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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성현 감독이 밝힌 ‘길복순’의 길고 긴 A to Z [IS인터뷰]

‘길복순’은 올 해 공개된 한국영화 중 단연 최고 화제작이다. 비록 극장이 아닌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돼 관객수나 매출액 집계는 없지만, 시청시간 만큼은 전세계적으로 압도적이다. 넷플릭스에서 유일하게 공개하는 매주 콘텐츠 시청시간 집계인 넷플릭스 톱10에 따르면 ‘길복순’은 지난달 30일 공개된 뒤 2주 연속 비영어권 영화 전세계 1위를 기록했다. 2주차 시청시간은 2571만으로, 영어권 영화들과 비교해도 전세계 2위 기록이다. 변성현 감독과 전화와 만남을 통해 ‘길복순’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조목조목 짚었다. 이 기사는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전도연을 놓고 어떤 작품을 할까 고민하다가 ‘길복순’을 만들었다던데. 왜 전도연, 왜 킬러 이야기였나.설경구가 영화 ‘생일’ 촬영 현장에 놀러오라고 해서 갔던 적이 있다. 워낙 전도연 팬이었던 터라 가긴 했는데 막상 가서는 촬영장 밖에 있었다. 팬이다보니 가까이 가서 인사하고 그런 것보다는, 왜 그 먼 발치에서 보고 싶다는 그런 마음 있잖나. 결국 그날 설경구가 서프라이즈 술자리를 열어서 전도연과 처음 인사했다. 그 뒤로는 연락을 주고받진 않았다가 ‘생일’ 시사회 때 보러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그런데 마침 그날 이선균이 출연한 영화 ‘악질경찰’ 시사회가 있어서 거기를 가야 했다. 꼭 ‘생일’ 보겠다고 답하고 난 뒤, ‘킹메이커’를 찍고 있을 때 전도연에게 다시 연락이 왔다. 매우 정중하게 드릴 말씀이 있다고 해서 당연히 찾아 뵀다. 시나리오를 주면서 읽어보고 연출을 검토해 볼 수 있냐고 하더라. 그건 싫다고 정중히 거절했다. 내가 쓴 이야기를 하고 싶었으니깐. 그랬더니 전도연이 “감독님, 나랑 뭐 해 볼 생각 있냐”고 하더라. 솔직히 부담스러웠던 게 없었던 건 아니었다. 전도연이잖나. 너무 잘해야 할 것 같았다. 한편으로는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제가 쓰면 아무 것이라도 하실거에요?”라고 했다. 당연히 그건 책을 읽어보고 해야죠,라고 할 줄 알았는데 바로 “그래요”라고 하더라. 그 때부터 전도연을 놓고 이야기를 구상하기 시작했다. 전도연과 가장 안 어울릴 것 같은 걸 주고 싶었다. 그래서 장르를 액션으로 구상했다. 여러 작품들 속에서 전도연은 항상 희생하거나, 희생 당하거나 그랬는데, 이번에는 그냥 전도연이 나와서 다 죽여버리면 어떨까라고 생각했다. -‘길복순’이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전도연을 매우 잘 썼다는 점이었는데. 전도연과 현장에서 매우 치열했다. 전도연이 준비하는 것과 내가 생각한 게 아무래도 다를 수가 있으니깐. 일단 난 첫 테이크는 배우에게 디렉션을 주지 않는다. 배우가 준비해온 걸 본다. 내 생각과 아주 다를 경우 그 때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내가 논리적으로 설명을 잘 못 하니깐, 막 이렇게 저렇게 이야기를 했다. 전도연은 정말 대배우잖나. 내가 막 정신없이 이야기를 하는 걸 듣고는 “알았어요. 해볼게요”라면서 내 의도대로 다 해줬다. 단 한 번도 내 뜻대로 안 해준 적이 없다. 내가 그렇게 어리숙하게 이야기하는 걸 귀엽게 봐준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한번은 전도연이 CCTV에서 설경구를 보고 뒤도는 장면을 찍는데, 전도연이 어떻게 연기해요,라고 먼저 묻더라. 사실 어떻게 디렉션을 할지 준비를 못한 상태였다. 그래서 뒤를 돌 때 얼굴에서 분노와 슬픔과 두려움을 한 번에 표현해달라고 했다. 순서대로가 아니라 한 번에. 그 말을 듣고 전도연이 “그게 뭐야”라고 하더라. 그 이야기를 하고 모니터에 앉으면서 속으로 “난 최악의 감독이야”라고 외쳤다. 그런데 정말 그렇게 연기하더라. 그냥 미쳤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배우다. -전도연과 작업이 사실 쉽지는 않다. 감독들 사이에서는 너무 연기를 잘 하다보니 신을 잡아먹는 평을 듣기도 하고, 그렇게 잡아먹힌 신을 배우 연기가 워낙 좋다보니 감독이 그대로 쓰기도 한다. 그래서 영화가 원래 의도와 다르게 만들어지는 경우도 있고. 그런 점에서 ‘길복순’은 전도연의 장점을 극도로 활용했고 그게 이 영화와 아주 잘 맞았는데.사실 엄청 쫄았다. 워낙 전도연이다. 하려면 진짜 내가 잘해야했다. 진짜로 미친듯이 준비해서 현장에 나왔다. ‘길복순’은 전도연이란 배우에게 가장 안 어울리는 게 무엇일까로 출발했다. 그래서 직업을 킬러로 정하고, 그 다음에는 인간 전도연에게 가장 가까울 게 무엇일까를 고민해서 엄마를 떠올렸다. 전도연은 딸에게 굉장히 친구 같은 엄마다. 싸우고 삐치고 어려워하고. 스태프, 배우들과 술자리를 같이 할 때는 완전히 우두머리인데, 딸에게 전화오면 조용히 받고 “나, 집에 가야해”라고 하고 간다. 그 아이러니가 너무 좋고 멋있었다. 그렇게 가장 안 어울리는 것과 가장 어울리는 것을 뼈대로 정하고 살을 붙이기 시작했다. -킬러들이 회사에 소속돼 있다는 건 새로운 건 아니다. 그런데 대기업 같은 킬러 회사가 있고, 또 그 회사가 정한 규칙이 있고, 그게 이 영화에 주요한 설정으로 사용되는데. 규칙을 깨부수기 위해 규칙을 만들었나.일단 차민규(설경구)가 대표로 있는 킬러회사 MK. ent는 독과점이란 소리까지 듣는 업계에 가장 영향력 있는 킬러회사다. 사실 MK는 한국 엔터산업에 가장 영향력을 끼치는 회사를 떠올리면서 만들었다. 킬러 일도 엔터 일과 비슷하다고 생각했고. 이 영화 속 세 가지 규칙은, 규칙을 깨도 아무 일도 벌어지진 않지만 관계 때문에 어그러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싶어서 설정했다. -‘길복순’은 액션영화인데도 불구하고 액션이 에스컬레이터처럼 더 강하고 더 화려하게 올라가지 않는다. 예컨대 보통 액션영화는 엔딩에서 액션이 가장 화려한데 비해 ‘길복순’은 그렇지 않은데.내가 ‘길복순’에서 가장 좋아하는 두 장면이, 하나는 길복순과 딸 길재영의 대화 장면이고, 하나는 엔딩이다. 