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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구 로컬룰 돋보기] <6-완> 따라갈 건 따라가고, 앞서갈 건 앞서가자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한국야구 경쟁력 강화에 몰두 중이다. 끝없이 고민하고 룰을 개정하는 미국 메이저리그(MLB) 규칙과 달리 KBO의 야구 규칙과 운영은 과거에 머무르곤 한다. 이번 연재를 통해 규칙과 운영 측면에서 한국 야구, MLB, 세계야구소프트볼협회(WBSC)의 야구가 어떻게 다른지 독자들에게 소개한다.야구 규칙은 정적인 존재가 아니다. 정치학의 ‘사회계약론’이 말하듯 규칙 혹은 제도는 사람이 합의해 만들어 낸 소중하고 합리적인 결과물이다. 1845년 최초의 성문화된 야구 규칙이 탄생한 이래 한 세기 반이 넘는 기간 동안 경기의 변화에 따라, 공정함에 대한 야구인의 인식에 따라, 그리고 기술 발전과 환경 변화에 따라 규칙이 바뀌면서 현재에 이르렀다.그런데 특이하게도 야구엔 다른 종목과 달리 세계 모두를 통괄하는 규칙이 없다. 세계 야구를 주관하는 WBSC는 축구의 국제축구연맹(FIFA)이나 농구의 국제농구연맹(FIBA)처럼 구속력 있는 세계 공용의 규칙을 제정하지 않는다. MLB의 규칙인 Official Baseball Rules(OBR)가 세계의 규칙과 유사한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의 공식야구규칙의 기본도 OBR이다. WBSC 또한 2023년 이전까지는 OBR에 로컬룰을 몇 개 추가해 운영하다 2023년이 되어서야 자체적인 규칙책을 발행했다. 다만 각 나라 협회가 자국 대회를 운영할 때 OBR 혹은 WBSC 규칙을 따를 의무는 없다. 실제로 OBR에 있는 규정 중 MLB 운영과 관련된 규정들은 한국의 실정과 맞지 않는다. 반대로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도입이 늦는 대신 전에 없던 룰을 도입해 보는 거다. 필자는 한국 야구가 다른 어떤 리그보다도 공정한 판정을 갈망해 왔다고 본다. 한국 야구는 이 부분에 있어 누구보다도 빠르고 확실하게 움직였다. 야구를 진행하는 데 있어서 가장 기본이 되는 스트라이크 판정을 세계 그 누구보다도 과감하게 기계에 모든 것을 맡겼다. 퓨처스(2군)리그에서 시범 운영한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을 올해 바로 1군 무대에 도입했다. 고교야구에서는 그보다 1년 더 빠른 2023년부터 ABS를 사용했다.비디오 판독 대상이 더 다양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KBO는 비디오 판독을 더 일찍 도입한 MLB와 다르게 내야 타구의 파울 여부와 파울팁까지 비디오 판독 대상이다. 이와 함께 종종 논란을 일으키는 3피트 레인 수비방해 또한 MLB에서는 비디오 판독 대상이 아니지만, 우리나라에선 판독 대상이다. 그렇기에 필자는 올해 화두에 오른 체크스윙 비디오 판독도 MLB보다 먼저 도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 ABS가 도입되면서 체크 스윙 판독의 여지도 열린 상태다. ABS 도입으로 공식야구규칙 8.02(a)가 완전히 무력화됐기 때문이다.공식야구규칙 8.02(a)는 페어/파울, 스트라이크/볼, 아웃/세이프와 같은 심판원의 판단이 들어가는 재정이 최종이라는 구문이다. KBO리그에서는 챌린지 방식이 아닌 전자동 ABS가 도입되면서 스트라이크/볼 판정이 심판에게서 기계로 넘어갔다. 이에 따라 스트라이크/볼 판정 중 하나인 체크 스윙 판정 또한 심판 재정이라는 이유로 최종 결정이 되기 어렵다. 문제는 규정상 기준이다. 프로 단계에서 체크 스윙이 무엇인지 한 번도 규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국 대학야구(NCAA)에서만 체크 스윙이 무엇인지를 정의한 바 있다. 타자의 손목이 틀어졌는지, 배트와 공이 교차했는지, 파울선의 연장선을 배트가 넘었는지 여부가 거론되지만 모두 하나의 이론에 불과하다. 정확한 기준이 없다면 판독을 진행할 수 없다. 없으면 만들면 된다. 이제 규칙을 잘 만들고 적용해 지금까지와 반대로 규칙을 '수출'할 좋은 기회를 잡았다. 그동안 정확하고 공정한 판정을 갈망해 온 한국 야구계의 생각이 하나로 모일 때다. 물론 검토해야 할 부분이 많다. 체크 스윙 정의가 무엇인지 이전에 프로와 아마추어가 같은 규칙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고등학교, 대학교, 프로 규정이 저마다 다른 미국과 달리 한국은 KBO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가 공동으로 공식야구규칙을 발행한다. 만약 중계 카메라 등 프로야구에만 있는 인프라만 고려해 규정을 만들면 어떻게 될까? 아마추어 야구에서 체크 스윙 규정은 책에만 있고, 실행은 불가능한 죽은 규칙에 그치게 될 것이다.실례로 NCAA는 체크 스윙 규정 도입 당시 현장 심판이 확인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기준 하나를 탈락시켰다. 2010년까지 NCAA의 체크 스윙 기준은 ① 배트의 배럴 끝이 타자의 골반 앞을 통과한다, ② 배트의 배럴 끝이 홈플레이트의 앞쪽 변을 통과한다 두 가지였다. 문제는 ②의 경우다. 타자를 측면에서 촬영했다면 쉽게 확인할 수 있었지만, 파울선 위에 선 1루와 3루심이 정확하게 확인하기 어려웠다. 결국 2011년부터 이 기준은 사라졌다.KBO리그에서 활동하는 심판은 상당한 시간 전문교육을 받은 고급 인력이다. 설사 이들이 새로운 기준에 따라 정확하게 판정하지 못했더라도, 프로 리그인 만큼 판정을 보조하기 위해 카메라로 다시 판정할 기회가 있다. 반면 아마추어에선 프로와 동일한 환경을 갖추기 어렵다. 우리나라도 미국처럼 프로와 아마추어가 각기 다른 규칙에 근거해 경기한다면 이상적이겠지만, 단기간에 아마추어를 위한 규칙을 신설하는 것은 쉽지 않을 거로 보인다.이런 점을 고려하더라도 한국 야구가 먼저 체크 스윙을 규정하고, 이를 현장에 적용한다면 의미 있는 시도가 될 것이다. 분명 예상하지 못한 난관에도 여러 차례 봉착하겠지만, 이를 잘 견디고 이겨낸다면 한국야구 로컬룰이 세계 규칙이 되는 날이 올 거로 기대한다. <끝>이금강 야구공작소 칼럼니스트광역 세인트루이스 심판협회 심판 2024.11.05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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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와 야수 글러브 충돌' 논란의 1루 수비 방해, 왜 비디오 판독이 적용됐을까 [WC2]

