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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마] 일본, 매년 5만 마리 식용…한국 겨우 2000마리
말산업육성법이 통과된 후 축산농가에서는 소나 돼지 대신 말을 키워 소득을 올릴 수 있다는 꿈을 키우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와 한국마사회 등이 말산업을 새로운 국부창출용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어 이같은 기대감은 더욱 높다.말산업 육성, 식용문화가 근간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말산업이 성장하려면 식용문화가 먼저 정착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축산업의 기본목표는 국민에게 양질의 먹거리(고기)를 제공하는 것이며 말산업도 그 범주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 이유다. 제주 난지축산연구소 이종언 박사는 "축산농가가 말을 많이 키워도 수요가 확실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말을 가장 많이 소비할 수 있는 방법은 식용 뿐이다"고 강조했다. 이 박사는 또 "지금처럼 경마가 도박으로만 인식돼 제재를 받고, 승마가 국민레저로 활성화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식용외에는 말사육 농가를 키울 대안이 없다"고 덧붙였다. 일본 말고기 소비량, 한국의 67배일본의 말고기 소비량을 살펴보면 말을 키우는 축산농가의 희망이 보인다. 이 박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말 도축 수는 총 2000마리로 추정된다. 공식적으로 도축이 이뤄진 것은 800마리. 민가에서 비공식적으로 도축하는 마릿수를 더한 수치다. 국내에서 식용으로 사용되는 말의 한마리당 무게는 350~400㎏이며 가격은 ㎏당 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말 한마리를 도축하면 고기는 43%며, 나머지는 뼈와 기름, 가죽, 털 등 부산물이다. 지난해 전국적으로 거래된 말고기량은 300톤 내외며 대략 2000마리가 식용을 위해 도축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반면 이웃 일본은 한해평균 2만톤의 말고기를 소비한다. 일본에서는 무게가 1000~1200㎏에 달하는 식용마를 키우고 있는데 한국의 경우를 대비해 역산하면 대략 5만마리의 식용마가 소비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일본 구마모터현은 말고기로 유명한 곳이다. 이곳에서는 대형마트는 물론 동네의 작은 가게에서도 등급별로 나뉜 말고기 판매대가 설치돼 있으며 말고기를 먹기 위해 이곳을 찾는 외국 관광객의 발길도 끊이지 않고 있다. 부가가치 높은 승마와 경마'1캐럿짜리 다이아몬드와 맞먹는 경주마의 정액 한방울'. 경주마의 가치를 표현할 때 자주 사용되는 말이다. 말산업은 식용문화와 함께 또다른 수익창출 시장인 승마와 경마가 함께 육성돼야 총체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다. 20세기 최고의 경주마용 씨수말로 평가받는 미국의 스톰캣은 교배료만으로 한 해 700억원을 벌어들이기도 했다. 일회 교배료가 최고 50만 달러, 한화로 약 6억원에 달했다. 몸값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한국마사회가 제주 육성목장에 보유하고 있는 씨수말들도 최고 40억원의 몸값을 자자랑하고 있다. 국산마 육성을 위해 교배료를 받지않고 있지만 해외에서는 최고 수천달러의 교배료를 받았던 씨수말들이다. 유명 승용마의 몸값도 상상을 초월한다. 독일의 유명 승용마인 '토틸라스'는 160억원에 달하며, 중동에는 100억대의 승용마가 20여마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물론 한 마리에 수억~수백억짜리 말을 단시간에 키울 수 없다.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말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국내 말관련 업체(한국마사회, 각 육성목장 등)가 반드시 이뤄내야 할 숙제이기도 하다. 말산업 경제효과, 단기간 3조6000억원으로 확대한국마사회는 말산업육성법 통과 후 농어촌 지역 일자리 및 소득창출을 위해 승마시설 설치를 지원하는 한편 승용마 생산농가 지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식용문화가 보편화되지 않았고, 초고가의 경주마와 승용마 육성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해 단기간내 농어촌 소득창출을 이뤄내겠다는 조치다.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말산업 활성화를 이루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적인 말의 고장인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주말산업종합진흥계획을 확정하고 올해부터 2016년까지 5년간 경·승마산업 등 4개 분야에서 10대 정책방향과 50개 실천과제에 22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이처럼 다양한 방식으로 말산업이 육성될 경우 2015년이면 말산업의 국민경제 기여효과도 2조8000억원에서 3조6000억원으로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여기에 식용문화와 고부가가치의 승마·경마용 말 육성이 이뤄진다면 국내 말산업 규모의 성장세는 상상할 수 없는 규모를 이룰 가능성이 높다.장태평 한국마사회장은 “말산업 육성이 원활히 추진된다면 2014년에는 말 산업 분야에 약 7000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말산업육성법에 근거한 농어촌형 승마시설이 많아지면 관광소득 창출 및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며, 그 결과 2015년에는 말 사육 마릿수가 현재 3만마리에서 10만마리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류원근 기자 [one777@joongang.co.kr]
2012.01.13 15: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