딸과 대화 장면은, 난 이 영화가 딸이 엄마한테 문을 열어주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길복순이 가장 힘든 하루를 겪은 다음에 딸과 나누는 대화. 그리고 엔딩은 설경구와 전도연이 이연결과 견자단이 아니지 않나. 액션영화지만, 결국은 감정적인 이야기로 풀고 싶었다. -대화 장면에서 딸이 길복순에게 “엄마, 미안해”라고 하자 길복순이 “밥 먹었니”라고 답하는 게 아주 인상적이었는데. 그 장면으로 길복순이 총리후보자 아들을 죽이라는 의뢰를 실패한 선택이 설명되기도 하고.사실 시나리오에는 길복순이 왜 의뢰를 실패하는지 이유를 구구절절 써놨었다. 그러다가 전도연의 표정이면 다 설명이 될 것 같았다. 그래서 다 빼 버렸다. 왜 엄마가 아무리 화를 내도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하면 받아들여주지 않나. 그리고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다 알 것 같고. -‘길복순’도 색 설계가 두드려진다. 빨간색과 녹색, 파란색, 그리고 빨간 사과를 매우 인상적으로 사용했는데.길복순은 어린 시절 가정폭력에 시달렸기에 녹색 같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고 생각했다. 자기는 빨간 사람이지만. 그래서 딸을 녹색으로 키우고 싶고 녹색의 공간에서 자라게 하고 싶어 한다고 생각했다. 딸과 밥을 먹을 때 스팸보다는 녹색인 시금치를 딸 앞으로 둔다. 집 안의 중정도 녹색이 가득한 공간이고. 그야말로 딸을 녹색으로 칠하고 싶은 사람이다. 그래서 딸이 커밍아웃을 하고, 받아들일 때도 녹색의 공간 속에 있다. 설경구가 연기한 차민규는, 파란 색으로 단순하게 설계했다. 차갑고 냉철한. 사과는 선악과라고 생각했다. 이 영화에 사과가 세 번 등장한다. 처음 두 번은 딸이 사과를 먹고, 마지막에는 안 먹는다. 딸은 윤리를 아는 아이라고 생각했다. 사과를 먹으면서 공정과 불공정을 이야기한다. 그런데 딸이 마지막에 엄마를 받아들이면서, 선과 악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기에, 나는 선악과를 먹지 않는다는 의미를 넣고 싶었다. -동성애 코드와 근친 코드를 넣은 이유는? 세상의 규칙과 금기를 부셔버리고 싶었나.그런 의도는 아니다. 엄마와 딸이 서로에게 비밀이 있길 바랐다. 엄마는 살인이라는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이다. 반면 딸의 비밀은 범죄가 아니다. 그럼에도 그런 엄마가 못 받아들일 딸의 비밀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다가 동성애를 생각했다.근친은 처음부터 동생이 오빠를 좋아하는 걸 그런 이유로 생각하지 않았다. 금기를 깨야겠다 그런 건 결코 아니었다. 박찬욱 감독님이 금기를 깨는 게 예술가의 특권이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지만 난 그런 거장이 아니다. 그냥 이솜이 맡은 차민희는 오빠를 좋아하는 어린아이라고 생각했다. 왜 커서 아빠랑 결혼할거야,라는 아이처럼. 민규가 민희를 잘 못 키운 것일 수도 있지만, 그런 상태로 민희는 어른이 돼 버린 것이다. 근친이라면 서로 좋아해야 하는데, 이 관계는 그렇지 않다. 그래서 이솜에게 최대한 아이처럼 웃고, 최대한 아이처럼 감정을 드러내달라고 부탁했다. 내꺼를 빼앗겨서 질투하는 아이 같은. 바나나우유도 원래 없던 설정이었는데, 촬영장에서 이솜에게 마시도록 부탁했다. 원래 시나리오에선 “시작”이라고 이솜이 외치는 걸 현장에서 “요이, 땅”으로 바꿨다. 그저 아이처럼 보이게 하고 싶었다. 민희가 마지막 길복순에게 죽기 전에 가장 환하게 웃길 바랐다. 영정 사진도 가장 웃는 모습이길 바랐다. 그래서 이솜이 활짝 웃었는데 포토샵으로 더 웃는 모습으로 만들었다. 이솜이 흰 옷을 입는 것도 그렇게 순수한 아이 같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길복순’은 못 가져서 빼앗으려는 사람들과 가지고 있는 걸 지키려는 사람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금기시 되는 걸 건드리겠다는 것보다는 ‘불한당’ ‘킹메이커’ 등 전작들처럼 무너져 내리는 관계를 그리고 싶었다. -이 영화는 전도연과 황정민이 싸우는 장면, 상가식당에서 전도연과 킬러들이 싸우는 장면, 이연과 전도연의 대련 장면, 설경구와 전도연의 엔딩 장면, 설경구의 러시아 바 장면 등 크게 다섯 번의 액션이 있다. 액션 설계는 어떻게 했나. 전도연과 설경구가 이연걸과 견자단이 아닌데 액션을 대부분 직접 소화해야 했다. 액션도 감정연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고려했다. 한편으로는 킬러영화들의 법칙을 깨고 싶었다. 주인공의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무명의 다수와 싸우지 않았으면 했다. 그래서 길복순은 꼭 이름이 있는 등장인물들과만 싸우게 했다. 영화의 첫 장면은 한국의 톱 킬러인 길복순과 일본의 톱 야쿠자와 싸우는 것으로 열고자 했다. 사실은 야쿠자 역을 일본 톱배우를 섭외하려 했고, 실제로 진행도 됐다. 그런데 당시 코로나19로 입국하면 2주 격리를 해야 하는데, 며칠 촬영을 위해 일본 톱배우를 그렇게 데리고 올 수는 없었다.고민하고 있는데 전도연이 황정민을 직접 섭외했다. 일본 배우 섭외가 안되면 재일교포로 가려고 시나리오부터 그렇게 써놓기는 했다. 황정민은 원래 관동의 호랑이라는 설정이었는데, 배운 일본어가 관서쪽이라고 해서 관서의 호랑이로 바꿨다. 난 그 장면은 분위기와 무드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액션을 화려하게 가는 게 아니라 무드를 화려하게 가자, 그래서 지하철이 지나가는 빛이 마치 필름이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도록 했다. 거기가 동호대교라는 설정이고. 이 영화는 이렇게 말이 안되는 이야기니, 황당함과 뻔뻔함과 유치함을 시작부터 받아드려 달라는 액션 장면이었다. 전도연과 이연의 액션은 넓게 보여지게 설계했다. 전도연의 의상을 정해놓고 탱고 같은 액션으로 구상했다. 또 둘의 대결이 ‘스트리트 파이터’ 같은 대전 게임처럼 보이길 바랐다. 둘이 맞붙기 전에 이연이 화장실에서 하는 액션은, 여느 다른 한국영화 액션처럼 보여지길 바랐다. 완전히 다른 액션영화처럼. 