1루에서 나온 수비 방해, 비디오 판독 대상에 포함하는 게 맞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문제없다.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와일드카드(WC) 결정 2차전. 1회 초 KT 공격에서 흥미로운 장면이 나왔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외국인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KT)가 3루 땅볼을 기록한 뒤 1루에서 초접전 타이밍이 벌어졌다. 바운드가 애매한 탓인지 1루수 양석환이 포구에 실패, 공이 뒤로 흘렀고 그 사이 로하스는 2루까지 진루했다. 두산 벤치는 1루에서 벌어진 상황에 대한 비디오 판독을 신청, 판정이 세이프에서 '아웃'으로 번복됐다.리플레이 결과 로하스가 1루 도달 직전 양석환의 글러브와 접촉하는 장면이 있었고 한국야구위원회(KBO) 비디오 판독 센터는 이를 수비 방해라고 결론 내렸다. 판독 결과를 전해 들은 최수원 2루심은 "(로하스가 양석환의) 글러브를 터치해 방해했다. 인터페어(수비 방해)로 아웃을 선언했다"고 설명했다. KBO리그 규정 제28조 비디오 판독 항목에는 비디오 판독이 가능한 굵직굵직한 14가지의 플레이가 명시돼 있다. 1루에서 타자가 야수의 글러브와 접촉, 수비 방해를 저지른 '로하스 상황'은 언뜻 대상 플레이로 보이지 않을 수 있다. KBO 관계자는 이를 두고 "3피트 수비 라인 수비 방해 부칙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규정 제28조 비디오 판독 3.⑨ '1루 3피트 라인 위반 수비 방해' 항목에는 부칙으로 '공식야구규칙 5.09(a) 및 6.01(a)(10)에 따라 타자 또는 주자가 수비하는 야수를 방해했는지 여부'라고 예외 상황을 두고 있다.'로하스 상황'은 두 가지 부칙 중 공식야구규칙 6.01(a)(10)의 적용을 받았다. 이 항목은 '1루에서 수비가 벌어지고 있을 때 주자가 본루~1루 사이의 후반부를 달리면서 파울 라인 안팎의 3피트 라인을 벗어남으로써 1루로 던진 공을 받거나 타구를 처리하는 야수에게 방해가 되었다고 심판원이 인정했을 경우'라고 설명돼 있다. 3피트 수비 라인에 대한 비디오 판독이 들어오면 부칙에 명시된 여러 상황의 적용 여부를 검토해야 하는데 비디오 판독 센터는 여기에 포함된다는 결론을 내린 셈이다. KT로선 아쉬움이 남을 수 있는 결과였다. 송구의 방향 때문에 발생한 부득이한 충돌로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강철 KT 감독도 가벼운 어필로 항의했으나 판정 번복은 없었다.잠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10.03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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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구 로컬룰 돋보기] <5> 우리나라에서도 오타니를 허하라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한국야구 경쟁력 강화에 몰두 중이다. 끝없이 고민하고 룰을 개정하는 미국 메이저리그(MLB) 규칙과 달리 KBO의 야구 규칙과 운영은 과거에 머무르곤 한다. 이번 연재를 통해 규칙과 운영 측면에서 한국 야구, MLB, 세계야구소프트볼협회(WBSC)의 야구가 어떻게 다른지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현재 지구상 최고의 야구선수가 누구냐고 물으면 십중팔구는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라 답할 것이다. 오타니는 2023년 일본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우승 주역이다. MLB에서 만장일치 MVP를 두 번(2021·2023) 받은 선수는 유구한 역사에서 오타니가 유일하다. 2024년에는 부상으로 마운드에 오르지 못하고 있지만, 타격에서는 여전히 압도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다. 오타니는 베이브 루스(1895~1948)를 제치고 소위 '이도류', 투구와 타격에서 모두 걸출한 선수를 말하는 대명사가 됐다. 오타니는 데뷔 때부터 MLB에 광풍을 일으켰다. 그가 투수와 타자 모두에서 매우 뛰어난 활약을 펼친 덕분에 당시 MLB 사무국은 두 가지 측면에서 야구 규칙을 손봤다. 하나는 2020년 추가된 투타겸업 선수를 별도로 분류하는 규칙이다. 다른 하나는 1973년 만들었던 지명타자 제도의 대폭 수정이다. 무려 49년 만의 일이다. 2020년 MLB는 정규 로스터에 등록할 수 있는 투수 숫자를 최대 13명으로 설정하면서 동시에 이들만 정식 경기에서 던질 수 있도록 규칙을 신설했다. 야수가 마운드에 올라올 수 있는 경우는 세 가지로 제한했다. 연장전에 돌입했을 때, 6점 이상으로 벌어졌을 때, 투타겸업으로 등록된 선수일 때다. 투타겸업 선수 조건도 정했다. 한 시즌 투수로 20이닝을 던지면서 20경기에서 3타석 이상씩 출전해야만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이 자격은 조건을 달성한 당해와 다음해까지 유지된다. 도입 당시 MLB에서 이 자격을 갖춘 선수는 오타니가 유일했다. 2022년엔 오타니를 위한, '오타니 룰' 규칙 변경이 더해졌다. 2021년 4월 5일(한국시간) LA 에인절스는 아메리칸리그 팀으로는 1976년 이후 처음으로 지명타자를 사용하지 않은 팀으로 기록됐다. 당시 선발 등판했던 오타니는 2번 타자로도 나섰다. 당시 그는 투수로 4와 3분의 2이닝을 던지고 등판을 마친 그는 타자로도 3번의 타석만 소화한 상태에서 출전을 마무리했다. 