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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가디슈' 류승완 감독 "북한, 통일대상 아닌 타국으로 인지·표현했다"
류승완 감독이 '모가디슈' 설정과 관련, 섬세한 연출적 고민을 털어놨다. 22일 서울 잠실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진행된 영화 '모가디슈(류승완 감독)' 시사회에서 류승완 감독은 극중 북한 대사를 자막 처리한 이유에 대해 "'베를린'을 만들었을 때 '대사가 안 들린다'는 지적이 많았다. 내가 들었을 땐 잘 들렸는데, 다시 들어보니 발음 구사하는 체계가 북한말과 많이 차이가 나더라"고 말했다. 류승완 감독은 "어린 시절에는 북한말들이 대중 미디어에서 잘 들렸는데, 지금은 오히려 적어졌고, 다른 채널을 통해 볼 수는 있지만 희화화된 것도 사실이다"며 "특히 요즘 젊은 세대들이 볼 때 이제는 북한을 다른 국가로 인지해 굳이 그것에 귀를 기울이려고 하지 않는다는 느낌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래서 '모가디슈'를 작업 하면서도 북한에 대해 접근할 때, 이전 세대의 관점처럼 통일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닌, 지금 있는 그대로의 북한을 표현하려고 했다"며 "우리 영화의 주요 무대인 소말리아 모가디슈가 실제 내전국이라 갈 수 없는 것처럼 북한 평양도 갈 수 없는 곳이다. '북한을 온전히 타국으로 인지하는 것이 맞겠다' 싶었다"고 설명했다. 또 "그래야 관객들이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이해하는 것도 빠를 것 같았다"며 "사실 내 의도는 중요하지 않다. 나는 내 의도와 완성본이 거의 일치한다고 생각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서 느끼는 관점은 관객 개개인마다 다를 것이다. 관객 스스로 느끼는 느낌이 맞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모가디슈'는 1991년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에서 내전으로 인해 고립된 사람들의 생사를 건 탈출을 그린 작품이다. 류승완 감독이 4년만에 선보이는 신작이자 11번째 장편 영화로, 김윤석·조인성·허준호·김소진·정만식 등 충무로 대표 배우들이 총출동해 올 여름시장 최고 기대작으로 주목받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4차 대유행 속에서도 개봉을 강행, 관객들에게 의미있는 여름을 선물할 전망이다. 28일 문화의 날 개봉한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oongang.co.kr
2021.07.22 18: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