그런 액션을 보여주고, 탱고와 대전 게임 같은 액션을 붙여서 이 영화의 액션이 다르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상가액션은, 설계부터 미술감독과 촬영감독,무술감독이 많은 회의를 했다. 박스로 일일이 테이블을 만들고 어떻게 동선을 짤지 시뮬레이션을 미리 해봤다. 보통 액션영화에선 직사각형 같은 넓은 공간에서 액션이 펼쳐지는데, ‘길복순’은 한 공간에서 이동하면서 액션이 펼쳐지는 걸 의도했다. 미술감독이 공간을 그런 목적으로 설계했다. 다만 거의 모든 액션을 배우들이 다 소화해야 했고, 내가 컷을 길게 쓰는 편이 아니라 배우들이 너무 고생을 많이 했다. 한 달 정도 그 장면을 찍었는데, 괴로운 것을 배우들에게 시키고 나는 너무 편하게 있나 싶은 생각이 진짜 많이 들었다. 그래서 액션영화는 더 하기 싫어지더라. 전도연은 거의 모든 액션신에서 얼굴이 나오기 때문에 자칫 크게 다칠 수도 있는 두 장면 정도를 제외하고는 전부 본인이 다 했다. 상가액션에서 배우들의 무기도 캐릭터 별로 다 설계했다. 김기천이 쓰는 채찍 같은 경우, 소품팀이 채찍은 그런 식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며 차라리 올가미를 쓰자고 하기도 했다. 그래서 만화 보면 채찍을 그렇게 쓰지 않냐며, 우리 영화는 만화 같은 거니 그냥 가자고 했다. 회사가방에서 꺼내는 삼단봉도 그렇고. 길복순과 싸우는 킬러들도 그냥 회사원들이고, 사회생활 하는 사람들인데, 서로 친하다가도 기회를 오면 잡으려 할 것 같았다. 다른 킬러영화들처럼 현상금 때문에 길복순을 죽이려는 게 아니고 승진이나 더 좋은 회사를 가기 위해 죽으려 하는 것이라 설정했다. 그걸 길복순도 이해하고. 그게 사회생활이니깐.킬러들이 자기들끼리 A급, B급, C급 이야기를 하고 미션도 그렇게 나누는 건 스태프들과의 술자리에서 착안했다. 내가 배우들보다 스태프들과 술 먹는 걸 더 좋아하는데, 자기들끼리 “이제 B급이 됐네” “A급이야”라고 이야기하는 데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내가 아는 사회생활이 이것 밖에 없기도 했다. -엔딩의 전도연과 설경구 액션에서 눈에 띄는 건 수싸움의 표현인데. 어떻게 찍었나.진짜 여러가지 아이디어를 냈다. 훨씬 화려하게 구상했던 것도 있었는데, 그랬다가는 그 액션신 다음의 감정과 안 닿을 것 같아서 뺐다. 일단 그린 스크린을 세우고 로봇암으로 카메라를 고정한 다음 이쪽저쪽에서 다 찍었다. 굉장히 오래 걸렸다. 탁자에서 칼로 베는 게 실제로 해보면 굉장히 어렵다. 나도 해봤는데 잘 안된다. 다행인 것은 ‘길복순’은 액션을 순서대로 찍었는데 전도연이 그 때는 액션의 달인이 됐다. 전도연이 지금 황정민과 첫 장면을 찍으면 진짜 잘할텐데라고 하기도 했다. 설경구가 전도연 다리를 걸어서 넘어뜨리는 장면도 둘이 다 실제로 한 것이다. 그렇게 해서 액션에 감정이 담기길 바랐다. 또한 이 엔딩 액션을 놓고 사실 제작진끼리 굉장히 의견이 엇갈렸다. 나도 불안했다. 사람들이 액션영화를 볼 때 마지막 액션을 가장 기대하는 법인데 ‘길복순’은 그렇지 않으니깐. 반원창이 배경에 있으니 다른 액션영화라면 그걸 깨고 나가서 난간에서 싸우고 그럴 테니 우리도 그러자는 의견들도 나왔다. 그런데 그렇게 만들면 다른 액션영화들과 똑같으니깐 오히려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수싸움으로 화려한 건 보여주고 실제 액션은 짧게 가는 걸로 정리했다. 원래 시나리오에선 차민규가 길복순 딸에게 전화하면 그걸 길복순이 이어 받는 것도 넣었는데 그렇게 찍지 않았다. 그냥 마지막에 둘이 대화를 오래하게 만들고 싶었다. 왜냐면 설경구에게 그 장면은 멜로신이기도 하니깐. 둘이 치열하고 우아하게 싸우게 하고 싶었다. 그래서 설경구의 피도 꽃처럼 피어나길, 미술팀에 부탁했다. -러시아 바 액션 장면은 ‘올드보이’ 오마주 같기도 한데.그렇다기보다는 ‘올드보이’가 워낙 클래식이니 이제 그런 장면의 대명사처럼 된 게 아닌가 싶다. 러시아 액션신은 코로나19 때문에 고생이 많았다. 원래는 러시아 액션배우들을 데리고 와서 찍고 싶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그렇게 하지 못해서 일반 러시아 사람들을 액션 연습시켜서 찍었다. 그렇게 하다보니 며칠 연습하다가 힘들면 도망가기가 일쑤였다. 끝까지 연습해서 찍은 배우들이 진짜 고생을 많이 했다. 문제는 전문 액션배우가 아니니깐 액션을 연기가 아니라 진짜처럼 한다는 점이었다. 원래 액션장면을 찍을 때 배우들이 액션배우의 도움을 받기 마련인데, 그 장면에선 설경구가 제일 액션 전문가였다. 러시아 배우들이 진짜로 힘을 쓰니 설경구가 고생을 정말 많이 했다. 러시아 바 액션도 로봇암을 이용해서 동선을 짜고 찍은 뒤 한 컷 한 컷 붙였다. 러시아 바 액션신은 민규가 복순 때문에 화가 난 상태에서 싸우기에 짐승 같은 거친 것들이 드러나길 바랐다. ‘불한당’에서의 설경구와 ‘길복순’에서의 설경구를 차별화 하기 위해서 준 설정이 안경이다. ‘불한당’에선 평소에는 껄렁 거리다가도 화가 나면 차가워지는데, ‘길복순’에서 설경구는 평소에 안경을 쓰고 있으면 냉정하지만 안경을 벗으면 짐승처럼 분노가 표출되길 바랐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 설경구는 모두 길복순 때문에 안경을 벗는다. 길복순 때문에 야수성이 표출된다. 그래서 그 러시아 바 액션은 설경구의 꼬라지가 야수성으로 발현되는 게 목표였다.그 장면에서 싸우기 전에 안경을 벗는 건, 서부극에서 카우보이들이 바에 앉으면 모자를 벗는 것도 연상되길 바랐다.또 그 장면은 보통 바에서 액션 장면이 벌어질 때 일어나는 것들을 다 피하고 싶었다. 보통 바에서 액션을 하면, 주인공이 바 밑으로 숨는다. 그래서 ‘길복순’에선 바 대신 설경구가 난간에 숨는다. 다른 영화라면 바에서 싸우면 벽에 있는 술병들이 다 깨지고, 샹들리에를 꼭 쏴서 떨어뜨리는 데 그걸 피하고 싶었다. 한아름 미술감독이 기껏 만들라고 해서 만들었더니 거기서 안싸운다고 하더라. 아무튼 그런 전형적인 걸 피하다보니 난간에서 싸우고, 난간에서 싸우니 눈이 오게 하자고 해서 눈을 넣었다.-극 중 이름을 그냥 주위에서 착안해서 만드는데. 길복순은 전도연 이모 이름이고, 구교환이 맡은 한희성은 레진코믹스 대표 이름이기도 한데. 일단 길복순의 성인 ‘길’은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다. ‘킬 빌’의 킬에서 따왔다. 어차피 여자킬러 이야기면 ‘킬 빌’을 떠올릴 텐데 피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원래는 길복순 이름은 길재영이었다. 