등판을 마쳤다는 이유로 40홈런을 칠 수 있는 타자가 빠진 거다.그렇게 '오타니 룰'이 도입됐다. 새 규칙이지만, 미국에선 낯선 개념이 아니었다. 미국 대학 리그(NCAA) 규칙에서는 지명타자를 쓰면서도 9명의 선수로 경기를 시작할 수 있는 규칙이 존재해서다. 이는 'P/DH' 혹은 '지명타자 겸업 투수'로 불린다. 투수가 마운드에서 내려오더라도 타석에서는 계속 뛸 수 있는 게 골자다. P/DH 규칙은 미국 고등학교 리그(NFHS) 규칙에서도 2020년부터 도입됐다. NFHS는 NCAA보다 한 술 더 뜬다. 투수가 아닌 다른 야수에 대해서도 지명타자를 선택할 수 있다. P/DH 규칙은 현재 MLB 룰과 비슷하다. 선발투수 오타니가 3번 타순에 P/DH로 라인업에 등재됐다고 가정하자. 오타니가 6이닝 투구 후 다른 투수 A와 교체되더라도 오타니는 3번 지명타자 자리를 유지하면서 경기에 계속 나설 수 있다. 다만 투구를 마친 오타니가 다시 투수로 등판할 수는 없다. 투수에서 곧바로 다른 수비위치로 바뀌지 않는 이상 야수로 출전할 수도 없다. 물론 오타니 같은 선수는 우리나라에서도 미국에서도 모래 속의 바늘과 같은 존재다. MLB에서도 수많은 선수가 최상위 단계에서 투타겸업을 시도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도입 3년 차인 2024년에도 '오타니 룰'은 여전히 그만을 위한 규칙으로 남아있다. 그렇다면 '오타니 룰'은 우리에게 무의미한 규칙일까? 우리나라는 MLB가 2020년 도입한 투타겸업 선수에 대한 규칙과 2022년 도입한 지명타자 겸업선수 조항을 아직 도입하지 않았다. 전자는 MLB의 고유한 로스터 규칙과 연관된 것이기에 우리나라 야구 실정엔 맞지 않는다. 만약 KBO의 어떤 구단이 투타겸업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려고 한다면, 야구규칙이 아니라 KBO 규약 부분을 손봐야 할 필요는 있겠다. 후자는 다르다. 공식야구규칙은 KBO와 KBSA가 주관하는 대회 모두를 위한 규칙이다. 프로와 아마추어가 동일한 규칙책을 사용해 경기를 진행한다. KBO리그에서는 투타겸업 선수의 등장이 현실성이 없겠지만, 아마추어에선 유효할 수 있다. '한국의 오타니'를 만들어 낼 가능성을 제공해 준다. 우리나라 아마추어에선 투수가 그 팀에서 가장 잘 치는 타자인 경우가 드물지 않다. 운동능력이 가장 뛰어난 선수가 어떤 분야든 좋은 성적을 내기 때문이다. 이승엽, 추신수, 이대호부터 나성범, 강백호, 김건희, 전미르 등은 모두 고교 시절 투타에서 빼어난 활약을 펼친 바 있다.경북고 시절 투타겸업으로 이름을 알린 전미르의 2023년 기록을 살펴보자. 경북고는 2023년 4월 1일 신세계 이마트배 전국고교야구대회 충암고전에서 전미르를 선발투수이자 6번 타자로 선발 라인업에 올렸다. 전미르는 5와 3분의 2이닝 4실점한 뒤 1루로 수비 위치를 옮겨 남은 경기를 소화했다. 대신 1루수를 보던 7번 타자 정희찬이 구원 투수 이승헌과 교체됐다. 만약 P/DH 규칙이 있었다면 전미르는 수비 출장 없이 타격만 했을 거다. 구원등판 한 이승헌도 타격하지 않고 투구만 할 수 있었다.P/DH 규칙은 투타에서 뛰어난 선수를 경기 끝까지 활용할 수 있다. 또 선수 기용에서도 다양한 전략이 가능해진다. 경기를 9명으로 시작해 10명으로 마칠 수도 있고, 잦은 포지션 변경 없이 경기를 이어가는 것도 가능하다. 국제대회에서 P/DH 방식이 도입될 수 있다는 점고 고려할 부분이다. WBSC 주관 대회에서는 P/DH방식이 허용된다. 당장 다가오는 프리미어12 외에도 다른 연령별 대회에서 P/DH를 마주할 수 있다.현실적으로 '한국의 오타니'를 볼 가능성은 낮다. 그래도 P/DH규칙은 '혹시'라는 가능성을 제공한다. 한국에서도 김성한 이후 프로에서 투타 모두에서 기록을 남길 선수가 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어린 꿈나무들의 가능성은 무한하다. 길을 열어서 나쁠 건 없어 보인다.이금강 야구공작소 칼럼니스트광역 세인트루이스 심판협회 심판 2024.09.18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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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구 로컬룰 돋보기] <3> 3피트 레인 아웃, 논란 끝낼 때 왔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한국야구 경쟁력 강화에 몰두 중이다. 끝없이 고민하고 룰을 개정하는 미국 메이저리그(MLB) 규칙과 달리 KBO의 야구 규칙과 운영은 과거에 머무르곤 한다. 이번 연재를 통해 규칙과 운영 측면에서 한국 야구, MLB, 세계야구소프트볼협회(WBSC)의 야구가 어떻게 다른지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지난 몇 년 동안 KBO리그에서 가장 논란이 많았던 규칙은 ‘3피트 레인 아웃’이리라. 이른바 ‘3피트 룰’로 통용되는 이 규칙은 정확히는 공식야구규칙 5.09(a)(8)을 말한다. 타자 주자는 홈에서 1루 사이의 후반부를 달리는 동안 파울선 우측과 3피트 라인 왼쪽의 공간 위에 있어야 한다. 그 공간이 3피트 레인이다. 만약 주자가 3피트 레인 밖에서 달리다가 1루에서 송구를 받는 야수를 방해하면 심판은 수비방해를 선고할 수 있다.3피트 레인에서 문제가 생긴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 레인은 1882년 생겨났다. 1루 베이스가 파울선 안으로 들어온 뒤로 야수와 타자주자의 충돌이 잦아졌고, 수비수의 안전을 위해 타자주자가 특정한 공간에서만 달리도록 한 것이었다. 하지만 좌타자보다 먼 거리를 달리는 우타자들로서는 조금이라도 1루에 빨리 닿으려 했고, 그 동안 ‘불법’은 다반사로 일어났다. MLB 역시 오랜 시간 3피트 레인 아웃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3피트 레인 아웃 판정은 한 세기 넘게 지속된 해묵은 논란이지만, 가장 큰 문제는 많은 사람이 이 규칙을 오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수비방해 규정과 다르게 이 판정은 공을 수비하는 혹은 던지는 야수가 아니라 공을 받는 야수가 방해받는지를 판단한다. 