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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올림픽

[2024 파리올림픽] '국내 유일' 내세운 KBS, 전현무→박세리로 중계 벽도 허문다 ①

'2024 파리하계올림픽'이 오는 26일(현지시간) 개막, 17일 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이번 올림픽에 참가하는 우리나라 선수는 21개 종목 143명으로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이래 48년 만에 가장 작은 선수 규모이지만, 국민들의 관심과 응원의 목소리는 높다. 국민들의 눈과 귀가 되어 현지의 생생함을 전할 지상파 3사도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국민들의 눈과 귀가 집중되는 올림픽이라는 국제 스포츠 이벤트는 플랫폼 다변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약화된 지상파 채널들의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에 충분하다. KBS, MBC, SBS는 각각의 무기를 내세워 시청자들을 사로잡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2024 파리올림픽’에는 전 세계 206개국 1만500명이 참가하며, 32개 종목에서 329개 경기가 치러진다. <편집자 주> 공영방송 KBS는 ‘국내 유일’과 중계의 벽을 허물 해설위원과 캐스터를 내세운다. ‘함께 투게더 앙상블’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만큼, 시청자들의 눈으로 현지의 분위기를 전할 계획이다. ◇개·폐막식 중계 ‘유일’…2개 채널 강점 이용KBS는 국내 방송사 중 유일하게 개·폐막식 파리 현장 중계로 열광적인 분위기를 전달할 예정이다. 현장의 열기를 그대로 전달할 개폐막식 해설위원으로는 배우이자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폐막식 감독 송승환이 나서 아나운서인 이재후 캐스터와 호흡을 맞춘다. 송승환 감독은 눈앞 30cm 정도 거리가 간신히 보이는 수준의 시력이지만, 항상 소지하는 작은 망원경으로 현장의 디테일까지 더할 계획이다. 또 KBS는 올림픽 주관 방송사인 OBS(Olympic Broadcasting Services)로부터 단독으로 영상 콘텐츠 ‘콘텐츠 플러스’를 제공받아 현지의 생생한 분위기를 전한다. 다양한 롱폼, 숏폼으로 구성된 ‘콘텐츠 플러스’에는 중계방송 이외의 종목 실시간 상황, 관련 뉴스, 이색 장면, 유명 선수 프로필, 경기장 소개와 100년 전 올림픽에 대한 소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상이 포함된다.아울러 채널 2개를 보유하고 있는 장점을 이용해 17일간 올림픽 경기 생중계에 총 395여 시간을 파격 편성했다. 1TV에서는 ‘2024 파리올림픽’으로 하루 평균 13시간, 2TV에서는 ‘여기는 파리’ 등을 통해 하루 15시간 생중계가 이뤄진다. 또 그날의 경기 하이라이트를 살펴보는 ‘봉주르 파리’, ‘2024 파리올림픽 중계석’도 주중 매일 방송한다. 여기에 세계 최초로 UHD 방송 상용화를 실시한 KBS는 국내 방송사 중 유일하게 UHD 전용 2회선을 확보해 경기 영상을 초고화질로 제공하는 것은 물론, 미디어기술연구소가 개발한 ‘AI 스포츠중계 보조기술’을 적용해 높은 가독성과 정밀한 그래픽 정보를 전달할 계획이다. ◇KBS 출신 전현무 역도 중계…이현이‧송해나 MC 듀오 KBS는 ‘중계의 꽃’ 해설진과 캐스터를 68명으로 꾸렸다. 이미 올림픽 전부터 전문성을 겸비한 동시에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스타 해설위원과 캐스터를 내세워 중계의 벽을 허물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KBS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전현무는 KBS에서 첫 중계 캐스터로 활약한다. 전현무는 여자 +81kg(최중량급) 역도 캐스터로 나서 박혜정 선수 경기를 중계할 계획이다. 현지를 직접 찾아 역도 중계를 하는 국내 방송사는 KBS가 유일하다. ‘한국 골프의 전설’ 박세리도 KBS 첫 해설위원에 도전해 US PGA 멤버 고덕호 프로, 조우종 캐스터와 삼각편대를 이룬다. 여기에 KBS는 모델 출신 방송인 이현이와 송해나를 중계 메인 MC로 기용하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는데, 이들은 대회 개막일 하루 전인 25일부터 2TV 현지 생방송 ‘여기는 파리’에 매일 등장해 주요종목 생중계에 나선다. 또 다른 해설위원으로는 기보배(양궁), 김정환/김준호(펜싱), 이원희(유도), 여홍철(체조), 이영표(축구), 김윤희(리듬체조), 김자인(스포츠클라이밍), 김광선(복싱), 한유미(비치발리볼), 박재민(브레이킹) 등이, 캐스터로는 베테랑 캐스터 최승돈(펜싱), 이재후(양궁), 조우종(골프), 남현종(배드민턴), 김진웅(탁구), 김종현(태권도), 이동근(수영), 이호근(유도) 등이 이름을 올렸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4.07.24 06:00
골프일반