재영은 전도연 딸 이름이다. 그런데 어느날 전도연 휴대전화에 전화가 왔는데 이름이 뜬 걸 보니 복순 이모더라. 굉장히 세련된 사람과 복순이란 이름을 붙이면 아이러니가 느껴질 것 같더라. 그래서 길복순이 완성됐고, 딸 이름이 길재영이 됐다.한희성은 레진코믹스 대표 이름에서 따온 게 맞다. 자기 이름을 써달라고 하더라. ‘불한당’ 이후에 다시 영화를 못할 것 같았다. 그래서 글로 먹고 살아야 할 것 같아서 웬툰 스토리 작가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싶어서 찾아가서 만났다. 그러다가 친해졌다. -딸의 성을 엄마를 따라 길이라고 한 것도 인상 깊은데. 길복순 딸의 아빠가 누구인지는 궁금하지 않더라도, 길복순과 차민규가 과연 과거에 어떤 관계였을까를 영화를 본 관객들이 궁금해 할텐데.일단 딸 성은 모계성을 따르게 하고 싶었다. 그리고 아빠가 누구인지는 이 영화에서 하나도 중요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솜 대사에 일부러 “아빠가 누구래?”라는 걸 넣었다.길복순과 차민규가 과연 잠을 잤을까는 내 생각도 있지만 배우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물었다. 그걸 얼아야 배우들이 어떻게 연기할지 결정할 테니. 일단 난 안 잤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설경구도 아니었을 것이라고 했다. 전도연은 처음에는 그럴 수도 있겠다고 했지만 시나리오를 다 보고 난 뒤에는 둘 사이에 에로스는 없었다고 단언했다. -전도연과 구교환의 베드신은, 여성상위와 함께 전도연 등의 칼자국을 보여주고 싶어서 그렇게 찍었나. 전도연이 끝나고 구교환에게 돈을 준 이유는. 여성상위도 맞지만, 그보다는 전도연 등근육과 등에 있는 칼자국을 보여주고 싶었다. 여자킬러가 모델 같은 사람이 아니라 엄청난 등근육을 갖고 있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전도연에게 등근육 운동을 부탁했더니 3개월 동안 그 한 장면을 위해 식단조절과 운동을 했더라. 현장에서 처음 그 등근육을 봤는데 무척 놀랐다. 사실 베드신은 대충 찍고 딸의 키스신에 더 공을 들이고 싶었다.전도연이 구교환에게 돈을 준 건, 마카로니 웨스턴에서 카우보이들이 매춘부에게 무심하게 화대를 던지는 걸 반대로 그려보고 싶었다. -김시아가 연기한 길복순의 딸 길재영도 나중에 킬러가 되나.복순은 딸이 자기 피를 많이 물려받아 자신과 비슷한 걸 알지만 애써 모른 척 하고 살았다. 하지만 엄마에게 마음을 연 재영이 마지막에는 엄마처럼 빨간 색 옷을 입고 학교로 간다. 김시아에게 나중에 성인이 되면 ‘길재영’을 한 번 하자고 농담 삼아 이야기했다. 전도연을 조연으로 하고. -변성현 감독을 비주얼리스트라고 칭하는 건, 비주얼이 좋다는 뜻과 동시에 서사보다는 비주얼에 더 강하다는 뜻이기도 한데.일단 난 비주얼리스트가 절대 아니다. 시나리오에 가장 공을 많이 들인다. ‘길복순’도 서사 만드는 게 제일 힘들었다. 뻔한 이야기를 뻔하게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해 서사를 비트는 한편 또 뻔한 걸 즐기게 하고도 싶었다. 그게 제일 힘들었다. 내 영화의 비주얼은 일단 시나리오를 쓰고 난 뒤 그간 계속 작품을 같이 해온 한아름 미술감독에게 보여주면서 시작된다. 그럼 한 미감이 미술이 어느 정도 떠 있길 바라느냐, 땅에 붙어있길 바라느냐고 묻는다. 난 이번에는 ‘불한당’보다 더 가보자고 했다. 황당한 것과 현실적인 걸 섞어보자고 했다. 그래서 첫 장면은 동호대교지만, 평행서울 같은 느낌으로 가자고 했다. 이 영화 속 서울은 서울이되 평행서울 같은 느낌이길 바랐다. 이 영화는 시나리오부터 미술감독이 많이 참여해서 크레딧도 그 순서대로 갔다. 보통 크레딧에는 감독, 촬영감독 순으로 들어가는데 ‘길복순’은 감독, 미술감독 순으로 들어갔다. -딸의 키스 장면은 미성년자들의 연기 장면인 만큼, 넷플릭스 담당자와 변호인들과 같이 배우들의 부모님과 상의를 한 뒤 부모님 입회 하에 찍었다고 하던데.그 장면은 가장 마지막에 찍었다. 스케이트 보드 공간이 전국에서 가장 이질적이어서 결정했는데 허가 받는 게 힘들었다. 그래서 가장 늦게 찍었다. 배우들이 미성년자들이고 내가 성인 남성이다보니 그 장면을 직접 디렉션하기가 버겁더라. 그래서 전도연을 불러서 그에게 디렉션을 설명해주고, 전도연이 다시 김시아 등 배우들에게 디렉션을 전달해줬다. 전도연이 정말 디렉션을 잘 해줬다. -국무총리 후보자 아들이 입시비리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고 그 후보자가 아들의 살해를 의뢰한다는 게 영화의 갈등 구조 중 하나인데. 특정 정치인이 연상되기도 하는데.어느 진영이나 어떤 정치인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 그냥 딸을 위해 자기 일을 포기하려는 엄마와 자기 일을 위해 아들을 죽이려는 아빠를 대비시키려고 했을 뿐이다. -설경구와 세 번째 작품을 같이 했는데 다음에도 같이 하나.설경구에게도 진짜로 이번만 같이 하고 한 텀 쉬고 다시 하든 하자고 이야기를 했었다. 그런데 둘이 그만 같이 해야 한다는 기사를 보니 오기가 생기더라. 다만 다음 영화에 설경구와 같이 하게 되면, 이번에는 절대 슈트를 입히지 않을 것이다. 꼬깃꼬깃하게 구겨서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 마치 ‘오아시스’의 설경구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김성오가 연기한 신상사는 너무 아쉽게 퇴장하는데. 신상사 스핀오프가 있으면 재밌겠다 싶기도 하고. 아, 그건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김성오에게 너무 고맙고 또 미안하다. 김성오는 내가 가장 친한 배우다. 동네형 같은 사람이다. -길복순의 어린 시절, 얼굴이 마치 아수라 같이 그려지는데. 그 아수라 같은 모습이 전도연의 모습과 겹쳐지는데.킬러일 때 전도연은 왼쪽 얼굴을, 엄마일 때 전도연은 오른쪽 얼굴을 보여주려 했다. 그래서 아이 일로 전화받을 때는 카메라가 오른쪽 얼굴을 비춘다. 설경구와 떡볶이를 먹을 때 학교에서 전화가 오면 오른쪽으로 받는다. 국무총리 후보 아들을 죽이려 할 때 딸에게 전화가 와서 받을 때 카메라가 이유 없이 돌아서 전도연의 오른쪽 얼굴을 비추는 것도 그런 이유다. -그 떡볶이집이 매우 유명한 맛집인 건 알고 있었나.몰랐다. 나중에 알았다. 