즉 초점은 송구방해가 아니라 포구방해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주자가 3피트 레인 밖에서 달리는지를 먼저 주목했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2019년 KBO리그가 도입한 ‘야수가 홈플레이트 근처나 1루 쪽에서 공을 잡아 던질 때 주자가 파울선 안쪽으로 뛰면 무조건 수비방해로 간주해 아웃된다’는 규정이 대표적이다. 3피트 레인 아웃 판정은 세 단계로 이뤄진다. 첫째, 타자주자를 상대로 1루에서 수비가 이뤄져야 한다. 둘째, 주자가 3피트 레인을 벗어나 달려야 한다. 셋째, 주자가 1루에서 포구를 방해해야 한다. 이 세 단계를 모두 통과해야만 3피트 레인 아웃으로 인한 수비방해가 인정된다. 2023년 7월 13일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호세 피렐라는 투수 땅볼을 치고 파울선 안쪽으로 달렸다. 그리고 양현종의 송구를 1루수 최원준이 잡지 못했다. 최종 결과는 정상 플레이였다. KIA는 순순히 납득하지 못했다. 최형우는 ‘피구’를 언급하면서 송구가 레인 밖으로 나간 주자를 맞혀야만 수비방해가 되냐고 하소연했다. 그러나 여기서 최원준은 피렐라로 인해 시야가 가려져 양현종의 송구를 제대로 포착하지 못했다. 포구하려는 야수가 방해받았다. 반대로 2023년 6월 16일 NC 다이노스와 KIA 경기는 완전 빗나간 송구로 인해 1루에 있던 박민우가 공을 잡을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비디오 판독 결과 3피트 레인 아웃을 선고받았다. 당시 류진욱의 송구가 파울선 안쪽에서 달린 신범수의 오른 발목을 맞혔다. 2023년 있었던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KBO는 3피트 레인 아웃을 적용할 때 포구방해 뿐만이 아니라 송구방해도 확인할 것이라는 보완된 3피트 레인 수비방해 규정을 발표했다. 일리가 없는 말은 아니다. 미국의 대학 야구인 NCAA 야구 규칙에 따르면 타자주자가 3피트 레인 밖으로 달려서 야수의 송구가 틀어지거나 포구에 방해를 받는다면 수비방해가 선고된다. KBO가 도입한 보완 규정은 NCAA의 규정과 맥락이 맞닿아 있다. 그러나 KBO는 이 방식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은 채 심판의 재량이라는 말만 반복해 모두에게 혼선을 야기했다. 사실 이 방식을 적용하는 방식은 쉽다. 송구하는 사람과 포구하는 사람, 그리고 송구 경로를 선으로 연결해서 주자가 이를 막았는지 아닌지를 확인하면 된다. 3피트 레인을 이탈한 주자가 송구 경로 위에 있었다면 수비방해, 없었다면 수비의 실책이다. MLB에서는 다른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2024년 시즌 시작과 함께 MLB는 전술한 3피트 레인 규칙의 적용 방식에서 세 번째 단계가 아니라 두 번째 단계를 손질했다. 아래 그림처럼 주자가 파울선 좌측 흙을 밟는 것을 허용함으로써 우타자의 주루권을 조금 더 보장한 것이다. 한편 2024년 미국 NCAA D1 야구 우승팀인 테네시를 배출한 사우스이스턴 컨퍼런스(SEC)에서는 3피트 레인 수비방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제3의 방안을 도입했다. 1루에 보조 베이스를 설치해 땅볼 상황에서 수비는 기존의 베이스만 활용하고 타자 주자는 새로운 베이스만 밟게 한 방식이다. 이 방법은 부상 방지라는 효과 외에도 타자에게 3피트 레인을 강제하는 효과를 부여한다. 만약 타자가 땅볼을 치고 파울선 안에 설치된 기존 베이스를 밟으면 누의공과다. MLB의 방식이 정답은 아니다. 새로운 규정이 도입됐음에도 이 문제를 원천적으로 봉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주자가 달려도 되는 공간이 파울선 옆 흙까지 확장되었더니, 마치 제논의 역설처럼 이젠 잔디 위로 올라가서 1루로 달리는 선수들이 등장했다. 그래도 KBO가 MLB보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에서 한 가지 나은 점이 있다. MLB에선 심지어 월드 시리즈에서도 이 문제로 인해 큰 논란이 있었지만, 여전히 3피트 레인 수비방해는 비디오판독 대상이 아니다.이금강 야구공작소 칼럼니스트광역 세인트루이스 심판협회 심판 2024.07.16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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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구 로컬룰 돋보기] <1> 최강야구 나온 '주로', 오직 한국에만 있는 까닭은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한국야구 경쟁력 강화에 몰두 중이다. 끝없이 고민하고 룰을 개정하는 미국 메이저리그(MLB) 규칙과 달리 KBO의 야구 규칙과 운영은 과거에 머무르곤 한다. 이번 연재를 통해 규칙과 운영 측면에서 한국 야구, MLB, 세계야구소프트볼협회(WBSC)의 야구가 어떻게 다른지 독자들에게 소개한다.지난해 11월 13일 방송된 JTBC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에서 일어난 상황이다. 주자 1·2루에서 타구가 2루수 정근우 앞으로 굴러갔다. 정근우는 공을 잡은 후 1루 주자 박재욱 태그를 시도했다. 그런데 정근우의 글러브에는 공이 없었다. 박재욱은 정근우의 태그를 피해 옆으로 빠졌다. 주자는 태그가 되지 않았음을 어필했고, 야수들은 주자가 3피트 아웃이라고 주장했다. 비디오 판독 결과 주자 박재욱은 3피트 라인 아웃을 선언 받고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중계를 맡았던 정용검 캐스터는 박재욱이 "베이스 기준 좌우로 3피트의 폭을 지닌 지대를 벗어나 아웃"이라고 했다.판정 근거는 공식야구규칙 5.09(b)(1)이다. 주자가 태그당하지 않으려고 베이스를 연결한 직선으로부터 3피트(91.4㎝) 이상 벗어나서 달렸을 경우 주자는 아웃이다. 정근우, 정용검의 설명은 타당한 것처럼 보인다. 여기서 베이스를 연결한 직선으로부터 3피트라고 하는 것은 에 있다. 베이스를 연결한 직선의 좌우로 각 3피트에 해당하는 구역이다. 이를 통상 주자의 ‘주로(走路)’로 정의한다. 