[뱁새 김용준의 골프모험] 매킬로이가 겪은 모욕- 골프에서 애국주의가 주는 득과 실

지난달 개최한 US오픈 마지막 날 마지막 홀에서 일어난 일이다. 로리 매킬로이 선수는 파 퍼팅을 남겨 놓고 있었다. 내리막이긴 했지만 남은 거리는 한 발짝 남짓 밖에 되지 않았다. 반드시 넣어야 하는 퍼팅이었다. 바로 다음 조로 따라 오고 있는 브라이슨 디섐보 선수와 연장전에 가려면 말이다.매킬로이와 디섐보 두 선수는 메이저 대회인 US오픈 챔피언 자리를 놓고 막판까지 각축을 벌이고 있었다. 한 타 앞서며 우승을 손에 넣을 듯 하던 매킬로이 선수는 직전 홀에서 파 퍼팅을 놓쳤다. 그 바람에 두 선수는 마지막 홀을 남기고 동타가 되었다. 갤러리는 숨을 죽였다. 매킬로이 선수는 브레이크를 살피고 연습 스윙을 한 뒤 지체하지 않고 스트로크를 했다. 큰 승부가 걸린 퍼팅인데도 빠르게 결단하고 실행하는 모습이 대가다웠다. 스트로크를 할 때 매킬로이 선수의 퍼터 헤드가 주춤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니나 다를까! 스피드가 조금 모자라서 공은 낮은 쪽으로 흘렀다. 뼈 아픈 보기였다. 그 스피드라면 브레이크를 더 보았어야 했다. 매킬로이 선수는 디섐보 선수에게 한 타 뒤친 채 경기를 마쳤다. 마지막 홀은 아주 까다로웠다. 뒤를 따라 오는 디섐보 선수 역시 파를 장담하기 어려웠다. 디섐보 선수 티샷이 밀리더니 공이 깊은 러프로 갔다. 그 자리에서 어렵게 공을 쳐냈다. 공은 그린 옆 벙커에 빠졌다. 홀까지 상당한 거리가 남았다. 열댓 발짜리 벙커샷이라면 갖다 붙여서 파로 막을 확률이 50%도 넘는다. 하지만 서른 발짝도 넘는 그 벙커샷은 만만치 않았다. 두 선수가 연장전을 치를 가능성이 커 보였다. 디섐보 선수 역시 머뭇거리지 않고 벙커샷을 했다. 피니쉬가 깔끔했다. 공은 두어 번 튕기고 나서 한참 구르더니 홀 가까이에 붙였다. 남은 거리는 매킬로이 선수의 파 퍼팅과 비슷했다. 오르막 퍼팅이었다. 이 퍼팅을 성공하며 디섐보 선수는 2024 US오픈 챔피언이 되었다. 여기까지는 큰 승부에서 늘 있는 일이다. 굳이 되새길 필요가 없다. 그런데 왜 이 이야기를 꺼내느냐고? 뱁새 김용준 프로가 놀란 것은 매킬로이 선수가 마지막 홀 파 퍼팅을 실패한 직후에 갤러리가 보인 반응이었다. 매킬로이 선수가 머리를 쥐어뜯으며 탄식하는 동안 갤러리는 한 목소리로 “유에스에이”를 외쳤다. 유에스에이! 영어로는 ‘미국’이라는 뜻이다. 매킬로이 선수가 일생일대의 퍼팅에 실패한 그 순간에 갤러리가 외친 유에스에이가 어떤 의미인지 독자는 이해하는가? 그렇다면 골프와 얽힌 시사에도 아주 밝은 독자이다. 매킬로이 선수는 북아일랜드 출신이다. 그는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프로골프투어(PGA투어)에서 활동하고 있다. 여전히 모국 국적을 지키면서 말이다. 디섐보 선수는 미국인이다. 미국 골프 팬이 자국 선수를 응원한 것이 뭐가 잘못한 일이냐고? 잘잘못을 이야기하자는 것이 아니다. 디섐보 선수는 PGA투어를 떠나 리브골프(LIV골프)에서 경기하고 있다. LIV골프는 PGA투어와 경쟁하는 투어이다. 선의로 경쟁해온 사이라면 문제될 것이 없다. 그런데 LIV골프를 운영하는 주체는 미국과 국제 정치에서 대립해온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부 펀드이다. 자세한 국제정치 관계는 오늘 이야기의 핵심이 아니다. LIV골프는 PGA투어에서 활동하던 유명한 선수를 무더기로 스카우트 해서 투어를 운영하고 있다. 디섐보는 ‘배신자’ 또는 ‘매국노’라는 비난까지 감수하며 PGA투어를 떠나 LIV골프로 간 선수이다. 물론 막대한 ‘선수금’을 챙기고 말이다. 반면 매킬로이는 ‘수호자’를 자처하며 PGA투어에 남은 선수이다. 매킬로이 선수가 LIV골프로 갔다면 상상할 수 없는 돈을 받았을 것이다. LIV골프는 10억 달러(1조3천여 억 원)도 흔쾌히 내놓았을 것이라고 짐작한다. 타이거 우즈와 로리 매킬로이 두 선수가 유혹을 뿌리치고 PGA투어에 남은 덕에 PGA투어는 존립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도 말할 수 있다. 미국 골프 팬은 그런 ‘수호자’ 매킬로이를 버리고 ‘배신자’ 디섐보를 응원한 것이다. US오픈은 미국골프협회(USGA)가 주관하는 대회이기는 하다. 미국프로골프협회(PGA)가 여는 대회가 아니라는 말이다. 그러니 갤러리가 미국 선수를 응원하는 것이 문제될 것이 없다고 볼 수도 있다. 얼핏 보면 그렇다. 하지만 US오픈은 PGA투어에 활동하는 선수를 주축으로 치르는 대회이기도 하다. 다만 다른 PGA투어 대회와는 달리 LIV투어에 뛰는 선수도 출전할 수 있다. US오픈은 PGA투어에서 뛰는 선수와 LIV골프에서 뛰는 선수와 맞붙는 몇 안 되는 대회 가운데 하나인 셈이다. 그런 US오픈에서 매킬로이는 미국 골프의 자존심이자 PGA투어를 지키는 수호자로서 반드시 우승을 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런 의미를 품고 치른 대회에서 미국 골프 팬은 그가 무너지고 미국인인 디섐보 선수가 우승할 기회를 잡자 환호한 것이다. 갤러리가 외치는 ‘유에스에이’라는 환호를 듣고 매킬로이 선수는 얼마나 참담했을까? 아마 배신감에 치를 떨었을 것이다. 매킬로이 선수는 그 다음 대회인 PGA투어 트레블러스챔피언십에는 아예 참가조차 하지 않았다. US오픈에서 다 잡은 승리를 막판에 놓쳤다는 패배감 탓만은 결코 아닐 것이다. 막대한 부를 포기하면서 보이지 않는 어떤 것을 지키려고 한 자신이 겪은 그 모욕을 견디기 어려웠을 것이다. 뱁새 김용준 프로도 스포츠에서 애국주의의 민낯을 보니 씁쓸하기 그지 없었다. 뱁새 김용준 프로와 골프에 관해서 뭐든 나누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메일을 보내기 바란다. 지메일 ironsmithkim이다.KPGA 프로 2024.07.10 08:12
LPGA