먹어보지도 못했다. ‘불한당’때는 떡볶이 장면을 찍으면서 먹었는데, ‘길복순’은 그렇지 못했다. 왜냐하면 그날이 설경구와 전도연 촬영 첫날이라 너무 긴장해서 못 먹었다. -설경구의 젊은 시절을 이재욱이 연기했는데. 도대체 그 뒤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연출부가 이재욱의 클립을 보여줘서 캐스팅할 때는 그가 그렇게 잘 생긴 줄 몰랐다. 그렇게 유명한 배우인지도 몰랐고. 그냥 내가 본 클립에서 제일 연기를 잘했다. 그때가 코로나19가 한창이었던 때라 만나서 오디션을 못 했다. 이재욱으로 결정하고 난 뒤 연락처를 받아서 설경구가 이 영화에서 어떻게 연기했는지 영상을 보내줬다. 그랬더니 외모를 흉내낼 수는 없었는지 목소리를 닮도록 준비해 왔더라. -‘길복순’은 음악이 전작들과 달리 혼종 느낌인데.다른 작품들처럼 김홍집 음악감독에게 음악을 부탁드렸는데, 이번에는 짬뽕이었으면 했다. 테크노도 나오고 족보에 없는 듯한 음악. 언제나 그렇듯 훌륭한 음악을 만들어주셨다.-왜 ‘길복순’은 넷플릭스 영화로 만들었나. 이 내용으로 다른 투자사에서 150억원을 받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나.처음에는 반대했는데, 내 기준으로 대한민국 1등 배우들을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에 소개시키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투자가 안될 것이라고는 생각 안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넷플릭스가 아니었으면 어려울 것 같기도 하다.-차기작은.아직 아무 것도 정해진 게 없다. 써놓은 것도, 준비해놓은 것도 없다. -변성현은 성공한 덕후이자, 빻은 취향을 극대화시킬 줄 아는 장인이라는 평은 어떻게 생각하나. 그래서 마니아팬들이 많은 것 같기도 한데.빻은 취향이란 게 무슨 말인지를 잘 모르겠다. 빻았다는 건 안 좋다는 뜻인가? 전형화 기자 brofire@edaily.co.kr 2023.04.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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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배우 신일룡 타계

과거 액션배우로 이름을 날린 신일룡(본명 조수현)이 향년 74세를 일기로 26일 오전 별세했다. 유족에 따르면 고인은 지난해 간암 발병 이후 투병해오다 이날 오전 영원한 작별을 고했다. 신일룡은 1948년 출생해 1970년 신상옥 감독의 영화 ‘이조괴담’을 통해 배우로 첫 발을 내딛었다. 큰 키에 서구적인 마스크로 액션 연기를 두각을 보였고 멜로물에도 출연했다. 이소룡이 숨지자 그의 대역으로 홍콩 영화에도 출연하기도 했다. 1973년 ‘섬개구리 만세’로 청룡영화상 신인연기상을, 1976년 ‘아라비아의 열풍’으로 대종상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고인의 출연작인 이두용 감독의 ‘여인잔혹사 물레야 물레야’(1984년)는 칸국제영화제에 첫 초청된 한국영화이기도 하다. 신일룡은 1980년대 중반 이후 배우 생활을 접고 마지노 등 사업을 벌였다. 말년에는 호두파이 체인을 시작했다. 빈소는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이며, 발인은 28일 오전이다. 장지는 분당메모리얼파크로 정해졌다. 이현아 기자 lee.hyunah1@joongang.co.kr 2022.05.26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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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이마담' 엄정화 "액션스쿨 다니는 내모습 멋져, 로망 이뤘다"

엄정화가 러블리한 매력을 뽐냈다. 13일 진행된 영화 '오케이마담(이철하 감독)' 온라인 제작보고회에서 엄정화는 "평소 액션 영화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그래서 이 시나리오가 더 반가웠고 잘해내고 싶었다"고 운을 뗐다. 엄정화는 "조금 민망하긴 하지만 영화가 최종 결정되기 전부터, 캐스팅이 마무리되기 전부터 혼자 액션스쿨에 다녔다. 액션스쿨도 나에겐 로망이었다. 액션스쿨에 다니는 내 모습이 너무 멋있어서 좋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그런 로망을 실현시킬 수 있다는 자체가 행복했다. 왜 액션스쿨에 딱히 이유 없이 그냥 가려고 하면 좀 그렇지 않냐"며 "액션배우 분들과 훈련하는 것도 힘들었지만 그 이상으로 즐거웠고 감격스러웠다. 한 두 달 좀 넘게 열심히 연습했다"고 밝혔다. 또 "직접 액션 연습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배우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정말 매력있다"며 "다만 난 액션을 진지하게 하는데 가끔 '춤 같다'고 해서 그걸 빼내는게 어렵긴 했다"고 덧붙였다. '오케이 마담'은 생애 첫 해외여행에서 난데없이 비행기 납치 사건에 휘말린 부부가 평범했던 과거는 접어두고 숨겨왔던 내공으로 구출 작전을 펼치는 액션 코미디 영화다. 한국 최초 기내 액션을 소재로 담아 주목받고 있다. 8월 개봉한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사진=메가박스(주)플러스엠 2020.07.13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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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IS] "동물♥코미디" 이성민X김서형X배정남 ‘미스터주’ 호감선물세트(종합)