주로 개념은 야구 종주국인 미국에는 없고, 한국에만 있다. MLB 규칙인 공식 야구룰(Official Baseball Rules·이하 OBR)과 그에 근거해 만들어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규칙은 주로 개념을 삭제했다. OBR 5.09(b)(1)에 따르면 주자가 태그당하지 않으려고 주자의 Base path로부터 3피트 이상 벗어나서 달렸을 경우 주자는 아웃된다.둘은 같아 보여도 다르다. 한국어로 번역하면 누로(壘路)라고 할 수 있는 Base path는 야수가 주자를 태그하려 할 때 만들어진다. ‘주자의 현재 위치’와 ‘안전하게 진루하려는 베이스’를 연결한 직선이다. 주자가 태그될 때 베이스와 베이스를 연결한 직선 위에 있다면 두 개념은 같아진다. 하지만 실제 경기 중 상황 100번 중 99번에서 둘의 의미가 달라진다.Base path가 한국에 아주 낯선 것은 아니다. 공식야구규칙 5.09(b)(1) 은 “주로 밖을 달리고 있는 주자가 주로로 되돌아오면서 야수의 태그를 피하였을 때는 주자와 베이스를 연결하는 직선으로부터 3피트 이상 떨어지면 아웃”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이는 수비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 주자가 주로 밖으로 달려도 아웃되지 않는다는 규정()에 그친다.MLB는 Base path를 2007년 도입했다. 2006년까지 MLB도 베이스와 베이스를 연결하는 직선의 개념을 채용했다. 2011년까지는 이를 베이스라인(Baseline)으로 불렀고, 2012년부터 과거 개념과 혼동을 막기 위해 Base path로 부르기 시작했다.주로 개념도 장점이 있다. 야구장에 있는 모든 사람이 주로 이탈 여부를 쉽게 판단할 수 있다. 주로는 고정되어 있으므로 심판과 야수 입장에서는 주자가 어떻게 달리든 고정 영역을 벗어났는지만 관찰하면 된다.그런데도 MLB는 두 가지 이유에서 Base path를 도입했다. 첫째, 직관적으로 태그가 이뤄지는 시점에서 주자가 3피트 이상 달아났을 때 아웃을 선언하기 위해서다. 주로 개념을 쓸 때는 주로 이탈, 복귀에 대해 추가 설명이 필요했다. 반면 Base path는 주자의 이탈이 무엇인지를 보다 간단하게 정의해준다.두 번째, 주로 개념은 자연스러운 주루를 제약했다. Base path가 도입되기 전, 주자는 태그를 피하기 위해 제한적인 방향으로만 달릴 수 있었다. 예를 들어서 주자가 주로 밖에서 달리고 있었다면 태그를 피하기 위해서는 ‘오직’ 주로 방향으로만 몸을 틀어야 했다. 반면 Base path에서라면 주자는 어느 방향으로 몸을 피하더라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최강야구의 사례로 돌아가보자. 박재욱은 우리나라 현행 규정에 의거, 주로를 벗어났다는 이유로 아웃이 됐다. <사진 2>에서 볼 수 있듯이, 박재욱의 주로인 회색 선과 정근우가 태그를 시도하는 시점에 만들어진 파란 선 Base path과 차이가 난다. 즉 MLB 규정에 근거하면 박재욱은 주로 밖으로 주루했더라도 태그아웃을 피할 공간을 충분히 확보한 상태다. <사진 3>을 보면 박재욱은 분명 주로를 벗어난 것이 맞다. 하지만 Base path가 주로 밖으로도 설정되어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따라서 박재욱이 이동한 거리는 Base path를 3피트 이상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웃이 맞지만, 국제 경기에서는 세이프가 될 상황이다.물론 한국에서 박재욱의 경우는 당연히 아웃이다. 최강야구는 OBR이나 WBSC 규칙이 아닌 한국 공식야구규칙을 사용한다. 다만 세계 무대에서라면 어떨까. 이와 같은 상황이 올림픽, WBC, 혹은 곧 열릴 프리미어 12에서 발생했을 때 한국 대표팀이 주로 개념을 들어 주장한다면 심판과 운영진 그 누구도 설득할 수 없다. 세계 야구에서 주로 이탈 개념은 17년 전에 사라졌다. “현장은 다르다”는 이야기도 있다. 칼럼을 준비하면서 몇몇 국내 심판들을 통해 “공식야구규칙에는 주로 개념이 남아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Base path 개념을 적용하고 있다”는 주장도 들었다. 하지만 이는 성문화된 규칙이 아니라 임기응변에 따라 판정한다는 뜻이다.그저 번역상의 차이에 불과하다는 이도 있다. 주로가 곧 Base path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국내 현행 규정은 Base path와 다른 주로 개념이 무엇인지 설명하고 있다. 또 해당 개념이 실제로 Base path와 다르게 적용되고, 팬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는 최강야구 사례를 통해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꼭 미국을 따르지 않더라도 그들이 왜 개정했는지는 알아야 한다. 만약 이미 현장에서 Base path로 판정하고 있다면, KBO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규칙서를 현실과 맞지 않게 제때 개정하지 않았다는 뜻이 된다. 반대로 KBO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개념과 규정 변화를 모르고 있었다면, 검토하고 변하는 게 KBO가 기대하는 국제 경쟁력 강화에 맞다고 본다.이금강 야구공작소 칼럼니스트광역 세인트루이스 심판협회 심판 2024.06.24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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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건우는 왜 인필드 플라이에 3루로 뛰었을까. 본 헤드 플레이 연속의 재구성