[IS 이슈] '골프 가치 훼손했는데..' 원칙 깨고 징계 감면, 윤이나는 환영받을 수 있을까

‘오구 플레이’에 따른 윤이나의 징계 감면 문제가 뜨겁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는 지난 8일 이사회에서 윤이나의 출전 정지 기간을 3년에서 1년 6개월로 감면하기로 결정했다. 2025년 9월 19일 끝날 예정이었던 윤이나의 징계는 2024년 3월 19일까지로 앞당겨졌다. 이에 따라 윤이나의 2024시즌 KLPGA 투어 출전도 가능해졌다.윤이나는 2022년 7월 열린 한국여자오픈에서 자신의 공이 아닌 다른 사람의 공을 치는 오구 플레이를 했다. 1라운드 15번 홀 티샷이 우측으로 밀린 뒤 러프에서 공을 찾아 경기를 진행했는데, 이후 이 공이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도 플레이를 이어갔다. 윤이나는 대회 한 달 뒤 이를 자진 신고했다. 이에 그는 8월 대한골프협회(KGA)와 9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로부터 각각 3년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하지만 2023년 9월, KGA가 윤이나의 징계를 3년에서 1년 6개월로 줄였다. 이어 KLPGA도 2024년 징계 감면을 확정했다. KLPGA는 “스폰서 등 골프 관계자, 골프 팬, 회원 등의 입장과 윤이나 선수에 대한 KGA의 징계 감경 등이 고려됐다”라고 밝혔다. 그의 구제를 호소하는 3500건의 탄원을 감안했다고도 덧붙였다. KGA의 감면 배경도 비슷했다. 시선은 곱지 않다. 오구 플레이 자체가 골프의 정신을 훼손한 것인데, 이를 숨기고 늑장 신고했음에도 징계를 감면하는 것은 골프의 ‘공정성’을 위배했다는 지적이다. 2022년 남자골프(KPGA)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 아시아드CC부산오픈에서 고의로 오구 플레이를 한 선수가 자격정지 5년에 벌금 5000만원 징계를 받았다. 하지만 윤이나의 징계는 이보다 가벼웠는데도 감면까지 받았다. 형평성이 어긋난다는 목소리와 함께, 윤이나의 스타성에 따른 대회 흥행과 스폰서의 이득을 위해 골프의 공정성을 훼손했다는 목소리가 커졌다.A 경기위원은 “초등학교, 중학교, 주니어 대회에서도 오구 플레이로 심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 어린 선수들이 뭘 보고 배우겠나”라면서 “잘못의 책임(징계)은 가볍고 우승만 하면 큰 돈을 벌 수 있는데 누가 골프를 정직하게 치겠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원칙을 깬 KLPGA는 팬들의 신뢰를 잃었다. 잘 나가던 여자 골프에 찬물을 끼얹은 행위”라고 덧붙였다. 선수들의 의견도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KLPGA 선수회는 비공개 설문을 통해 윤이나 징계 감면에 대한 의견을 들은 바 있다. 이때 90% 이상이 이를 반대했다. 그러나 KLPGA는 “전체 회원의 입장을 듣고 징계 감면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진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이유다. 2022년 KLPGA 투어에 데뷔해 한 차례 우승을 차지한 윤이나는 호쾌한 장타로 팬들의 사랑을 받아온 선수다. 한 번의 잘못된 결정으로 추락했다. 이번 징계 감면이 오히려 그의 스타성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원칙을 깬 KLPGA의 이미지도 큰 타격을 받았다. 윤이나는 징계 감면 결정 후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고 골프의 정신과 규칙에 따라 정직하고 성실하게 플레이할 것을 약속드린다”라고 말했다. 2024시즌 복귀하는 윤이나는 환영받을 수 있을까. 윤승재 기자 2024.01.10 06:04
IT

