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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다이아트리, “‘변호인’ 국밥집 사건, 딱 내 얘기”
신인 보컬 그룹 다이아트리를 보면, 만화 '공포의 외인구단'이 떠오른다.팔이 고장난 투수 오혜성은 연인 엄지를 되찾고, 마동탁에 복수하기 위해 동료들을 모아 지옥훈련에 돌입한다. 동료들은 하나 같이 문제투성이다. 손가락이 하나 없는 조성구에 야구선수를 하기엔 키가 너무 작거나 외팔이인 타자. 사회로부터 천대받던 혼혈아까지 팀원으로 받았다. 그리고 그들은 '야구로 새 인생을 개척한다'는 명분 속에 하나로 뭉쳐간다.다이아트리 역시 잘나가는 10대 아이돌 그룹과는 다른 길을 걸었다. 김태완은 7장의 싱글을 발표한 만년 신인 가수고, 부찬식은 소녀시대 윤아가 보고 싶어 매니저를 먼저 시작했다. 임재용은 가수가 몹시 하고 싶었지만 불러준 데가 없어 축가만 800번을 했다. 구병진은 가수들의 뒤에서 화음을 맞췄던 코러스 출신. 이들은 서로의 노래를 듣고, 팀으로 뭉쳐야한다는 강한 운명을 느꼈다. 장점 보단 단점이 많을 수도 있지만 팀으로 뭉쳤을 때는 공포의 외인구단처럼 무시무시한 괴력을 발휘한다. 최근 발표한 신곡 '그녀를 찾아주세요' 역시 이들의 인생만큼이나 드라마틱한 구성의 발라드 곡이다. 보컬 그룹이 귀한 가요계에 8억짜리 보석이 되겠다는 다이아트리를 만났다. -다이아트리라는 팀 이름은 어떻게 지었나.재용 "예전에 대표님이 8억짜리 보석을 잠시 보관하고 있었는데 그 다이아몬드 이름이 다이아트리였다. 가요계 보석이 되라고 지어줬다. 8억 이상 벌어오라는 뜻도 있다. 하하." -사실 이번이 첫 데뷔는 아니다. 태완 "지난해 4월 싱글이 나왔다. 그 때도 가요 순위 프로그램에 나가려고 했는데, 같은 소속사 가수들이 줄 컴백해 우리가 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 화도 났지만 선배들이 잘돼야 우리에게도 기회가 돌아온다고 생각했다. 내 경우는 지금까지 싱글만 7장을 냈다. 내공을 쌓았으니까. 이번부터는 확실하게 실력을 보여주려고 한다." -지난해 데뷔 당시엔 적토마·대완마·절영 등 삼국지에 나오는 명마들의 이름을 썼다. 태완 "대표가 '삼국지' 게임을 하다가 ‘필’ 받아서 만들었던 이름이다. 대중을 군주처럼 모시라는 뜻인데 너무했다. 멤버들의 반발이 심했고 이젠 본명을 쓰기로 했다."-첫 방송까지 마쳤다. 기분이 남다를 것 같다.찬식 "다들 칼을 많이 갈았다. 이제는 그 칼을 휘두를 때가 된 거 같다. 내공도 엄청 쌓였다. 이젠 버튼 한 번만 누르면 터질 때다." -다이아트리 만의 장점은.병진 "화음이 깔끔하다는 이야길 많이 들었다. 보컬톤이 비슷한게 단점일 수도 있지만, 장점도 된다. 음색이 비슷해 화음이 잘 섞이는 장점이 있다. 멤버들이 아직 철이 들지 않은 점도 장점이다. 꼭 하고 싶은 음악만 고집하고, 잘 되지 않을 거란 생각도 하지 않는다. 무대 위에서 죽는 다는 생각으로 노래하겠다. 성공을 100% 확신한다."-가수 데뷔 전 경험들이 궁금하다.재용 "축가를 800번 이상 했다. 포맨의 '고백', 노을의 '청혼', 유리상자의 '신부에게' 등을 부르면서 실력을 쌓은 거 같다."병진 "가수들 코러스를 오래했다. V.O.S, 서인국의 무대를 섰다. 코러스를 하면 할수록 가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더 들었다."태완 "한 번은 김현중과 식사를 할 기회가 있었다. 