유쾌한 재미 속에 사람과 동물의 진정성 넘치는 교감이 담겨있다. 19일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는 영화 '미스터 주: 사라진 VIP(이하 '미스터 주'·김태윤 감독)'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김태윤 감독과 주연배우 이성민, 김서형, 배정남이 참석해 영화를 처음 소개하는 소감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미스터 주'는 국가정보국 에이스 요원 태주가 갑작스런 사고로 온갖 동물의 말이 들리면서 펼쳐지는 사건을 그린 코미디 영화다. '어느 날, 동물들의 말이 들리기 시작했다'는 신선한 설정과 개성 넘치는 캐릭터, '인간과 동물의 합동수사'라는 색다른 스토리로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전망이다. 이번 영화에서 이성민은 동물과 대화할 수 있는 능력을 득테한 국가정보국 에이스 요원 주태주로 분해 열연했다. 주태주는 엘리트 군견 알리와 함께 사라진 VIP를 추적하며 완벽한 콤비 플레이를 선보이는 캐릭터다. 이성민은 다소 까칠하지만 예리한 수사 감각만은 무시할 수 없는 에이스 요원의 면모를 완벽 소화, 전작과는 180도 다른 코믹 연기로 연기 베테랑의 저력을 보여줄 예정이다. "굉장히 긴장되고 떨린다"고 첫 인사를 건넨 이성민은 "지난해 여름 촬영했는데, 날씨 때문에 고생했고 많이 힘들기도 했다. 내가 과거 로봇과도 연기를 해 봤는데, 동물과 연기는 또 처음이었다. 쉽지 않더라. 변수가 워낙 많은 현장이었다. 그래서 특히 더 애정이 간다. 물론 중요하지 않은 영화는 없겠지만, 이번 작품 같은 경우는 관람할 수 있는 관객층이 다양해 내심 기대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성민은 '미스터주' 출연 이유에 대해 "시나리오와 스토리가 신선했다. 무엇보다 '재심'이라는 작품을 쓰고 연출하신 분이 이런 시나리오는 어떻게 연출할까 호기심도 발동했다. 전작에 대한 개인적 신뢰가 작업하는데 좋은 동기부여가 됐다"고 밝혔다. 이성민은 평소 개를 무서워하기로 유명한 배우. "처음엔 잘 쓰다듬지 못했다"고 토로한 이성민은 "그래도 친해지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 촬영 전에 쓰다듬고, 소시지도 먹여줬다. 원래 강아지 침 묻는 것이 싫어 닦았는데 점점 익숙해지니 나중에는 알리가 핥는 것도 다 받아들였다. 버디 무비 한편을 찍은 기분이다"고 회상했다. 에이스 요원이라는 설정으로 인해 액션까지 소화해야 했던 이성민이다. "액션 자체가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어려운 액션도 별로 없었다"고 여유를 뽐낸 이성민은 "그리고 생각보다 내가 몸을 좀 쓴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김태윤 감독은 "잘 모르시겠지만 이성민 힙업이 굉장하다. 뒤태를 보면서 '액션도 잘 하시겠구나' 싶었다"고 귀띔했고, 김서형 역시 "현장에서 이성민의 액션 연기를 보면서 '앞으로 액션배우를 해도 되겠다' 말한 적이 있다"고 거들어 기대감을 높였다. 김서형은 주태주의 상사이자 카리스마와 허당미를 동시에 겸비한 민국장을 연기했다. 민좌중을 압도하는 카리스마부터 가끔씩 튀어나오는 인간적인 허당미까지 이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리더상 예고한다. 김서형은 "나는 짧고 굵게 참여하고 빠진 터라 내심 기다리고 있던 영화다. 개인적으로도, 관객으로서도 2020년 1월 시작 영화로 대박을 꿈꾸고 있다"며 "외국영화에서 볼 법한 시나리오가 들어왔는데, 누구에게도 주고 싶지 않았다. 비중이 크진 않지만 그런데도 놓치고 싶지 않아 내가 먼저 문을 두드렸다. 관객으로서 이런 영화를 기다렸고, '이 영화에 참여만 한다고 해도 의의가 크다'고 생각해 덥석 가져왔다"고 강조했다. 주태주의 후배이자 열정 가득한 '미운 우리 요원' 만식 역할을 소화한 배정남은 업그레이드 된 코믹 연기와 함께 '보안관'에 이어 이성민과 또 한번 찰떡 호흡을 자랑한다. 여기에 주태주의 든든한 콤비이자 개허세 군견 알리 목소리는 신하균이 맡아 생애 첫 목소리 연기를 뽐낸다. "영화 제작보고회는 처음이라 감개무량하다. 너무 좋은 자리라 행복하다. 자주 왔으면 좋겠다. 열심히 하겠다"며 즐거워 한 배정남은 이성민의 소개와 추천으로 '미스터 주'에 합류하게 됐다고. 배정남은 "이성민 형님이 영화 뒤풀이 장소에서 김태윤 감독님을 소개해줬다. 사실 이 작품에 내가 맡을 역할은 없다는 생각에 '동물 목소리라도 하나 주세요'라고 했는데, 며칠 뒤 공식 대본을 주시면서 이 역할을 추천해주셨다. 성민 형님이 추천해 주셨기 때문에 책임감이 엄청났다. '무조건 열심히 해서 잘해보자'는 마음 뿐이었다"며 "전작 '보안관' 때는 멀리 떨어져 바라 보기만 했는데 가까이서 연기하니까 너무 좋더라. 호흡을 많이 배웠다"고 고백했다. 김태윤 감독은 "(배정남의) 리딩을 보고 (역할에) 확신했다"고 소개와 추천을 넘어선 배우 배정남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사람과 동물의 교감을 그리는 만큼 실제 반려견에 대한 관심도 상당했다. 이날 현장에서 배정남은 "반려견 벨이 영화에 깜짝 출연했다"고 공개했지만, 곧 "편집됐다"는 김태윤 감독의 말에 낙심하는 모습을 보여 좌중을 폭소케 했다. 배정남은 "첫 출연이었는데 바로 날아갔다. 아무 곳이나 안 데리고 다니는데…. 개가 상처받겠다"며 시무룩해 했고, 김태윤 감독은 "벨은 너무 유명하니까 영화에서는 다른 개가 나오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었다"고 다독였다. 현장 비하인드도 전해졌다. 배정남은 "동물이 나오는 영화이기 때문에 벨을 데리고 다니기도 편했다. 스태프들이 너무나 예뻐해주고 많이 챙겨줬다. 숙소 생활도 함께 했다"며 흡족해 했다. 하지만 이성민은 "무서워서 혼자 못 자기 때문에 반려견 데리고 온 것이다"고 깜짝 폭로, 배정남은 "사실 스태프가 귀신을 봤다고 하더라. 한 명도 아니고 두 명이 봤다더라.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강아지 데리고 와서 잤다"고 털어놔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와 함께 김서형은 "나도 반려견 꼬맹이를 출연 시키려고 했는데 스케줄 때문에 못하게 됐다. 우리 개가 노견이어서 더 힘들기도 했다. 이성민 선배님이 '영상으로 추억이 남지 않겠니, 더 더욱 데리고 와라'라고 하셨는데 상황이 못 됐다"고 아쉬워 하는가 하면, "동물과 대화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면 어떨 것 같냐"는 질문에 "난 지금도 대화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꼬맹이도 나름 말을 하고 있을 것이다"면서 "꼬맹이를 안고 극장에서 함께 영화를 보고 싶다"는 희망사항을 표하기도 했다. 새해 벽두 배꼽잡는 코미디의 귀환을 알리는 '미스터 주'는 1월 개봉한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사진=박세완 기자, 메가박스(주)플러스엠 2019.12.19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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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IS] "쓸모없으면 버려져"…'사람이좋다' 하하의 '무한도전'

