(외야수) 이후 무려 36년 만에 신인왕을 배출했다. 주인공은 광주제일고를 졸업한 1차 지명 신인 이의리였다. 이의리는 지난해 19경기에서 4승 5패 평균자책점 3.61을 기록했다. 발목 부상으로 시즌 후반엔 등판 횟수가 적었지만, 기록은 화려했다. 9이닝당 삼진(8.84개·10위), 피안타율(0.204·1위), 피OPS(피출루율+피장타율, 0.607·6위) 모두 리그 최상위권(100이닝 이상 선발투수 기준)이었다.이의리 역시 빠른 공을 던지는 왼손 투수다. 힘 있는 포심패스트볼과 비슷한 궤적에서 떨어지는 체인지업의 조합이 위력적이다. 팔 스윙이 빨라 타자가 대처하기 힘들고, 회전수(최고 초당 2380회)도 높아 좀처럼 강한 타구를 허용하지 않는 능력을 갖췄다.요즘 서울에서 개인 훈련 중인 이의리는 “발목은 이제 전혀 문제가 없다.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훈련을 하고 있다”고 했다. 가장 큰 목표는 부상을 당하지 않고 풀시즌을 소화하는 것이다. 이의리는 “안 다치는 게 가장 큰 목표다. (현재 선발 보직이) 제 자리가 아닌 걸 알고 있기 때문에 열심히 하고 있다”고 했다.이의리는 양현종의 후계자로 꼽히지만, 정작 두 선수는 아직 만난 적이 없다. 지난해 입단한 새내기 이의리는 아직 양현종을 직접 만날 기회가 없었다. 이의리는 “모든 면에서 아직 배울 게 많다. 지난해 프로에 데뷔한 첫 시즌을 보낸 신인인데 현종 선배님은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라며 “나란히 이름이 거론되는 것조차 부담스럽다”고 했다. 후배 투수에게 노하우를 전수하는 걸 좋아하는 양현종과의 만남이 이의리에겐 발전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이의리는 “지난 시즌 마운드에 오른 모든 순간이 재밌었다”며 올 시즌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KIA의 마지막 왼손 비밀병기는 올 시즌 첫선을 보이는 외국인 투수 놀린이다. KIA는 그동안 외국인 왼손투수로 재미를 본 적이 없다. 2017년 팻 딘이 올린 9승이 최고기록이다. 그런데 놀린은 구단 좌완 외인 사상 첫 10승에 도전한다. 놀린은 지난해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10경기(5선발)에 나와 2패 평균자책점 4.39를 기록했다. 연봉은 90만 달러지만 이적료를 지급했기 때문에 외국인 연봉 상한선(100만 달러)을 꽉 채웠다.권윤민 전력기획팀장은 “투수를 선택할 때 많은 고민을 했다. 먼저 계약한 외국인 투수 로니 윌리엄스는 불펜 경력이 많았다. 이에 비해 놀린은 커리어 내내 선발투수로 활약한 데다 이닝 이터(많은 이닝 동안 던지는 투수)라는 점이 돋보였다. 제구력이 뛰어난 점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권 팀장은 또 “퀵모션 속도를 조절하거나 팔 각도를 올리고 내리는 등 마운드 위에서 영리한 모습에 주목했다”며 “평균 구속이 시속 140㎞대 중반인데 MLB에선 빠른 편이 아니지만 한국에선 충분히 통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공 끝이 지저분해 많은 땅볼 유도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KIA는 지난해 선발 투수 평균자책점이 8위(5.04)에 그쳤다. 올 시즌엔 왼손 투수 트리오와 우완 윌리엄스, 언더핸드 임기영이 선발진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3명의 왼손 투수를 징검다리처럼 활용하면 좌-우-좌-우-좌로 이어지는 로테이션이 가능하다. 상위권 도약을 노리는 KIA의 꿈이 무르익고 있다.※KBO리그에 기록될 좌완듀오는?한국인 중 왼손잡이 비율은 약 5% 정도다. 왼손 투수의 비율은 20% 정도다. 그러다 보니 리그를 뒤흔든 왼손 투수는 많았지만, 좌완 듀오를 보유한 팀은 많지 않았다. 2021시즌까지 두 명의 왼손 투수가 한 팀에서 동시에 10승 이상을 거둔 사례는 16차례뿐이다. 좌완 10승 트리오는 단 한 번도 없었다.프로 원년인 1982년엔 삼성의 왼손 투수 권영호와 이선희가 나란히 15승을 거두며 30승을 합작했다. 왼손 투수가 많았던 삼성은 이후에도 성준-김일융(1986년), 김태한-성준(1993년), 차우찬-장원삼(2010·13년) 등을 배출했다.1990년대 가장 인상적인 좌완 콤비는 1995년 LG 트윈스의 이상훈과 김기범이다. 그해 이상훈은 30경기에서 20승 5패 평균자책점 2.01을 기록했다. 이후 국내 투수 20승은 2017년 양현종이 나올 때까지 22년이나 걸렸다. 이상훈, 정삼흠에 이어 LG 3선발이었던 김기범은 26경기에서 13승 7패 평균자책점 2.86을 기록했다.10승 투수는 한 명이지만 '레전드 좌완' 3명이 함께 뛴 팀도 있었다. 2006년 한화 이글스다. 그해 입단한 신인 류현진은 18승을 거두며 MVP와 신인왕을 싹쓸이했다. 마무리 구대성은 개인 최다인 37세이브를 챙겼다. 당시 만 41세였던 송진우는 그해 8승(8패)을 추가하며 통산 200승 고지를 밟았다.KBO리그 최고의 외국인 좌완 원투펀치는 2015년 넥센에서 뛴 앤디 밴헤켄(미국)과 라이언 피어밴드(미국)였다. 밴헤켄은 강속구 투수는 아니지만 절묘한 포크볼을 앞세워 20승을 거뒀다. 피어밴드 역시 위력적인 공은 아니지만, 좋은 제구력 덕분에 13승을 올렸다.가장 꾸준했던 사우스포 조합은 두산 베어스 장원준-유희관이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두 선수는 나란히 두 자릿수 승리를 따냈다. 이 기간 두산은 세 차례 한국시리즈에 나가 두 번 우승했다.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2022.01.18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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