카카오 노조도 '카르텔 대수술' 김범수와 공감대…과제는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의 전면 쇄신 작업이 '내부 카르텔' 폭로전으로 번지며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 비리와 법인 골프장 회원권 남용 등 의혹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사태가 일파만파로 커졌다. 노조 역시 이번 기회에 묵은 때를 제거해야 한다며 직원들의 목소리를 수용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은 지난달 30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끝없이 터져 나오는 경영진의 비위 행위에 대해 지속적으로 직원들이 문제 제기를 했지만 회사는 아무런 답변 없이 비공개 비상경영회의를 운영하고 있다"며 "내부 경영진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기에 경영진에 대한 인적 쇄신이 불가피하다"고 꼬집었다.사건의 중심에는 김정호 카카오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 겸 준법과신뢰위원회 위원이 있다. 임원회의 중 욕설을 해 논란이 되자 직접 해명하는 과정에서 내부 비리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김정호 총괄은 지난달 28일 자신의 SNS에 "너무 화를 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특히 'XXX'(비속어)이라는 용어를 쓴 것에 사과한다고 3번 정도 이야기를 했다"고 말하며 언성을 높인 이유를 설명했다.김 총괄은 내년 1월 시작될 제주도 ESG센터 프로젝트에 카카오 AI캠퍼스 건축팀 28명을 투입하자고 제안했다. 그런데 한 임원이 뜬금없이 이미 정해진 업체가 있다고 답했다.700억~800억원이 들어가는 프로젝트의 공사 업체를 선정함에 있어 담당 임원이 결재나 합의도 없이 이런 주장을 하자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카카오의 부동산 개발을 총괄하는 오지훈 자산개발실 부사장과 직원 11명은 사내 전산망에 시공사 선정은 공정했으며 제주도 부지 개발 과정도 경영진 결재를 거쳐 진행했다고 해명했다.이 밖에도 카카오는 안산 데이터센터와 복합 문화 공간 '서울아레나'의 비리 제보와 관련해서도 내부 감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김 총괄에 따르면 김범수 위원장은 법인 골프 회원권으로 접대를 하는 것이 지나간 시대의 관행이라고 보고 개선을 주문했다.이에 직원들의 소득을 점검하던 김 총괄은 30명도 안 되는 관리 부서 실장급의 연봉이 개발 부서장의 2.5배인 것도 모자라 20억원이 넘는 초고가 법인 골프장 회원권을 가지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더 파악을 해보니 '카카오가 망하면 골프 때문일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했고, 특정 부서는 투어 프로 수준(한 달에 12번)으로 치고 있었다.곧장 회원권 매각 후 직원 휴양·보육시설에 투입하는 작업에 돌입하니 주말 저녁에도 골프의 필요성을 하소연하는 연락이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카카오가 연내 공식 출범하는 외부 감시 기구 준법과신뢰위원회의 대법관 출신 김소영 위원장의 중재로 폭로는 멈췄지만 이후 회사의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카카오 노조는 문제를 만든 경영진이 쇄신안을 설계하는 것이 부자연스럽다며 직원 참여의 필요성을 역설했다.또 직원들이 직접 제보할 수 있는 채널을 만들어 이를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비용 절감으로 고통받는 가운데 특혜를 유지한 경영진에게는 무겁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카카오 노조 관계자는 "회사가 요구에 응하지 않았을 때를 대비해 단체행동 등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김정호 총괄의 욕설과 관련해서는 좋은 의도가 있었더라도 합리화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상황에 따라 허용하면 직장 내 괴롭힘으로부터 직원들이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노조 관계자는 "노조가 징계권을 가진 조직은 아니기 때문에 판단을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조사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홍은택 대표는 "김 총괄이 제기한 의혹은 공동체 준법경영실과 법무법인을 중심으로 조사단을 꾸려 감사에 착수했다"며 "골프장 회원권은 이미 매각 절차에 들어갔다"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12.01 07:00
스포츠일반

5:1을 뚫어라, 스포츠 외교관 내가 적임자···"제 강점은요"

국제 스포츠 외교를 놓고 5명의 별들이 전쟁을 펼친다. 저마다 자신의 강점을 부각했다. 대한체육회는 10일 서울올림픽파크텔 대한체육회 회의실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후보자 평가위원회를 개최했다. 지난 4일 후보 마감 결과 김연경(35) 사격 진종오(44) 골프 박인비(35) 태권도 이대훈(31) 배드민턴 김소영(31)이 대한민국 대표 한 자리를 놓고 경합한다. 양궁 오진혁은 대표팀 전지훈련 참석으로 이날 면접에 불참, 기권 처리됐다. 이들 5명 모두 한국 스포츠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긴 선수들이다. 배구 여제 김연경은 '리더쉽'과 '인지도'를 내세웠다. 전 세계 최고 공격수 중 한 명으로 인기와 실력을 모두 겸비한 그는 2012 런던, 2020 도쿄 올림픽에서 한국의 4강 진출 신화를 이끌었다. 김연경은 "다른 후보들과 달리 단체종목 출신이다. 대표팀과 해외 무대에서도 주장을 도맡았다. 선수들에게 불합리한 것을 해결하고자 가교 구실을 했다"며 "선수들과 관련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은 자신 있다"며 강점을 부각했다. 이어 "다른 후보자보다 스포츠적인 영향력에서 좀 더 낫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사격 진종오는 "국가대표로 20년 경력을 지녔다"며 '경험'을 부각했다. 올림픽에서 금메달 4개, 은메달 2개 등 총 6개의 메달을 획득해 양궁의 김수녕(금4·은1·동1)과 함께 역대 한국인 최다 메달 획득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진종오는 8년 전에도 선수위원에 나섰지만 유승민과 마지막까지 경합을 벌여 고배를 마신 바 있다. 그는 "그때의 경험을 통해 더 열심히 준비했다. 하루 3시간씩 영어 공부를 하고 개인 레슨도 받았다. "고 소개했다. 태권도 이대훈은 '젊음'을 앞세웠다.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3차례 우승하고 올림픽에서 은메달, 동메달을 하나씩 딴 이대훈은 "후보자 중 가장 어린 만큼 어린 선수들과 시너지 효과도 잘 낼 수 있을 것"고 말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21승을 거둔 박인비는 '골프의 대중성'을 부각했다. 그는 "골프는 전 세계 227개국에서 한다. 굉장한 인기 스포츠"라며 "골프는 대중적인 인기 스포츠다. 장점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유창한 영어 실력도 자랑했다. 4월에 출산한 박인비는 4대 메이저대회 우승과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금메달까지 최초의 '골든 슬램'을 달성한 '골프 여제'다. 막판 경쟁에 뛰어든 배드민턴 김소영은 "현역 선수이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선수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어 선수들의 목소리를 현장에서 가장 가까이서 듣고 잘 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이날 평가위원회는 IOC 선수 위원 도전의 첫 관문이다. 대한체육회는 이날 평가위원회를 바탕으로 내부 검토를 거쳐 이달 중순 한국 후보 최종 1명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한국 대표로 선출된 1명은 내년 파리 올림픽 기간 각국 후보자와 경합해 최종 4인에 포함돼야 8년간 IOC 선수위원의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선수위원은 동·하계 올림픽 개최지 투표를 비롯해 IOC 위원과 똑같은 권리·의무를 지니며 스포츠 외교에 기여할 수 있다. 올림픽 성적을 비롯한 선수 경력과 외국어 구사를 포함한 국제 활동 능력 등이 평가 기준이다. 역대 한국 출신 IOC 선수위원은 문대성과 유승민 총 2명이다. 이형석 기자 2023.08.10 18:36
LPGA