그 다음에 음악방송 화장실에서 마주쳤는데 창피해서 고개를 돌려버렸다. 난 여전히 코러스를 하고 있고, 현중이는 대스타가 돼 버린거다. 그 때 나도 가수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다시 만날 땐 동등한 위치에서 인사하고 싶다."찬식 "배우 최필립·김나운 씨의 매니저 출신이다. 매니저는 소녀시대 윤아를 보고 싶다는 순진한 생각에 하게 됐다. 노래는 원래 좋아했고, 어느 순간 노래가 하고 싶었다. 나운 누나도 매니저는 그만 하고 하고 싶은 일을 쫒으라고 했다."-내 인생에서 이 것 만큼은 소개하고 싶다.태완 "'변호인'을 보면 송강호 선배가 돼지국밥을 먹고, 돈이 없어서 도망가는 장면이 나온다. 딱 내 이야기다. 2007년에 서울에 올라와서, 지인이 하는 찜질방에 들어갔다. 8개월 동안 살았는데 결국 돈을 주지 못하고 도망치듯 나왔다. 나도 잘 되면 찾아가서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다."병진 "가수를 하려고 오디션을 많이 봤는데 결국 다 떨어졌다. 군대나 일찍 다녀오자는 생각에 22살에 입대했다. 근데 입대 2주 만에 신장에 문제가 생겨, 공익근무를 하게 됐다. 그리고 그 때 지금의 대표를 만났다."-다이아트리라는 팀은 어떻게 결성됐나.태완 "찜질방을 나와서 풀타임이란 팀으로 활동했다. 이후 2년 전에 다이아트리라는 팀이 생겼다. 동생들이 한 명 한 명 들어올 때마다 자신감이 떨어졌다. 기막히게 잘생긴 친구가 없는 거다. 근데 노래를 듣고 나니, 이 팀은 끝까지 가야된다라는 확신이 들었다.""팀이 구성된 뒤 보니, 절실한 사람들만 모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도 적지 않고 성격적으로 맞지 않는 부분도 있다. 근데 그런게 큰 부담이 안 된다. 절실한 게 있는 거다."-타이틀곡 '그녀를 찾아주세요'를 소개해달라.태완 "대표가 겪은 실제 이야기다. 선공개곡인 '술집여자'부터 연결 되는 스토리다. 대표가 이 노래는 꼭 잘 불러야 한다고 신신당부하더라. 이 노래가 잘되면 그 분이 돌아올 수 있다고 믿는 눈치다. 저 번엔 찾을 때까지 낼거라는데 집념에 놀랐다."-노래를 처음 들은 느낌은.찬식 "예뻤다. '그녀를 찾아줘, 찾아줘'라는 반복되는 멜로디가 중독성이 있다. 쉽게 기억할 수 있는 멜로디를 강점으로 보고 있다."재용 "사랑은 누구나 하는거니까, 이별 이야기에 공감이 많이 될 거다."-노을·포맨 보다 다이아트리가 더 낫다고 할 수 있는 점은.태완 "외모는 우리가 좀 낫다는 자신감이 있다. 하하."재용 "메인보컬끼리의 실력만 놓고 견주면 절대 지지 않을 자신있다."-돈을 많이 벌면 뭘 먼저 하고 싶나.태완 "대표 집이나 차를 사주고 싶다. 부모님에게 한 푼이라도 용돈도 드려야 한다. 아마 생일날 10만원 정도 드린게 다일거다. 100만원이든 1000만원이든 드려보고 싶다."-가요계에 어떤 그룹으로 남고 싶나.찬식 "우리의 창법을 따라하는 후배들이 생겼으면 한다. 노을 선배들은 군대를 전역한 뒤 다시 만나서, 활동해도 여전히 인기다. 노래가 좋고 실력이 뒷받침돼서 그렇다. 우리도 가요계에서 롱런하는 그룹이 되고 싶다."병진 "요즘 보컬 팀이 많이 없다. 아이돌이 판치는 가요계에서 귀를 확실히 사로잡고 싶다. 대중의 편식을 해소하고 싶다." 엄동진 기자 kjseven7@joongang.co.kr
2014.01.09 14: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