방송 세계는 냉정하다. 인기있는 스타도 언제 어떤 상황에서 한 순간 나락으로 떨어질지 모른다. 10년을 해도 20년을 해도 마찬가지다. 음악인으로, 또 '무한도전' '런닝맨' 멤버로 지난 10여 년 간 숨가프게 달려 온 하하는 여전히 스스로 무한도전 중이다. 8일 방송된 MBC '휴먼다큐-사람이 좋다'에서 하하는 감춰졌던, 감출 수 밖에 없었던 예능인들의 비애를 털어놓는가 하면, 현실을 직시하며 자기 자신을 객관화 시켜 눈길을 끌었다. 고마워할 줄 알고, 또 감사할 줄 아는 지금의 하하는 여러 인생의 시행착오 끝에 만들어질 수 있었다. 보는 시청자들은 즐겁지만 하는 예능인들은 그 뒤에서 많은 것을 감수해야 한다. 유독 뛰고 구르는 등 유체적인 활동 능력을 필요로 하는 '무한도전'과 '런닝맨'은 모든 출연진들의 몸상태를 흡사 운동선수처럼 만들어 놨다. 체력이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부상이 운동선수 뺨친다. 하하는 목 디스크가 터졌고 무대에 올라갈 때마다 허리를 고정시키는 복대는 필수였다. 하하는 "목 디스크가 심해져 시술까지 받았다. 7번 디스크가 심하게 터졌다"며 "근데 아프다고 말을 못했다. 왜냐하면 다 이런 줄 알았다. 의사선생님이 과장했을 수도 있는데 마비 올 뻔 했다고 하더라"고 토로했다. 이어 "재석이 형은 발목 돌아가 있다. 발목, 허리, 목이 다 아프다. 개리 형은 어깨가 나갔고 팥빙수 컵을 이렇게 못 든다. 두 손으로 못 든다. 인대가 한 줄 끊어졌다"며 "뛰는 예능을 오랫동안 하다 보니까 우리는 다들 몸이 운동선수다. 근데 재활할 시간이 없다. 심하게 해서 뭔가 다치면 편집이다. TV에 안 나오는 거니까 말 못할 그런 것이 있다"고 밝혔다. 화려하게만 보이는 연예인은 결코 정규직이 아니다. 능력이 뛰어나 오랜시간 사랑받는 슈퍼스타의 길을 아무나 걸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단 한 번의 실수로 추락하는 동료들을 많이 봤다. 하하는 "처음부터 같이 활동했던 동료, 선배, 후배들 많이 없다"고 토로했다. 하하는 "우리는 정규직이 아니기 때문에 언제든지 나갈 수 있다. 단 한 번의 실수에 모든 것이 사라지고 없어질 수 있다. 그래서 늘 예민해야 하고 항상 곤두서 있어야 한다"며 "여기에는 인기라는 것이 있다. 더 이상 대중들이 나에 대해 호기심이 없고, 함께 가는 나의 제작진들, 방송사가 날 필요로 하지 않을 때 끝난다"고 냉정하게 바라봤다.하하도 과거 2년간 방송 활동을 많이 하지 못했던 시기가 있었다. 방황하고 비뚤어졌던 그를 잡아준 것은 다름 아닌 20년지기 친구들이었다. 친구들은 하하가 잘못된 길을 갈 때마다 중심을 잡아 준 고마운 친구들이었다. 하하는 "상균이라는 친구가 방황하는 나를 보고, 멋없게 사는 나를 보고 호되게 혼낸 적이 있다. 아직도 기억한다. 한남동 선술집 화장실이었는데 거기서 그 친구가 나를 한 대 때렸다"며 "'내가 얼마나 꼴보기 싫고 못난 행동을 했으면 이 착한 친구가 나를 때렸을까'라는 생각에 서러움이 폭발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집 가서 엄청 울었다. 고마운 펀치, 인생펀치였다"고 진심을 표했다. 친구들은 골프선수를 꿈꿨지만 사고로 팔을 다쳤고, 액션배우를 꿈꿨지만 역시 사고로 다리를 다치면서 꿈을 접어야 했다. 하하는 자신을 일으켜준 친구들을 위해 유재석 강호동 김종국 등 주변인들이 모두 말렸던 친구와의 동업을 시작, 보란듯이 성공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하는 "사람들은 나를 칭찬해준다면서 친구들을 잘 도와줬다고 하지만 가당치도 않은 말이다. 그 친구들 없었으면 나야말로 진짜 폐인이 됐을 수도 있다"고 강조해 남다른 우정의 깊이를 가늠케 했다. 하하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역시 '무한도전'이다. 상꼬맹이 캐릭터로 사랑받은 하하는 이제 김태호 PD도 인정할 정도 만큼 판을 까는데는 선수가 됐다. 그리고 하하는 "'무한도전'이 종영하는 날, 우리의 인기도 같이 끝난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함께 있을 때 가장 빛난다"며 다시 한 번 현실을 직시했다. 하하는 다사다난했던 2016년을 돌아보며 "정말 숨가프게 달렸왔다. 최근에도 형들이랑 얘기했는데 '2017년은 또 어떨까' 싶더라. 평탄하기만 해도 될까 말까다. 제발 사고만 안 일으났으면 좋겠다고 했다."며 "'무한도전'을 하면서 겸손이란 겸손은 다 배웠다. 자신감도 생겼다. 감정선이 있는 예능 프로그램은 처음이다"고 전했다.조연경 기자사진=MBC 방송 캡처 2017.01.08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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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인범이다 ①] 정재영 “박시후랑 술 못 먹겠더라고요”