[SMSA] ‘세리 키즈’ 이보미가 ‘보미 키즈’에게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21승, 두 번의 상금왕(2015, 2016). 역대 일본 골프투어 최초 상금 2억엔 고지. 일본에서 성공적인 골프 커리어를 쌓은 이보미(34)가 일본에서의 성공 비결을 소개하고 자신을 보고 일본 진출의 꿈을 키우는 ‘보미 키즈’에게 조언을 건넸다. 이보미는 지난 6일 서울 중구 순화동 KG타워 지하 1층 하모니홀에서 열린 ‘2023 IS 스포츠 마케팅 써밋 아카데미’에 강연자로 나서 자신의 골프 인생을 돌아봤다. 그는 “열한살에 박세리(45)의 맨발 투혼을 보고 골프를 시작한 ‘세리 키즈’”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골프의 매력과 가족들의 응원, 후원사들의 아낌없는 지원을 원동력 삼아 골프 인생을 걸어왔다”라고 말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통산 4승, 2010년 상금왕에 오른 이보미는 곧 일본 무대를 두드렸다. 미국이 아닌 일본 무대를 택한 이유에 대해 그는 “US오픈 등 미국 투어를 경험할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시차 적응 문제도 있었고, 키 큰 선수들과 함께하니 위축이 되더라. 영어를 못하니 악순환이 계속됐다. 그러던 중 일본 무대를 추천받아 눈을 돌렸다”라고 전했다. 일본 무대도 만만치는 않았다. 2010년 겨울에 참가한 JLPGA 3차 퀄리파잉(Q) 스쿨 3차전에서 첫날 80타를 치며 부진했다. 낯선 환경에서 심리적 위축도 계속됐다. 일본 선수의 ‘걸리적거리니 나오라’는 제스처 하나에 얼어붙기도 했다. 외할머니가 아파 정신적 지주였던 엄마도 심적으로 힘든 상황이었다. 이보미는 “이 상황에서 엄마를 기쁘게 해드리는 건 빨리 Q스쿨에 통과하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해 집중해서 겨우 통과했다”라며 당시를 돌아봤다. Q스쿨을 통과한 이보미는 빠르게 일본 무대에 적응했다. 가족과 후원사(노부타 그룹)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었다. 본인의 피나는 노력도 있었다. 이보미는 KLPGA 투어를 병행하는 강행군 속에서도 낯선 환경의 일본 골프장 코스를 전부 외우며 적응에 힘썼다. 일본어 공부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렇게 이보미는 2012년 3승으로 일본 무대에 적응하기 시작하더니 2015년 7승과 상금왕에 오르며 일본 무대 정점에 섰다. 2016년 JLPGA 상금왕에 한 차례 더 오른 이보미는 8시즌을 더 일본 무대를 누비며 골프 인생을 이어가고 있다. 사실 이보미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때 은퇴를 고려했다. 한국을 오가면서 계속되는 격리 생활에 훈련은 물론 가족들을 제대로 만나지도 못하는 힘든 시간을 이어갔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팬들의 목소리가 이보미를 움직였다. “필드에서 더 보고 싶다”며 울먹이는 팬 앞에서 이보미는 마음을 다잡았다. 이보미는 “팬들의 응원 소리와 가족과 후원사의 지원, 그리고 ‘우승의 추억’으로 골프 생활을 이어왔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우승했던 기억들이 너무 좋았고, 우승했을 때 좋아했던 팬들과 가족들 기억이 행복해서 지금까지 골프를 할 수 있었다”라면서 “내 머릿속의 90%는 골프로 가득 차 있다. 내게 골프는 ‘반쪽’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다”라며 골프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약 25년을 필드 위에서 쉴 새 없이 달려온 이보미는 올 시즌을 마치고 은퇴한다. 이보미는 “지금까지 늘 골프만 생각하면서 살았다. 정말 행복한 시간을 보냈고, 남들보다 좋은 결과를 가졌던 선수다”라면서 “행복했지만 이젠 골프(선수)에서 벗어나서 또 다른 재미를 찾을 때가 된 것 같다. 쉼 없이 달려온 내게 휴식을 주자는 생각으로 은퇴를 결심했다”고 이야기했다. ‘세리 키즈’로 골프를 시작한 이보미는 이젠 ‘보미 키즈’를 바라보는 시기를 맞았다. 자신을 따라 일본 무대를 두드리는 젊은 선수들이 많아졌다. 그런 그들에게 이보미는 “일본 무대가 만만치 않다. 선수들의 실력도 점점 더 좋아지고 있고 투어 일정도 많아 힘들다”라면서 “언어적인 면을 빨리 해결해야 한다. 통역도 있지만, 언어를 배운다는 의지만 보여준다면 금장 친화력이 생길 것이다”라며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윤승재 기자 2023.07.08 10:04
스포츠일반

