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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IS] '신혼일기', '우결'은 엄두도 못낼 리얼부부 현실다툼
웃으면서 징징거리고 뻔히 보이는 결과를 에피소드로 재해석 한 것이 아니다. 가상부부가 아닌 리얼부부 구혜선·안재현이 보여 준 의견 차와 작은 다툼, 그리고 현실적인 대화는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불러 일으키기 충분했다. 10일 방송된 tvN '신혼일기' 2회에서 구혜선과 안재현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고 배려하는 과정을 보여줬다. 결혼은 '사랑'이라는 것을 매개체로 각자 살던 남과 남이 만나 하나가 되는 과정이라 설명될 수 있다. 아주 사소한 습관 차가 큰 싸움으로 번지기도 하고, 도저히 해결되지 않을 것 같은 가치관의 차이는 꽤 오랜 대화를 필요로 하기도 한다. N극과 S극이 만난 것처럼 찰싹 달라 붙어만 있으면 좋으련만 가끔은 N극과 N극, S극과 S극처럼 서로를 밀어내야 할 때도 있다. 이 날 구헤선 안재현은 입맛에서도 차이를 보였고, 휴식을 취하는 방식,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식, 그리고 현실적으로 부부가 가장 많이 다투게 된다는 가사 분배 방식에 대해서도 전혀 다른 입장 차를 나타내 눈길을 끌었다. 심지어 부모 형제의 성격도 다르다는데 남과 남이 같을 수는 없다. 비슷하면 좋겠지만 그래도 같은 것은 아니다. 때문에 무엇보다 다름을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한 쪽이 그저 참아주고 받아준다고만 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안재현은 구혜선의 식성을 모두 이해했다. 구혜선의 요리 방식도 이해했다. 구혜선 역시 자신이 해먹고 싶은 음식을 해 먹으면서 남편이 해 준 음식에도 반색을 표했다. 큰 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감정을 푸는 방식이 다를 땐 난해한 상황과 맞닥뜨리게 된다. 구혜선은 홀로 피아노를 치거나 그림을 그리며 스트레스를 해소했지만, 안재현은 그런 구혜선 곁에서 시종일관 장난치며 함께 풀어가기를 바랐다. 결국 구혜선은 좋지 않은 컨디션을 내비쳤고, 안재현은 '왜?'라는 물음표와 함께 자신이 무엇을 잘못한 것인지 생각했다. 안재현은 구혜선이 왜, 어떤 부분에서 기분이 나빴는지 있는 그대로 말해주기를 바랐지만 구혜선 입장에서는 '당시 네 행동이 귀찮았다'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또 자신 만의 방식으로 이미 스트레스를 풀었고 기분이 좋아졌다. 안재현은 이를 이해하지 못한 채 '서운하다' '섭섭하다'는 속내를 내비쳤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가사분배에 대한 생각 차였다. 밖에서 장을 봐 온 안재현은 집안 이곳 저곳을 둘러보며 당장 해야 할 일을 위해 움직이려 했지만 구혜선은 그런 안재현을 앉혀두고 대화를 시작했다. 가사분배 이야기는 결국 결혼생활이라는 큰 스케일로 번졌다. 그리고 구혜선은 현실적인 고충을 토로하며 많은 여성들의 공감대를 높였다. 구혜선에 따르면 결혼 초에는 가사일 100%를 구혜선이 도맡았다. 설거지 청소 빨래 분리수거 등 대부분의 일거리들을 처리해야 했고, 그래서 도출해낸 결론이 '이걸 왜 내가 다 하고 있지? 내가 왜 결혼했지?'였다고. 이에 안재현은 조금씩 집안일을 돕기 시작했고, 11월과 12월 설거지는 본인이 다 했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하지만 가사일에 대한 생각 차는 여전했다. 안재현은 촬영장소와 실제 신혼집을 비교하며 '집에서는 이 만큼 설거지가 안 나온다. 집에서는 많이 먹지 않는다'며 가사일이 많지 않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이를 받아들일 구혜선이 아니다. 해 본 사람만 안다고 하나하나 사소한 것까지 챙겼을 때 오는 피곤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구혜선은 "9대1을 했으면 9를 한 내 말이 맞지 않겠냐"며 안재현을 회유 시켰다. 물론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라고 하듯 오랜 대화 끝에 구혜선과 안재현은 서로를 조금씩 더 알고 이해하게 됐다. 그리고 구혜선은 발전하고 노력하고 달라지고 변화하려는 안재현을 인정했고 기특하게 생각했다. 구혜선의 어른스러운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구혜선이 결혼 생활을 조금 더 현실적으로 바라 본다면, 안재현은 여전히 꿈과 이상향이 강했다. 다르다고 틀린 것은 아니다. 다른 만큼 잘 맞는 부분도 존재한다. 구혜선 안재현을 통해 시청자들은 자신의 삶을 되돌아 봤다. 부부들은 깊이 공감했고, 미혼은 미래를 상상했다.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가상 부부들이 보여주는 결혼생활과는 주제부터 180도 달랐다. 나영석의 한 수는 또 통했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oins.com사진= tvN 방송 캡처
2017.02.11 07:12