선 굵은 배우 정재영(42)과 '귀공자 전문' 박시후(34)가 앙숙이 됐다. 영화 '내가 살인범이다'(정병길 감독, 8일 개봉)에서 각각 형사와 연쇄살인범을 연기하면서 죽을 듯 치열한 몸싸움을 벌여 눈길을 끈다. 영화는 공소시효 만료후 책을 내고 스타가 된 살인범과 그를 체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형사의 이야기를 다룬다. '우린 액션배우다'를 연출했던 실제 액션스쿨 출신 정병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강도높은 스펙타클을 선사한다. 배우 정재영(42)이 영화 '내가 살인범이다'(정병길 감독, 8일 개봉)에서 강도높은 액션과 진한 감정연기로 명불허전이란 말을 듣고 있다. '실미도' '강철중-공공의 적 1-1' 등의 영화에서 이미 거친 '몸연기'를 보여줬지만 이번 작품 속 액션은 한층 더 업그레이드됐다. 맡은 역할은 형사 최형구. 연쇄살인범 박시후를 잡기 위해 온 몸을 날리고 부딪치며 '야생'의 모습을 드러내는 캐릭터다. '믿음을 주는 배우'라 불리는만큼 활동도 왕성하다. '내가 살인범이다' 외에도 차기작 'AM 11:00'의 촬영이 마무리단계에 있다. 이성민과 동반출연하는 '방황하는 칼날'도 촬영을 준비중이다. -상대역 박시후는 영화가 처음이다. 걱정은 없었는지. "그런건 없었다. 오히려 영화만 하던 배우가 드라마로 가면 적응을 못하겠지. 빠른 호흡의 드라마만 하다가 여유를 가지고 찍는 영화현장으로 오면 오히려 더 좋지 않을까. 물론, 시스템이 달라 적응기간은 필요하다. 시후도 처음엔 감정을 잡는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하더라." -이번 액션연기는 특히 힘들어보였다. "타이트한 스케줄에 맞춰 촬영을 했고 비를 맞으면서 뒹굴거나 추운 데서 떨면서 때리고 맞았다. 강도가 다른 액션이다. 내 몸이 훌쩍 날아가 떨어지는 장면이 있다. 최종편집본에서는 내 얼굴이 안 보이는데 이런 신 역시 직접 찍은 것들이다. 손이 찢어지는 등 부상도 입었다. 고생하고 얼굴이 안 나와 섭섭했다. 그렇다고 자랑하는 것처럼 내 얼굴이 나오는 장면만 다 쓸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극중 젊은 시절과 나이든 모습을 동시에 보여준다. '이끼'때도 같은 경험을 했는데 어떤 연기가 더 어려운가. "그나마 젊은 시절을 연기하는게 낫다. 아무래도 경험이 있지않나. 노년을 연기하게 되면 일단 목소리부터 문제가 된다. 아무리 특수분장을 해도 목소리를 변조하는건 한계가 있다. 또 노년은 미래의 일이라 경험이 없기 때문에 표현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 잘못하면 흉내내는 수준에 그치기 때문에 조심스럽다." -박시후는 액션 연기 때문에 그만두고 싶었다더라. 그랬던 적은 없나. "그만두면 안 되지. 손해배상액이 얼만데.(웃음) 물론, 투덜거릴 수는 있다. 그런데 그게 아예 때려치우고 싶다는게 아니라 '아 오늘은 그만하고 쉬었으면 좋겠다'는 느낌이다. 회사원들도 다 같은 마음이지 않나. 자고 일어나면 촬영이 끝나있었으면 좋겠다는 그런 기분이다." -박시후와 술을 마셨다가 실망했다더데. "처음엔 몇 잔씩 권해봤는데 안 되겠더라. 못 마셔도 너~무 못 마시니까.(웃음) 그래도 둘 다 모난 성격이 아니고 무난해서 친해지는데는 무리가 없었다." -한국영화의 호황기가 찾아왔다. 잘 되고 있다는 걸 체감하고 있나. "글쎄. 막상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잘 못 느낀다. 언제나와 다름없이 열심히 일을 할 뿐이다. 다만, 올해 좋은 영화가 많이 나왔다는 건 확실히 느낄수 있다. 과거 한국영화의 호황기가 왔다고 했을때 완성도가 떨어지는 영화들이 많이 나와 신뢰를 잃어버렸다. 이번에는 수작들이 나오고 있어 다행이지만 지금이 가장 조심해야 할 때인 것 같다." -항상 공백없이 꾸준히 일하는 것 같다. "아니다. '내가 살인범이다'의 촬영이 끝난게 지난 2월이다. 그리고 5개월간 쉬다가 'AM 11:00'의 촬영에 들어갔다. 5개월간 집에서 아무 것도 안하고 있으면 얼마나 눈치가 보이겠나. 마땅히 취미가 없어 집에만 있었는데 백수가 된 느낌이었다. 'AM 11:00'도 이제 막바지 촬영만 남기고 거의 끝났다."정지원 기자 cinezzang@joongang.co.kr 사진=임현동 기자 2012.11.08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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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인범이다’ 정재영 “박시후 주량 형편없어”

영화 '내가 살인범이다'의 정재영이 동반출연한 박시후의 주량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정재영은 10일 오전 11시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내가 살인범이다'(정병길 감독, 11월 개봉) 제작보고회에서 "박시후가 술을 정말 못 마신다. 잔에 맥주를 4분의 1 가량만 채우고 그 위에 사이다를 잔뜩 부어 그걸 들고 2시간 동안 천천히 마신다. 그런데도 취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그 정도로 술을 못 마시는데도 취기가 오른다싶으면 잠시 나갔다가 다시 돌아와 마치 갓 술자리에 합류한 사람처럼 생기있는 모습을 보이려 애쓴다. 주량이 약한 사람에게는 그것도 참 고역일텐데 영화에 애정이 있어 많은 이들과도 어울리려 노력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한, "원래 잘생긴 사람을 보면 괜히 거리를 두게 된다. 같이 있으면 불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박시후를 처음 봤을 때도 말을 잘 못 걸었다. 특히 박시후가 워낙 말이 없고 어른스러운 느낌이 들어 까불거리는 나와는 좀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어린 친구가 어른스러운 느낌을 가진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나와 몇 살 차이도 안 나더라. 첫 영화에서 열심히 하려는 열정이 돋보여 조금씩 친해졌다"고 전했다.'내가 살인범이다'는 공소시효를 넘긴 연쇄살인범이 자서전을 쓰고 스타가 된 후 과거 자신을 쫓던 형사와 맞대결을 벌인다는 설정의 영화다. 정재영이 연쇄살인사건을 쫓던 형사 최형구를, 박시후가 연쇄살인범 이두석 역을 맡아 스크린 데뷔 신고식을 치렀다. 화제의 다큐멘터리 영화 '우린 액션배우다'의 정병길 감독이 처음으로 장편 상업영화 연출을 맡아 화제가 됐던 작품이다. 정재영은 "정병길 감독이 참 대단한 사람이다. 새로운 액션을 보여주기 위해 배우들이 다치는 것도 신경쓰지 않는다. 덕분에 굉장히 힘들었다. 이젠 액션은 그만둘 예정"이라고 너스레를 떨어 좌중을 웃겼다. 정지원 기자 cinezzang@joongang.co.kr 2012.10.10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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