[성호준의 골프 인사이드] ‘골프의 목소리’ 저물다

“누가 저 친구 좀 말려주세요. 큰 잔으로 브랜디를 먹여서 좀 눕혀주세요." 1999년 스코틀랜드 카누스티 골프장에서 열린 디 오픈 챔피언십 마지막 홀에서 3타 차로 앞서던 장 방 드 밸드(프랑스)가 개울에 들어간 공을 치려고 신발을 벗자 BBC의 해설가인 피터 앨리스가 한 말이다. 공은 물속에 잠겨 있었고 개울둑은 높았다. 팬들은 용감한 방드 밸드에 환호했지만, 전문가들이 보기엔 무리였다. 앨리스는 “저건 완전히 미친 짓”이라면서 “공을 치려다가는 20등 밖으로 밀려 나갈 수도 있다”고 했다. BBC 등에서 50여년간 골프 해설가로 활동해 ‘골프의 목소리’라는 애칭을 가진 피터 앨리스가 6일(한국시간) 89세를 일기로 작고했다. 선수로서 유러피언투어 등에서 21승을 거두고 라이더컵에 8번 출전했던 앨리스는 1961년 방송을 시작했다. 우연히 비행기 뒷자리에 앉았다가 그의 말솜씨를 엿들은 BBC 방송 관계자가 그를 스카우트했다. 70년대 중반 은퇴하고 78년 전문 방송인이 됐다. 마스터스가 열린 오거스타 내셔널 11번 홀에서 5퍼트를 한 후 퍼트 입스로 고생한 터였다. 그는 영국 뿐 아니라 미국, 캐나다, 호주 등에서도 방송했고 골프 관련 서적도 20권을 냈다. 1964년 골프 장면이 나오는 007 영화 골드핑거에서 제임스 본드 역을 맡은 숀 코너리에게 레슨도 해줬다. 영국에서 공부한 골프애호가이자 번역가인 정호빈 씨는 “솔직하고, 현장 상황을 정확하게 알고 시청자가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며 어려운 상황도 유머로 풀어낸다”고 했다. 앨리스는 BBC 자연 다큐멘터리의 내레이션을 하는 데이비드 애튼버러 경이 연상되는 약간 허스키한 목소리다. 애튼버러처럼 앨리스도 잔잔하고 정곡을 찌르는 멘트를 했다. 골프 중계는 자칫 지루해질 수 있다. 샷에 대한 설명과 통계만으로는 심심할 때도 있다. 미국 CBS 방송의 스포츠 캐스터인 짐 낸츠는 “앨리스는 언어를 자유자재로 쓰면서 놀라운 스토리텔링을 해낸다”고 했다. 즉흥적으로 재미있는 말을 잘해 “상황에 맞는 이야기들을 기록해 놓은 비밀 책이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이런 식이다. 2002년 타이거 우즈가 디 오픈 챔피언십 악천후 속에서 81타를 치는 걸 보고 그는 “파바로티 공연을 보러왔더니 후두염에 걸려 노래를 못하는 상황이다”라고 했다. 그의 장점은 재미만은 아니다. 다른 골프 전문가도 알지만 얘기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정치권력, 자본권력, 연예권력, 미디어권력처럼 스타 선수들도 권력에 가깝다. 요즘 해설가들은 선수에 대한 비판을 자제한다. 앨리스는 선수가 아니라 시청자 편에 서서 잘못 한 건 잘못 했다고 얘기했다. 그는 우즈에 대해 “학대하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아우라를 잃었다”고 했고, 콜린 몽고메리, 닉 팔도 등 영국 최고 스타들과도 신경전을 벌였다. 코스 컨디션이 완벽하지 않다고 불평하는 젊은 선수들과는 언쟁이 잦았다. 예전엔 맞고 지금은 틀린 것도 있다. 2003년 앨리스는 마스터스 우승자 마이크 위어에게 부인이 뭐라고 속삭이자 “우리 집에 새 주방이 생겼어”라는 말이라고 농담을 했다. 당시엔 문제가 안 됐다. 2015년 잭 존슨이 디 오픈에서 우승했을 때 그는 비슷한 얘기를 했다. 이번엔 여성차별이라 비난받았다. 99년 방드 밸드에 한 말을 요즘 했다면 비난받았을 것이다. 시대가 변했다. 그래도 그의 풍자 정신은 필요하다. 골프는 여백의 스포츠다. 골프 방송에서 이 여백을 정보, 유머, 때론 건전한 비판으로 채워야 한다. 그의 차 번호판은 PUT3였다. 3퍼트를 번번이 한 자신마저 풍자했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sung.hojun@joongang.co.kr 2020.12.09 08:26
스포츠일반