NC 다이노스 박건우(34)는 지난 19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 승리 후 "전민재(두산)에게 미안하다"라고 했다. 이유는 본헤드 플레이를 한 뒤 이를 만회하는 영리한 주루 플레이를 선보였는데, 이 과정에서 과거 한솥밥을 먹었던 후배 전민재의 실책성 플레이를 유도했기 때문이다. 상황은 이렇다. 박건우는 이날 4-3으로 앞선 6회 초 선두 타자 볼넷으로 걸어 나간 뒤 후속 맷 데이비슨의 안타 때 2루까지 진루했다. 이어 권희동이 유격수 방면에 뜬공을 날렸고, 인필드 플라이가 선언됐다. 권희동은 아웃. 사실 박준영이 뒤로 물러서며 잡는 타구여서 다소 인필드 플라이를 선언하기엔 다소 애매한 경향도 있었다. 어쨌든 인필드 플레이가 선언된 상황에서 두산 유격수 박준영이 권희동의 타구를 한 번에 글러브에 담지 못한 채 땅에 떨어뜨렸다. 이를 본 박건우는 곧바로 3루로 출발했다. 유격수 박준영은 재빨리 공을 주워 3루에 송구했다. 두산 3루수 전민재가 베이스를 밟은 채 공을 받았고, 박건우는 3루를 2~3m 앞두고 마치 얼음이 된 냥 제 자리에 서 있었다. 잠시 후 박건우는 공을 들고 가만히 서 있던 박준영의 눈치를 살피더니, 마치 더그아웃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척 하고선 재빨리 3루를 밟았다. 그러자 3루심이 세이프를 선언했다. 평소 보기 드문 묘한 상황이 벌어졌다. 전민재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고, 박건우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는 유격수 박준영이 공을 놓치면서 시작됐다. KBO 공식야구규칙 에 따르면 '인필드 플라이가 선고되더라도 볼 인 플레이다. 따라서 주자는 플라이 볼이 잡힐 위험을 무릅쓰고 진루할 수 있고, 보통의 플라이 볼과 마찬가지로 리터치한 후 다음 베이스를 향해 뛸 수도 있다'고 명시돼 있다. 권희동의 타구를 박준영이 한 번에 잡았다면, 박건우가 2루에서 3루로 진루하려면 태그업을 해야한다. 그러나 박준영이 놓쳐 땅볼 타구와 마찬가지로 다음 누상을 노릴 수 있게 됐다. 다만 3루에선 포스 플레이가 아닌 태그 플레이가 이뤄져야 했다. 박건우는 "인필드 플라이 선언을 전혀 듣지 못했다. 그래서 (박준영이) 공을 놓치는 순간 3루로 스타트했다"라고 했다. 당시 박건우는 2루심을 등 지고 서 있었다. 박준영이 공을 놓치기 전에 박건우가 한 차례 고개를 뒤로 돌려 타구에서 가장 가까이 있던 2루심을 쳐다봤지만, 2루심은 한 번도 손을 들지 않았다. 또한 2루심의 인필드 플레이 선고를 듣지도 못했다. 중계 화면상으로는 3루심 그리고 1루심 순서로 손을 들어 인필드 플라이를 선언했다. 박건우는 여기까지 '캐치'하진 못했다. 결국 박건우는 인필드 플레이가 아닌 일반적인 뜬공을 놓친 것으로 판단해 3루로 달리다가, 그제서야 3루심이 오른팔을 들고 서 있는 모습을 보고 뒤늦게 인필드 플라이 상황을 파악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때는 늦었지만 기민한 판단과 재치 있는 주루가 돋보였다. 박건우는 "이미 3루에 공이 도착해 있길래 '큰일 났다' 싶더라. 여기서 3루수가 저를 태그하면 그냥 끝이겠구나 싶어서 일단 무슨 영문인지 모르는 척 속였다"고 돌아봤다. 박건우는 "본헤드 플레이였다"면서 "다시는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모습이다. 민재에게도 미안하다는 이야기를 꼭 전해달라"고 요청했다. 이형석 기자 2024.06.20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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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인천] 갑자기 문 열린 외야 불펜···최정은 왜 3루서 2루로 갔을까

SSG 랜더스 최정이 우익수 머리를 넘기는 장타를 날린 뒤 2루를 돌아 3루까지 여유 있게 서서 들어갔다. 그러나 몇 분 후 최정은 아쉬움 속에 2루로 발걸음을 옮겨야만 했다. 상황은 이랬다. 최정은 3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에 4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1-2로 뒤진 1회 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첫 타석을 맞았다. 그는 KIA 선발 이의리의 시속 128km 커브를 밀어 쳐 우측으로 타구를 날려 보냈다. KIA 우익수 나성범이 점프해 손을 쭉 뻗었지만, 타구는 글러브에 스치지 않고 넘어갔다. 몸은 던진 후 중심을 잃은 나성범은 외야 펜스에 기대려고 했지만 뒤로 넘어졌다. SSG의 외야 불펜 문이 고정되지 않고 열린 탓이다. 보기 드문 해프닝이었다. 결국 나성범이 공을 잡아 내야로 던지기까지 지체됐다. 김종국 KIA 감독은 곧바로 그라운드로 나와 심판진에 합의 판정을 요청했다. 심판진이 몇 분 동안 의견을 주고받은 뒤에 내린 최종 결정은 '볼 데드'로 인정 2루타를 선언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외야 펜스 문이 열리면서 볼 데드가 선언됐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선 심판진이 마이크를 들고 이를 설명했다. 이어 SSG 벤치에도 사유를 알렸다. 공식야구규칙 5.06 주루 (b)에 따르면 '주자는 진루할 때 1루, 2루, 3루, 본루를 순서대로 닿아야 한다. 볼 데드가 되었다면 원래 있던 베이스로 직접 되돌아가도 된다'고 명시돼 있다. 2루로 돌아간 최정은 후속 박성한이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홈을 밟진 못했다. 인천=이형석 기자 2023.09.03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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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반복되는 3피트 논란, 신 규정 효과 볼 수 있을까