[골프장 카트 이용료 폭리①] 요금은 올리면서 안전은 뒷전

국내 골프장 100여 개가 고객 안전과 서비스 향상을 명분으로 카트 이용료를 일제히 올렸다. 요금은 해마다 올라가지만, 고객 안전과 서비스 품질은 별로 개선되지 않았다. 최근 카트 관련 사고가 잇따르면서, 골프장이 카트 이용료 수입을 올리는 데만 열을 올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간스포츠는 국내 골프장 카트 이용료의 실태와 개선 방안을 3회에 걸쳐 연재한다. 지난 4월 28일에 경기 포천의 포천힐스 골프장에서 야간 라운드를 즐기던 골퍼들이 봉변을 당했다. 3번째 홀을 마친 뒤 다음 홀로 이동하다 카트 브레이크 파열로 전복 사고가 일어났다. 카트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구겨졌다. 카트에 타고 있던 골퍼들은 크게 다쳐 병원으로 후송됐다. 이 골프장은 팀당 카트 이용료로 9만원을 받고 있지만, 노후화된 카트를 제대로 정비하지 못해 사고가 터졌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에서도 골프장들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해외로 나가는 발길이 뚝 끊기면서 국내 골프장을 찾는 아마추어 골퍼들이 늘어난 덕분이다. 국내 최대 골프 예약 서비스 업체인 엑스골프에 따르면, 3월 이후 평균 예약률은 10% 정도 늘어났다. 코로나19 대목에 골프장은 일제히 이용료를 올렸다. 그린피를 비롯해 캐디피와 카트 이용료를 인상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소장 서천범)가 최근 발간한 〈레저백서 2020〉에 따르면 2020년 5월 기준으로 전국 회원제 골프장 155개소의 평균 카트 이용료는 8만9500원, 대중제 골프장 218개소는 8만4500원이었다. 회원제 골프장은 2010년 7만8700원에서 10년간 13.7% 상승했고, 대중 골프장은 2010년 7만3000원에서 15.8%나 올랐다. 회원제 골프장의 경우, 팀당 9만원의 카트 이용료를 받는 곳은 66개소로 1년 전에 비해 7개 감소했다. 10만원을 받는 곳은 36개소로 지난해에 비해 10개소 늘었다. 12만원을 받는 곳은 16개소로 지난해(3개소)에 비해 13개소 급증했다. 회원제 골프장 중 카트 이용료가 7만원 이하인 경우는 없다. 대중제 골프장도 카트피 9만원인 곳이 90개소로 지난해 53개소에 비해 37개소나 급증했다. 반면 카트피 8만원을 받는 곳은 99개소로 1년 전보다 21개소 급감했다. 골프장들은 고객 안전과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해 카트 이용료를 올린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물가 상승에 따른 유지 보수비 인상, 노후 카트 교체 등도 이유로 들고 있다. 광주의 강남300CC, 충북 진천의 천룡CC가 그런 경우다. 강원도 평창의 용평골프장처럼 아무런 설명 없이 요금을 인상한 곳도 있다. 서비스 품질은 오히려 떨어졌다는 목소리가 높다. 2016~18년 국내 골프장에서는 카트의 배터리 폭발 사고만 7건 발생했다. 골프 프리미엄 잡지 JTBC골프 매거진이 네이버 밴드 회원 1135명을 대상으로 카트 이용 실태를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29.8%는 카트 관리에 대해 ‘불만족스럽다’고 답했다. ‘보통’이라는 답변은 58.6%였고, ‘만족한다’는 답변은 11.6%에 그쳤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관련 글이 올라왔다. 지난달 2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체육시설 등록 골프장 그린피 인상’이라는 주제로 골프장 이용에 드는 막대한 비용이 골프의 대중화를 저해한다는 글이 게재됐다. 여기서 비중있게 언급된 내용이 카트 이용료 인상이었다. 9일 현재 이 청원에 1만5430명이 동의했다. 이지연·김지한 기자 2020.07.10 06:01
스포츠일반

JTBC 골프, '듀얼 채널 전략'으로 독주체제 구축한다

골프방송계에서 ‘JTBC골프 대세론’이 나온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중계권이 올 들어 SBS골프에서 JTBC골프로 넘어가면서다. JTBC골프는 KPGA 코리안투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유러피언투어에 이어 PGA투어까지 빅5 투어 중 4개를 중계하게 됐다. 게다가 세계 메이저대회 중계권 9개 중 8개를 확보했다. 반면 SBS골프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와 메이저대회 1개에 불과하다. “JTBC골프가 한국의 메이저 골프방송사 자리에 올랐다”는 ‘대세론’이 나온 배경이다. 중계권과 함께 주요 인력이 따라 움직인 것도 대세론에 힘을 더한다. SBS골프에서 활동하던 장활영 해설위원이 JTBC골프로 옮겼다. 또 KLPGA투어를 중계하던 임한섭, PGA투어를 중계하던 강한서 캐스터도 이직을 택했다. 스타 PD도 자리를 옮겼다. 국내 제작 골프 프로그램 중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임진한의 터닝포인트(2019년 시즌 3 전국투어 편 0.692%)’를 연출한 김지훈 PD가 JTBC골프에 새로운 둥지를 틀었다. 임진한 프로와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춘 김 PD는 올해 시즌 4를 제작하며 주가를 올리는 상황에서 이직을 선택해 화제가 됐다. 골프방송 전문 외주제작사의 한 PD는 “인기 프로그램을 제작하던 김 PD가 경쟁사로 옮겨 갔다는 자체가 JTBC골프 대세론의 방증”이라며 “PGA투어 중계권이 JTBC골프로 넘어간 후 골프방송 무게중심이 순식간에 기운 느낌”이라고 말했다. 임한섭 아나운서의 이직도 화제다. 그는 2001년 SBS골프에 캐스터로 입사, 19년 동안 주요 투어를 중계했다. 주목할 부분은 그가 주로 KLPGA투어 중계를 담당했다는 점이다. JTBC골프가 KLPGA투어 중계권까지 가져오겠다는 계획을 세웠음을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러한 분위기를 감지한 탓인지 SBS골프의 한 직원은 “KLPGA투어 중계권마저 빼앗기면 회사 존립이 위태로울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SBS골프는 PGA투어 중계방송 이탈로 콘텐트가 줄었다. KLPGA투어가 개막하는 3월 말까지 부족한 방송 프로그램을 다양한 콘텐츠로 메워야 한다. 현재 단발성 프로그램 제작이 간간히 이뤄지는데 장기적인 대안이 아니라 미래가 불투명하다. 당연히 SBS골프 직원들의 사기가 저하됐다. JTBC골프로 옮겨간 동료들을 향한 시선에 부러움이 가득한 것도, JTBC골프 경력직 인재 채용 여부에 이목을 집중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와 달리 SBS골프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SBS골프 관계자들은 “KLPGA투어와 마스터스 중계권이 있고, 자체 프로그램 제작으로 방송 편성이 어렵지 않다. 오히려 중계권에 들어가는 돈을 아낄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콘텐트를 개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JTBC골프는 다양한 계획을 밝히며 독주체제 강화에 나섰다. 먼저 중계방송 독점에 대한 시청자의 우려를 ‘듀얼 채널 전략’으로 해소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PGA투어와 LPGA투어 대회가 겹치면 JTBC골프, JTBC3 Fox Sports 채널이 각각 중계하는 방식이다. 그리고 미국 골프채널을 보유한 디스커버리와 협업해 골프&라이프스타일 등 다양한 콘텐트를 생산, 볼거리를 늘려가기로 했다. 류시환 기자 관련기사 KLPGA 중계권료 26배 '껑충'… JTBC골프, 판을 키웠다 2020.02.07 09:00
스포츠일반

[KLPGA 심층기획] 진통 끝에 '정관 개정'···이젠 회원이 '감시자'가 돼야 한다

1978년 설립된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는 박세리·박인비·신지애·박성현 같은 세계적인 골프선수들을 배출해 내며 황금기를 구가하고 있다. 스타플레이어의 활약은 여자 골프 인기에 불을 붙였고, 미국·일본과 더불어 KLPGA는 세계 3대 투어로 성장했다.그러나 골프의 인기는 조금씩 식어 가고 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서천범 소장)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골프장 내장객은 3584만6000명으로 전년 대비 1.1% 감소했으며, 2011년 이후 8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신규 골프 인구 유입이 더디고, 유소년 골프 인구는 감소하는 상황이다.이대로라면 여자 골프의 인기도 언제까지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다. 골프 인구를 늘리고, 유소년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KLPGA의 역할이 중요해지는 시점이다. 일간스포츠는 심층 기획 마지막으로 KLPGA의 사회공헌활동과 유소년 저변 확대 정책을 짚어 보고 방향점을 제시하고자 한다.3월 22일 서울 삼성동 섬유센터에서 열린 KLPGA 정기총회.KLPGA의 강춘자 수석 부회장은 대의원들 앞에서 “올해를 끝으로 내년부터는 부탁해도 자리를 맡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1978년 선발된 KLPGA 1호 골퍼로 통산 10승을 거둔 뒤 1992년 협회에 전무이사로 들어와 부회장과 수석 부회장을 거치면서 29년 동안 장기 집권을 이어 왔던 ‘강춘자 시대’는 이로써 막을 내리게 됐다.강춘자 수석 부회장의 장기 집권이 가능했던 것은 KLPGA가 자리를 채 잡지 못했던 데다, 허술했던 정관도 한몫 보탰다. 그동안 KLPGA 내에는 임원의 연임에 관한 규정이 없었다. 2008년 임원의 연임 및 중임을 8년으로 하는 정관 개정을 통과시켰지만, 주무 관청에 신고하지 않은 어처구니없는 행정 실수가 벌어졌다. 정관의 허술함을 이용한 강춘자 부회장은 2016년 ‘임원 임기’가 정관에 명시되지 않아 ‘법적 효력이 없다’는 논리로 다시 수석 부회장 선거에 나왔고, 연임에 성공했다.KLPGA는 3월 정기총회에서 수석 부회장·부회장·전무이사를 대의원 선출제에서 회장 지명제로 바꾸는 한편, 각 임원직을 한 번만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정관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정관 개정 투표가 거수로 진행되는 등 매끄럽지 않은 상황 속에서 일부 대의원·이사들의 거센 반대가 이어졌지만, 참석 대의원 45명 중 41명이 찬성하면서 정관 개정안은 통과됐다. 이에 대해 KLPGA 김상열 회장은 “한 사람이 16년씩 임원을 하면 아무리 유능해도 정체될 수밖에 없다.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고, 독재하면 교만해진다. 이런 폐단을 막고 균형과 견제를 이루면서 이사들 중 능력 있는 사람을 회장이 임명하자는 게 골자”라고 정관 개정의 배경을 설명했다.일부 KLPGA 회원들의 반대는 거세다. 바뀔 정관대로라면 수석 부회장·부회장·전무이사를 각각 4년씩, 총 12년이나 할 수 있기 때문에 장기 집권을 막겠다는 취지가 퇴색된다는 지적도 있다. 진심으로 장기 집권을 막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임원의 연임 및 중임에 대한 정관을 추가해야 하며, 4년을 임기로 하되 연임 제한이 없는 이사 임기에 관한 사항도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양쪽 이야기를 들어 보면, 정관 개정의 배경은 물론이고 회원들이 우려하는 상황에 대해서도 수긍이 가는 부분이 있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다. 정관 개정 배경처럼 균형과 견제를 이루는 KLPGA가 되고, 유능한 인재를 등용해 2500여 회원을 위한 살림을 꾸려 나가는 쪽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개정 정관의 정기총회 통과로 주사위는 던져졌고, 이제 앞으로 상황에서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은 회원들이다. KLPGA는 올해 말 2500여 회원들의 손으로 자신들의 대표인 대의원 70명을 뽑는다. 내년 초에는 7명의 이사와 수석 부회장·부회장·전무이사를 뽑는 선거도 치른다. 인정에 끌려, 밥을 잘 사 주기 때문에 한 표를 던지면 또다시 ‘그 나물에 그 밥’이 될 수 있다. 협회 주인인 회원이 감시자가 돼 회장이, 대의원과 이사회가 제대로 업무하는지 지켜봐야 한다. 전직 이사를 지낸 D프로는 "회원의 권익을 대변하면서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이 대의원과 이사가 돼야 한다”말했다. 특별취재팀 2019.05.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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