한국야구위원회(KBO)는 '3피트 규정'을 세분화하겠다고 지난 20일 발표했다. 올 시즌 후반기(7월 21일)부터 경기 중 타자 주자의 3피트 라인 안쪽 주루 행위가 명백히 포구 또는 송구 방해의 원인이 된다고 심판원이 판단하면 수비 방해로 판정한다는 내용이다. 기존에는 타자 주자의 안쪽 주루 행위에 의한 포구 방해만을 기준으로 했으나 보완 규정에는 송구 방해까지 포함한 것으로 수정됐다.프로야구에서 3피트 규정은 항상 뜨거운 감자였다. 3피트 라인은 홈플레이트와 1루 사이 베이스라인 후반부 바깥쪽으로 약 91.4㎝(3피트) 떨어져 있는 선이다. 타자 주자가 홈플레이트에서 1루로 달릴 때 허용되는 주루 범위를 나타낸다.문제는 실제 경기에서 타자 주자가 3피트 라인을 더 많이 벗어나게 된다는 거다. 지난 6월 23일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키움 타자 임지열이 3루 땅볼을 치고 1루로 뛰다 두산 포수 양의지의 송구에 등을 맞았다. 최초 판정은 수비 방해가 아니었다. 그러나 비디오 판독 결과 수비 방해 아웃으로 번복됐다. 당시 강력하게 항의한 홍원기 키움 감독은 "타자 주자는 규정에 맞게 1루까지 전력질주했다. 3피트 규정대로면 (라인 밖에서) 왼발로만 베이스를 밟아야 한다. 부상이 생길 수 있다"고 비판했다.이어 지난 13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KIA 타이거즈전에서는 삼성 호세 피렐라가 투수 앞 땅볼을 친 후 주루 상황이 논란을 빚었다. 라인 안으로 달린 피렐라에 시야가 가려져 KIA 투수 양현종이 1루로 송구하기 어려웠고, 비디오 판독 결과로도 수비 방해 판정은 나오지 않았다. 이를 두고 허운 KBO 심판위원장이 "타자 주자를 맞히더라도 1루로 정확히 던졌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송구가 타자 주자를 맞히면 수비 방해 판정(타자 주자 아웃)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반대로 타자 주자를 피해 악송구를 하면 수비 실책으로 기록될 확률이 크다. 그러자 KIA 최형우는 "야구가 피구인가?"라며 이를 작심하고 비판했다.일단 규정 변경으로 13일 삼성-KIA전 상황의 반복은 피할 수 있게 됐다. 송구가 타자 주자를 맞히지 않아도 라인을 준수했는지, 악송구를 유발했는지를 두고 판단한다.새 규정이 적용된 23일 부산 키움-롯데 자이언츠전에서도 3피트 관련 판정이 나왔다. 키움 이용규가 3회 무사 1루 때 번트를 대고 뛰다 송구에 맞았다. 첫 판정은 수비 방해였으나, 판독 결과 정상 주루라고 판정을 번복했다.홍원기 감독이 제기한 문제는 남아있다. 이용규가 레인을 정확히 준수했는지 여부다. 당시 그가 베이스를 밟기 직전 왼발이 파울 라인 안으로 들어왔고, 송구를 맞은 이유가 됐다. 이를 벗어났다고 판단하면 이용규가 악송구를 유발했다고 볼 수 있다. KBO는 "이용규는 주로 선상에 있었고, 이를 끝까지 준수했다는 게 명확했다"며 "그림상으로 이용규는 3피트 규정을 준수하면서 뛰었다고 판단된다. 마지막에 다리가 선 안쪽에 있어 보이지만, 베이스를 왼발로 밟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규칙을 잘 지켰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KBO는 앞서 규정 변경을 발표하면서 "타자 주자가 오른발로 베이스를 밟을 경우, 부득이하게 왼발이 3피트 라인 안쪽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3피트 라인 위반 예외로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검토했다. 하지만 해당 사항은 국제 규정 상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KBO 리그에서도 적용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메이저리그(MLB) 공식 야구규칙(OBR)에 여지가 있긴 하다. 5.09(A)(11)에서 '타자 주자는 1루에 닿기 위한 발걸음, 도약, 도달 혹은 슬라이딩 목적으로만 1루 바로 직전에 3피트 레인을 벗어나는 것이 허용된다"고 정의한다. 실제로 미국 체육심판 잡지인 레프리는 "3피트 규정을 위반하려면 연속 두 걸음을 내딛어야 한다"고 해석한 바 있다.다만 KBO는 이 부분에 대해 MLB와 미팅을 통해 해석을 마쳤다고 설명했다. 미묘한 차이지만, 규정 상 '바로 직전'을 더 엄격하게 봤다. KBO 관계자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앞두고 MLB 심판위원회와 KBO 심판위원회 미팅이 있었다. 당시 3피트를 주제로 질의 응답을 진행했다"며 "두 발이 3피트 레인 바깥에(선 포함) 있어야 한다. 1루를 밟는 행위를 하는 과정에서의 스텝, 뻗는 행위 등을 할 때만 선을 벗어날 수 있다. 13일 이용규 사례가 이에 해당한다. 오른발 터치를 위해 왼발이 선 밖으로 나가는 걸 허용한다고는 해석할 수 없다. MLB 심판 위원회도 같은 의견"이라고 전했다.차승윤 기자 2023.07.25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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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격의 달인' 타율이 1리가 내려갔다...'0.331→0.330'

20세기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교타자였던 故 장효조 전 삼성 라이온즈 2군 감독의 통산 타율 기록이 정정됐다.한국야구위원회(KBO)는 24일 "데이터화된 기록에 대해 교차 검증을 지속적으로 진행하는 과정에서 지난 1985년에 열린 경기에서 규칙이 잘못 적용된 기록이 발견돼 정정했다"고 전했다.KBO가 가리킨 경기는 1985년 7월 31일 대구 구장에서 열렸던 청보 핀토스와 삼성의 경기다. 당시 3번 타자로 출전했던 장효조 전 감독은 6회 말 1사 1·2루 상황에서 2루타를 쳤으나 2루 주자의 3루 공과에 대해 상대 팀의 어필을 받아 아웃 처리됐다.문제가 된 건 그 다음이다. 당시 공식 야구규칙 10.07 의 세칙 12항에는 ‘타자가 분명히 안타성 타구를 때렸으나 선행주자가 루를 밞지 않아 어필에 의하여 아웃이 되었을 때, 그 아웃이 포스 아웃일 경우에는 안타로 기록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타자의 안타가 취소되어야 했으나, 당시 기록지에는 실제 이루어진 상황대로 장효조의 2루타로 기록된 바 있다. 규정이 제대로 적용됐다면 안타가 아닌 아웃이 된다.규정이 정상 적용되면서 장효조 전 감독의 통산 기록은 기존 3050타수 1009안타에서 3050타수 1008안타로 정정됐다. 공식야구규칙 9.21 <율의 결정> (e)항 에 의거, 소수점 넷째 자리에서 반올림한 통산 타율도 0.331에서 0.330으로 내려갔다. 타율 0.373으로 남았던 그의 1985년 기록도 0.370으로 정정되면서 역대 단일 시즌 최고 타율 순위도 6위에서 10위로 바뀌었다.KBO는 해당 기록 정정 사유 및 기록지, 당시 규칙 등을 교차 확인했으며, 고인의 아들 장의태씨에게 이 같은 내용을 사전에 전달했다.KBO는" 앞으로도 성적데이터를 기록지와 비교 검토하여 보다 정확한 통계 및 기록 보존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전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2.24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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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해프닝? 오해? 스탁은 '왜' 부정 투구를 의심받을까

로버트 스탁(33·두산 베어스)의 투구 준비 동작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7일 두산과 한화 이글스가 맞붙은 서울 잠실구장.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1회 초가 종료된 후 3루심에게 다가가 두산 선발 투수 스탁에 대해 뭔가를 문의했다. 이어 3회 초를 마친 후에는 김정국 주심이 스탁의 몸을 검사했다. 8일 잠실구장에서 일간스포츠와 만난 김정국 심판은 "스탁이 (손을) 자꾸 글러브에 넣는다고 3루심을 통해 항의가 들어왔다. 3루심이 검사를 원하는지 한화 측에게 물었고, 스탁이 손을 닦아줬으면 한다는 대답을 들었다"며 "이후 내가 다시 확인했으나 이상이 없어서 넘어갔다. 선수들의 손이 많이 닿는 모자, 벨트, 글러브 등을 검사했다"고 답했다. 하루가 지났지만 수베로 감독의 불편한 심기는 여전했다. 수베로 감독은 8일 경기 전 인터뷰에서 "스탁이 손을 만지고 곧바로 공을 잡는 걸 목격했다. 규정 위반이다. 땀이든 침이든 유니폼에 닦아낸 후 공을 만져야 한다. 이 부분을 봐달라고 심판진에게 요청했다"고 했다. 수베로 감독은 스탁의 동작을 따라 글러브 입구에 손을 넣고 두 손가락으로 문지르는 행동을 취했다. 야구규칙 6.02 투수 반칙행위에 따르면 투수는 공이나 손·글러브에 침을 바르는 것, 공을 글러브·몸 또는 유니폼에 문지르는 것, 공에 이물질을 바르는 것, 공을 어떠한 형태로든 훼손하는 것 등이 금지돼 있다. 설령 이물질을 쓰지 않았더라도 공을 만지기 전 손을 유니폼에 닦고 던져야 한다는 게 수베로 감독의 주장이었다. 두산 관계자에 따르면 스탁은 "이전부터 가지고 있는 투구 동작의 일부"라고 해명했다. 반면 수베로 감독은 “미국에서 스탁의 투구 영상을 찾아봤으나 그런 모습은 전혀 없었다. 그는 한국에 와서 저렇게 행동한다. 항의 후에도 조금 바뀌었을 뿐 비슷한 동작을 했다”며 “절대 이 때문에 졌다는 것이 아니다. 단지 그게 공정성에 위반된다는 뜻이다. 정말 그의 습관이라면 최대한 안 하는 게 좋지 않나"고 전했다. 현재까지 스탁은 '무죄'다. 그의 7일 경기는 증거가 없어 해프닝으로 끝났다. 다만 스탁에 관해 이야기가 나온 건 처음이 아니다. 여러 구단이 스탁의 투구를 관찰하고 있고, 일부는 의심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래리 서튼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지난 5월 20일 잠실 두산전 2회 초 수베로 감독과 같은 이유로 스탁에 대해 항의했으나, 역시 '문제없음'으로 마무리됐다. 부정 투구는 한국보다 지난해 미국에서 더 화제였다. 메이저리그(MLB) 공인구가 미끄러운 탓에 투수들은 수년간 타르·선크림 등 이물질을 공에 발라 던졌다. 결국 지난해 대대적인 단속이 시작됐다. 이제 MLB 투수들은 경기 중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는다. MLB 단속 결과 '물증'은 많이 나오지 않았다. 대신 '심증'은 나왔다. 단속이 시작된 후 게릿 콜, 트레버 바우어, 워커 뷸러 등 내로라하는 에이스들의 회전수가 대폭 감소했다. 스탁 역시 당시 미국에서 뛰었다. 미국에서 스탁은 '심증'을 남겼다. MLB 투구 데이터를 제공하는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스탁의 패스트볼 분당 회전수는 2020년(평균 2218회)에 비해 2021년(평균 2033회) 200회가량 감소했다. 마이너리그 성적으로 비교하면 차이가 더 벌어진다. A구단 전력 분석원은 "스탁의 작년 마이너리그 투구를 살펴보면 6월부터 직구 계열 평균 분당 회전수가 5월 이전보다 500회 정도 감소했다. 공교롭게도 6월은 MLB 사무국이 대대적으로 이물질 단속이 이뤄진 시점"이라고 했다. B 구단 전력 분석원은 "스탁은 KBO리그에 와서도 이닝 별 직구 회전수 차이가 심한 편이다. 검사에서 (부정행위가) 나오지 않았지만, 의심을 완전히 지울 수 없다"며 "한국 공인구는 MLB 공인구보다 손에 잘 붙고 질도 정말 좋다. 미끄러운 MLB 공인구와 달라서 이물질이 굳이 필요하지 않다. 정말 사용했다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물론 공의 회전수 감소는 '심증'에 불과하다. 이물질이 아니어도 회전수는 경기 중 변할 수 있다. 로진이나 침이 묻어서 나오는 효과도 MLB 공인구와 KBO리그 공인구가 다를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C 구단 전력 분석원은 “스탁에 대한 의심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하지만 한국 공인구는 미국보다 손에 잘 붙어서 같은 투수여도 공에 따라 회전수가 다르다. 로진 등의 효과도 어느 정도인지 공식적으로 나온 게 없다. 단순히 회전 수만으로 스탁이 ‘이물질을 발랐다’고 말할 수 없다"고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차승윤 기자 cha.seunyoon@joongang.co.kr 2022.06.09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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